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 르포 “가족이 함께 산 오르면 대화가 술술 풀려요

[바위사랑]

가족산행/두륜산 르포] “가족이 함께 산 오르면 대화가 술술 풀려요”| 산행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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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희영이네 가족 두륜산에 뜨다

5월은 가족의 달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원초적인 이유를 들지 않더라도 가족의 소중함은 각별하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대사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진정 편하게 마음 붙일 곳은 가족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는 본의 아니게 가족을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있다. 사회생활에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숨쉬는 공기처럼 익숙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다. 하지만 가족은 어려울 때 의지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훈풍이 불어오는 봄은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오랜만에 가족끼리 산을 오르며 사랑을 확인하는 기회를 갖는다면 금상첨화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는 가족끼리 함께 산을 찾거나 나들이를 하는 일이 비교적 잦은 편이다. 자녀들이 스스로 활동하기 어려워 부모의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부모가 결정만 하면 가족 모두가 어렵지 않게 산행에 나설 수 있다.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가족끼리 뭔가를 함께 하기가 점차 어려워진다. 요즘에는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시간이 없다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세상의 풍차에 오르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자녀가 중학교나 고등학교로 진학하면 상황은 완전히 아이들 위주로 돌아가게 된다. 부모의 의지가 아무리 강력해도 함께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를 기회는 점점 줄어들기 마련이다.

광양 그루터기산악회 김병석(45)씨와 정에경(39)씨 가족을 이 달의 산행 모델로 섭외했다. 하지만 김씨 가족에게 부탁해놓고도 약간 걱정됐다. 그의 두 아이가 부담 없이 산에 따라다니기에는 너무 커버렸기 때문이다. 첫째인 딸 희영(17·중마고)은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가 정신이 없을 테고, 둘째 민성(15·중동중)이도 바빠지기 시작할 중학교 2학년이다. 밤늦게까지 보충학습에 매달리는 아이들이 산에 가자는 제의를 과연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아이들아, 건강해서 고맙다”

대흥사 앞에서 만난 아이들의 표정은 다행스럽게도 밝고 깨끗했다. 큰 소리로 인사말을 건네는 민성이의 씩씩함에 마음 한 구석의 근심은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새벽부터 먼 길을 달려온 탓에 약간은 피곤해 보였지만, 오랜만에 가족끼리 하는 봄나들이라 그런지 싫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바위 위에서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부자.

오늘 희영이네 가족이 도전할 곳은 해남 두륜산(頭輪山·703m)이다. 바다 풍광이 멋진 곳이지만, 바위 봉우리가 많아 코스의 난이도가 만만치 않은 산이다. 하지만 희영이와 민성이 정도면 큰 어려움 없이 산행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어렸을 때부터 아빠 등에 업혀서 산을 오르던 비범한 경력의 소유자들이기 때문이다.

김병석씨는 히말라야 고봉 가셔브룸2봉(8,035m) 등정자로 전문 산악활동을 하고 있는 골수 산꾼이다. 암장 개척에도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어 여러 개의 바윗길을 내기도 했다. 그는 암벽등반을 할 때도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등 오래 전부터 가족과 함께하는 산행을 실천해오고 있는 사람이다.

해남 두륜산은 정상인 가련봉을 비롯해 두륜봉(630m), 고계봉(638m), 노승봉(685m)으로 이어지는 8개 봉우리를 오르는 산행의 묘미가 남다른 곳이다. 특히 바위 봉우리에 올라 바라보는 남해 조망이 일품이다. 게다가 국보 1점을 포함한 여러 문화재를 지닌 대흥사가 산기슭에 자리해 문화유적답사를 겸한 산행이 가능하다.

▲ (왼쪽) 대흥사 뒤편의 산길을 따라 북암으로 오르고 있다. (오른쪽) 두륜산을 찾은 등산객들이 줄지어 암벽지대를 내려서고 있다.

산 중턱에 위치한 북암(北彌勒庵)은 보물(제48호)에서 국보(제308호)로 승격된 마애여래좌상이 있는 암자로 반드시 들려봐야 할 곳이다. 또한 초의선사(草衣禪師·1786-1866)가 40여 년간 머물었던, 차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일지암(一枝庵)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탐방코스다.

김병석씨 가족은 이들 유적과 산봉을 모두 꿰는 코스를 잡아 산행에 나섰다. 대흥사를 통과해 계곡길을 성큼 성큼 올라가는 민성이를 보면서 김병석씨 부부는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이들은 듬직한 아들 녀석을 볼 때마다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준 것이 참 다행스럽고 고맙다고 말했다.

“민성이 녀석은 걸음마를 시작하기 전부터 업고 산에 다녔습니다. 여섯 살 때는 토왕폭까지 데리고 들어가기도 했습니다. 조금 더 큰 뒤에는 바위에 붙어서 암벽등반 연습도 시켰어요. 그런데 초등학교 들어가기 직전에 아프기 시작해서 한 동안 꼼짝을 못했습니다.”

▲ 대흥사 경내를 돌아보고 있는 김병석씨 가족.

민성이는 어린 나이에 대퇴부 무혈성 괴사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렸다. 대퇴부의 고관절이 썩어 들어가는 심각한 질병이었다. 부부는 눈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으면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늘이 도왔는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며 관절이 살아났고 별다른 후유증 없이 완치됐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치료에 매달리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어린 아이가 교정기를 다리에 차고 병원과 학교를 오가는 일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가족끼리 산에 가는 일은 꿈도 꾸지 못했지요. 그러다보니까 저절로 산에서 멀어지더군요.”

엄마 정에경씨는 김병석씨가 울산에 근무할 당시 산악회에서 만난 사이다. 결혼 전에는 산악회 활동에 빠지지 않은 열성회원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아픈 뒤로는 병수발과 집안일에 매달리느라 다른 것은 돌볼 틈이 없었다. 취미생활인 산악활동이 소홀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최근 몇 해를 돌아보면, 1년에 최소한 두세 번은 가족끼리 산에 갔습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높고 보기 좋은 산 위주였습니다. 특히 2년 전 지리산에서 길을 잘못 들어 피아골로 내려왔던 때가 기억나네요. 당시에는 모두 고생이 심했지만, 지금은 진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힘들게 한 산행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 것 같아요.”

아이들도 지리산 이야기를 꺼내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때는 얼마나 고생했는지 다시는 산에 가지 않겠다며 치를 떨었다고 했다. 하지만 인간은 망각이라는 편리한 시스템을 지녔다. 힘든 기억은 아련해지고 산이 주는 짜릿한 기쁨을 찾아 다시 가족 모두 함께 배낭을 꾸리게 되는 것이다.

▲ 오심재에서 휴식을 마치고 노승봉을 향해 산행을 시작한 희영이네 가족.

대흥사를 출발해 조금 오르니 갈림길이 나오는 삼거리다. 이곳에서 왼쪽 길을 따라 30분쯤 오르니 두륜산 조망이 시원스럽게 터지는 북암에 이르렀다. 국보로 승격된 마애여래좌상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용화전(龍華殿) 안에 모셔두었다. 밖에서도 불상을 볼 수 있도록 투명한 창을 달아둔 것이 이색적이다. 암자 마당의 샘터에서 목을 축이며 휴식을 취했다.

북암을 지나 산사면을 가로지르니 오심재에 닿는다. 왼쪽으로 우뚝 하게 솟은 고계봉이, 오른쪽에는 노승봉 능허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까운 널찍한 고갯마루다. 봄볕이 따가운 이 안부에서 과일과 떡을 먹으며 잠시 숨을 돌렸다. 아이들은 이제 힘이 나는 모양이다. 발갛게 상기된 희영이 얼굴이 주변에 핀 진달래꽃보다 화사하다.

▲ 노승봉 정상에서 기념촬영을 한 김병석씨 가족.

이야기보따리 풀어가며 산 올라

고계봉쪽 사면에도 등산객들이 제법 눈에 띈다. 이제 케이블카를 이용해 고계봉에서 시작하는 두륜산 산행이 하나의 코스로 정착된 듯하다. 그래도 정상에 세운 커다란 전망대는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지어야했다면 산세와 어울리게 설계하는 것이 기본인데, 그런 원칙을 무시한 시설물이었다.

안부에서 남쪽에 위압적으로 솟은 노승봉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오늘 산행의 첫 번째 고빗사위가 희영이네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파른 절벽에 쇠사슬과 쇠발판이 박혀 있는 절벽을 치고 올라 구멍바위를 통과해야하는 구간이다. 희영이와 민성이는 아빠와 함께 거침없이 바위를 타고 오른다. 엄마는 약간 처지긴 했지만 옛 실력을 되살려 가뿐하게 올랐다.

널찍한 암반이 펼쳐진 봉우리인 노승봉 능허대에 닿았다. 그곳은 남해 바다가 아름답게 펼쳐진 멋진 전망대였다. 정면에 보이는 가련봉에는 휴일을 맞아 몰려든 사람들이 개미들처럼 줄을 서서 오르고 있었다. 이런 날은 서두른다고 산행 시간을 단축시킬 수도 없다. 여유가 필요했다. 앞 사람들이 내려가길 기다리며 봄볕을 만끽했다.

▲ 민성이가 본 뒤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던 두륜산 구름다리.

구름다리 보고 실망한 민성이

노승대에 앉아 있는 동안 잠깐의 여유가 생겼다. 희영이는 엄마에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기 바빴다. 고교 1학년이라도 주중에는 보충수업 끝나고 돌아오면 밤 11시가 넘기 일쑤다. 그러니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대화를 제대로 나눌 시간이 없다. 가족산행은 이런 빡빡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가족 모두가 산을 오르며 땀을 흘리다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쇠줄을 잡고 노승봉을 내려선 뒤 두 개의 암봉을 우회해 가련봉(703m) 정상에 섰다. 계속해 깔끔한 나무계단이 놓인 급경사 내리막을 통과하니 운동장처럼 널찍한 만일재에 닿는다.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 앉아 요기를 했다. 해가 구름 사이로 숨고 바람이 불며 날씨가 쌀쌀해졌다. 아직 완전한 봄이라기엔 이른 시기였다.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두륜산의 명물인 구름다리를 보기 위해 두륜봉으로 향했다. 능선길은 두륜봉 왼쪽 사면을 가로지른 뒤 철계단으로 이어진다. 이 계단 위에는 아치형 자연바위 구름다리가 드리워져 있다. 바위벽 사이에 걸려 있는 모습이 아슬아슬하지만 그 위로 사람이 다녀도 꼼짝도 하지 않을 정도로 견고한 다리다.

“저기 걸려 있는 바위가 구름다리 맞아요?”
민성이는 속았다는 듯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월출산이나 대둔산에 걸려 있는 현수교를 생각했던 모양이다. 규모로 치면 두륜산의 구름다리는 현수교에 비해 보잘 것 없는 크기다. 하지만 자연이 만들어낸 화강암 다리를 인공구조물과 비교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두륜산 구름다리는 산 아래 운해가 가득할 때 보는 운치가 제일”이라는 이 지역 산꾼의 설명을 듣고 보니 구름다리의 의미로 새로웠다.

▲ 벚꽃 만발한 진불암 경내.

구름다리 위의 두륜봉에 올라 지나온 능선길을 돌아본 뒤 곧바로 진불암으로 향했다. 이제 산길은 너널지대를 지나 숲으로 접어든다. 잠시 후 만나는 콘크리트 도로를 타고 100m 가량 올라가니 진불암 경내로 들어선다. 희영이네 가족은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고요한 산중 사찰에서 멋진 봄날은 즐겼다. 평소에 잊고 살았던 소중한 하루가 이렇게 지나고 있었다.

진불암을 지나 이제 두륜산 제일의 명소로 꼽는 일지암(一枝庵)으로 향한다. 우리나라 차 문화의 성지로 알려진 암자로, 초의선사가 40여 년을 머물던 곳이다. 복원공사를 마친 일지암은 너무 깨끗해 오히려 거부감이 들 정도였다. 당대 최고의 시인묵객들이 거쳐간 명소라곤 하지만 너무 과한 배려인 듯싶다.

일지암 앞 산비탈에는 차밭을 조성하느라 베어낸 나무들이 여기 저기 쌓여 있었다.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했다. 하산은 S자로 휜 도로를 타고 내려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차밭 옆 숲길을 따르기로 했다. 잡목과 산죽이 가득한 숲속을 가로질러 대흥사까지 내려서는 데 20분 정도면 충분했다.

희영이네 식구는 지리산에서 단련된 산꾼 가족답게 가뿐하게 두륜산을 넘었다. 능선길이 암릉 구간이 길어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리는 산인데다가 위험지대도 많아 산행 경험이 없는 가족을 이끌고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오늘 산행은 전체적으로 순조로운 편이었다. 건강하고 경험 많은 두 자녀가 잘 따라와 줬기 때문이다. 즐거운 가족산행을 위해서는 심신의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몸과 마음이 준비되지 않고서는 그 어떤 일도 즐거울 수 없을 것이다.

▲ 깔끔하게 계단이 설치된 가련봉 하산길.

산행길잡이
대흥사 기점의 원점회귀코스 제일 인기

산행은 대흥사를 기점으로 능선을 향해 부챗살 형상으로 뻗은 산길을 조합해 여러 가닥으로 엮을 수 있다. 그중 장춘리 숲길로 대흥사까지 다가간 다음, 북미륵암~오심재~능허대~가련봉~두륜봉~진불암~일지암~대흥사로 돌아오는 길은 대표적인 암자들과 두륜산 명물 구름다리를 두로 돌아볼 수 있는 최적의 코스다.

집단시설지구 식당가에서 500m쯤 떨어진 터미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고계봉 정상 아래까지 접근한 다음 오심재로 내려서면 산행이 훨씬 수월하다. 고계봉에서 오심재까지 20분 정도 걸린다. 이후 쇠사슬과 쇠발판이 박혀 있는 바윗길을 지나면 노승봉 능허대에 이른다.

계속해 두 암봉을 허릿길로 가로질러 가련봉 정상에 올라선 다음 계단을 타고 만일재로 내려선다. 여기서 서쪽 길은 만일암터를 거쳐 대흥사로, 왼쪽 길은 북일면 흥촌리 삼성 마을로 이어진다. 구름다리로 가려면 계속 능선길을 따른다. 두륜봉 오르기 직전의 구름다리를 통과해 왼쪽의 계단을 내려서면 능선길은 끝난다. 숲이 우거진 산길을 따라 내려서다 만나는 찻길을 따라 100m쯤 오르면 진불암이다.

일지암으로 가려면 진불암 경내에서 만일암터 길을 따르다 첫 번째 갈림목에서 왼쪽 길을 따라 내려선다. 일지암에서 포장도로를 따르거나 차밭 왼쪽의 소로를 따라 곧장 내려서면 대흥사에 닿는다. 매표소 주차장 기점 원점회귀산행에는 5~6시간 정도 걸린다. 입장료는 어른 2,5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주차료는 승용차 2,000원, 버스 3,000원. 도립공원 사무소 061-533-0088. 

교통
해남행 버스편은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호남선(02-6282-0600), 동서울터미널(02-453-7710), 부산 서부터미널(051-322-8301) 등지에서 운행한다. 광주 종합터미널(062-360-8114)에서 가장 많은 버스가 다닌다. 10~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해남행 버스를 갈아타면 된다(96km, 2시간 소요).
해남 시외버스터미널(061-534-0881)에서 대흥사 입구행 군내버스가 30분 간격(06:30~20:00)으로 운행된다(12km, 15분 소요).

숙식
대흥사 템플스테이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꼽을 만하다. ‘새벽숲길’ 프로그램은 3월부터 12월까지 총 25회차가 마련되어 있다. 홈페이지(www.daeheungsa.co.kr)를 통해 확인하면 자세한 일정을 알 수 있다.(문의 061-535-5775).

절 입구에 대규모의 집단시설지구가 있다. 대흥사 바로 밑 유선관(534-3692)은 사찰 객사로 이용되던 유서 깊은 숙소다. 조식은 물론 한정식도 가능하다. 해남시에서 운영하는 유스호스텔(061-533-0170)을 비롯해 다수의 여관이 자리하고 있다.

집단시설지구 내 전주식당(532-7696)은 표고전골로 이름나 있다. 1인분 10,000원, 산채정식 4인상 60,000원. 한오백년식당(061-534-5633)은 싸고 맛깔스런 집이다. 해남읍내 국향정(061-532-8922)과 용궁해물탕(061-535-5161) 등도 인기 있다. 

명소

대흥사
12 대종사와 13 대강사 배출한 도량

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大興寺)는 대둔사와 대흥사 두 이름으로 불리다가 근대 이후 대흥사로 정착되었다. 대흥사는 한국불교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도량이다. 특히 임진왜란 이후 서산대사의 의발(衣鉢)이 전해지면서 조선불교의 중심 도량이 되었다. 풍담(風潭) 스님으로부터 초의(草衣) 스님에 이르기까지 13 대종사(大宗師)가 배출되었으며, 만화(萬化) 스님으로부터 범해(梵海) 스님에 이르기까지 13 대강사(大講師)가 이곳에서 배출되었다.

대흥사 경내와 산내 암자에는 중요한 문화재가 다수 산재해 있다. 그 가운데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은 몇 해 전 보물 제48호에서 국보 제308호로 승격된 의미 있는 유물이다.

명찰

일지암(一枝庵)
초의선사가 다선일여를 확립한 절

대흥사 13대 종사인 초의선사(草衣禪師·1786-1866)가 40여 년간 머물며 한국의 다경(茶經)이라 불리는 동다송(東茶頌)과 다신전(茶神傳)을 집필한 곳이다. 다선일여(茶禪一如)의 사상을 확립해 조선 후기 쓰러지던 차 문화를 새롭게 일으킨 차의 성지로 불리는 암자다.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 당대 최고의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장소로 지금도 그 흔적이 전해온다.

명소

우항리 공룡발자국 화석지
9천만 년 전 공룡 발자국 화석 남아 있어

해안의 퇴적암 절벽에 9천만 년 전 공룡의 발자국이 남아 있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물갈퀴새 발자국 화석을 비롯해 익룡, 초식공룡의 발자국 화석 등이 있다. 세계적으로도 매우 희귀한 공룡의 흔적이다.

해남군 황산면 소재지 갈림길에서 우항리 공룡화석지 안내표지판을 따라 북쪽으로 3km쯤 가면 우항리 해안에 닿는다. 해남군 도로 곳곳에 공룡화석지 안내표지판이 설치되어 쉽게 찾을 수 있다. 해안가의 보호각 시설과 전시장 등이 조성되어 있다. 관리사무소 전화 061-532-7225.

명소

땅끝
한반도 육지부 가장 남쪽 마을
 
한반도 육지부의 가장 남쪽 마을이 해남 땅끝이다. 국토 종단에 도전한 젊은이들에게는 궁극적인 목표이자 성지 같은 곳이라 하겠다. 이곳 해안의 끄트머리에 창끝처럼 예리한 땅끝탑이 세워져 있다. 땅끝 바로 뒤 전망대가 서 있는 산은 갈두산 사자봉으로, 이곳에서 보는 다도해 조망이 아름답다. 거칠 것 없는 시원스런 풍광이 일품으로 그림 같은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는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