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퍼얼 s· 벅
‘....나는 매일 아침 청소를 끝내고 <대지>의 원고를 타이핑한다. <대지>의 스토리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내 머릿속에 선명하게 구상되어 있었다. 나의 정력은 내가 사랑하노 찬양해 마지 않았던 중국 농민과 일반대중으로 하여금 느꼈던 분노로 인해 솟구쳐 올랐다. 나는 <대지>의 배경을 회북의 시골로 삼았고 이 소설에 나오는 남쪽의 부유하나 대도시는 난징이다. 그러므로 소재는 내게 익숙했고, 등장인물 또한 내게 친밀한 사람들이었다. 이 시기의 역사에 있어서 중국 농민들의 놀라운 힘, 선량하고 익살스러우며 민첩하고 지혜로운 기질, 냉소와 소박함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대지>는 1892년에 미국에서 태어나 생후 3개월되던 때 선교사였던 부친 등 가족과 함께 중국대륙에 건너가 성년기에 이르도록 대부분의 시간을 그곳에서 보냈던 펄벅에 의해 이렇게 집필되었다.
펄벅이 <대지>를 쓴 시기는 1931년, 그녀의 인생이 가장 무르익은 시기였으며 오랬동안 중국에서 살며보고 들은 여러 가지 체험이 <대지>라는 작품으로 꽃을 피운것이다. 그녀는 <대지>에서 오직 선량한 중국 농민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평범한 농민의 생활을 그리면서도 생명에 대한 인간의 애착과 부에의 집착이 생생하게 묘사되어있다.
도도히 흐르는 중국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여 흙에서 태어나 흙과 더불어 살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농부의 모습을 그린 규모가 큰 이 명작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왕릉은 중국의 전형적인 농부다. 그는 피땀을 흘려 모은 돈으로 땅을 조금씩 사들였는데, 심한 흉년이 들어 남부지방을 유랑하다 뜻하지 않은 횡재에 의해 많은 땅을 사서 대지주가 된다. 그리하여 찢어지게 가난하던 그가 어느새 저 비곗덩어리처럼 뚱둥한 황가의 나리와 똑같에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편 그의 아내 오란은 모든 고난을 참고 견디는 인종의 여인으로 그려져 있다. 그녀는 남편 왕릉과 함께 해가 뜨기전에 일어나 식사를 마치고, 밭에 나가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물을 대고 , 해가지면 집으로 돌아온다. 먹고자는 시간외에는 일하는 것이 그녀의 생활의 전부가. 흙냄새에서 봄을 느끼고 흙에서 싹튼 농작품에서 생명을 느낀다.
그러나 일단 자연이 인간을 외면했을때의 참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혹심한 한재나 홍수에 의한 굶주린은 인간을 극한에까지 몰고 간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왕룽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땅에서 태어나 땅으로 돌아가는 게야. 땅만 갖고 있으면 인간은 살아갈 수 있어...”
여기까지 전개되는 <대지>는 사실상 <대지의 집> 이라는 제목의 3부작중 제 1부이다.
제2부 ‘아들들’은 왕룽의 세 아들에 관한 것으로, 특히 막내 아들 왕후를 중심적으로 묘사했다. 군벌정권시기를 배경으로 땅을 떠난 농민의 아들의 운명이 다루어졌으녀, 제3부 ‘분열된집’은 왕룰의 손자들이 주인공이 되어 낡은 세대와 새 세대의 독립, 부자의 갈등이 새로 태어난 중국을 배경으로 그려져 있다.
결국 이 3부작을 통해 작자는 어디까지나 인간을 대지와 밀접하게 결부된 생활에서 묘사하려고 했다. 중국의 정치적 대동변기(1870~1925)를 배경으로한 왕씨3대의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역사의 커다란 흐름속에 부대끼면서 언제나 낡은 것에서 새로운 것에로 탈피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의 진실을 읽을 수가 있는 것이다.
다시읽는 명작43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