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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드라마트루기란 조직에서 행위자가 자기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일련의 연출행위이다. 공무원 조직에서 상사의 드라마트루기는 인상관리, 계층제 옹호, 대응양식으로 이루어지며, 그 활용 실태는 아래와 같다. 첫째, 공무원 사회의 상사 인상관리 유형으로는 전문적 업무능력(3.73점), 호의적 인간미(3.54점), 그리고 공정하고 진실함(3.44점)의 순이다. 계층제 옹호는 예의나 행동규범 중시(3.81점), 자기역할의 중요성 과시(3.68점), 위계와 복종 강조(3.68점), 규칙과 행동통제(3.46점), 근엄성 유지(3.38점), 엄숙한 공간배치(3.27점)의 순이다. 그리고 상사의 대응양식은 자기행위의 정당성 역설(3.67점), 우회적인 비판과 공격(3.54점), 결제 트집이나 부결(3.54점), 불이익의 암시(3.40점), 정보나 지원 등한시(3.34점), 집단소외나 낙인(3.34점)의 순으로 나타났다. 둘째, 상사의 인상관리 정도, 인상차이, 계층제 옹호, 대응양식의 독립변수로 드라마트루기 명백성에 대한 회귀분석을 한 결과 통계적으로 모두 유의하며(p< .05) 대응양식(Beta=.382), 인상관리 정도(Beta=.184), 계층제 옹호(Beta=.108), 인상차이(Beta=.034)의 순서였다. 셋째,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에 대해 부하들은 맥락을 확인하거나(동의율 50.0%), 적절한 타협을 하거나(동의율 43.1%), 수용하는 방식(동의율 36.8%) 등으로 행동한다. 불이익이 있더라도 거부 또는 무시한다는 응답(동의율 6.6%)도 있었지만 매우 낮은 수준이다. 넷째, 드라마트루기에 대한 면접조사 결과 드라마트루기는 예산영역에서 정교하게 공모되며,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에는 통상 공모자가 있으며, 외부의 제 3자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한 드라마트루기의 활용으로 일하기 힘든 상사에게 더 시간을 투자하고, 주의를 기울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본 연구의 의의는 드라마트루기의 이론과 내용을 새롭게 구성하고, 한국 공무원 사회에서 이를 검증하였다는데 있다. 본 연구를 통해 획득한 한국 관료제의 폭넓은 이해는 새로운 조직정책이나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는 데서 연구의 함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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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Words: 드라마트루기, 인상관리, 계층제, 대응양식, 상호작용, 체면, 정서체험, 조직 연출.
Ⅰ. 서론
본 연구는 한 광역자치단체의 공무원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진술을 들으면서 시작되었다. 가칭 「우리 고장의 명문 성씨(姓氏)」라는 지역문화사적인 책의 발간을 앞두고, 최고결정권자가 전문성의 의심, 예산의 부족, 자료의 불충분 등 다양한 이유로 결재를 거부하여 담당 공무원은 몇 개월을 고통 속에서 보냈다는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 Goffman(1986)의 드라마트루기에서 인용되는 이른바 관측병(spotter)이 슬쩍 귀띔을 해주더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그분 본관(本貫)이 우리 고장인데, 그 가문이 책에서 빠진 것 같은데요.”
그제야 상사의 맥락과 의도를 눈치 챈 담당 공무원이 지역 명문가로 본관 하나를 추가하자 상사는 흡족하게 결재를 하였고, 나머지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조직의 상사는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의도와 태도, 그리고 상징을 구사하며, 그러한 연출은 명시적이지 않을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맥락적인 과업(contextual work)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조직구성원은 직무수행에 상당한 애로를 겪게 된다.
한국의 공무원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형식적인 관료제 틀 속에서 공무원들은 타인의 기대를 반영하는 가운데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상사가 지시한 과업도 표면적인 적합성과 맥락적인 적합성이 다를 경우가 있다. Goffman과 같은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개인들의 상호작용이나 미시적인 행태가 어떻게 보다 큰 사회적 구조와 연결되는지에 관심을 보였다(Goffman, 1986; Denzin, 1991).
‘모든 인간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배우이며 세상은 모두 무대라는 인식’을 공유할 때 조직이나 개인의 드라마트루기는 사회적 요구에 대한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개방적 자연적 조직관은 조직의 공식적인 목표달성보다는 생존을 중시하고 조직 속에 흐르고 있는 비합리적인 동기의 탐색을 강조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직은 표면적으로 조작화(enacted)된 인위적 환경과 적합성을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으며 문제의 소지가 없게 처리하려는 연출적인 행위를 한다는 점이다(이창원 외, 2006; Pfeffer, 1982).
이 같은 관점에서 본 연구는 행정학의 영역에서 공조직을 중심으로 상사와 부하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둔다. 특히 다른 사회학, 심리학, 정치학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드라마트루기가 행정학의 영역에서는 거의 탐색이 된 바 없으므로 이에 대한 이론 구성과 함께 그 실태를 파악하려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공무원 조직에서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의 활용실태를 파악하는 작업이다. 상사의 드라마트루기는 인상관리와 계층제 옹호, 그리고 상사의 부하에 대한 대응양식으로 구성되는데, 이들 활용실태를 분석한다.
둘째, 부하직원은 상사의 드라마트루기를 어느 정도 경험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하의 정서체험에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일까? 정서체험이 명확한 경우를 명백성(salience)이라 하는데, 드라마트루기 명백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검증하는 것이다.
셋째, 상사의 드라마트루기 활용은 부하의 적극적 수용에 목적이 있다. 공무원 사회에서 과연 드라마트루기를 활용하는 상사에 대한 부하의 반응은 어떠할까? 상사의 명령을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가? 하는 부하의 입장에서 드라마트루기 수용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넷째, 드라마트루기의 활용과 수용에 대한 연출기법, 공연장, 참가자, 정서상태에 대한 공무원들의 경험적 진술을 면접을 통해 확보하는 것이다.
Ⅱ. 이론적 탐색
1. 드라마트루기(dramaturgy)의 의의
드라마트루기는 극작법, 희곡론 등 각본의 상영을 뜻하는 말로 그리스어인 ‘dramaturgia’에서 왔다(한국교육문화사, 1995). 원래 성공적인 연출을 위한 희곡을 쓰는 법을 드라마트루기라고 불러 왔으나, 하나의 사회현상을 분석하는 프레임으로 도입한 것은 Goffman(1959)에 의해서다.
사회학자인 그는 공연(performance)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상호대면관계에서 나타나는 인상관리의 과정을 분석하였다(Goffman, 1986). 사람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인상관리와 자기연출을 꾀하는데, 인상관리의 행위가 발생하는 장소는 무대이며, 이 무대는 현대인에게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상관리는 자신의 전면(front)을 잘 꾸미고 유지하는 것 뿐 아니라 자신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통제함으로써 약점을 잘 은폐하는 것도 포함된다. 유교적인 문화의 지배를 받는 우리사회에서는 상사의 체면 손상은 심각한 인지적, 정서적인 부정반응을 투사하게 만든다. 상사는 스마트함, 냉철함, 공정함 등 자신의 배역에 맞는 행동양식, 즉 각본을 숙지하고 무대에서 자기표현을 실현하지만, 이를 거부하거나 무시하는 부하가 있을 경우 긴장이 발생한다(박오수, 1996).
한편 인상관리는 팀(team)이나 조직단위로 나타날 수 있는데(dramaturgic cooperation), 고급 레스토랑의 고객 접대 매뉴얼처럼 조직구성원들은 전략적인 어휘, 제스처, 표정 등의 협업을 통해 대외적인 신뢰성을 높인다. 이러한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는 가공하고, 불필요한 정보는 감추는 정보의 통제가 조직 차원에서 이루어진다(김병윤, 2007).
드라마트루기가 사회현상을 분석하는데 유용한 방법이 되는 이유는 인간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해가며 자신의 욕구를 충족한다는 점이다. Hatch(1993)는 조직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뚜렷한 심리적 원칙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본적인 믿음은 보다 거시적인 사회적 체계 속에서 기능적으로 재음미되며 조율되어진다고 했다. 연극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배우와 관객의 호응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공연이 끝나고 막이 내려도 바로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 갈채를 보낸다. 그러면 얼마 후에 내려졌던 막은 다시 오르고 앙코르 곡이 이어진다. 이러한 요구를 직접 하거나 묻는 사람은 드물다. 다만 그렇게 해야 한다는 뚜렷한 심리적 근거가 이른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거부하면 긴장이 발생하게 된다. 조직의 공식적인 역할에서도 이러한 드라마트루기의 형태로 이해가 표출되며 조직구성원은 맥락으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것이다.
2. 드라마트루기의 내용
연극은 배우와 무대와 관객을 필요로 한다. 공연의 성공을 위해 배우는 배역에 맞는 인상을 창조하고, 극적 효과를 위한 무대가 마련되며, 다양한 대사와 몸짓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이를 한국 공무원 사회에 대입하면 상사의 인상관리, 계층제라는 무대, 그리고 관객인 부하에 대한 대응양식이 된다.
첫째, 인상관리는 개인의 동기 및 욕구와 관련된 대표적인 개념으로, 그 궁극적인 목적은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심는다기보다,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반응하도록 영향을 주려는 것이다(Jones & Pittman, 1982). 인상관리는 자기에 대한 정보를 조작하고 통제하며, 이러한 조작과 통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기 효용성의 극대화에 있다(Schneider, 1981). 조직차원의 인상관리에 대한 접근방법은 1980년대부터 시작하여 최근 동기요인과 인적자원관리 그리고 리더와 구성원간의 교환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되고 있다(최샛별․엄인영, 2006).
둘째, 계층제 옹호는 주로 정부의 관리자들이 사용하는 드라마트루기 방법이다(V. Thompson, 1977; 정우일 외, 2011; 63). 관료제가 일종의 통제제도로서 ‘역할이 사람을, 계층제가 자아(superego)를, 명령이 대화를, 관리가 리더십’을 각각 대신하기 때문이다(Hummel, 1987). 계층제의 상급자인 상사는 더 많은 정보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이 있지만, 요즘 정보통신의 발달은 계층적 권위와 전문성의 권위 사이에 갭을 만들었다.
상사는 전문성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계층제를 옹호하는 각종 조치(tactic)를 취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계층적 권위와 상사의 체면유지는 밀접한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비전문성을 인정하기 보다는 대게 규정이나 절차의 강조, 지위의 권위에 대한 집착, 비기술적인 관리적 측면의 중요성에 대한 과장 등의 책략을 사용한다(Thompson, 1977; Wilson, 1970).
셋째, 부하에 대한 대응양식이다. 관객의 반응이 냉담할 때 공연은 실패로 돌아간다. 상사의 이면적 욕구가 거부될 경우 체면손상을 가져오고, 이에 상사는 반격, 냉소, 공격 등의 체면복구에 나선다. 대응양식은 상사가 자신의 권력을 행사하고 시위하는 과정으로, 상사의 부하에 대한 인사평가는 중요한 자원 가운데 하나이다.
조직 차원에서는 자신의 지지자나 반대자 그리고 제 3자에게 권한을 일부를 내주는 대신 충성을 요구하거나, 반대집단을 낙인(stigma)을 찍거나 응징하는 책략 등이 포함된다(Benford & Hunt, 1992).
3. 조직학에서의 드라마트루기 연구
근본적으로 조직이란 복잡성과 모순으로 가득 찬 상태이기 때문에 현실을 탄력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유연하게 바라보는 도구가 필요하다(Morgan, 1986: 윤견수, 2006 재인용). 이러한 연구방식은 심리학, 사회학, 정치학 등의 다른 분야에서 이용되었으나 최근 행정학의 영역에서도 조직의 정치적 표현양상, 커뮤니케이션, 상호작용 등에서 탐색의 대상이 되고 있다. 드라마트루기와 관련된 조직학의 연구는 조직외부 차원과 조직내부 차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조직외부 차원의 드라마트루기는 조직의 중요성을 외부 이해관계자 집단에게 알려 조직생존에 유리하도록 방향을 이끄는 것을 말한다. 비록 조직이 공식목표와 공언목표(stated goal)를 도외시하고 비공식 목표나 내부목표에 따라 움직일 때에도 조직은 환경과 적합성을 유지하려하며, 존립의 정당성을 인정받으려 한다(DiMaggio & Powel, 1983). 드라마트루기는 조직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해당 조직에서는 나름 최선의 합리성을 가진) 연출행위라는 점에서 조직을 비합리적 무질서한 상태를 그대로 설명하는 개방적 자연적 조직관과는 차이가 있다.
먼저 조직 드라마트루기는 ① 어떤 방식으로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주고, 무엇을 호소를 할 것인지를 미리 각본화하고 ② 그들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영향을 주기 위해 능력, 자원, 아이디어 등을 관리하는 무대화를 거쳐 ③ 조직의 힘과 영향력을 과시하는 공연을 한다. 이 과정은 조직생존을 위한 회유, 압박, 징벌, 투쟁 등을 통해 자신의 의제(agenda)를 관철해가는 과정이다. ④ 그리고 공연 이후의 평가(monitoring)를 통해 다음 행위를 조정하는 해석단계를 거친다(Benford & Hunt, 1992).
이러한 조직 외적 차원의 드라마트루기는 조직구성원들의 공모(collusion conspiracy)를 필요로 한다. 조직과 외부 이해관계자에 대한 상호작용을 하나의 공연으로 볼 때, 공연을 실제로 보여주는 무대인 전면영역(front-stage)과 외부의 접근을 막음으로써 관객의 알지 못하는 배후영역(back-stage)으로 구분된다.
따라서 무대의 전․후면을 기능적으로 연계시켜 파악하지 못하면 조직 드라마트루기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기 어렵다. 대외적으로 조직의 존립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련의 정치적 연출과정은 과거 미국의 쿠바 미사일 위기 때의 과장적인 정책대응이나 요즘의 공조직들의 개혁적인 구호 등에서 찾을 수 있다(Sussman, et al., 2002; Ritti & Silver, 1986). 이처럼 조직의 드라마투르기 기법은 생존전략을 위한 극적(劇的) 행위로 이해된다. 이러한 전략은 현대 정치가들의 대중에게 어필하는 책략(device)과도 비슷하다(Merelman, 1969: 219).
둘째, 조직 내부차원의 드라마트루기로 조직구성원들의 인상관리, 계층제 옹호, 대응양식 등을 들 수 있다. 이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① 인상관리와 관련한 선행연구로 크게 그 동기는 무엇인가? 그리고 행위자가 구축하려는 주요 인상은 무엇인가? 하는 두 가지 방향의 연구 흐름이 있다(Leary & Kowalski, 1990). 조직심리학적인 차원에서 인상관리와 공격성(Schlenker, Forsyth, Leary, & Miller, 1980), 인상관리의 사회적 효용성(Harris, et al., 2007), 인상관리와 조직정당성 (Elsbach, K. D., & Sutton, R. I. 1992) 등의 논문들이 있다.
인상관리에 대한 국내연구로는 인상관리 동기연구(남기덕, 1999; 김종재, 2001), 인상관리 전략연구(이상팔․정병걸, 1999; 양병창, 2001; 정선욱, 2008), 그리고 인상관리를 독립변수로 하는 조직몰입, 조직공정성, 조직시민행동 연구(이경근, 2008; 김종재, 2001) 등이 있으며, 최근 가상공간(cyber network)에서의 인상관리 연구도 나타나고 있다(최샛별․엄인영, 2006).
② 드라마트루기와 계층제의 관련성이다(Leary & Kowalski, 1990). 계층제는 권력의 향방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이지만 모든 계층 상위자가 권력을 소유하지는 않는다. 명목적 권한과 지각된 권력은 다르며, 조직구성원 상호관계에서 언어적, 비언어적 권력투쟁이나 갈등이 나타난다(Scumid Mast, 2010). 관료조직의 경우 상사는 전문적 권위를 확보한 리더여야 하지만, 그의 능력이 따르지 못할 때 부하들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무대장치로써 흔히 계층적 권위를 확보하려 한다. 즉, 자신의 비전문성을 인정하기 보다는 대게 규정이나 절차의 강조, 직위 권위에 대한 집착, 비기술적인 관리적 측면의 중요성 과장 등 계층제의 권위를 옹호하는 방향으로 나타난다(Thompson, 1977; Hall et al., 2005).
③ 세 번째로 드라마트리기와 관련된 상사의 대응양식이다. 부하의 무시나 이해부족에 따른 상사의 체면 손상은 상사의 대응양식으로 나타난다(박오수, 1996; 유민봉·심형인, 2011: 208). 생물학적 기호체계로서의 인간(bio-semiotic system)은 의식, 무의식 가운데 상호반응하며 이를 통해 명령과 복종의 역할을 수행한다. 상사는 공간적인 엄숙함, 일정한 거리두기, 모호한 지시 등의 전략을 구사하고 이처럼 함께 일하기 힘든 상사 때문에 부하들은 더 긴장하며 고심한다. 상사체면과 대응양식에 관한 국내 연구로는 박오수(1996), 이공희․박주영(2012) 등의 연구가 있다.
이상의 선행연구를 정리해보면 대게 조직학에서 논의되는 드라마트루기는 조직의 외부이해관계자에 대한 것과 조직내부의 상호작용 행위로 나누어진다. 본 연구에서는 조직내부, 즉 상사의 드라마트루기 활용과 이에 대한 부하의 수용성을 중심으로 실태를 분석하려 한다.
III. 드라마트루기 연구방법과 활용실태
1. 자료수집 및 표본의 특성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사전조사를 통해 확인된 드라마트루기의 활용을 정리하고 이를 구조화된 자기기입식 질문지를 사용하였다. 2012년 8월∼10월까지 50일 동안 총 310부의 설문지를 배포하여 유효설문지 288부를 회수하였으며, 그 회수율은 92.9%이다.
분석에 투입된 288명의 사회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성별은 남자는 60.1%, 여자는 39.9%의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연령별로는 51세 이상이 31.9%, 35세 이하 22.9%, 46-50세가 20.8% 등 설문대상 연령의 분포가 고르다.
학력별로는 대졸이 68.1%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전문대졸 이하가 17.7%, 대학원이상이 1.2%이며, 근속연수별로는 20-29년이 42.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 10년 미만이 28.0%, 30년 이상이 19.8%, 10-19년이 11.8%의 순으로 나타났다. 직급별로는 4-5급이 31.3%, 6-7급이 46.9%, 8-9급이 21.9%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그 주된 근무처를 보면 광역자치단체 본청이 22.2%, 광역자치단체 본청 외 사무소가 10.4%, 기초자치단체 본청이 33.7%, 기초자치단체 본청외 사무소가 24.7%이며 중앙정부도 9.0%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표 1> 표본의 특성
단위: %(N)
성별 |
남 |
여 |
합계 | |||||||||
60.1(173) |
39.9(115) |
100.0% (288명) | ||||||||||
연령 |
35세 이하 |
36-40세 |
41-45세 |
46-50세 |
51세 이상 | |||||||
22.9(66) |
6.9(20) |
17.4(50) |
20.8(60) |
31.9(92) | ||||||||
학력 |
대학원 이상 |
대졸 |
전문대졸 이하 | |||||||||
14.2(41) |
68.1(196) |
17.7(51) | ||||||||||
근속 연수 |
10년 미만 |
10-19년 |
20-29년 |
30년 이상 | ||||||||
26.0(75) |
11.8(34) |
42.4(122) |
19.8(57) | |||||||||
직급 |
4~5급 |
6-7급 |
8-9급 | |||||||||
31.3(90) |
46.9(135) |
21.9(63) | ||||||||||
주 근무처 |
중앙부처 |
광역본청 |
광역본청 외 |
기초본청 |
기초본청 외 | |||||||
9.0(26) |
22.2(64) |
10.4(30) |
33.7(97) |
24.7(71) |
2. 연구방법과 흐름
첫째, 공무원 사회에서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의 활용의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내용별 빈도분석을 실시하였다. 인상관리와 계층제 옹호, 대응양식에 대한 측정문항과 응답률, 평균을 제시하여 드라마트루기 활용의 실태를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둘째, 드라마트루기 명백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검증하기 위해 회귀분석을 실시한다. 회귀분석의 종속변수는 드라마트루기 명백성이며 독립변수는 인상관리, 인상차이, 계층제 옹호, 상사 대응양식이다.
셋째, 본 연구는 드라마트루기를 활용 실태에 일차적인 초점이 있으나 그 수용여부도 매우 중요하다. 부하가 수용하지 않는 행위를 상사가 지속할 개연성이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드라마트루기 수용여부에 대한 가부(yes or no)를 설문하였다. 그리고 수용태도의 결과를 사회인구학적 변수와의 교차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넷째, 드라마트루기는 은유적인 상호작용 행위로써 설문조사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드라마트루기 방법, 그리고 드라마트루기의 영역, 드라마트루기의 참여자, 그리고 정서반응 등에 대한 면접조사를 병행하였다. 면접방식은 Burke가 제시한 펜타드 방법((Pentad methods)을 참고하여, 체험상황을 구성한 후 대응양식을 진술하도록 하는 기법을 사용했다(Bucanan & Bryman, 2009: Fox, Catherine, 2002).
<그림 1> 연구의 흐름
3. 드라마트루기의 측정문항
연극의 3요소는 배우, 무대, 관객이다. 상사는 인상관리, 계층제 옹호, 그리고 대응양식의 기법을 구사하여 자신의 효용성을 극대화하려 한다. 이러한 상사의 연출은 결국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시위하는 과정이다.
첫째, 상사의 인상관리로 인상관리 정도와 인상관리의 방향에 대한 측정이다. ①인상관리의 정도는 인상관리의 동기의 강도에 비례하는데(Barrick & Mount, 1996), 그 내용으로 상사의 평판이나 인상관리 노력, 인상 고양 행동 빈도, 인상차이를 설문하였다. ② 상사의 인상관리 방향으로 전문적 업무능력, 호의적 인간미, 공정하고 진실한 인상구축을 제시하였는데, 조직신뢰에 영향을 주는 상사 특성이자 공무원 체면의 척도로서 호의(benevolence), 능력(competence), 진실성(integrity)을 추출하였다(Mayer et al. 1995; 나태준․최순영, 2003; 유민봉·심형인b).
둘째, 계층제 옹호의 내용으로는 Thompson(1977)과 Schmid Mast(2010)의 연구를 참조하여 규범성, 행동통제, 공간적 거리, 태도, 역할과시, 위계에 대한 복종의 6가지 항목을 설문하였다.
셋째, 대응양식에 관한 것으로, 부하의 이해부족이나 무시에 따른 상사의 체면 손상은 사회적 관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간접적 공격으로 나타난다. 특히 한국 공무원들은 체면과 관련하여 매우 다양하고 심각한 감정의 반응을 일으킨다(유민봉·심형인, 2011).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상사의 대응양식을 Allen 등의 정치적 대응 내용을 참조하여 7가지로 정리하였다(Allen et al., 1979).
그러나 공무원 조직에서 이러한 상사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는 신중을 기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Fiedler(1967)의 LPC(the least preferred co-worker) 척도의 설문형식처럼 우회적으로 설문하였다. 즉, 현재의 상사가 아니라 공직경험을 통해 경험한 상사 가운데 한명을 생각하게 하고 그 상사의 인상관리, 계층제, 대응양식을 설문지에 기입하게 함으로써 응답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였다.
4. 드라마트루기의 활용 실태
1) 상사의 인상관리
우리가 사회화된다는 것은 결국 자신에게 주어진 배역이 무엇인지, 그 배역에 맞는 각본에 따라 누구에게 호소할 것인지를 깨닫고 배우는 것이다. 역할에 맞는 인상관리는 계획이자 동시에 공연의 일부이기도 하다(Macions & Gerber, 2011).
상사의 인상관리는 인상관리의 정도와 인상관리의 방향으로 구분된다.
부하들은 공직생활 동안 함께 일하기 싫었던 상사의 인상관리 정도에 대하여 상사의 연출이나 가식적 행동에 대한 동의율이 60.1%로 가장 높았고, 그러한 상사는 인상에 신경을 쓴다는 동의율도 49.7%에 달하였으며, 공직생활을 통한 그런 상사를 만난 경험은 48.9%가 ‘그렇다’, ‘정말 그렇다는’라고 응답하고 있다.
<표 2> 인상관리 정도의 측정문항
(단위: %, 점)
번호 |
질 문 |
전혀 그렇지 않다 |
그렇지 않다 |
보통 |
그렇다 |
매우 그렇다 |
합계 |
평균 |
1 |
상사의 평판이나 인상에 대한 신경 |
8.3 |
20.8 |
21.2 |
36.5 |
13.2 |
100.0 (288) |
3.25 |
(24) |
(60) |
(61) |
(105) |
(38) | ||||
2 |
상사의 인상 연출, 가식적 행동 |
5.2 |
11.8 |
22.9 |
41.0 |
19.1 |
100.0 (288) |
3.56 |
(15) |
(34) |
(66) |
(118) |
(55) | ||||
3 |
표리부동한 상사의 경험 |
2.1 |
16.0 |
33.0 |
37.8 |
11.1 |
100.0 (288) |
3.39 |
(6) |
(46) |
(95) |
(109) |
(32) |
공무원 조직에서 그러한 상사가 구축하려는 인상관리의 유형으로는 전문적이며 업무능력이 좋거나(3.73점), 호의적이고 인간미가 있으며(3.54점), 그리고 공정하고 진실한 관리자(3.44점)의 인상 순으로 모두 보통 이상의 응답이다. 집단주의적 특성과 강한 사회적 처방의 특성을 가진 우리 사회는 계층적 서열이 높은 사람이 전문적인 능력도 높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주재현, 2011).
그리고 호의적, 인간적인 인상의 선호는 인격적인 측면과 더불어 사람들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을 높게 평가한다는 측면이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박오수, 1996). 끝으로 공정하고 진실한 인상에 대한 선호는 공직의 합리성과 윤리성에 맥락이 닿아 있다(Mcallist, 1995). 따라서 상사는 전문적 업무능력과 인간미를 갖춘 공정하고 진실한 관리자로서의 부단한 자기 인상을 구축하려 노력한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공무원은 능력체면 유지와 인격체면 유지에 신경을 쓰며 그 부분의 체면손상에 가장 민감하다는 연구와도 부합된다(유민봉·심형인, 2011b).
그러나 상사가 구축하려는 인상과 부하들의 지각된 인상은 차이가 크다. 부하들은 상사가 전문적 업무능력이 있다는데 대한 동의율은 17.0%, 호의적 인간미가 있다는데 대한 동의율은 10.4%, 공정하고 진실하다는데 대한 동의율은 12.5%에 지나지 않는다. 상사의 인상관리와 인상관리의 결과는 인상차이로 남는다.
인상차이는 상사와 부하의 사이를 형식적 또는 거래적인 관계로 만들며, 조직구성원을 ‘가면(persona)을 쓴 인격’으로 만들기 쉽다. 이러한 인상차이는 부하의 드라마트루기 인식에 영향을 줄 것이다.
<표 3> 인상관리와 차이의 측정문항
(단위: %, 점)
번호 |
질 문 |
전혀 그렇지 않다 |
그렇지 않다 |
보통 |
그렇다 |
매우 그렇다 |
합계 |
평균 |
1 |
상사의 전문적 업무능력 인상관리 |
2.8 (8) |
7.6 (22) |
20.8 (60) |
50.7 (146) |
18.1 (52) |
100.0 (288) |
3.73 |
2 |
상사의 호의적 인간적인 인상관리 |
3.1 (9) |
12.5 (36) |
22.6 (65) |
50.0 (144) |
11.8 (34) |
100.0 (288) |
3.54 |
3 |
상사의 공정하고 진실한 인상관리 |
3.5 (10) |
12.2 (35) |
28.8 (83) |
47.6 (137) |
8.0 (23) |
100.0 (288) |
3.44 |
4 |
실제 전문성과 업무능력이 뛰어남 |
14.6 (42) |
34.7 (100) |
33.7 (97) |
14.6 (42) |
2.4 (7) |
100.0 (288) |
2.55 |
5 |
실제 타인에게 호의적이고 인간적임 |
16.3 (47) |
39.2 (113) |
34.0 (98) |
9.7 (28) |
0.7 (2) |
100.0 (288) |
2.39 |
6 |
실제 공정하고 진실한 사람임 |
20.1 (58) |
40.3 (116) |
27.1 (78) |
10.8 (31) |
1.7 (5) |
100.0 (288) |
2.33 |
2) 상사의 계층제 옹호
공공부문의 조직의 특수성은 강력한 계층제를 무대로 한다는 점이다. 배우는 무대의 전면에서 공연을 하며, 그 후면에서는 공연을 준비하고 평가하고 재충전한다. 무대는 배우의 역할을 돕는 하나의 시설이자 사회적 시스템이다(Gofman, 1959).
우리가 매일 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계층제의 상태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계층제는 사람들의 선입견, 판단, 행동에 영향을 준다.
상사의 지배적 행동은 강요나 억압, 질책, 거리두기를 통해 나타나거나 반대로 지원을 통한 의존성을 심화시킴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부하들은 상사의 문제해결, 의사결정, 사람을 다루는 방식 등의 과정을 통하여 권력을 체험하게 되며, 계층제의 상급자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인다(Hall et al., 2005; Schmid Mast, 2010: 5-6). 한국 공무원 조직에서 상사들은 평소 예의나 행동규범을 중시하거나(3.81점), 상사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과시한다(368점). 그리고 조직의 위계질서와 복종을 강조하거나(3.68점) 규칙 준수와 행동을 통제하는 일이 잦다(3.46점). 일종의 심리적 거리인 언행과 복장 등 태도의 근엄성을 유지하는 일(3.38점), 물리적인 공간배치(3.27점)등도 계층제 강화의 수단이다. 강력한 계층제 강화는 강한 집단주의와 사회적 처방을 강요하게 되며, 부하들의 창의성과 자율적 판단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주재현, 2011).
<표 4> 계층제 옹호 측정문항
(단위: %, 점)
번호 |
질 문 |
전혀 그렇지 않다 |
그렇지 않다 |
보통 |
그렇다 |
매우 그렇다 |
합계 |
평균 |
1 |
의전이나 절차, 태도 등 예의적인 행동규범 강조 |
1.4 |
4.2 |
20.8 |
59.0 |
14.6 |
100.0 (288) |
3.81 |
(4) |
(12) |
(60) |
(170) |
(42) | ||||
2 |
엄격한 규칙의 준수와 행동통제 |
1.7 |
9.7 |
34.4 |
48.6 |
5.6 |
100.0 (288) |
3.46 |
(5) |
(28) |
(99) |
(140) |
(16) | ||||
3 |
격리된 집무실, 비서 통제 등 엄숙한 공간배치 |
2.1 |
16.7 |
39.6 |
34.7 |
6.9 |
100.0 (288) |
3.27 |
(6) |
(48) |
(114) |
(100) |
(20) | ||||
4 |
언행과 복장, 태도의 근엄성의 유지 |
1.0 |
12.2 |
40.6 |
39.9 |
6.3 |
100.0 (288) |
3.38 |
(3) |
(35) |
(117) |
(115) |
(18) | ||||
5 |
자신의 조직 내 업무나 역할의 중요성 과시 |
1.0 |
6.3 |
27.1 |
54.5 |
11.1 |
100.0 (288) |
3.68 |
(3) |
(18) |
(78) |
(157) |
(32) | ||||
6 |
조직의 위계질서와 복종 등을 강조 |
1.0 |
7.3 |
27.1 |
51.4 |
13.2 |
100.0 (288) |
3.68 |
(3) |
(21) |
(78) |
(148) |
(38) |
3) 상사의 대응양식
권위주의적인 사람일수록 자신의 욕망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 형식적인 합목적성을 가장하여 우회적으로 드러낸다. 조직의 상사는 자신의 인상이 권력적이거나 권위주의적으로 비춰지기를 바라지 않으며, 계층적 권위에 의존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현실의 공무원 세계에서는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상사가 기대하는 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되는가? 배우와 관객간의 상호작용의 불일치는 다양한 긴장을 유발한다. 상사의 반격으로는 냉소, 억압, 따돌림, 공격 등 다양하지만 조직의 공적인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상사의 부하에 대한 대응양식을 살펴보면, 자신행위의 정당성 역설이 가장 높고(3.68점), 우회적인 비판과 공격(3.55점)이 두 번째로 높으며, 그 다음으로 자신의 지위와 역할을 이용한 결제의 부결(3.54점), 불이익의 암시(3.40점), 업무지원의 태만(3.34점) 및 집단소외나 낙인(stigma)의 시도(3.34점) 등의 순으로 나타난다. 특히 자신의 합리성이나 공정성을 역설하는 방어적 행동(동의율 62.5%) 이 외에도 실제 결제할 안건을 트집 잡거나 여러 번 부결시킴으로써 부하를 위축하게 하고(동의율 58%), 다른 건으로 비판을 하거나 무안을 주어 공격성을 드러내거나(동의율 58%), 향후의 불이익을 은연중에 암시하여(동의율 50.7%), 자신의 강인함을 드러내려한다. 이처럼 공무원 조직에서 상사는 자기행동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부하에게 책임을 넘기는 귀인방식(attribution)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결제 부결, 비판과 공격, 멍청한 사람 만들기 등의 부정적 행동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5> 대응양식 측정문항
(단위: %, 점)
번호 |
질 문 |
전혀 그렇지 않다 |
그렇지 않다 |
보통 |
그렇다 |
매우 그렇다 |
합계 |
평균 |
1 |
다른 건으로 비판․무안 등 공격성보임 |
0.7 |
10.8 |
30.6 |
49.0 |
9.0 |
100.0 (288) |
3.54 |
(2) |
(31) |
(88) |
(141) |
(26) | ||||
2 |
필요한 정보나 지원 등한시 |
1.0 |
16.0 |
37.5 |
38.9 |
6.6 |
100.0 (288) |
3.34 |
(3) |
(46) |
(108) |
(112) |
(19) | ||||
3 |
결재할 안건 트집․의도적 부결 |
1.4 |
14.9 |
25.7 |
44.1 |
13.9 |
100.0 (288) |
3.54 |
(4) |
(43) |
(74) |
(127) |
(40) | ||||
4 |
업무과제를 주지 않거나 소외시킴 |
3.1 |
26.4 |
36.8 |
29.9 |
3.8 |
100.0 (288) |
3.04 |
(9) |
(76) |
(106) |
(86) |
(11) | ||||
5 |
부하를 멍청한 사람으로 취급․무시 |
1.7 |
18.4 |
33.3 |
37.5 |
9.0 |
100.0 (288) |
3.34 |
(5) |
(52) |
(97) |
(108) |
(26) | ||||
6 |
미래 불이익을 암시 |
1.7 |
15.3 |
32.3 |
42.4 |
8.3 |
100.0 (288) |
3.40 |
(5) |
(44) |
(93) |
(122) |
(24) | ||||
7 |
지시의 합리성․공정성 역설 |
0.3 |
9.0 |
27.8 |
48.3 |
14.6 |
100.0 (288) |
3.67 |
(1) |
(26) |
(81) |
(138) |
(42) |
Ⅳ. 드라마트루기 명백성의 요인
만약 부하가 ‘상사는 드라마트루기가 심하다’라고 토로할 때 이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정서체험은 어디서 오는가? 그러한 인식의 명백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으려 한다. 선행연구를 통해 독립변수로서 상사의 인상관리 정도와 실제 인상과 차이, 그리고 계층제 옹호의 정도, 상사의 대응양식을 추출했다. 이러한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인 부하의 드라마트루기의 명백성에 주는 영향을 회귀분석을 통해 검증하였다.
1. 회귀분석방법
본 연구를 위해 수집된 자료의 분석을 위해서 SPSS 18.0 통계패키지를 이용하였다. 회귀분석 실시 이전에 변수들 간의 선형관계를 검토한 결과 대부분의 관계가 선형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변수들의 변환을 필요로 할 정도로 심각한 비선형관계는 없었다. 변수들 간의 다중공선성 문제도 검토하였다. 일반적으로 변수들 간의 단순상관계수가 .80이 넘거나 분산팽창지수(VIF, variance inflation factor)가 10이 넘으면 심각한 다중공선성 문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변수들 간의 상관관계를 보면 상관계수가 .80 이상 되는 경우가 없다. 또한 분산팽창지수를 계산한 결과 그 값이 2를 넘는 경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본 연구에 포함된 변수들 간에 심각한 다중공선성 문제는 없다고 판단된다.
<표 6> 기술통계 및 신뢰도
변수 |
문항수 |
범위 |
평균 |
표준편차 |
Alpha |
인상관리(정도) |
3 |
1~5 |
3.40 |
.85 |
0.699 |
인상관리(차이) |
6 |
1~5 |
3.00 |
.57 |
0.651 |
계층제옹호 |
6 |
1~5 |
3.55 |
.57 |
0.784 |
대응양식 |
7 |
1~5 |
3.41 |
.68 |
0.879 |
드라마트루기 명백성 |
3 |
1~5 |
3.56 |
.76 |
0.656 |
본 연구는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인과성을 검증하는 것으로, 종속변수인 드라마트루기 정서체험의 명백성은 객관적 사실이라기보다 경험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다.
변수의 측정에 사용된 측정도구들의 Cronbach's α 계수는 독립변수의 경우 인상관리 정도는 .699, 인상차이는 .651, 계층제 옹호는 .764, 대응양식은 .879이다. 그리고 종속변수인 드라마트루기 명백성은 .656으로 각 변수의 척도 신뢰도가 .60 이상으로 수용가능한 수준이다.
그리고 회귀분석 이전에 변수의 측정 문항에 대한 요인분석, 변수들에 대한 사회인구학적 특성별 차이분석, 변수 간 상관분석을 사용하여 통계적인 수용가능성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였다.
<그림-2> 회귀분석틀
2. 회귀분석 결과
회귀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p< .05 수준에서 네 개의 독립변수가 드라마트루기 정서체험의 명백성 변이를 46.5% 정도로 설명하고 있다. 표준 회귀계수(Beta)의 크기에 근거하여 독립변수들의 상대적 중요성을 살펴보면, 상사의 부하에 대한 대응양식(Beta=.382)이 부하의 드라마트루기 정서체험의 명백성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상사의 인상관리 정도(Beta=.184)가 두 번째로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상사의 계층제 옹호 행동 (Beta=.070)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끝으로 상사의 의도하는 인상관리와 실제 인상의 차이(Beta=.184) 역시 유의성 있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를 설명하자면 공무원 조직에서 상사가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무안, 비판, 결제부결, 업무소외 등 직접적인 상호작용과정의 압력을 행사할 때 부하들은 드라마트루기로 인식하는 비중이 높다. 또한 조직에서 상사의 인상관리의 정도나 고양하려는 인상과 실제 인상과의 차이, 그리고 자신의 권위확보를 위한 계층제 옹호 역시 부하의 드라마트루기의 명백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즉 회귀분석 결과 드라마트루기의 명백성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요소를 검증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드라마트루기는 각본에 따른 인상관리, 그리고 무대장치인 계층제, 그리고 배우의 대응양식으로 구성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표 7> 드라마트루기 명백성 회귀분석 결과
구분 |
b |
Beta |
t값 |
유의 확률 |
(상수) |
(0.872)*** |
|
3.674 |
0.000 |
인상관리(정도) |
0.165*** |
0.184*** |
3.532 |
0.000 |
인상관리(차이) |
0.157*** |
0.034*** |
4.572 |
0.000 |
계층제 옹호 |
0.139** |
0.104** |
1.979 |
0.024 |
대응양식 |
0.427*** |
0.382*** |
6.919 |
0.000 |
R2(조정R2) |
.465(.458) F=61.526, p=.000 |
* p<.1, ** p<.05, *** p<.001
Ⅴ. 부하의 드라마트루기 수용성
1. 상사의도의 수용성
상사가 개인적인 이해를 우회적으로 혹은 모호하게 요구할 때 부하의 대응은 어떠할까? 본 연구는 드라마트루기 활용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수용여부에 대한 가부(yes or no)만 판단하게 하였다.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에 대한 부하의 반응은 <표 8>에서와 같이 나타나고 있다. 상사로부터 비판, 공격, 따돌림 등 부정적 대응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부하의 거부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다. 따라서 부하들은 일단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에 대해 주변과 상의하여 맥락을 확인하거나(동의율 50.0%), 상사와 적절한 타협을 위해 노력하거나(동의율 43.1%), 상사의 체면을 생각해서 수용하는 방법(동의율 36.8%)이 주로 이루어진다. 반면에 불이익이 있더라도 거부 또는 무시한다는 응답(동의율 6.6%)도 있었지만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에서 상사의 심중에 반하는 행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표 8> 상사의 드라마트루기 수용성 측정문항
(단위: %)
번호 |
질 문 |
그렇다 |
아니다 |
합계 |
1 |
상사의 의도가 무엇인지 주변과 상의하거나, 맥락을 확인한다. |
50.0 (144) |
50.0 (144) |
100.0 (288) |
2 |
상사의 체면을 고려하여 가급적 수용한다. |
36.8 (106) |
63.2 (182) |
100.0 (288) |
3 |
상사를 설득해보거나 적절한 선에서 절충하려 노력한다. |
43.1 (124) |
56.9 (164) |
100.0 (288) |
4 |
불이익이 있더라도 무시하거나 거부한다. |
6.6 (19) |
93.4 (269) |
100.0 (288) |
2. 드라마트루기 수용성과 배경변수
부하의 드라마트루기 수용태도와 연령, 성별, 공직 근무연수, 직급, 민간기업 근무경력, 주된 근무처, 학력 등과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교차분석을 실시하였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는 변수는 아래와 같다.
1) 상사의 드라마트루기를 가급적 수용하는 집단
상사의 드라마트루기 수용과 통계적인 상관성이 있는 변수는 연령과 근속연수이다. <표 8>의 결과를 보면 사회인구학적 특성으로 36-40세 사이의 연령, 그리고 근속연수 11-19년의 집단에서 상사의 드라마트루기 수용의 비율이 가장 높다. 이 같은 배경특성을 지닌 공무원 집단은 계층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간관리자로서 많은 업무와 궂은일을 맡는 시기이다. 특히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서 맥락적인 의미를 확인하고 전달하며 가급적 상사의 의도를 따르려는 입장이다. 반대로 가치관이나 업무 연륜이 보다 풍부한 46-50세, 근무경력 20년 이상의 공무원 집단의 경우 어느 집단보다 드라마트루기의 수용률이 낮고 오히려 자율성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표 9> 상사 드라마트루기의 가급적 수용
변수 |
범주 |
그렇다 |
아니다 |
합계(N) |
유의도 검증 |
연령*** |
① 35세 이하 |
37.9% |
62.1% |
100.0(66) |
p=.005 |
② 36-40세 |
65.0% |
35.0% |
100.0(20) | ||
③ 41-45세 |
38.0% |
62.0% |
100.0(50) | ||
④ 46-50세 |
20.0% |
80.0% |
100.0(60) | ||
⑤ 51세 이상 |
40.2% |
59.8% |
100.0(92) | ||
근속연수*** |
① 10년 미만 |
44.0% |
56.0% |
100.0(75) |
p=.008 |
② 11-19년 |
47.1% |
52.9% |
100.0(34) | ||
③ 20-29년 |
25.4% |
74.6% |
100.0(122) | ||
④ 30년 이상 |
45.6% |
54.4% |
100.0(57) |
* p<.1, ** p<.05, *** p<.01
2)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에 대해 설득․절충하는 집단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의 설득․절충과 통계적인 상관성이 있는 변수는 연령과 근속연수, 직급이다.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에 대한 의도를 확인하고 오히려 상사를 설득하거나 적절한 선에서 절충한다는 집단은 나이 46-50세, 근무 기간 20년 이상, 그리고 직급은 4-5급 등 연공서열이나 계층적 지위가 높을수록 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대상은 상사에 대한 상대적 자율성이나 친밀도가 높은 집단으로 판단된다. 이를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리더-구성원 간 교환관계(LMX)의 질이 높은 집단이다.
흔히 맥락적인 업무수행에 있어서 상사를 설득하거나 절충하는 방식은 친밀도가 높고 상호간에 영향력의 행사가 가능할 때 일어나기 때문에(Graen & Uhl-Bien, 1995), 공무원의 경우 46-50세, 근무 기간이 20년 이상, 4급-5급의 직급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연령, 근속연수, 직급이 낮은 경우 상사와의 교환관계의 질이나 부하의 자율성이 떨어진다. 한국의 조직문화를 살펴보면 직장상사와의 내집단 형성에 있어서도 연공서열적인 측면이 있음을 보여준다.
<표 10> 상사 드라마트루기의 설득․절충
변수 |
범주 |
그렇다 |
아니다 |
합계(%,N) |
유의도 검증 |
연령*** |
① 35세 이하 |
27.3% |
72.7% |
100.0(66) |
p=.010 |
② 36-40세 |
35.0% |
65.0% |
100.0(20) | ||
③ 41-45세 |
40.0% |
60.0% |
100.0(50) | ||
④ 46-50세 |
56.7% |
43.3% |
100.0(60) | ||
⑤ 51세 이상 |
48.9% |
51.1% |
100.0(92) | ||
근속연수*** |
① 10년 미만 |
24.0% |
76.0% |
100.0(75) |
p=.000 |
② 11-19년 |
35.3% |
64.7% |
100.0(34) | ||
③ 20-29년 |
52.5% |
47.5% |
100.0(122) | ||
④ 30년 이상 |
52.6% |
47.4% |
100.0(57) | ||
직급** |
① 4,5급 |
50.0% |
50.0% |
100.0(90) |
p=.05 |
② 6,7급 |
46.7% |
53.3% |
100.0(135) | ||
③ 8,9급 |
25.4% |
74.6% |
100.0(63) |
* p<.1, ** p<.05, *** p<.01
상사의 드라마트루기 수용성과 부하의 사회인구학적인 특성과 교차분석을 실시한 결과 통계적으로 p< .05에서 유의미한 배경변수는 연령과 직급, 공직 근무연수이며, 성별, 민간근무경력, 주된 근무처, 학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성이 없었다. 교차분석을 결과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① 맥락확인 : 배경변수별로 유의미한 상관성이 없음 ② 가급적 수용 : 연령, 근무연수와 유의미한 상관성이 있음(p< .01) ③ 설득 및 절충 : 연령, 직급, 근속연수와 유의미한 상관성 있음(p< .05) ④ 거부 : 배경변수별로 유의미한 상관성이 없음
|
Ⅵ. 드라마트루기에 대한 진술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의 활용과 부하의 정서체험의 명백성에 관한 1차 설문결과를 분석한 후, 상사의 드라마트루기 활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면접조사를 실시하였다. 면접조사 기간은 2012년 9월부터 2013년 3월까지이며 중앙부처 3명, 지방자치단체 8명 등 총 공무원 11명에 대한 방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면접방식은 Burke가 제시한 펜타드 방법((Pentad methods)에 따라 대표적인 사례를 구성하고 이를 설명한 후 연출기법, 공연장소, 주요 배역, 그리고 정서에 대한 개인 경험을 추가하도록 하였다.
면접을 통하여 추가적으로 확인한 드라마트루기의 주요 흐름은 다음과 같다.
첫째, 드라마트루기의 방법 하나로 회식의 활용이다. 우리나라의 조직 상사는 자신의 계층적 권위를 확보하는 자리로 일과 후의 회식을 선호한다. 이는 한국의 피라미드형 집단문화, 권력거리 등을 고려할 때 팀워크 행위와 유사하다(Hofstede, 2001). 대부분의 면접자가 과도한 회식, 술자리, 모임 중시 등을 상사의 중요한 드라마투르기 활용으로 지적했다(중앙부처 2명․지방자치단체 공무원 7명의 진술). 특히 상사는 필요할 경우 외부사람과의 식사모임 등을 주선하여 그들로부터 압박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는 진술도 있었다.
둘째, 예산편성과 관련된 부분에서 드라마트루기가 많이 이루어진다. 예산에 관한 관료의 행태는 우리가 알고 있는 Niskanen(1971)의 ‘예산극대화 이론’과는 차이가 있었다. 예산분배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은 다양한 이익집단에 포위되어 있으며, 예산은 부가적인 업무의 증가와 이해집단 간 갈등에 노출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부 지방공무원들은 무대 앞면에서는 이익집단의 예산증대에 찬성하면서도, 무대 뒷면에서는 반대로 예산삭감을 시도하는 행위를 진술하였다. 이럴 경우 드라마트루기는 보다 신중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진다. 그래서 이익집단은 담당 공무원의 표면적 행위만 보고 예산증액을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판단하기 십상이다(지방자치단체 예산담당 공무원 1명․사업담당 공무원 2명 진술).
셋째, 대부분 공모자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상사는 맥락적인 업무처리가 필요할 경우 자기 밑의 공모자를 통해 상황을 이끌어간다는 것이다.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에 공모자 또는 관측병을 참여시켜 부하직원들이 상황을 판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고위직 공무원들은 제 3자의 참여를 통해 자신의 공정성에 대한 간주간성(inter-subjectivity)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공무원들이 의원, 교수, 연구원 등 후방지역(back region)의 협력자를 찾는 이유도 드라마트루기의 한 부분이라는 진술이 있었다. 자신이 선택하고도 전문가의 견해라는 것이다(중앙부처 A국장 진술).
넷째, 부하들은 까다로운 상사에게 주의를 기울인다. 사람은 투입에 반응하는 생물학적인 개체로서 조작적 조건반사(operant condition)에 길들여지는 행동주의적 요소가 있다(Skinner, 1953). 대부분 일정한 거리두기, 모호한 지시 등 부하가 일하기 힘든 상사에게 더 긴장하고, 시간과 주의를 기울인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중앙부처 2명, 지방자치단체 7명 진술).
Ⅶ. 결론
조직 드라마트루기란 조직에서 행위자가 자기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일련의 연출행위이다. 본 연구에서는 드라마트루기의 개념과 내용을 구성하고 관료제에서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의 활용과 부하의 정서체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또한 드라마트루기의 수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실증분석과 면접조사를 병행하였다.
이상의 연구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공무원 조직에서 드라마트루기는 각본인 인상관리, 무대인 계층제, 공연인 대응양식으로 이루어지며, 그 활용 실태는 아래와 같다.
공무원 사회의 상사 인상관리 유형으로는 전문적 업무능력(3.73점), 호의적 인간미(3.54점), 그리고 공정하고 진실함(3.44점)의 순이다. 그러나 상사가 구축하려는 인상관리에 비해 부하의 지각된 상사의 평판은 매우 낮다. 이러한 사실은 공무원 조직의 상호작용이 형식적이고 거래적인 가면(persona)의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공무원 조직에서 상사들의 계층제 옹호 전략은 예의나 행동규범 중시(3.81점), 자기역할의 중요성 과시(3.68점), 위계와 복종 강조(3.68점), 규칙과 행동통제(3.46점), 근엄성 유지(3.38점), 엄숙한 공간배치(3.27점)의 순이다. 상사의 계층제적 옹호는 강한 집단주의와 사회적 처방을 강요함으로써 부하의 창의성과 자율적 판단을 감소시킬 수 있다(주재현, 2011).
한편,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에 대한 거부는 상사의 체면손상과 함께 대응을 불러온다. 그러한 활용으로 지시의 정당성 역설(3.67점), 우회적인 비판과 공격(3.54점), 결제 트집이나 부결(3.54점), 불이익의 암시(3.40점), 정보나 지원 등한시(3.34점), 집단소외나 낙인(3.34점)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사의 부하에 대한 부정적인 대응양식은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에 대한 환멸과 직무만족, 조직몰입 등에 나쁜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
둘째, 상사 행위의 세 독립변수가 부하의 정서체험, 즉 드라마트루기 명백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드라마트루기의 독립변수는 모두 p< .05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며, 대응양식(Beta=.382)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그 다음이 인상관리 정도(Beta=.184), 계층제 옹호(Beta=.108), 인상관리 차이(Beta=.034)의 순서였다. 이들 네 가지 독립변수가 종속변수인 드라마트루기 정서체험의 명백성을 변이의 46.5% 수준까지 설명하고 있다.
셋째, 상사의 드라마트루기 활용이란 결국 자신의 요구에 대한 부하의 적극적 수용(acceptance priority)에 목적이 있다. 부하직원은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에 대한 맥락 탐색, 수용, 절충, 거부 등의 반응을 보인다. 공무원 조직에서 상사의 권한을 생각할 때 현실적으로 부하의 거부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다. 부하들은 일단 상사의 암묵적 요구에 대해 맥락을 확인하거나(동의율 50.0%), 상사와 적절한 타협을 위해 노력하거나(동의율 43.1%), 상사의 체면을 생각해서 의견을 수용하는 방식(동의율 36.8%) 등으로 행동한다. 불이익이 있더라도 거부 또는 무시한다는 응답(동의율 6.6%)도 있었지만 매우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에서 상사의 심중에 반하는 행동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넷째, 드라마트루기에 대한 면접조사로 몇 가지 보완적인 사실을 확인했다. 드라마트루기는 예산영역에서 정교하게 공모되며, 상사의 드라마트루기에는 통상 공모자가 있으며, 외부의 제 3자를 통해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면접자들은 드라마트루기의 활용 등으로 일하기 힘든 상사에게 더 시간을 투자하고, 주의를 기울인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집단주의와 강력한 사회적 처방,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맹위는 더욱 전문적이고 유능한 공무원이 되어야 하며, 자기 역할을 과시해야 살아남는다는 정신적 압박을 가져온다. 따라서 드라마트루기의 심화는 아직 우리나라가 제도든 의식이든 본질보다 껍데기만 변화한 전이사회(the transitional society)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제도와 현실의 부정합성, 공사 영역의 모호성, 그리고 조직 내 인간관계의 형식성은 연출적인 관료만 살아남게 한다. 또한 부하직원들은 가면을 쓰고 소통해야 하는 정신적 관료제화로 일상적인 자기기만이나 착취를 경험한다. 본질보다 연출이 우선되는 사회는 강한 형식사회이다. 이러한 사회를 우리는 자기착취의 ‘피로사회’라고 부른다(한병철, 2012).
이상의 연구결과를 통해 한국의 공무원 사회에서 상사의 드라마트루기가 널리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부하들의 정서체험 또한 명백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드라마트루기에 대한 부하들의 수용성도 비교적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의의는 드라마트루기의 이론과 내용을 새롭게 구성하고, 한국 공무원 사회에서 이를 검증하였다는데 있다. 또한 한국 공무원 사회의 은유적인 상호작용을 고려할 때, 본 연구를 통한 획득한 한국 관료제의 폭넓은 이해는 새로운 조직정책이나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는데 연구의 함의가 있다. 그동안 TQM, BSC, MBO, 성과관리제 등의 많은 경영기법의 도입도 결국 주창한 최고관리자는 영전하여 떠나고 제도는 FAD로 전락했다. 익숙하다고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조직혁신을 이용한 수많은 대외적인 조직 드라마트루기의 부정적 결과도 연구할 필요성이 있다.
향후 공사 조직의 드라마트루기 활용실태, 국가 간 드라마트루기의 비교연구 등 연구대상과 연구범위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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