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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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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비정기산행(후기) 스크랩 정기산행후기 꿈의 섬,낭만의 섬..제주도 한라산 특별 산행기(07.4.21,22)
푸무쿨(김복선) 추천 0 조회 82 07.04.24 16:11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제주도 한라산 산행후기

 

직장에서 한시간 일찍 퇴근을 해 두 딸랑구가 좋아하는 카레라이스를 만들어 놓고

옆지기가 좋아하는 나물도 몇가지 조물조물 무쳐놓고...

배멀미와의 사투가 두려워 귀밑에 동그란 약을 붙이고 집을 나섰다.

  

한라산 맑은물 소주를 꼭 사오라는 옆지기의 말을 가슴깊이? 새기고 부산항을 가기

위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총 인원이 43명...

한분도 빠진 분 없이 시간을 지켜 나오시고...

인원 체크도 필요 없었다.빈 좌석수만 세어 보면 되니까...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 마냥 기분이 설랜다.

버스안에서는 시상식이 열리고...

운영방침에 부응을 한 회원들과 산악회를 위해 봉사를 아끼지 않은 회원들께

상장과 대산연맹 금뺏지를 부상으로 지급되었다.

명단은 이춘택님,이성근님,류해정님,김복선...4명이다.

자비를 털어 산악회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하시는 회장님의 마음에 사뭇

감사함이 느껴진다...

 

밀리는 교통체증을 요리조리 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버스 기사님 곡예를 하시고,

부산항 여객터미널에 40분 전에 가뿐하게 안착을 시켜 주신다.

승선을 위한 수속을 밟고 30분 전 코지 아일랜드호 라는 조금 낡아 보이는

커다란 배에 오르니 횟감을 실어 나르는 차가 갑판위를 빼곡이 채우고 있다.

 

회원들이 사용할 객실은 307호와 308호...

20명의 여성회원들은 308호로,23명의 남자회원들은 307호로 자리를 잡고,

짐을 푼 다음 윗층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나는 키미테라는 멀미약 성분 때문인지 도저히 밥을 먹을 수가 없어서

그냥 자리에서 일어설수 밖에 없었다.

오늘따라 돼지고기 냄새가 왜그리 싫던지.....

 

 

식사를 마친 후 남자 회원들 방에서 조촐한 파티가 이루어졌다.

이 달에 생일을 맞이하는 회원들께 생일 축하케잌에 촛불을 밝히고,

모두들 행복한 축가도 불러 주었다.

배 위에서 듣는 생일축가... 비록 생일은 지났지만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난 후 지학태 수석부회장님께서 찬조해 주신 맛있는 복분자막걸리와

순화언니의 손맛으로 탄생한 가오리무침,사무국장님께서 준비하신 청둥오리백숙...

찬조로 이루어진 음식으로 분위기는 점점 더 고조 되어갔다...

 

 

 

아~~술술 넘어가는 술잔이 서너잔을 초과한것 같다..

더 취하기 전에 살짜기 도망을 치다 수석부회장님께 잡혀 다시 한잔 더...

이런...성의를 뿌리칠수가 없어 꿀떡꿀떡 마셨더니 정신이 혼미해지는듯...

여자회원들 방으로 돌아와 바닥에 누우니 몸은 바닷속으로 점점 더 빠져들고.

그래도 양치질과 세수는 꼭 하고 자야 문화인이라는 어떤이의 농담이 생각나

대충 씻고 내일을 위해 편안한 꿈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아침 5시가 되니 모두들 일어나 준비하느라 부산을 떤다.

키미테의 효능이 엄청 쌘가보다.

멀미는 감히 일행들 근처에 얼씬도 못한것 마냥 모두 멀쩡한것 같다.

배에서 내려 터미널을 나오니 잘생긴 기사님이 일행을 아셈호텔로 안착을 

시켜 주시고,저녁도 쫄쫄 굶은 나는 시락국을 해장국 삼아 한그릇 뚝딱 해치웠다.

역시 밥이 최고의 보약인게야...

 

 

성판악 매표소에 도착을 하니 아마도 전날 비가 제법 내린 모양이다.

몇해전 옆지기와 관음사에서 시작해 이곳에 도착해 맛있게 사먹었던 국수생각이

났다.아침도 굶고 관음사 코스를 오를때 허기진 배를 달래가며 올랐던 그

힘들었던 산행이 새록새록 생각이 났다.

함께 왔으면 참 좋았을텐데...우찌 그리 말을 안듣는지 원~~

 

 

 

빙 둘러 서서 원을 그려 인원 체크를 하고,단체 사진을 촬영했다.

43명 중 33명은 A코스인 관음사로 산행을 하고 나머지 10명은

B코스인 영실코스로 가기로 했다.

모두 함께 가면 좋겠지만 개인의 판단에 맏겨 무리없는 산행을 위해

집행부에서 배려를 한 것이다.

B팀의 배웅을 받으며 A팀이 먼저 출발을 했다.

 

 

자욱한 안개가 숲의 순수한 모습을 수줍게 감싸고 육지 손님을 맞이한다.

돌하루방으로 만져보던 시커먼 구멍 숭숭 뚧힌 돌은 디딤돌이 되어 길을

안내하고,모두들 호흡을 가다듬으며 힘찬 걸음을 내딛는다.

이제 겨우 나뭇가지를 열고 고개를 뾰족이 내미는 연초록 나뭇잎들은

어제 내린 비를 잔뜩 머금은채 싱그러운 내음을 숲 가득히 쏟아 붓는다.

나는 숲의 향기에 취하고, 마법같은 안개에 취하고....

점점 더 깊은 숲의 늪속으로 한없이 빠져들고 있었다.

 

 

점점 오름을 더할수록 안개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환한 빛이 비집고 들어와 생기를 불어넣는다.

간간이 불어오는 울창한 자연림속의 상큼하고 시원한 바람은 자꾸만

나의 두팔을 활짝 펴게 만들고,어디선가 들리는 계곡물 소리는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아 계곡을 이루는 듯 통통 튕기는 경쾌한 노랫가락으로 들려온다.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했다.

  

점점 더 선두와의 간격은 벌어지고 무선 교신으로 통해 듣는 산행대장의 음성...

벌써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해 쉬고 있단다.

마음은 바쁘지만 몸은 전혀 협조를 안하고,그냥 물소리,새소리,바람소리

들으며 오르는 즐거움과 행복감에 빠져

월의 흐름을 다리는 아마도 잠시 망각을 한 것 같다.

 

 

해발 1,500고지의 진달래 군락지가 있는 진달래 대피소에 다다르니

그토록 기대했던 붉은 진달래는 봄이 이만큼 온 것을 모르고 있는지

꽃잎 봉우리를 굳게 닫은 채 아직도 겨울잠을 자는듯 하다.

실망...,.....

아무래도 한라산의 진달래와 난 별로 인연이 없는것 같다.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는 새까만 까마귀 한쌍이 서로 마주보며 애정행각을?

펼치고,난 그 모습이 너무 이뻐서 카메라에 모습을 담아두었다.

 

선두 그룹을 먼저 떠나 보내고 남은 일행들은 간단한 간식으로 요기를 하고

대피소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인심을 쓰려던 화섭 선배는 환자?취급을 받아

일행들을 웃게 만들고...

난 겨우 찹쌀떡 한개를 억지로 삼키고 나머지는 동료들에게 인심을 써 버렸다,

 

 

오름길이 점점 더 가팔라진다.

언제나 푸르름을 자랑하는 구상나무는 위풍당당하게 품위를 지키며 자리를 지키고

잘 정비된 돌길과 울타리,그리고 나무계단...

자꾸만 일행들의 발목을 붙잡고 카메라 셧터를 누르게 한다.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장비도 재대로 갖추지 않은 위험한 산행을 하는

모습이 눈에 거슬린다.비에 흠뻑 젖은 돌길이 자칫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걱정을 아니할 수가 없었다.

 

 

구름이 온 하늘을 가렸지만 신기하게도 안개는 전혀 없어

사방으로 시원한 조망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하늘의 은하수를 잡아당길 만큼 높다 해서 한라....

분화구였던 커다란 백록담에 다다르니 울창한 자연림과 넓디넓은 방대한

초원이 모두 내 발아래로 굽어 보이고,언제나 정상길이 열리려나 작은

기대를 숙제로 남기고 정상 답하식과 사진촬영을 했다.

 

 

노루는 없었다.

백록담 기슭에서 새까만 눈망울을 껌뻑이며 사람들을 바라보던 노루 가족이

오늘은 보이질 않았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정상 사진을 증거로 남기고 선두는 또 다시 출발을 하고

키작은 주목이 길을 열어주는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하였다.

좌측 능선에 그림처럼 전개되는 진기한 풍경이 또다시 걸음을 멈추게 하고

시커먼 백록담 주위의 화구벽의 신기한 모습이 렌즈 안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가파른 내리막길에는 아직도 얼음이 간간이 남아 있어서

미끄러질까봐 모두들 조심조심 하산을 하였다.

 

 

시커먼 까마귀떼가 "까악 까악"거리며 자꾸만 몰려든다.

여행사 측에서 준비해준 도시락으로 모두들 점심 식사를 한다.

왜 그리 시끄럽게 깍깍 거리는지 반찬 한개를 던져 주었더니

기다렸다는 듯 잘도 받아 먹는다.

이렇게 까마귀를 가까이에서 본 건 아마도 처음이었을것 같다.

워낙 많은 등산객들이 찾아 오는 산이라 그런지 까마귀도 사람을 별로

경계하지 않는듯 하였다.

 

 

식사가 거의 끝날 무렵 갑자기 빗줄기가 조금씩 굵어진다.

용진각 대피소에서 짧은 볼일?들을 보고 다시 바쁘게 하산길을 제촉한다.

몇해전에 왔을때보다 산행로 정비를 많이 해서 산행이 훨씬 수월해진 것 같다.

삼각봉 아래에는 낙석을 방지하기 위해 울타리가 두겹으로 쳐 져 있었고

그 아래 산행로는 모두 나무로 길을 만들어 놓았다.

삼각봉을 배경삼아 한 컷,두 컷! 회원들 사진을 찍다 보니 함께 가던

사무국장님 부부는 벌써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 되었고...

난 홀로 두 분을 쫓아 바쁜 발걸음을 옮길수 밖에 없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왕관릉을 바라보니 커다란 바위 군집채가 자연의

위대한 힘으로 생겨나 장관을 이루고,백록담을 둘러싼 화구벽과 주위의

깎아지는듯한 절벽의 기암괴석들과 어울어지는 구상나무 군락...

아름답다기 보다 오묘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것 같은 신비의 산...

세번째로 찾아온 한라산은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을 하고

새로운 내음으로 멋진 추억을 안겨 준다...

 

 

탐라계곡 대피소를 지나 넓은,음침한 탐라계곡을 지나니

또다시 뿌연 안개가 슬며시 숲에다 마술을 건다...

구린굴을 지나다 다시 돌아와 사진을 한 컷 찍고 한참을 가다보니

여성회원님들 다섯분이서 두런두런 이야기 꽃을 피우며 하산을 하시고

한가락 하시는 덕례언니가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진도아리랑을 간드러지게 부르니 모두들 흥이나서 손뼉을 치며

함께 명창들이 되어 버렸다.

 

 

마지막을 이렇게 아름다운 노랫가락으로 마무리하고 도착한 곳이

오늘의 종착지인 관음사 매표소..

오늘의 산행은 이렇게 아무 무리없이 끝이 나고

다시 버스에 올라 타고 버스 기사님이 안내해 주시는 특산물 가게로 가서

육지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을 위한 작은 선물들을 샀다.

물론 난 한라산 맑은물소주를 사오라는 옆지기의 특명을 받들수밖에 없었고,

또 선물을 기다리는 딸래미들을 위해 달콤한 감귤젤리도 잊지 않았다.

 

 

다시 아침 식사를 했던 아셈호텔로 가서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고

제주공항으로 가 탑승 수속을 밟고 여행사측의 불찰로 생긴 작은 사건은

결국 나를 포함한 5명은 출발 5분도 안되는 시간을 마라톤으로 질주를

하며 비행기에 오르는 007 작전보다 더 긴박한 순간을 연출하기도 했다.

 

우여곡절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비행기에 올라 이 세상에서 가장

편한 나의 보금자리인 집으로 돌아와 이틀간의 여행을 마무리 하였다.

 

함께 여행을 해 주신 42분의 회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글로써 올립니다.

아무런 불상사 없이 안전한 산행과 여행을 한 것은 모두 회원님들의

협조와 사랑의 결실이라 생각합니다.

모쪼록 아름다운 추억은 가슴에 오래도록 새겨 두시다 한번씩 꺼내서

다시 추억하시길 바라며 늘 행복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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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7.05.01 23:22

    첫댓글 너무 재밌네요? ^^ 가지않아도 마치 간듯한 느낌입니다. ^^

  • 15.03.16 17:16

    사무국장님 글도 재미있게 쓰시네요~ 잘 봤습니다~^^

  • 작성자 15.03.16 17:41

    저도 댓글보고 들어와 다시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글도 안쓴지 오래되서리,...정서가 매마른건지 늙은건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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