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으로 다 바꿔!"
올해 착공하는 재건축·재개발 시공사들이 대형 평수를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으로 설계변경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분양의 주범인 대형을 버리고 수요가 많은 소형으로 '군살빼기'에 나선 것이다.
부산 동래구 명륜2지구 재개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애초 1863가구였던 분양물량을 2049가구로 10% 늘리는 정비계획 변경안을 수립했다.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926가구를 607가구로 줄이는 대신 85㎡ 이하는 937가구에서 1442가구로 대폭 늘렸다. 54.7%이던 중·소형(임대아파트 포함) 비율도 설계변경을 마치면 72%까지 늘어난다.
명륜3지구 역시 1317가구에서 1420가구로 늘리는 사업변경인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85㎡ 이상 아파트를 596가구에서 399가구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포스코건설의 민락1지구도 설계변경을 통해 866가구에서 15% 늘어난 1003가구를 연내 분양한다. 부동산114 이영래 부산지사장은 "핵가족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중소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던 대형이 이제는 찬밥신세로 전락했다"고 분석했다.
당리1구역을 맡은 대우건설은 지난 연말 사업변경인가까지 마쳐 다른 시공사의 부러움을 샀다. 245가구이던 85㎡이상 중대형 평형을 196가구로 줄인 대신 전체 분양물량은 498가구에서 542가구로 늘렸다. 사상구 덕포동 경동아파트는 지난해 일반 분양을 임대로 전환하고 평형도 소형으로 줄이는 방법으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중·대형이 전체 공급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2~3년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실제 2003~2008년 공급된 아파트 가운데 중소형(85㎡ 이하)은 28.9%(5만4481가구)에 그쳤다. 특히 경제 호황기였던 2004~2006년에는 집중적으로 중대형 공급이 이뤄졌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전세난 해소를 위해 내놓은 준주택이나 국민형 생활주택 제도가 본격화되면 중소형 건축이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반대로 3~4년이 지나면 대형 품귀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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