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6시 궂은 비 속에서도 촛불이 처음 타올랐던 청계광장에서
서울교구 교무님들이 조용한 시국기도를 올렸습니다.
몇장 사진으로 아침 소식을 전합니다.
또 오늘 저녁에는 은덕문화원에서 김지하 소태산 아카데미 원장의 발제로 시국 토론회가 열립니다.
이러한 관심들이 모여 오는 7월 8일 원불교개벽교무단이 주관하는 시국법회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원불교 서울교무 기도문 (전문)
항상 우리와 함께 하시는 법신불 사은이시여!
116일 전 처음 촛불이 켜졌던 이곳 청계광장에 저희들이 이렇게 모였습니다.
가냘픈 10대 소녀로부터 비롯된 그날의 작은 촛불은 3개월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100만개의 촛불로 진화해 이제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거대한 물결로 도도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거대한 자본의 논리 앞에서 인간의 생명마저 경시되는 잘못된 문화에 맞서 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자발적으로 광장에 쏟아져 나온 일은 이 땅의 시민문화를 일거에 바꾸어 놓았을 뿐 아니라 세계사적으로도 유래가 없었던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국민의 본질적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일방적인 고시를 강행했고, 유쾌 발랄했던 우리의 집회광장도 그 속에서 분노와 폭력으로 변질 되고 있습니다.
법신불 사은이시여!
폭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진리적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폭력은 늘 또 다른 폭력을 불러와 결국은 이 나라를 불행으로 치닫게 할 것입니다. 이러한 국면을 당하여 우리는 처음 이곳에서 평화의 촛불을 밝혔던 그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 각자의 순수한 마음에 촛불을 다시 밝힐 것을 간절히 기도합니다. 또한 정부도 이러한 국민들의 진정성에 응답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지금 우리는 이 나라의 국운을 놓고 각자의 입장에서 애국을 위한 주의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 다름과 차이를 부각시킨 외면과 단절된 폭력이 아니라 진정한 국운을 위한 대화와 소통입니다. 서로 자기주장만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한걸음 뒤로 물러나 문제의 본질을 바로 보고 최대한의 공통된 합일점을 찾아 긴박한 국제정세에 나라의 안정을 회복하고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 방향을 다시 세워 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 모두는 스스로의 주장만이 무조건 옳다고만 강조한 지난날의 행동들을 먼저 반성하고 진정한 상생 상화의 참회기도를 올리고자 합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문제는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부둥켜 감싸 안고 가야 할 이 나라 국민모두의 과제입니다. 더 나아가 광우병을 시작으로 발생 된 이 문제는 내 나라 우리 국민에만 국한 된 문제가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과 인간이 건강하게 공존하기 위한 종교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인간중심적 사고로 점철되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려 온 이기심은 이제 수많은 대립과 갈등을 낳고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진리적 종교에 바탕 해 대중을 바르게 이끌지 못한 우리 종교인들의 책임이기에 깊이 참회반성을 하옵나이다.
법신불 사은이시여!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이러한 문명의 이기 앞에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새 시대의 화두를 제시하시며 우리 모두가 함께 할 참된 행복의 길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소태산 대종사의 가르침을 이 사회의 큰 지침으로 이끌어 내며 생명본질의 진리적 문제로 촛불의 의미를 다시 살려내고자 기도식과 토론회를 갖고 더 나아가 시국법회를 통해 이 사회에 줄탁동시의 희망과 빛을 제시하고자 하오니, 이 땅에 새로운 생명 본질을 존중하는 문화, 소통과 대의에 입각 한 열린 시민문화의 장이 성숙된 민주주의의 대전환을 이룩하게 호념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모두의 마음을 모아 일심으로 비옵고 사배복고 올리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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