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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시가람 낭송회 및 문학토론회 스케치 -051002
시가람 낭송회에서 첫 주자로 나선 문학토론회가 어제 있었습니다.
주제발표를 하는 입장에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음료수를 챙겨야 했고, 책자와 비디오, 노트북과 빔프로젝트까지 학생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모든 초점은 발표할 내용과 준비된 도구들이 마음에 들도록 잘 따라줄까? 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점점 다가오는 행사에, 지정토론자 손영자 선생님과 첫 번째 낭송할 詩元 김옥남 누님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조금 늦은 시간에 손영자 선생님께서 와 주셨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20여 분 늦게 시작한 제14회 시가람 낭송회 및 문학토론회는 그렇게 출발을 했습니다.
지금부터 그 날 행사 때 있었던 이야기를 엮어보겠습니다.
20명의 회원 중에서 겨우 절반이 넘는 회원님이 참석해 주셨습니다. 좋은 공부, 좋은 경험을 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다른 일을 모두 제쳐놓고 준비하고 또 고치고 준비했던 주제발표였거든요. 어떤 공간이든 빠지면 빠지는 사람만 손해를 봅니다. 어쩌면 그렇게 어려운 전통건축을 금방 이해하실 수 있었는지요? 제가 용기가 생겼습니다. 평소에도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까닭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차달숙 수필가님께서 이번에도 사회를 맡아주셨습니다. 꼼꼼하게 시나리오를 손수 적으시면서 진지했던 그 모습에서 참 많은 것을 직접 보고 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어서 이숙례 회장님으로부터 멋진 전주곡으로 참석해 주신 분들께 고운 메아리처럼 널리 퍼졌습니다.
열성적인 부분에서 시가람 낭송회의 발전을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 저기 가입해서 정신을 혼란하게 하는 문인들보다는 앞으로 저는 이곳에서만 활동할 것으로 다짐했습니다. 한 우물을 파고 사는 사람은 여기저기 구덩이를 어지럽게 파지는 않는 법이니까요. 부산사람으로서 부산문인협회는 기회를 보고 가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점점 자리를 채우는 사랑방
멋지게 계획된 시나리오에서 “도판”은 그렇게 지워지고 말았습니다.
정옥금 선생님의 멋진 시 낭송(어머님 품속 같은 성천댁)에서 이상하게도 묘한 감정을 전이 받았습니다. 지난 5월부터 시가람 낭송회에 정식 회원이 되고나서 나 역시 시 낭송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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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품속 같은 성천댁星川宅
시 : 李千
낭송가 : 정옥금
*주왕산周王山 자락에
어머님 품속 같은 아늑한 곳 있네.
초가삼간草家三間 대문간大門間은
박꽃 같은 미소로 나를 반기고
판장문板張門 들어서니
지우개만한 하늘 공간이 빤히 보인다.
오랜 세월을 지닌 대청마루에는
밝음과 어둠으로 담아져 있어
온갖 잡념을 떨군 채 하늘만 주시하고 있다.
팔베개하고
올려다 본 하늘 세계는
天上이 따로 없구나.
소곤소곤 얘기꽃을 피우듯이
하얀 회灰칠은 띄엄띄엄 앉아있는
서까래 친구들의 자리가 되어주네.
엎어질 듯 코 닿는 곳
마당은,
비움과 채움이 따로 없는 공간이구나!
눈앞에 와 닿는 지붕면은
수키와가 일곱 줄 나란하고
미끄럼틀 암키와는 골마다 줄지어 있다.
까만 서까래에 걸린 하늘은
용마루의 끝으로 하늘 선線을 긋고
하늘과 땅이라고 부른다네.
우주만물의 온기溫氣가 가득 담긴
이곳 **성천댁星川宅은
어머님 품속과도 같더이다.
(2002년 3월 31일 作)
* 주왕산周王山 : 경상북도 청송군과 영덕군에 걸쳐 있는 산.
** 청운동 성천댁靑雲洞星川宅 : 경상북도 청송군 청송읍 청운리에 있는 조선시대의 가옥.
<출전 : 건축사신문 - 2002년 6월 3일, 창간3주년 기념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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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금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느낌이 팍팍 와 닿더군요. 제가 제일 좋아하고 마음에 둔 아담한 집, 성천댁을 잘 풀어주셨습니다. 기회가 되면 청송에 있는 성천댁에서 다시 한번 노래를 불러주세요.
▷ 차달숙 수필가님께서 곧바로 주제발표를 하겠다고 말씀 주셨습니다.
간단하게 저의 소개를 해 주셨습니다.
강단에 자리 배치를 하는데, 무엇 하나 펼쳐놓을 수도 없는 테이블에서 말문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부산사투리를 쓰다가도 꼭 강연이나 강의 때면 표준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제 모습을 다시금 가다듬었습니다.
인사를 하지도 않은 채, 오늘 강연할 내용으로 준비한 34컷을 배경음악(태백산맥)을 깔고 3분 27초 동안 보여드렸습니다.
발표자가 어떠한 내용을 무엇을 주제로 갖고 발표할 것인지 미리 예고편처럼 보여드렸습니다.
▷ 저는 주제발표에 앞서 인사말을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詩人 李千 윤석환입니다.<주제발표에 앞서 큰절부터 드리겠습니다.>
오늘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대략 20분입니다. 연습을 했습니다만 시간 내에 마칠지 모르겠으나 가능하면 시간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詩人, 李千의 작품세계를 중심으로” 성심껏 발표하고자 합니다. 책자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시간관계상 슬라이드를 34컷 준비해 왔습니다. 주요부분만 간략하게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주제발표 후 토론 시간 때, 오늘 두 분의 패널(손영자 시인, 손증호 시인)을 모시고 토론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플로어에서 질문사항이나 좋은 의견이 있으면 유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자리에는 제 엄마께서 오셨습니다.
“자식을 건강하게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 인사말을 솔직하게 두어 번 연습을 했습니다. 왜! 이 말만 하면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겨우겨우 참았습니다. 약한 모습 보여서 죄송했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오늘 큰 아들의 강의를 직접 듣게 되셨습니다. 48년이나 걸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늘 버릇처럼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강좌나 건강 프로그램 세미나에서 교수들이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재미있게 설명을 잘하더라.” 고 하셨습니다.
우리 아들이 강의하는 것 한번 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고 하셨는데, 오늘 이 자리는 저 개인에게 사뭇 큰 의미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상당히 겁도 나지만 그냥 편안하게 밥 먹듯이 해보겠습니다. 가족 중에서 함께 참여한 바로 밑 여동생 윤현주 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이 뜻 깊은 자리를 있게 해 주신 이숙례 시가람낭송회 회장님과 차달숙 수필가님, 그리고 회원 여러분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주제발표를 시작하면서 마칠 때까지 차달숙 사회자님께 눈치가 많이 보였습니다.
시간을 넘겨서 그런 모양이라는 것을 감지하고 뻔뻔스럽게도 할 말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죄송했습니다. 차달숙 선생님!
주제발표의 내용은 책자를 중심으로 말씀드렸으며, 요점을 간략하게 추려서 발표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 이어서 토론자 두 분의 질의가 이어졌습니다.
이번에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손영자 선생님과 손증호 선생님께서 흔쾌히 토론자로 수락해 주셔서 정말 늦게나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첫 번째, 손영자 선생님께서 “천인지” 시집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 중에서 3가지 질문이 있었습니다.
두 번째, 손증호 선생님께서 시집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아주 날카롭게 평가한 질문을 받고 일순간 멍청했습니다. 역시 국어선생님다움이 계신다고 저는 말문을 열고 답변에 응했습니다.
편안하게 생각하라고 하셨는데, 역시 선생님의 꼼꼼함에 놀랬습니다. 부족한 글을 전부다 읽고 감상한 질의와 예리한 분석에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두 분 선생님께 또 다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 “천인지”에 대한 설명을 따로 4컷 정도 설명하면서 저는 또 학교에서 강의하는 버릇이 나왔습니다. 학생들이 웃더군요. 분명하게 설명이 돼야 했기 때문에 예상 질문으로 생각했던 자료를 보여 드릴 수가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독자로서 우리 시가람 낭송회에 자주 참여하신다고 하셨던 반여동에서 오신 이병석 선생님께서도 질문을 해 주셨습니다.
행사가 끝나 후에 귀띔을 해 주시더군요. 최귀례 선생님께서 쪽지 하나를 보여 주시데요. 이병석 선생님께서 최귀례 선생님의 시제 중에서 한 편의 글을 아주 좋아한다고 그래서 몇 번인가 말씀하셨는데, 마치 소녀 같았습니다.
▷ 이어서 김창수 선생님께서 노래 두 마당이 있습니다.
“백만 송이의 장미”와 조용필의 “상처”를 아주 멋들어지게 불려 주셔서 분위기가 상당히 업그레이드됐습니다.
뜨거운 박수갈채가 이어졌습니다. 김창수 선생님을 모시기 위해서 그 동안 우리 시가람 낭송회의 모임을 화요일에서 금요일로 바꾸었다고 하셨습니다. 역시 뭔가 계셨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 참 오랜만에 영광도서 김윤환 사장님께서도 틈을 내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이경순 영광도서 갤러리 관장님께서도 동참해 주셨습니다. 김윤환 사장님의 사모님이세요. 참 멋진 모습을 뵐 수 있었습니다. 역시 사진작가다움이 곳곳에서 묻어 있더군요.
앞으로는 자주 뵙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주제 발표에 시간을 잡아먹는 바람에 이어서 시 낭송이 다시 이어졌습니다.
노랫소리에 정신을 놓은 탓으로 배경음악을 늦게 준비했습니다. 장기연 선생님 정말 죄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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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을 걷다
- 겨울바다 그들은 침묵한다
시 : 李千
낭송가 : 장기연
좁은 길에 들어서면
나뒹구는 먼지로
눈 뜨지 못한다. 골바람 때문에
아스팔트길을 활보하며
내달리는 차량의 긴 행렬行列
달리고 달려도 먼지가 일지 않네.
백사장을 걷다보면
가끔씩 세찬 골바람이 불어도
모래밭은 잠잠하고 내 발자국만 남구나.
좁은 길모퉁이에 들어서면
하늬바람에 먼지가 나뒹굴어
눈 뜨지 못한 채 길을 걷는다.
청컨대
바다가 백사장과 *상생하듯
스스로 넓은 마음
타인을 사랑하는 마음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네.
겨울바다 그들은 침묵한다.
*상생相生 : (동양 철학에서) 사람 또는 사물이 서로 잘 맞아서 도움을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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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람 낭송회의 바리톤격인 장기연 선생님의 넉넉한 시 낭송에서 다시금 생각했습니다. 역시 시는 2차원적이고 낭송은 4차원적인 것이구나! 라고요.
바쁜 일도 제쳐두시고 제 못난 시어를 낭송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곧이어 이순선 선생님의 낭송이 있었습니다.
지난 부산바다축제 행사 때, 아주 고생을 하셨습니다. 늦게나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가 해운대 대천공원에서 독도지킴이 안용복의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점이 이 선생님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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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오라지 지금은
- 흐트러진 마음
시 : 李千
낭송가 : 이순선
애오라지 지금은_,
흐트러진 마음을 어디에다 둘까요.
하늘 아래 인파人波 사이
너와 나 이렇듯
인연으로 만났으니
찰나刹那를 살더라도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습니다.
심산유곡_,
바윗돌 틈새 계류에
속세의 때 씻고 또 씻었더니
시냇물이 어느새 까만 먹물입니다.
애오라지 지금은_,
흐트러진 마음을 여기에 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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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선 선생님!
고맙습니다. 열심히 동참해 주셔서 감사하고 기쁩니다. 사람은 혼자서 살 수 없다는 것을 저는 많은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좋은 인연으로 시가람 낭송회를 위해서 우리 열심히 합시다. 고맙습니다.
우아지 선생님의 시 낭송이 이어졌습니다.
영도에 사시는 분이라서 참 좋았습니다. 영도는 어린 날의 기억이 늘 생각나는 곳이거든요. 참여해 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늦게까지 남아서 소주 한 잔 하고 가신 것도 울적했던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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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계단階段
시 : 李千
낭송가 : 우아지
오르고 또 오른다.
어제도 골목길옆
나무 계단階段을 올랐다.
마음이 좋은 날은
디딤판도 덩달아
청명한 소릴 내며 노래하지
마음이 아픈 날은
디딤판도 괜스레
깊은 침묵에 푹 빠져서 우울해 하지요.
오늘도 골목길옆
나무 계단階段을 오른다.
오르고 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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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조용조용 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말수가 적어서 잘 몰랐는데, 함께 했던 자리에서 박력도 있는 분으로 알게 됐습니다. 잘 가셨다고 다음날 전화 통화를 했지요. 다음에도 우리 또 봅시다. 오빠라고 불려줘서 고맙습니다. 우아지 선생님! 하하하~
저랑 같이 1층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최귀례 선생님의 차롑니다.
오늘 낭송할 분들은 5시까지 와야 하지 않냐? 면서 헐레벌떡 택시를 타고 오셨다고 얼굴이 빨갛게 해서 만났습니다.
사랑방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연습을 하시는 열성에서 저번 모임 때, 최귀례 선생님의 “예향”에서 다도의 예법을 지도해 주셨던 그런 배려가 또 생각이 났습니다. 참 고맙고 감사하고 제가 시가람 낭송회의 회원이 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신 시원 김옥남 누님께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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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쫓아 달리고 싶었다
- 우주宇宙
시 : 李千
낭송가 : 茶頂 최귀례
하늘 쫓아 달렸다.
멈췄는데도 하늘은
가만히 서 있다.
멀리 달아날 것 같아
달리고 또 달려도 비웃듯
손짓만 해댄다.
계곡_, 물소리에 정신차려보니
우주宇宙가 여기 놓였구나.
웅덩이 속에 뛰어노는
흰 물고기 떼
그
속에
내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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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서 몇 주 전에 다도에 대한 글을 한 편 받쳤습니다.
최귀례 선생님! 어쩜 그렇게도 곱습니까?
좋은 느낌으로 살겠습니다. 자주 오셔서 좋은 마음을 가깝게 함께 하면서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한 말씀 찻잔에 띄웁니다.
이어서 김다희 선생님 차례였습니다. 책자를 편집해 주겠다고 했는데, 미안해서 제가 손수 편집을 했습니다. 좋은 지적 참 고맙게 생각합니다만, 아쉬움이 컸습니다.
저는 기대했던 사람이 안 와서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성격은 아직도 못 버리고 있는 셈입니다.
거울을 낭송할 분을 찾았습니다. 있더군요. 최을희 선생님이 마침 우리 낭송회에 참여를 해 주셨습니다. 제가 하는 것을 한번 보겠다고 오셨다고 해서 상당히 긴장했습니다.
4명이 함께 왔다면서 다음에 회장으로 계시는 모임에 무료 초청 강연을 해 주겠다고 약속을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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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mirror
- 탈
시 : 李千
낭송가 : 최을희
거울에 박힌 거울 속
내 몰골 아무리 쳐다봐도
타인처럼 달라 보여
거울을 만져보네.
밋밋한 허상에 투영된
눈 안의 얼굴 차갑고
거울에 들이대고 본 세계
텅 빈 상자 같구나.
*기하학적 틀 속에
달라붙은 손과 정신
그것은 이미 내 것이 아닌 듯
時?空의 단壇으로 전이되네.
상자 속 나는
이식되고 복사된
또 다른 나로서
허공을 배회하는 그림자
空?間에 갇혀
일상의 틀 속에 일탈을 꿈꾸다
모른 척
내 안의 나를 속인다.
이면裏面의 탈들
시시때때로
돌아서면 사라지고
빈 껍질만 남구나.
허공에 투영된 얼굴
누가 날 봐 주지?
너는 나의 거울이 되고
나는 너의 거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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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을희 회장님! 갑자기 부탁드려서 처음에 당황했지요. 누님으로 부르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최을희 회장님께서 하시는 일에 제가 부족하지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지 무료 이용권을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참 고마웠습니다. 함께 해 주신 분들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편안하게 가족처럼 삽시다. 또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즉흥적으로 시 낭송을 해 주셔 일어서서 인사를 드렸더니,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죠. 다음에는 살살 잡아주세요. 하하하!
독자를 대신해서 지금 제가 동서대학교 건축학부에서 지도하고 있는 학생 중에서 선정했습니다.
김경미 학생은 현재 재일 교포3세로서 국적을 한국으로 갖고 있으며, 일본고베예술공과대학교에서 우리 대학으로 교환학생으로 온 후뱁니다.
강의를 하면서 한번 해 볼 수 있겠냐고 하니까, 고개를 끄덕해서 이번 행사 때 시 낭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숙례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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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
- 채움solid
시 : 李千
낭독 : 김경미(동서대학교 건축공학부 일본교환학생)
오늘의 우리가
내일의 우리와 같을까?
지나온 날들_,
후회로 보낸 날이 더 많구나.
물이 흐르듯
빈
술잔 속에 내 마음
사로잡을 수 있다면
하나라도 더 배우리라!
人生이 덧없다 하여
그냥
이대로 보낼 손가?
하나라도
더
알 수만 있다면
후회하는 날보다
기쁜 날이 더 많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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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경미에게
이 글을 확인할지 모르겠네. 한국에서 만난 아빠라고 했죠. 이렇게 하고 오세요. 라고 하면 따라준 성실함에 고마운 딸내미로 생각합니다.
이번 학기를 마치면 다시 돌아갈 일본이지만, 짧은 기간동안 한국에서 많은 경험을 갖고 돌아갔으면 한단다.
우리는 또 만납니다. 늘 가족처럼 좋은 생각을 많이 하는 예비건축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빠 따라서 연습에 응해줘서 정말 고마워!
경미야! 우리 학교에서 봅시다. 성격이 참 좋아서 마음이 편안하더라.
이번 행사에서 마지막으로 시낭송을 해 준 사람은 제 집사람이었습니다.
마침 시청에서 어린이집 연수를 받는 바람에 참여가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일찍 마쳤다고 고운 한복까지 입고 와 주셨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 집사람의 잔소리가 새소리처럼 들렸습니다. 그 어떤 사람에게보다는 집사람에게 말 한마디로 인정받을 수 있으면 저는 참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삽니다.
당신이 항상 엉뚱한 방향으로 향해서 간다고 말할 때마다 늘 몰래 글을 쓰고 마음을 남겼던 때가 오히려 더 긴장하면서 시작詩作을 할 수 있었던 같습니다.
정말 고맙소!
이 글은 원래 수필로 쓴 것을 시로 함축했습니다. 누구나가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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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난 부자富者다
시 : 윤석환
낭송 : 이영금(윤석환 시인의 부인)
꿈속에서
난 부자다.
뭉치 돈으로
벽을 쌓는 나는 부자다.
정신없이 쌓고…쌓고 또 쌓아도
끝없는 돈 다발
뻥 뚫린 천장…하얗다.
아!
이 모든 것이 정녕 꿈일지라도
나 이대로
꿈속에서 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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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금 씨! 정말 고맙소. 오십을 눈앞에 두고도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도 못하고 학문에 발을 담군 뒤부터 참 많은 고생을 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팔십을 바라보는 부모님께도 상당히 불효를 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지금 당신의 남편은 개구리가 멀리 뛰기 위해서 움츠리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조금만 더 참고 인내하면서 느긋하게 지켜봐 줬으면 좋겠소.
당신이 “꿈속에서 난 부자다” 라는 시를 낭송할 때, 나는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렸소. 아마 내가 낭송하지 못한 까닭은 참여한 모든 분들께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기 때문입니다.
고생한 만큼 결과도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소.
▷ 행사 일정을 모두 마친다는 차달숙 사회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인공이라고 강단으로 다시 불러주셨습니다.
감기 몸살인데도 아들의 주제발표에 참여해 주신 우리 엄마와 집사람 그리고 제가 인사를 드렸습니다.
저는 다른 말보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한 마디만 한다고 했습니다.
우연히 논문에 필요한 책을 구입하다가 “책과 인생-2004. 12월호”에 실린 ‘김윤환의 삶과 생각-어린이 전용 도서관을 만들자’ 라는 글을 보고 곧바로 직원에게 제 명함을 드리고 언제 김윤환 사장님과 전화통화가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도 부산 시민으로서 좋은 일에 동참을 하고 싶다고 “제가 갖고 있는 능력이 건축가니까 설계를 무료로 해 드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이경순 사모님이 계시는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더더군다나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라고 한다면, 제가 정성껏 잘 설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좋아하거든요.
언젠가는 기회가 오리라 생각합니다.
무료로 설계를 해 준 경험도 있으니까, 제가 욕심을 버린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서 좋은 자리에서 고했습니다.
끝으로, 참여해 주셨던 분들이 생각납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고 잘 이끌 수 있도록 늘 도움을 주신 이숙례 회장님 고맙습니다. 제가 잘못하는 부분은 늘 깨우쳐 주세요. 그리고 차달숙 수필가님 사회를 맡아주셔서 고맙습니다. 토론에 참여해 주신 손영자 선생님과 손증호 선생님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을 안고 있습니다.
시 낭송에 참여해 주신 우리 시가람 낭송회 회원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정옥금 선생님, 장기연 선생님, 이순선 선생님, 우아지 선생님, 최귀례 선생님께 고마운 마음을 여기에 놓습니다. 빠진 곳을 훌륭하게 매워주신 최을희 선생님께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독자를 대신해서 낭독을 해 준 한국에서 얻은 딸내미 김경미 학생에게도 선배로서 고마운 마음을 더합니다.
남편이 주제발표를 가슴 졸이면 보았을 집사람 이영금 씨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사의 표시 늘 생각하면서 살겠습니다.
그리고 영광도서 김윤환 사장님의 봉사정신에 큰 절을 몇 번이나 해도 모자랄 겁니다. 감사합니다.
회원으로는 이성호 선생님과 이경순 선생님 그리고 행사 시작 때 잠시 보이고 행사가 마치고 나서도 나타나 주신 손순이 선생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행사에 후원을 해 주신 부산문인협회 강인수 회장님과 집행부 여러분 황영준 사무국장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보탭니다.
가까운 시일 정식으로 회원으로 가입을 하겠습니다.
최을희 선생님과 함께 한 여러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어머니에게 아들의 강연을 보일 수 있게 해 준 모든 분들께 큰 절로써 대신합니다.
동서대학교 건축학부 1학년, 3학년 후배들의 동참이 있었기에 제가 편안하게 주제발표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문인으로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한 채의 집을 짓듯이 시를 짓겠습니다.
시가람 낭송회 회원님들의 건강과 행운이 늘 함께 하기를 빕니다.
<김옥남 시인님! 여러 군데에 불참에 대한 글 많이 보았습니다. 제가 잘못한 것으로 인정합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김다희 선생님! 좋은 기분으로 우리 또 봅시다.>
행사를 마치고, 정신을 놓았더니 한 잔의 술이 왜 그렇게 저를 취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천 오늘 고생했어.” 라는 시원 누님의 말소리를 끝내 듣지 못한 아쉬움이 컸습니다.
2차를 하기로 했는데, 증호 형이 “우리 간단하게 소주 한 잔 해야지” 라는 말에 저는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최귀례 선생님과 우아지 선생님, 끝까지 남아서 함께 해 줘서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저도 한 잔 사겠습니다.
증호 형!
감사합니다. 잘 챙겨줘서 고맙습니다.
지난 9월 30일 오후 6시 30분에 영광도서 4층 사랑방에서 있었던 “제14회 시가람 낭송회 및 주제발표에 대한 행사 스케치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2005년 10월 2일
李千 윤석환 큰 절,
덧붙임 : 미처 생각에 넣지 못한 부분도 많을 겁니다. 양해를 바랍니다. 끝.
첫댓글 상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남겼습니다. 보신 분은 꼬리 글 주이소!
사진은 쉬었다가 올리겠습니다.
연휴 마치고 이제 글 봅니다. 정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군요. 성심성의껏 하는 것 배우겠습니다.꾸벅 그리고 저요 . 대신동으로 이사 했다구요. 그것도 작년 이맘때요.
하하하! 그럼 더 가깝네요. 그럼 같이 올 걸 그랬군요. 전 당린데요.
벌써 그 날의 시간들을 해설해 놓으시니 또 새롭게 느껴집니다. 참 유익하고 좋은 시간들로 알차게 보여주신 성의에 감사드리구, 참 많이 배웠습니다.
다정 선생님! 마음을 잘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금요일날 뵙겠습니다.
우리 시가람의 충실한 실록이군요. 정리를 해놓고 보니 그날의 모습이 너무나 환하게 떠오릅니다. 성실하게 기록한 사초를 기분 좋게 읽고 갑니다. 다른 회원들로 이 카페에 가입해서 이 살아있는 글을 읽었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