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송광사에서 주지스님을 만나다.
대학시절 지도교수님께서 벌교나 순천에 가면 송광사에 한번 가보라고 했던 기억을 떠올려 송광사 버스에 올랐다.(순천에서 1시간30분 소요)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었던 절을 이제야 가게 되었다. 조즈넉한 숲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니 사자루가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대웅보전을 둘러보고 있는데 발걸음이 빠른 스님께 이곳에서 묵고 가겠다고 요청하였다. 우리는 방사를 안내받고 주지스님께 인사하러갔다.
주지스님 방에서...우리부자에게 뭐하러 왔냐, 뭐하다가 왔냐 등 짧은 물음에 있는 글대로 말씀을 드렸다.
보기드문 여행이라면서 "사람은 태어나서 모두 죽는다. 인생에서의 삶이 무엇인가? 그리고 왜 이길을 걷고 있는지,
길위를 걷고 있는 나는 누구인지를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스님은 가진것도 없어 잃은 것도 없다. (스님이야 말로 소유의 삶이 아닌 존재의 삶이니라)
대기업의 총수나 시골의 할머니는 살아가는 방식은 다르나 오히려 할머니의 삶이 더 순수하고 고귀하다고 하신다.
(스님도 15년 동안 내가 누구인지를 찾고 있다 하신다.)
그리고, 두 아들 중 한 아이는 수행의 삶을 살게 하는 것이 어떤가의 물음에 나는 긴장했다.
한순간 마음속이 복잡해 지면서 말문을 트지 못했다. (현종이가 옆에 있어서 그랬던가?)
잠시 후 "본인들이 원한다면 막지는 않겠습니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10분정도의 이야기 끝에...
스님께서는 아들에게 세상을 보여주라며 시골 5일장을 꼭 구경할 시켜 줄 것을 강조하신다.
시골장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잘 돌아보고 헤아릴 수 있다면 한 차원 높은 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스님방을 나오며 "모든 근심 내려놓고 쉬어가라"는 말씀에 맘은 편했졌지만 나에게 던진 물음때문인가 송광사를 둘러보는 걸음걸이가 무거웠다.
기다렸든 저녁공양시간.
공양은 4찬으로 김치류 한가지와 나물류 2가지에 찌개가 가미된다.
송광사의 공양하는 마음가짐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건강을 유지하는 약으로 알아. 진리를 이루고자 이 음식을 받읍니다.
나무마하 반야 바리밀
저녁예불시간이 가까워 졌다. 처음으로 예불을 드리는 우리부자...
고요한 송광사가 힘찬 북소리(난타의 원조가 아닐까?)에 모든 스님들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행자스님들은 이곳 저곳으로 돌아다니며 부처님을 모신 전각에 예를 올리고 대웅보전으로 향했다.
20분정도의 북소리에 이어서 큰 타종이 우렁차게 들린다. 마치 대웅보전에서 타종하듯 선명하게 울린다.
예불을 처음드리다.
60여명의 스님들과 함께 대웅보전에서 절을 올렸다. 대웅보전 안의 분위기는 엄숙하고 웅장했다.
처음 예불문을 시작으로 반야심경 그리고 천수경을 계속 읊조린다.
1시간 정도의 예불을 드리는데 온몸이 져러왔다. 불문을 따라하면서 하나됨을 느끼고 싶었는데 그리 쉽지는 않다.
방사로 돌아온 후 우리는 서로의 느낌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9시경 잠에 들었다.
내일 새벽예불이 3시에 시작된다고 하기에...
새벽예불에 빠질 수 없는 것이 108배였다.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 10분만에 끝난다.
하룻밤 묵었는데, 몸과 마음이 편했다.
공양, 샤워실, 빨래, 잠자리(따끈함), 3시에는 목탁으로 깨워주시기도 한다.
현종이는 더 머물러고 싶어했는데..일정상 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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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순천과 벌교방면 버스 시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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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송광사의 메인 배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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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하룻밤을 묵은 반야 방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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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 방사내의 옷걸이 입니다. 괜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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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3월의 선시를 보고...밖에서 찾지마소...그냥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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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남부시장에서...1인분 3천원 백반...5천원으로 2인분 해결...
첫댓글 신세균화이팅~~동생밥맛있게먹고몸건강하고여행잘하다와~~~우리나라3대사찰이야 전남송광사 합천해인사구례화엄사등 사찰이좋을거야ㅡ 크고웅장하고~~서울누나가~~현종밥맛있게먹어
와! 요즘도 3천원짜리 백반이 있나보네..역시 남도땅은 다르네...음식문화가 남다르다는 얘기만 들었지.직접 먹어보질 못해서 아쉽지만 보는것만으로도 침이 꼴깍 넘어가겠네...송광사 내 나이 22살에 출가 4박5일한적이 있었지..그땐 법정 스님이 송광사 윗채에 머물렀었는데.. 밤 9시에 자고 새벽 3시에 일어나고 바라공양하고...아침저녁으로 108배하고, 마지막날에는 1080배하고...기억이 새록새록 나네...
송광사글을읽어보니나도모르게눈물이~~주루룩나오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