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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 아직은 배 안고픈데. 근데 내일 페낭으로 출발이 언제야?
- 버스로 5시간반 걸리니까 오전에만 출발하면 해지기 전엔 페낭 숙소에 들어가게되겠지.
- 그럼 새벽에 일어나게되면 출발때까진?
- 아침에 그 이쁜 2층버스 타고 (hop on hop off) 시티투어라도 할까 생각중인데.
- 그거 시간 제법 걸린다며....... 가다가 맘에 들면 내려서 들러보고 다시 다음에 오는 버스타고 한다는것 아니야?
- 그렇기는 해. 그렇다고 낮에 걸어서 다녔던 길을 지금부터 다시 야경이라고 버스를 타고 돌아 봐?
- 우리가 여기서 이것만은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한것 더 무엇 무엇이 있어?
- 일단은 야경이지 뭐. 그리고 야경은 당연히 아까 본 페트로나스트윈타워 야경이 으뜸이고...... 박물관 같은데는 문 닫았고..... 스카이바에서 보는 야경도 끝내준다는데......
- 거기는 칵테일바 라면서? 여기까지 와서 술집 가고 싶냐? 다른 멋진 야경 없어?
- 있지. 메르데카광장 야경이 멋지지.
- 우리 일정상 내일 아침에 씨티투어라는게 어쩜 무리가 되지 않겠어? 여기 버스건 비행기건 딜레이가 일상인데, 일단 페낭으로 이동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겠어? 거기도 볼거 많다며? 그러니까 내일아침은 좀 느긋하게 일어나서 조식먹고 좀 쉬었다가 체크아웃을 해서 일단은 페낭으로 들어가고 보는거야. 그러니까 쿠알라에서 해볼거는 오늘이 가기전에 다 해보아야만 하는거야. 그럼 당장 나가자. 그 메르데카광장은 여기서 어떻게 가? 설마 밤길을 또 걷자고는 안하겠지?
- 아냐 아냐. 조기 저 우측에 보이는 행 투어 역에서 LRT(전철)타고 네 정거장이면 마지드 자멕인데, 거기서 내리면 바로 옆이 광장이야. 금방 가.
- 쿠알라에서 끝내 씨티투어 버스랑 모노레일은 못타봤는데 마지막에 전철은 타 보는구나. 우리 그럼 지금 출발하자.
- 그럼 저녁은?
- 광장하고 차이나타운하고 옆구리가 붙어있다며? 아까 낮의 옷가계들 사이로 야시장이 선다며? 광장 둘러보고 거기서 먹으면 되지?
- 알써. 아까 산 쪼리나 꺼내서 신고 갈래. 많이 걸을거 아니니깐........
- 그나저나 값자기 떠오르는게 있는데 한가지만 확인하고 가자.
- 뭔데?
- 뭐 영어로 소통하는것은 그런대로 그렇다고 치자. 근데 당신 어떻게 여기 쿠알라에 대해서 그렇게 낱낱이 잘 알고 있어? 점포들 위치며 심지어 골목골목에 교통수단에 역이름들까지? 나 몰래 여기 왔다가 갔냐?
- 이 사람이 지금 뭐라는겨? 내 여권 낱낱이 다 들여다 봤잖어. 내가 너 모르게 어디 다닌 흔적이라도 남아있던? 여권 도장은 나보다 너가 더 많아. 알어?
- 아니면........... 말레이시아 기집이라도 숨겨놓고 사귀냐?
- 이거 미치겠네? 내 나이가 몇인데 시방 기집타령이여? 난 너 하나로도 벅찬 사람이여. 가만히 있는 사람 죄인취급하지 말어?
- 아니면........ 이렇게 모든게 술술 잘 넘어갈 수가 없는건데...........
- 그동안 죽어라 공부했잖어? 나 머리 비상하잖어. 기억력 좋고.......... 사방발품 많이 팔았어. 너 고생 안시키려고........
- 징말이지? 어떤 기집한테 코치받은게 절대 아니지? 아들 이름 걸고 맹세할 수 있어?
- 충.성. 나. 짱.구. 아.빠.야. 죽.어.라.공.부.해.서. 여.행.준.비.했.음.
- 됐어. 믿어 주겠쓰......... 기특혀........
한 오백미터 걸어서 항 투어역으로 가서 전철용 티켓을 샀는데......... 아뿔싸 백원짜리 동전만한 파란 플라스틱이다.
아이들 소꿉장난할때 쓰는 가짜돈과 똑 같다. 그걸 코인구멍에 쏙 넣으면 출입구 문이 열린다. ㅎ ㅎㅎ (빈티가 흐른다)
그리고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서 마지드 자맥 역에 전철이 섰고 우리는 잽싸게 뛰어내렸다.
이미 어둠은 짙게 내려 깔리고 사방으로 도심의 화려한 조명이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전철역의 계단을 내려서고 있었는데 계단 너머로 시야가득 들어오는 너무도 멋진 풍경....... 모스크 사원이 있었다.
쿠알라룸프란 정글 숲속으로 난 두 개의 강줄기가 만나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란다.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합수머리쯤으로 해석이 될까?
도심 한가운데 그 두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가운데 지점에 너무도 멋진 이슬람사원이 들어서 있었다. 너무도 멋졌다.
저녁 기도시간이었는지 멀리까지도 코란을 암송하는 소리가 울려퍼져나왔다.
우리는 물줄기가 흐르는 도심의 갓길을 따라 돌아서 사원의 반대쪽까지 단숨에 달려갔다.
정말 멋진 야경이 그곳에 펼쳐져 있었다.
- 새로 산 쪼리를 신고 전철에......
*** 야간사진을 촬영할때는 주로 고정 삼각대를 사용한다. 충분히 빛을 받아야만 선명하고 화려한 사진을 얻을 수 있기에 셔터속도를 느리게 조정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냥 보통의 촬영습관으로는 호흡과 손의 떨림으로인해 선명한 사진을 얻기가 힘이들어진다.
그런데 이번 여행준비물에 삼각대가 빠져있었다. 하여 부득이 메르데카광장의 사진촬영은 그대로 손위에 얹고서 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로 선명도가 좀 떨어진다.
메르데카광장의 야경은 훌륭했다.
황홀했다.
우리는 이곳저곳을 마구 돌아다니면서 셔터를 눌러댔다. 야경사진이라 잘나올 사진이 거의 없을거라 생각하면서 건질수 있는 확률을 높이려고 많이 찍어댔다.
그리고 문제의 바로 윗 사진의 우측 가운데 있는 빨간 하트모양의 조형물.
쿠알라룸프의 배낭여행객이라면 필히 인증샷을 남겨야 하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만큼이나 쿠알라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이름하야 (알 랍 쿠알라)라고나 할까?
이 사진은 우리 둘이 같이 찍고 싶은데 삼각대를 가지고 가지를 않아서 타인에게 의뢰를 했는데..... 다름아닌 열 일곱살쯤 보이는 해맑은 말레이시아인 다섯명의 아가씨들이었다. 우리에 앞서서 그 조형물 앞에서 서로 돌아가며 사진을 찍느라 정신들이 없었다.
조금은 미안했는지 우리를 연실 돌아보면서 자리를 비켜주는데......... 분명....... (한국인이세요?)라는 우리말이 들려오는 것이었다.
- 사우스 코리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한국말로 물어왔는데 싸우스 코리아라니....... 왜 꼭 싸우스가 들어가야 했는지 나 자신도 몰랐다.
- 와!!!!!! 코리아!!!!!!!!
발을 동동 구르면서 마구마구 박수를 치는 아가씨들........... 대략난감! 이를 어쩐다?
코리아 아이돌 넘버 원 이란다. 그리고 약간 어눌하기는 해도 모든 아가씨가 한국말을 어느정도는 다들 한다. 정말 크게 놀랐다.
한 아가씨가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아이돌 가수 누군가의 가족사진에서 나를 본것 같다고 한다.......... 오 마이 갓..........
나는 절대 아니라고 해명하느라 손짓 발짓까지 동원해야만 했다.
한 아가씨가 선뜻 다가와 사진을 찍어줄테니 우리 둘이 폼잡고 서라고 한다. 그래서 폼을 잡아 봤다.
가까이 가까이...... 김치......... 한번 더.......... 우리말로 지시까지 하면서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준다.
헤어져서 저만치 길을 건너가면서도 (코리아..... 사랑해요)를 거듭거듭 연발한다.
새삼 한국인이라는게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느껴진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보았는데, 나에게 (저패니스?)라고 물어오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다.
어떻게 용케도 알아보고 죄 다들 (한국인이냐)고 물어온다. 대한민국의 국력이 무지무지하게 크게 성장했음을 뼈져리게 느껴본다.
아님....... 내가 바로 멋진 한국인의 보편타당적 지극한 미남의 표본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수많은 웃기는 사연들이 있었지만, 방금전의 다섯 아가씨들도 당혹 스러웠지만 그보다 더 한일도 있었다.
윗쪽 편집사진 왼쪽위는 콤타 버스터미널에서 있었던 일인데 챠밍여사가 뒤에서 보자니 얼마나 배꼽잡게 재미있었던지 자신의 핸디폰으로 찍어서 나에게 보내줬다. 키가 작은 깜찍해 보이는 아주 예쁜 말레이 현지인 아가씨였다. 말레이시아에 처음온 나에게 본토사람이 길을 물어온 것이다. 주변에 사람이 제법 있었음에도 무슨영문인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왔다.
대충 길을 찾는다는 것은 알아듣겠는데, 초행인 내가 페낭의 구석구석 지명을 어찌 안단 말인가? 그래서 나는 처음온 여행객이라 이곳 지리에 대해 잘 모르고 주변에 사람들이 많으니 좀 젊은사람에게 가서 물어보라고 하고 돌아섰다.
- 아가씨가 수작을 걸어오는것 같던데 한 번 넘어가보지?
- 아이고 이 아줌마야 정신차려. 길을 찾는데 길을......... 마귀할멈 쌍심지로 마눌님이 옆에서 지켜보는데 누가 수작을 걸어? 수작을?
- 이닌것 같은데? 또 온다. 또 와.
돌아보니 그 아가씨가 나에게로 똑바로 걸어오고 있는것이 보였다. 챠밍여사는 재미있는지 휑하니 저만치 도망을 간다.
- 분명 203번 버스를 탄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저기 저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분명 아저씨가 203번 버스안내표지판을 가리켰다는데요?
미티미티. 아니 우리가 페낭힐을 가려 했기에 터미널에 들어오면서 안내표지판의 203번을 손가락으로 콕콕 찍으면서 3번게이트의 203번을 타면 페낭힐에 간다고 챠밍에게 설명했던것이 이런 사태로 번지게 되면....... 도대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아가씨 말씀인즉은 203번을 타면 페낭힐에 간다는데 자기가 가려는 동네가 그 중간에 있다는데 그것이 확실한지를 아는지와 얼마나 걸리는지를 거듭 나에게 묻고 있는데...... 나도 초행인 처지로 경유하는 동네를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고라고라고라......... 요.
여기가 뭐 노루목 지나 살미나오고, 살미 지나 수안보 나오고, 더 가면 송계 나오는 우리 동네인가유?
왜 하필이면 내가 이 아가씨 시야에 띄었는지를 나도 도무지 모르겠다......... 저만치에서 마눌님은 지금 이 상황이 무척이나 재미있나 보다. 이 아가씨 시방 내 인내심을 체크하나? 못하는 영어회화를 테스트하나?
암튼 한참 지나 203번 버스가 왔다.
우리가 타고 나서 아가씨가 운전기사와 한참을 이야기 하더니 버스에 올랐는데...... 얼씨구....... 또 내 바로 뒤에 섰다.
- 아직 포기 못하나 봐. 얼른 명함 하나 꺼내 줘라. 한국에 오게되면 연락하라고...........
오늘따라 챠밍여사는 뭐가 그리도 재미있을까? 남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다 흐르는구만.
한 20분 지나서 극락사라는 커다란 절의 한 정거장 전에서 그 아가씨가 내렸다.
끝내 내리면서도 나를 보더니 (땡큐)란다.
뭔 땡큐? 이거 정말로 미치고 환장하겠네.......... 오...... 마.이..... 갓!
마지막날 (홉 언 홉 오프) 페낭 시티투어를 시작하는데 버스 2층의 오픈칸에서 이 아가씨들을 만났다. 사진 윗쪽의 오른쪽 깜찍한 세 아가씨들이다. 뒤에 앉은 우리들을 연실 돌아다 보며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까르르 깔깔 웃어대면서도 계속 우리를 쳐다본다. 한참을 지나 한 아가씨가 빼꼼하게 우리쪽으로 고개를 쳐들고는 (한국에서 오셨지요?) 라고 또렷하게 한국말로 물어온다.
그래서 이번엔 차분하게 (네. 우린 한국에서 와서 여행중이예요.) 라고 한국말로 또렷하게 대답을 했다.
그랬더니 세 아가씨가 동시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그럴줄 알았다는듯 환한 표정으로 (한국. 사랑해요)를 외치며 팔을 들어 하트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같이 투어를 즐기던 외국관광객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 달리는 이층버스에서는 자리에서 일어서거나 자리를 이동하는 것이 절대금기이기 때문이다.
다들 (이게 갑자기 뭔 난리부르스래?) 하는 표정들인데......... 난 어찌나 당혹스럽고 챵피하기까지 한지...........
- 이젠 새파란 애들까지 꼬득이냐? 원조여 원조............
챠밍은 이번 사태까지도 그렇게 죽도록 재미있나보다. 난 절대 아닌데............
이 난리법석........
1시간반의 씨티투어 내내 반복되었다.
그리고 끝내 우리보다 먼저 내리게된 아가씨들이 돌아서면서 까지 (한국 사랑해요)였다.
혹간 한국말을 아주 쬐끔만 어설프게 알아듣는 사람이 들었다면 내가 무슨 기생오래빈줄 알았겠다.
- 에이 씨. 이넘의 인기는 한국에다 두고 온줄 알았는데 기어코 따라와 바다건너서 까지 식을줄을 모른다니까?
- 개뿔. 객기 부리지 말어. 노망이여.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노.망.
그러고도 이런 일은 여러번이나 더 있었다.
왜 이런 일이 자꾸만 나를 따라다니지?
내가 곤경에 빠지면 꼭 요런표정으로 웃는다.
확 왕짜증으로 다시 개명시켜버릴까부다. 여시여 여시. 불여시..........
메르데카광장 주변을 한동안 돌아다니다 보니 제법 밤도 깊었고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그래서 몇 골목을 돌고돌아서 다시 차이나타운으로 들어갔다.
낮에 돌아다녔던 골목들을 다시 돌아본다. 일부 문을 닫은 점포자리와 골목들마다 노점식당이 들어서 야시장을 시작하고 있는데........
들어서 기대했던 것하고는 완전 딴판이었다.
챠밍여사가 여기서는 별로 먹고싶은 생각이 없단다. 청결이나 위생상태가 정말 엉망으로 느껴졌다.
어디 번화가의 이름난 레스토랑이라고 갈까 하고 물으니, 어제 갔던 잘란알로 야시장으로 가잔다.
차이나타운에서 부킷반탕까지 낮에 걸었던 길이니 별반 상관없겠으나 지금은 심야가 아닌가. 전철과 모노레일을 한번씩 갈아타야만 갈 수 있는 노선이다. 하여 택시를 불러 흥정을 한 후 이동을 했다.
다시찾은 잘란알로는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지난밤 우리가 찾았을때는 거의 파장하던 분위기였는데....... 주로 외국에서 온 듯한 피부하얀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젊고 하얀 아가씨들은 무척이나 예뻤다. 영화배우나 모델급 이상이다.
- 재는 하얀 머리카락을 보니 아마도 게르만일거야. 독일이나 스위스에서 왔고......
- 재는 유 에스 에이다, 아님 카나다고..........
- 저 파란 눈좀 봐..... 정말 예쁘다. 재는 아마도 노르웨이나 핀란드 일거야.
- 호주나 뉴질랜드 아닐까?
- 재는 알겠다. 확실해. 짱께....... 차이니스가 틀림없어. 맞지?
- 고 뒤에 애는 ...... 안경 낀 폼하고 영락없는 쪽발이야. 틀림없어 쪽빠리.........
- 저기 봐. 저 지나가는 애들 봐. 저거 코리아 맞지?
- 아냐. 남자애는 비슷하지만 여자애를 봐....... 우리랑 어딘가 모르게 좀 다르지. 차이나야..........ㅎㅎ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과 맥주를 마시면서 우리는 어느새 인종 감별사로 둔갑해 있었다. ㅋㅋㅋㅋㅋ
잘란알로에서 걸어서 호텔로 돌아오면서 과일이랑 주점부리랑 맥주를 사서 방으로 돌아온다.
내일이면 떠나야 하는 쿠알라의 밤을 아쉬워하며 밤늦도록 이바구를 즐긴다.
내일부터의 스케줄 이야기가 절반, 나머진 항상 반복되는 아들과 딸(며느리)의 소소한 신상 까부수기..........ㅎㅎㅎ
그러다가 끝내 못 참겠으면........ ㅎㅎ
늦은 시간에 아들에게 슬쩍 문자를 날리는 챠밍.
- 아들. 우린 아주 잘 보내고 있어. 걱정하지마.
- 걱정 하나도 안하고 있음. 아빠가 엄마 꼭 챙겨서 온다고 약속했음. 즐겁고 신나게 잘 놀다가 오셩셩셩셩. ㅋㅋㅋㅋ
우리 가족은 늘 이런식이다.
오늘도 메트로에서 제공해주는 조식은 너무도 훌륭했다.
정말로 정성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음식들이었고, 행복한 아침시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올라가서 하나 둘 짐정리를 시작했다.
방도 어느정도는 치워주고 테이블에 (당신들의 친절에 감사한다)는 메모와 함께 5링깃 지페랑 주머니의 동전들을 털어서 올려놓고 나왔다.
체크아웃하고 나와서 다시 돌아다보게 되는 메트로호텔.
- 땡큐. 메트로. 살다가 쿠알라에 다시 오게된다면 꼭 너를 찾을께.
찰칵.
가자...... 이제는 페낭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가자. 가자. 고고고고고고고고고.
몰랐다.
요때 까지는 정말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페낭에서 첫날밤을 맞이하는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리 앞에 놓여진 험난하고도 또 험난했던 질곡의 시간과 악몽 같은 날벼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줄은........... 아니지. 그 지옥같은 고난의 행군은 아마도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까지 이어졌다고 해야만 하겠다.
챠밍을 만나 이제껏 살아온 31년에 연애하면서 여행한것 까지 치면 32년 동안 숱하게 많은 여행을 해 보았지만, 이날처럼 위기의식까지 느껴본 적은 없었다.
쿠알라에서 페낭으로 가는 길은.........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이 연속되어 펼쳐졌다.
그 어떤분께서 골고다의 언덕을 오르는 발걸음이 아마도 이날의 내 심정이었을것 같다.
멀고도 험난한 페낭으로 가는 길..........
에피소드4 에서 이어드리겠습니다. 피안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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