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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의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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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스크랩 인천의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양효성 추천 0 조회 300 10.04.11 17:00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인천의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오늘은 2010년 0월0일이다. 아무튼 21세기다. 주말인데 어디로 나들이를 할까?

이 박물관에 가면 타임캡슐처럼 갑자기 1970년대 어느 날 저녁노을로 빨려 들어간다. 인천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수도국이 있어서 수도국산이라는 ‘달동네박물관’ 캡슐로 ... 이 캡슐은 멀리서 보면 고래 같기도 하고 선박 같기도 하다.

 

어두운 골목의 노을이 스러지면 천정에 별무리가 돌고 이어 가로등이 켜지면서 야경꾼의 방범 딱딱이 소리가 들린다. 이 소리는 모두 ‘캡스구역’으로 바뀌었지만-

 

굴뚝옆에서 방안을 기웃거리는 사람들...벽에는 선거벽보 등이 붙어있다.

 

오른쪽으로 한걸음 떼면 유리장에 교모와 교복과 시계가 걸려 있다. 어느 집의 방안이다. 반대편에는 문패와 도둑을 막는 격자창살로 중무장을 한 이 집의 유일한 숨구멍인 들창이 보인다. 그 앞에 高逸의 ‘仁川昔今’ - 인천의 옛날과 오늘이라는 책이 보이는데 이 책이 광복이전의 인천을 알려주는 고전이다. 이 시대는 신포동의 개항장으로 가면 그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인들이 부두를 만들면서 밀려난 사람들이 수도국산으로 밀려왔다는데 부산도 사정이 비슷한 달동네가 있다고 한다. 수정동과 좌천동 일대가 아닌지?

 

골목입구에는 뻥튀기가 있다. 이제 아이들은 팝콘을 즐긴다. 왼쪽에는 은율솜틀집에 이어 대지이발관이 보이는데 이 주인은 상호를 강화이발관으로 고치고 아직도 그 자리에서 이발소를 하고 있단다. 이 마네킹은 흰색인데 그들은 모두 실존인물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고 회색은 돌아가신 분들이거나 이름을 모르는 분들이다. 그 아이디어도 재미있다.

 

연탄가게와 이어지는 송현상회는 지금으로는 마트인데 그 상품들이 모두 어린이에게는 낯설고 어른에게는 추억이다. ‘일하는 사람들’이라는 한 채의 민가는 부엌 한 칸 방 한 칸인데 비좁은 방에서 가족들은 인천의 성냥공장으로 유명한 성냥갑을 붙이고 있다. 그 앞이 공동 수도고 건너편이 공동변소다.

마시는 물과 용변은 정말 인류에게는 생명 순환의 양대 軸이다. 이 모두 이제는 개인의 영역이 되어 이 장소에서 줄을 서는 일은 거의 없다.

 

그 옆 골목에는 공부방 - 부엌- 저녁식사-안방 등이 꾸며졌는데 그 하나하나가 우리의 경험이요 역사다. 이 속에서 옛날 교복을 입어보는 체험코너가 있다.

 

 

부억에는 백열등 아래 솥단지와 양철 물통이 보인다.  어머니의 손길이 그립다.

 

 

이제 이 비탈 - 이 골목을 벗어나 광장이 나오는데 텔레비전이 있는 부잣집이다. 대문 옆에는 장독도 있고 빨래도 걸려있다. 대철도 있고 동네 삶들이 김일의 레슬링을 보던 텔레비전도 있는데 이제 고장이 났다. 콜로세움의 검투사가 연상되는 이 격투기는 억눌린 사람들의 희망이었었다. 이 집 앞에 야학당이 있고 마지막으로 만화가게와 아울러 영상화면에 이 영화의 주인공들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기념품가게는 70년대 그대로다. 기념품 가게의 안재현 총각[방위근무중으로 보인다]씨는 바로 이 동네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면서 나에게 이렇게 긴 이야기를 해주었다. 장래 희망이 경찰이라는 이 청년은 이 마을을 잘 지킬 것으로 보인다. 코너에는 달동네로 유명한 드라마 대본과 현덕의 남생이,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꼬방동네 사람들, 괭이부리마을 사람들이란 책들이 있는데 정작 이런 무대에서 살고 또 이 부근을 바탕으로 한 조혁신의 뒤집기 한판은 없다. 나는 그 책을 한 권 사서 오늘 기증하고 왔다. 집에서 읽는 달동네 박물관 - ‘뒤집기 한판’을 읽어보기 바란다.

 

박물관이란 어느 곳이고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다. 돌칼이나 화살촉이 있고 그관이 있고...그런데 이 박물관은 우리가 살아왔고 기억에는 있지만 실체가 없는 그러나 아직도 남아있고 길이 곗ㄱ될 수밖에 없는 서민의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진한 감동을 준다. 아! 30년도 안 되는 세월이 이렇게 멀리 그리고 가까이 느껴지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이 골목에는 유치원 아이들부터 할머니까지 모두 나름의 가슴을 안고 기웃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미켈란젤로가 유명한 건축가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곳에는 얼마나 많은 건축가들이 공동작업으로 이런 일군의 건축물을 만들어냈는가?

                                 양보와 조화로 얼마나 좁은 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한 개의 달을 우러르며 살 수 있을까?

이 한장의 그림은 또 얼마나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가?

 

 

문을 나서면 공원인데 이 산마루에서[사실 산이랄 것이 없는 언덕인데] 희한하게 전망이 좋다. 먼 곳은 개발 그리고 가까운 곳은 달동네로 ‘개발의 현장’이라는 또 하나의 거대한 박물관이 있는 셈이다. 공원을 한바퀴 돌면서 360도로 아이맥스 인천이라는 도시를 관망한다. 아이들과 오기 좋은 곳이다. 박물관에는 찰흙-닥지-민화 등등 체험행사도 활발한데 찾아오는 곳은 홈페이지에 너무 잘 되어있다.

 

 

 

밖으로 나오면 개발의 현장-과거와 현재의 드라마가 전개된다. 멀리 십자가가 줄지어 있다.

 

 

교통 : 지하철 1호선 동인천 역 하차 도보 10분이라는데 조금 더 걸릴 것이다. 주차시설이 아주 좋다.

위치 : 인천시동구송림9길100번지 <*>

 

 

수도국산 공원의 어린이들은 박물관을 막 보고 나왔다. 이들은 할머니가 여기 살았다는 것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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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4.12 10:47

    첫댓글 저도 고등학교,대학교 시절을 보낸 곳입니다.그런데 제가 살던 집 근처도 찾을 수가 없네요. 잊고 싶은 시절이라 그런지.......

  • 작성자 10.04.12 23:43

    윤이가 사진을 찍기 시작했으니?!...글구 그날 매가 좀 과음한 것 같아...또 연락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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