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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5회(2011년 12월) 대덕산악회 산행 안내
벽에 걸려있는 달력이 ‘마지막 잎새’처럼 달랑 1장만 남아 있습니다.
그 동안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셨겠지요.
이 해의 마지막 달 산행을 뜻깊게 치루기 위하여 아래와 같이 12월의 산행계획을 알려드립니다. 아울러 하산주 시에 금년도 송년을 기념하는 간단한 회식도 가질까 하오니 지인들과 함께 많이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아 래 -
♥ 일시 ; 2011년 12월 25일(일요일) *매월 넷째 일요일(설,우천불구)
♥ 행선지 ; 경남 마산 저도 용두산
♥ 회비 ; 정회원 15,000원, 준회원 20,000원
♥ 개인준비물 ; 중식 도시락(조식과 하산주는 본부 제공)
- 출발시간 및 승차위치 -
☞ 07;00 어린이대공원 입구 ☞ 07;10 대구은행 본점 대각선 건너 편
☞ 07;20 동아쇼핑(구 고려예식장 쪽 100m) ☞ 07;30 광장코아(서남시장 방향 농협 앞) ☞ 07;40 성서 향군회관 앞(신호 건너기 전)
- 알아두실 일 -
★ 참가희망자는 12월 21일(수)까지 회장에게 신청(011-9580-5374)
★ 매회 결산과 참석자와 산행후기는 daum카페 ‘2009 대덕산악회’ 참조
★ 기타 의문사항은 송지근 부회장에게 문의 바람(011-829-1833)
[저도 안내]
저도(猪島; 돝섬이 아님)는 마산 남쪽에 있는 현동교차로에서 내려 바다쪽 해안선을 따라서 남쪽으로 약 25 km를 지방도로로 타고 나가서 마산반도의 가장 남쪽 끝자락에서 만날 수 있는 섬이다. 이 도로는 아름다운 솔숲과 바다가 굽이굽이 연이어 있는 해안길로 가곡 ‘가고파’의 고향이 연상되어 낭만과 꿈을 꿀 수 있는 아주 아름다운 길이다.
저도는 좁고 깊은 해협 위에 한국의 ‘콰이강의 다리’로 일컫는 독특한 연육교로 연결되어 있어서 육지와 마찬가지이다. 이 섬 중앙의 용두산을 중심으로 주변에 비치로드가 개설되어 있어서 여러분은 산행과 산책을 겸할 수 있는 즐거운 산행과 추억을 가지고 귀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는 바이다.
2011년 12월
대덕산악회 회장 박 덕 규
산행 참가자 명단
구본훈 김경숙 김분도 김영숙 김영자
김원년 김인환 김천학 김철수 김형화
김혜경 류명숙 류발훈 류진환 맹경자
박덕규 박두례 박중회 박태화 박희원
손숙자 송춘근 송흥선 심재동 양정숙
이명식 이영자 이재호 이종철 장기화
장순자 정남순 지중권 최기환 한용환
홍수영
이상 36명
[산행후기]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달 12월 산행일이다. 겨울의 한 가운데에 와 있기는 하지만 아침 기온이 영하 4.4도라니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할 만큼 대기가 차갑다. 평소에 호출택시를 부르는데 대한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았던 습관으로 꺼려왔던 호출택시를 오늘은 난생 처음 불러서 좀 호강스럽게 나섰다. 내가 조금만 수고하고 성한 두 다리로 걸어가서 타면 될 일을 코 앞까지 불러서 탄다는 것이 뭔가 내 생리에 좀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그렇게 했던 것일 뿐 별 다른 의미는 없다.
일년 중 낮이 가장 짧은 시기인지라 어린이회관 앞에 도착하여도 아직 새벽이 덜 개어서 먼저 와서 멀리 서있는 우리 회원들의 얼굴을 식별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들 모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좀 있으니 버스가 도착한다. 이렇게 춥고 어두운 날에는 버스가 먼저 와서 기다리다가 손님을 태우는 아량이 있었으면 좋으련마는 아직 젊은 기사이고 무슨 연유가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라서 ‘이런 날은 좀 일찍 와서 대기해 주면 아주 고마울 텐데’라고 가볍게 한마디 해 주는 걸로 대신했다.
이번 달 산행은 애초에 신청자가 적어서 걱정을 좀 했었는데 그나마 다행으로 현장에서 3명이 더 참가를 해줘서 모두 36명이 출발했다. 대구의 동서 관통도로인 대동,대서로를 거쳐 성서IC를 나서서 남으로 뻗은 도시 속 고속도로를 한 겨울의 아침 공기를 가르며 뚫고나가니 그런대로 상쾌한 아침여행이 되는 것 같다. 마침 날씨가 쾌청하여 낮에는 좋은 일기가 될 것 같다. 매번 우리 산악회를 통째로 관리하고 주선하던 송 실무부회장이 가까운 인척의 혼사일로 오늘 산행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어 서운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오늘 산행의 전체 진행에 차질이 오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일부러 버스에 올라 다른 부회장들께 모든 절차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내려가는 배려까지 해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8시 쯤 현풍휴게소에 도착하여 아침식사를 한다. 좀 춥기는 하나 밥을 뜨거운 국물에 말아먹으니 그런데로 견딜만 하다.
다시 출발하여 달리는 버스 속에서 예의 정기총회로 인사말과 기타 재정절차를 마치고, 오늘은 역사와 한문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구본훈 회원께 특별히 부탁하여 조선왕조의 한 시대에 대한 특강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내서IC에서 내려 국도 5번선을 타고 한참이나 달리다가 현동교차로에서 다시 내려 이번에는 바다쪽 해안선을 따라서 지방도를 굽이굽이 타고 나가니 아름다운 솔숲과 바다가 연이어서 나타나는 경관이 펼쳐진다. 바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곡 ‘가고파’의 고향이 연상되기도 하는 낭만적이고도 향수에 젖게 만드는 장면들이 간단없이 나타난다. 이 가곡의 작시자인 ‘노산’ 선생의 고향이 바로 이 마산이니 더더욱 정감이 드는 곳인 것 같다.
그렇게 한 30분 쯤 갔을까 마침내 좁은 해협에 두 개의 다리가 엇비슷하게 걸려있는 해안 바로 앞에 설치한 주차장에 도착한다. 저도로 건널 수 있는 연육교들이다. 낡은 다리는 그 동안의 저도의 역사를 말해 주듯이 저도 주민을 위하여 오래 전에 많은 봉사를 마치고 이제 퇴역한 노병처럼 사라지지 않고 낮은 자세로 붉은 패인트 옷을 입고 한 쪽 옆에 묵묵하게 서있다. 이 다리는 아치형의 다리로 마치 콰이강의 다리와 닮았다고 해서 누가 명명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흔히들 ‘한국형 콰이강의 다리’라고 불리우고 있다. 그 옆에는 마치 대비법을 적용시키려는 듯이 웅장하고 거대한 현대식 다리가 낡은 다리의 남쪽에 높게 떡 버티고 서 있어서 많은 차량들을 건네주고 있다. 이 두 다리가 저도의 역사, 아니 대한민국 역사의 변천을 웅변해 주는 것 같아서 보는 길손의 감회를 남다르게 한다. 이 두 다리 사이 저도 쪽 해안 절벽 위에는 ‘다리와 다리 사이’라는 옥호의 횟집이 있어서 잠시 관광객들에게 미소를 짓게 하는 곳도 있다.
10시가 채 되기도 전에 출발하여 연육교의 하나인 ‘콰이강의 다리’를 도보로 건넌 후에 오른 쪽 해안을 따라 내려가서 조금 가다가 왼편 산으로 난 등산길로 붙게 된다. 산대장이 원래 계획했던 해안을 따라 좀 더 가서 있는 골짜기 길에 다다르기 전에 선두 그룹이 섬의 가장 한 복판으로 난 능선길로 접어든 셈이다. 그 바람에 본의 아니게 다른 길을 택하게 되었다. 능선을 따라서 본격적인 등산을 하니 볼과 귀때기는 좀 시렵지만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조망이 아주 장관이다. 몸에 땀이 베일 정도로 한참이나 오르니 드디어 시야가 확 트이는 192봉에 다다른다. 사방, 특히 동, 남의 확 트인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오고 조금 전에 우리가 하차한 주차장과 두 연육교도 저 아래로 쾌청한 일기에 맞추어서 산뜻한 모습을 자랑하며 내려다 보인다.
잠시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한 후에 일부 회원들은 왼쪽 길로 하산하고 대부분의 회원들은 오른 쪽으로 난 길을 따라서 1킬로미터 쯤에 있는 오늘의 목적지 용두산으로 나아간다. 중간에 169봉을 거치면서 비교적 평탄한 길을 따라 가다가 종합안내판이 있는 사거리 갈림길에서 곧장 직진하여 올라간다. 이미 최고봉을 다녀오는 우리 회원들과 조우하면서 마지막 가파른 경사길을 100미터 쯤 더 숨차게 오르니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한다. 최근에 이 용두산(202.7m)도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서 이 엄동설한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구미, 부산 등 타지에서도 수많은 등산객들이 이미 정상에 도착하여 사위의 조망을 즐기고들 있다.
정상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이제 하산길에 접어든다. 사거리까지는 왔던길로 되짚어 내려와서 사거리에서 오른 쪽으로 서쪽 바다를 향하여 쏟아져내리니 이 경사길이 장난이 아니다.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두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굴러떨어질 것 같은 아주 급한 경사가 해안까지 이어진다. 조심조심 하산하여 바닷가에 다다르니 파도가 해안을 간질이는 제3바다구경길 해변에 이른다.
해안길을 따라서 수백미터 쯤 왔을 지점에 제2바다구경길 이정표가 있고 다시 위로 오르는 경사길도 나온다. 햇살도 따뜻하고 바다에서 철썩이는 파도의 해조음도 좋아서 바람이 좀 있기는 하지만 이 곳 바로 물가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끊임없는 파도소리를 들어가며 따뜻한 남향받이에 앉아서 맛있는 점심을 먹으니 평소에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분위기가 온 몸을 휘감는다.
점심을 좀 일찍 먹은 탓에 다시 출발해도 12시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출발하여 얼마가지 않아서 전 회장으로부터 반갑지 않은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회원 중에 한사람, 그것도 바로 내 친구가 발목이 삐어서 급히 이 곳 현지 주민의 승용차로 마산으로 나가려다가 못가고 버스가 주차한 주차장에 와 있단다. 시니어들의 산행인지라 항상 어떤 사고가 걱정되었는데 바로 지금 그런 일이 벌어졌다. 걱정을 안고 허겁지겁 혼자서 먼저 하산길을 서두르니 여기서부터는 주변 경치가 안중에 없다. 그러나 얼핏 얼핏 보이는 산책길이 아주 훌륭하다. 나중에 도착한 회원들도 이구동성으로 아주 좋은 산책길이라고 좋아들 한다.
헐레벌떡 주차장까지 오니 과연 내 친구와 늘 같이 동행하던 두 사람이 앉아서 중식을 하고 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부상이 그리 크지 않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상처부위가 그리 많이 붓지도 않았고 본인도 크게 아파하지 않아서 그만해도 다행이다 싶다.
오후 3시까지 하산 완료하도록 되어 있으나 모두들 서둘러 내려오는 바람에 2시 반에 등산이 완료된다. 부상자도 있는데 잘 된 일인 것 같다. 오늘 산행이 금년도 마지막 산행인지라 송년기념 겸 회식을 계획하였으므로 곧바로 출발하여 신마산 쪽에 예약해 둔 횟집으로 간다. 그런데 기사가 길을 잘 못 잡아서 가는 바람에 내서 쪽으로 완전히 빙 둘러가서 거리와 시간을 엄청 많이 허비하였다.
오후 3시 45분 횟집에 도착하자말자 생선회와 식사를 곁들인 반주로 즐거운 담소와 간단한 송년회를 치루니 시간이 금방 간다. 회식을 4시 반까지 하려던 계획이 연장이 되어 5시까지 뻗쳤다. 5시에 출발하여 마산 시내를 가로질러 빠져나와서 귀가길에 오른다. 약간의 주기 때문인지 오늘따라 여흥시점이 당겨져서 출발하자말자 여흥이 시작되어 고속도로에서도 줄곳 즐기다가 현풍휴게소까지 와서야 어쩔 수 없다는 듯 아쉽게 멈춘다.
다음 달 산행일자는 구정이 끼여있어서 쉬기로 하고 그 대신에 2월 산행에는 시산제를 계획하고 있기에 버스 속에서 각종 제물의 협찬을 받기도 하였다. 우리 산악회의 특징인 십시일반 정신을 발휘하여 각자 한 가지씩 맡기로하여 담당하니 문제없이 금방 해결된다. 뒤 이어서 이번 산행의 마무리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시내로 진입하니 아직 7시도 되지 않았다. 근래에 가장 일찍 귀가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 부상한 친구를 반월당에 하차하여 택시로 보내고 귀가하니 이렇게 하여 오늘의 일정도 끝난다.
귀가 시에도 송 실무부회장이 마중나와 버스에 승차하여 잠시 동안이나마 재정문제를 비롯한 모든 마무리까지 정리하고서 내리니 우리 산악회를 위한 이 분의 열정은 그 무엇에도 비길 수가 없을 것 같다.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박 덕 규 씀
첫댓글 박덕규 회장님 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저에대한 지나친 호평이라 심적 부담이 넘넘 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