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 다녀와서
권 창 진
여느 때와 같이 자동차검사를 마무리 하면서 결과표 설명과 함께 자동차등록증을 건넸다. 이른 쯤은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께서 말을 건넸다. 할아버지께서는 “내가 30여년 넘게 자동차 검사를 다녔지만 이렇게 친절하고 상냥하게 자세히 설명해주는 데는 여기뿐이라네” 라고 극찬하시는 것이었다. 당연히 고맙습니다 다음에도 꼭 찾아주실 거죠? 라면서 인사를 드리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자동차 후미에 쓰여진 “범숙의 집”그리고 “여성의 전화 1366” 이라는 글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할아버지께 여성의 집이 뭐하는 곳이냐고 물었다. 말 그대로 여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답했다. 잠시 할아버지를 모시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커피를 한잔 드린 후 범숙의 집은 1366여성의 전화를 통해 가족이나 타인들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노숙 생활을 하는 여성이나 또 어린 여성들이 성폭행으로 인한 정신적인 질환자를 치료하고 보호하는 곳이라고 간단한 설명을 듣고 제가 주말오후에 20여년 자동차와 함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배출가스 점검 및 일상점검봉사활동을 그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더더욱 고맙다고 흔쾌히 승낙 하셨다.
약속된 주말이 되었다. 어느 자동차검사소나 마찬가지겠지만 주말오전시간에 평일 하루 자동차검사물량을 해야 하니 아침8시 30분부터 밀여 오는 차량에 이리 저리 뛰어 다니다 보니 언제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르게 오후 1시가 되었다.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봉사활동에 참가할 준비에 들어갔다. 먼저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메뉴는 라면, 주어진 식사 시간은 5분, 후루룩~ 한 그릇 비웠다. 미리 준비해둔 자동차 서비스 용품을 챙겨 자동차에 올랐다. 창원자동차검사소에서 30분 남짓 걸리는 약속장소로 향했다. 그곳은 경남 창원시 북면 한적한 시골마을 이었다. 내 역시 시골출신이라선지 시외 길을 한참 달리는 동안 좌우로 펼쳐지는 논밭이며 컨트리한 고향냄새가 어색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산모퉁이를 돌아 좁은 시골길을 따라 들어서니 “범숙의 집” 이라는 간판이 나를 반겨 맞이했다.
남들은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적어도 휴지며, 라면이며, 생활필수품정도는 챙길텐데 나는 고작 펼쳐놓고 보니 셀프서비스코너 인냥 미니에어컴푸레셔와 서비스 공구, 각종오일이며 와셔액, 와이퍼와 각종전구, 장갑 등등.., 말 그대로 자동차이동정비센터 수준이었다. 미리 약속한바 여성의 집 마당에는 승용, 승합, 화물차등 20여대의 자동차들이 나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토요일 오후라 근무하는 직원들도 10여명 남짓, 담당 복지사님이 사무실로 잠시 안내해서 저에게 직원들을 소개해 주셨다. 할아버지를 제외한 모든 직원분들이 여성분들이였기에 헐~하는 그렇게 반갑지 않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담당 복지사님 말씀이 여기 근무하는 대부분의 복지사분들이 미혼이라 하셨다. 이유인즉 이곳은 “1366여성의 전화” 상담을 통해 모인, 가정이나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여성들이 생활하거나 성폭력을 당한어린 여성들이 재활치료하는 곳이기에 그에 대한 가해자들이 대부분 남자들이라서 남자들보기를 좀? 그렇다고 말을 얼버무렸다. 그리고 여성의 집에 이렇게 남자가 방문하기는 흔하지 않는 일이라고 얘기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얘기를 듣는 순간 머릿속에 여러 가지 지난날의 자신을 반성이라도 하듯 숙연해지면서 서로의 눈길을 마주치려하지 않았다. 복지사님께서 잠시 음료수 한 잔 준비한다기에 제가 마실 것은 미리 준비해 왔다고 정중히 사양하고 얼른 마당으로 나왔다.
저 역시 주말오전 근무한 후라 많이 피곤하지만 누군가 시킨 것처럼 적극적인 자세로 준비 된 자동차에 배출가스 상태를 체크하고 타이어공기압을 보충하고 또 오일을 보충하고, 와이퍼를 교체하고, 와셔액을 보충하고, 각종전구를 점검하고.., 잠시도 몸을 아끼지 않고 내가 생각해도 정말 열심히였다. 마당에 주차된 모든 자동차의 서비스를 마치고 차량상태 설명까지 하고보니 오후5시가 훨씬지났다. 지켜보던 복지사님들이 처음과는 달리 아주 따뜻한 눈빛으로 미소 지으며 서로가 자기 사무실로 와서 커피한잔하자고 소매를 잡아당겼다. 시골이라 도로상태도 나쁘고 여성들이라 자동차에 대한 상식도 부족하기에 대다수의 자동차상태가 한마디로 엉망이었다. 제가 행동으로 보여준 서비스에 모두들 감동 먹었다며 이구동성으로 고맙다고 인사했다.
서비스를 마치고 복지사님의 안내로 다시 들어간 곳은 상담팀 사무실, 교육팀이며 관리팀사무실도 들여다보니 여성들이라 아기자기하게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복지사님들과 잠시 원탁에 둘러 앉아 자동차의 일반상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고 물어 보았다. 전무였다, 이때다 하며 짧은 지식이지만 열변으로 자동차 점검의 필요성과 안전운전요령 그리고 에코드라이브 연중캠페인을 통한 친환경 운전 홍보 등 이것 저것 자세하게 안내해드리고 각종 홍보물도 전달했다. 마침 “여성운전자에 대한 특별한 자동차검사 서비스” 와 장애자나 생활보호대상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자동차 검사 수수료를 할인 해준다는 홍보물을 안내하자 복지사님 스스로 자기사무실 게시판에 붙이겠다며 기뻐하는 모습에 저 또한 감동 먹었다. 꼭 이번 기회가 인연이 되어 다시 찾아 달라고 복지사님들이 부탁했다. 시간관계상 못다한 서비스 항목에 대해선 다음에 꼭 시간을 내어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돌아서는데 할아버지께서 정말 고맙다면서 저녁이나 함께하자고 손목을 잡았다. 아닙니다, 주말저녁은 가족과 함께해야 한다며 가벼운 미소로 인사를 건네며 발걸음을 부산으로 향했다.
그래 바로 이것이야!
작은 나눔의 실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지름길이라고..
오늘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내게는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내가먼저 베풀어야겠다는 새로운 다짐으로 마음만은 행복 가득한 하루였다고 자신있게 외칩니다.
언제나 지역 사랑과 봉사에 앞장서는
푸른 환경 운동본부 파이팅!
첫댓글 오~~스피치에서 이제 작문까지!!! 대단하십니다!!
권창진 부회장님은 부경대 입학하길을 정말 잘했습니다.
너무나 많은 컨텐츠와 배려가 물씬 묻어 나는군요...
권창진 부회장님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봉사란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진정으로 누군가를 위해 돕고자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봉사라 할수 있겠죠.!!
지니님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애너지를,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나눔은
진정한 봉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
정말 대단하십니다..이런 글을 보면서 제가 하루하루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야하는지 새삼 일깨워주시네요.
^^
항상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모든 원우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더욱 열공하는 모습으로 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