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곡천. 그곳을 아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몇 명이나 될 지 의문이다. 나, 민물고기 동호회 사람들 여럿.. 이정도로 밖에는 알려지지 못한 곳이다. 우리집 앞의 하천이라 내가 더욱더 사랑할 수밖에 없는 금곡천은 충남 아산시 배방면의 배방산 물줄기 따라 한적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금곡천의 뜻은 金谷 말그대로 금빛 계곡이라는 뜻이다. 정말 금곡천은 사람의 영향을 많이 미치지 않고 많이 보존되어 2급수중에서도 으뜸의 수질을 유지하고 있으며 어종도 굉장히 많아 산 생태계 학습장이 될 수 있다. 금곡천의 한쪽에 위치하고 있는 나의 모교 금곡 초등학교에서는 정말로 금곡천을 환경 학습장으로 종종 이용한다.
금곡천의 어종은 15종 이상이다. 그중 납자루류는 2종이 있으며 조개가 많다. 납자루류는 각시붕어가 제일 많으며 다음으로 납줄갱이가 있다. 납줄갱이도 그런대로 수량이 꽤 있는 편이다. 금곡천은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애용해온 채집지이다. 특히 다른지역에서 많이 볼 수 없는 왜매치, 점줄종개가 매우 많다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다. 내가 항상 채집해서 동호인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고 내가 관찰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왜매치는 돌마자와 매우 흡사한데 지느러미에 점이 무수히 많이 찍힌 것이 다르다는 것을 동호인들에게 설명할 때마다 나는 항상 즐거움을 얻는다. 나만의 장소에서 나만의 지식을 제공하니 말이다.
금곡천은 크지 못한 하천이다. 아니 클지 모르지만 이름이 온양천으로 바뀌어 커진다. 그 온양천이 곡교천으로 합쳐지며 무척이나 커진다. 길이는 수km 되며(자세히는 재지 못했음)상중 하류구분이 확실치 못하다. 계류부터 상류 중류정도까지는 구분이 보이지만 중간에 다시 온양천의 여울과 만나 온양천의 하류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완벽한 하천이라고는 볼 수 없다.
보통 어종을 나누자면 계류에 피라미와 갈겨니가 있고 상류에는 피라미, 모래무지, 돌마자, 점줄종개 등이 살며 중류에는 왜매치, 점줄종개, 미꾸리, 밀어, 피라미, 각시붕어, 납줄갱이, 참붕어, 붕어, 메기, 동자개, 참마자 등이 산다. 그외에도 더 밑에서 살거나 가끔 떠내려오는 치리 등도 보인다. 금곡천에는 하나의 단점도 보인다. 물살이 세지 못하여 조류, 이끼 등이 굉장히 많아 바닥이 더러워 보이며 하천에 곡류가 별로 없어 산소 공급량이 많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볼 만한 것은 자연과 어우러지는 곳도 많고 중간에 수로를 만들어 떨어지는 힘으로 공기를 공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비만 오면 물고기들이 떠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지 못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물과 함께 떨어진다고 하지만 밑은 단단한 철근콘크리트로 이루어진 것에 의하여 물고기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금곡천의 지형은 구조적으로 매우 안전하다. 산 바로 밑에서 배방산이 주는 아침 이슬의 넋을 받아 졸졸졸 흐르는 맑은 물이 계류부터 시작된다. 또 산밑의 나무와 많은 풀로 산사태의 위험을 줄이며 도로와의 사이에 수많은 논, 밭의 물을 받아 돌에 의한 자연 정화를 시킨다. 게다가 많은 수초 중간중간의 굵직한 돌 그리고 깨끗한 물로 생물이 살기에 적합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금곡천의 지형을 잘 보면 가장 큰 단점이 구불구불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물살이 센 곳에서만 사는 물고기들이 살 수 없으며 산소공급이 수로에 의존되고 있다. 가뭄이 들면 산소 공급이 안된다는 예기다. 수로가 마르면 낙하하는 물이 사라짐과 동시에 산소공급이 전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큰 단점을 들자면 물이 깊지 못하고 폭이 넓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인해 조류와 이끼가 매우 많이 늘어나며 퇴적현상에 의해 물 깊이도 낮아진다. 물 깊이가 깊어야 햇빛이 덜들고 물살이 조금이나마 더 세지기 때문에 조류와 이끼가 덜 생긴다.
금곡천의 단점이 있다면 금곡천의 장점이라고 없을 수 없다. 금곡천의 장점은 매우 안전하다는것이다. 주위에 채석장의 돌가루가 금곡천으로 흘러들며 한 00식당의 생활하수가 흘러드는 것을 빼면 금곡천의 수질 상태는 아주 양호하고 수초가 많아 생물이 숨을만한 장소가 많으며 모래속을 보면 달팽이, 이매패류, 유충 등 생물의 먹이도 많다. 조류와 이끼도 생물의 한 먹이이므로 먹이 차원에서 보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매우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물이 깊지 않아 어린아이들의 놀이터가 될 수도 있으며 주변에 자갈이 많아서 자갈을 주워 장식품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또 있다. 환경 생태 학습장으로도 이용해서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을 남겨줄수도 있다. 이물질이 나오는 것을 보면 학생들은 눈을 찌푸리겠지만 물고기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아름다운 환경을 보며 큰 경험을 남길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학생들은 환경 보호의 중요성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금곡천에서 나에게 있었던 일은 굉장히 많다. 고기를 잡으면서 물에 빠질 뻔한 적도 많았고 물살 때문에 옷이 젖은적도 많았다. 어쩔 때는 빠지고 싶은 욕망에 나도 모르게 운동화를 신고 빠져 버려서 엄마께 엄청 혼난적도 있다. 특히 나에게 즐거웠던 금곡천 이야기는 친구들과 함께 고기잡이를 하였던 것이다. 맨 처음. 금곡초등학교에서 자유탐구 대회를 열기로 하고 우리는 실험 대상 어종을 한 마리 한 마리 채집했다. 나온 어종은 점줄종개, 미꾸리, 피라미, 버들치였고.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 특히 우리 팀에게 우승을 안겨준 것은 대단한 성과였다.
금곡천에 고기잡이를 맨 처음 갔을 때 우리는 완전 무방비 상태였다. 학교에서 빌려온 반두(족대라고도 함) 하나로 무조건 들이대고 무조건 잡히면 환호성이었다. 그 만큼 우리는 자연과 친밀하지 못했었고 지금은 전혀 아니다. 나와 한때 자유탐구 발표대회에 나갔던 어린이들은 거의 대부분 반두질에 능숙해졌고 자연과 친밀하며 왠만한 물고기 이름은 줄줄 외운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그 곳에서 잡은 후에 굴러다니는 통 하나 주워다가 물고기를 담았고 가게 아저씨께 부탁하여 얇은 비닐팩 몇 개에 물고기를 담았다. 그런데 그건 매우 큰 실수였고 그 이유로 엄청난 양이었던 피라미가(피라미는 성질이 급해 조금만 환경이 변하면 죽는다) 죽는 사태가 발생했다. 비닐팩이 터지는 바람에 피라미는 모두 떨어졌고 다른 물고기라면 살 수 있지만 피라미는 결국 반이상 자연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나는 그 사태에 놀라서 친구네 집으로 직접가서 질긴 비닐봉투를 가지고 집에 들고왔다. 그래도 결국 죽은 피라미도 많았고 그나마 버들치, 미꾸리, 점줄종개는 무사했다. 그 경험을 계기로 나는 물고기를 채집해 가져오는 일을 터득하였고 매우 귀한 고비이자 도움이 되었다. 그 후에도 우리는 정말 많은일을 겪었다. 잡아도 안나오거나 물이 깊어져 못들어가서 수로에서 모래나 뿌리며 놀았던 황당한 경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