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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모델로 시작해 탤런트로 변신한 변정민. 그녀의 신혼집 개조를 위해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화면에서 보아오던 깍쟁이가 아니었다. 그건 단지 드라마 역할이 주었던 이미지였을 뿐 실제 만난 그녀는 감각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성격 좋은 재주꾼이었다. 머릿속에 그려두었던 리모델링 계획을 하나하나 스케치하며 설명하던 그녀. 완성된 후에 가보니 그때 그녀가 그렸던 그림과 똑같이 완성되어 있었다. 31평 아파트를 직접 디자인하고 발로 뛰어 완성한 그녀의 실속 감각 스위트 홈. |
패션모델로 시작, 탤런트로, 다이어리 디자이너로 영역을 넓혀가는 변정민이 ‘주부’라는 타이틀까지 플러스했다. 남편은 12살 차이 나는 캐나다 교포인 국제변호사 최진영씨. 그들의 신혼집은 금호동의 31평 아파트. 변정민이 결혼 전 살던 아파트 바로 옆동이다. 아버지가 정년퇴임 하실 때 선물로 사드린 집인데 그녀가 살던 집에 부모님을 모시고, 이 집을 리모델링해 그들이 들어왔다. 부자라는 기자의 말에 “모델 하는 동안 흔한 쇼핑 한 번 안 했어요. 그냥 면 티셔츠에 청바지만 입고 다녔죠. 특별히 힘든 건 없었는데 그저 제가 힘들여 번 돈 헛되게 쓰고 싶지 않았을 뿐이죠. 둘이 사는데 31평이면 큰 거잖아요. 그래서 남편에게 따로 집 구하지 말고 여기에 꾸미자고 했어요. 복잡하게 멀쩡한 집 팔고, 또 새집 구하느라 발품 팔고, 돈 쓰지 말자구요.” 알뜰하고 속이 꽉 찬 여자라는 느낌. 노래 좋아하는 시부모님들을 위해 노래방 기기를 사러 돌아다닌 그녀, 부모님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넘친다. 사랑받는 만큼은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할 수 있는 것들은 해드리고 싶다는 게 그녀의 애교 섞인 말이다.
1 그녀가 가장 신경 써서 만든 거실 수납장. 현관벽 끝까지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문을 현관 쪽으로 밀면 거실은 또 하나의 큰 방이 된다. 신발장과 연결감이 생기는 것.
2 그녀가 직접 디자인하고 그린 리모델링 스케치. 가구 컬러와 마감재, 조명까지 원하는 스타일을 미리 그려놓으니까 공사하는 동안 크게 고민하지 않고 원하는 대로 착착 진행할 수 있었다.
디자인 작업과 컴퓨터 사용이 많은 그녀는 남편과 나란히 앉아 일하고 공부하는 부부 서재를 만들었다. 컴퓨터는 각자 있어야 하고, 책상도 커야 한다는 제약이 있어 부득이 붙박이장을 떼어냈다. 그런 다음 붙박이장이 있던 곳부터 벽면 전체에 ㄱ자형 책상을 짰다. 상단에는 책꽂이를 제작해 별도의 책장이 없어도 수납 공간을 확보했다. 서재의 컬러는 그린. 여기에 레드의 팬톤 체어를 두어 포인트를 주었다. 한 공간에서 두 가지 이상의 컬러를 쓰지 않는다는 게 그녀의 코디네이션 포인트. 집 안의 모든 수납장은 하이그로시를 택해 깔끔하게 마무리. 손잡이 없이 원터치 방식으로 되어 있어 공간이 넓어 보이게 하는 효과까지 있다
주방 설계 때 가장 신경 쓴 것 역시 타일 컬러와 수납력. 수납은 아일랜드 싱크대와 키 큰 수납장으로 간단히 해결했다. 키 큰 수납장의 반은 빌트인 냉장고. 아일랜드 싱크대 안쪽에는 와인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와인 냉장고를, 일하느라 시간 여유가 없는 그녀 자신을 위해 식기세척기를 모두 빌트인해 동선도 줄이고, 공간까지 절약해 콤팩트한 주방이 만들어졌다. 시간에 쫓기는 그녀는 로봇 청소기 룸바(02-580-4749)도 구입했는데, 작동시키고 외출하면 청소가 끝나 있으니까 정말 편하다고. 바지런한 그녀도 기계의 힘을 빌려 간편하게 살림하는 신세대 주부다. 벽면 타일은 상큼한 레몬 옐로 컬러를 골라 포인트를 주었는데 방송 한 번 나간 뒤 어디서 샀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벽과 맞닿은 수납장은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문짝이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고 내부 수납 공간을 확실하게 확보. 이곳에는 접시와 그릇 등이 몽땅 들어가고도 여유가 있을 정도로 널찍하다. 한샘의 유로 3000 제품. 아일랜드 싱크대 앞에는 팬톤 원형 식탁을 두고 싶은데 딱 맘에 드는 제품이 없어 당분간 비워두기로 했다. 공간을 채우기 위해 급하게 가구를 사고, 인테리어를 하는 게 아니라 진짜 필요하고 원하는 것으로 나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그녀가 생각하는 인테리어다
기본 공사가 끝나자 그녀의 파격적인 가구 배치가 시작되었다. 거실 벽과 소파 사이를 한 사람이 지나다닐 정도로 떼어두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3인용 소파와 새로 구입한 소파를 ㄱ자로 배치했다. 보통의 31평 아파트라면 감히 따라할 엄두도 못 낼 텐데 거실 수납장 문이 현관까지 막아버리는 슬라이딩 도어라 가능한 일. 현관은 신발 두어 켤레 벗어둘 만큼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거실 바닥과 똑같이 연결해 그만큼의 공간을 거실로 확보했다. 이렇게 해서 넓어진 공간 덕분에 가구 배치가 자유로웠던 것. 또 침실의 침대도 방 한가운데에 두어 침대 헤드 뒤로 사람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공간 벽면에는 남편이 모아두었던 그림을 걸어 이 길을 걸으면 마치 구도가 잘 짜여진 갤러리의 복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침대 위에는 조만간 남편과 그녀가 함께 그린 그림이 걸릴 예정이다. 1 거실 벽에 소파 등받이를 붙여 배치하는 게 일반적. 하지만 그녀는 이것을 과감히 깨고 벽과 소파 사이에 여유를 두고 배치했다. 이곳으로 걸어 들어가면 그림과 마주하게 되는데 마치 갤러리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2 침대가 창문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방향으로 방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침대 헤드의 뒤편은 책을 꽂을 수 있는 수납 공간이 있기 때문에 이 기능도 살릴 겸 해서 벽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배치한 것. 1 현관을 1/3로 줄이고 거실로 공간을 끌어들여 40평대의 거실이 만들어졌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정면에 보이는 앤티크 콘솔은 그녀의 남편 최진영씨가 몇 년 전 홍콩에서 구입한 중국 앤티크. 남편이 홍콩에서 일본으로 다시 한국으로 이사할 때마다 가지고 다니는 애장품이다. 벽면에 그림 한 점 걸고 나니 훌륭한 코지 코너가 만들어졌다. 2 드레스룸은 30평대에서 보기 드물게 공간을 분할했다. 대부분 벽면을 기준으로 ㄱ자나 ㄷ자로 드레스룸 가구를 짜는데 그녀는 가운데에 옷걸이를 한 칸 더 짜 넣은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