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된 시장에서 기존고객을 유지하지 못하면 장기적 성장이 어렵다는 인식을 갖게된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은 재구매로 연결되어 고객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고객만족경영의 가치제안을 받아들여 고객만족경영을 실행해 왔다. 그런데 그동안 고객만족경영을 통해 뚜렷한 성과가 나타난 성공 사례는 드문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만족한 고객도 이탈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탈고객 중에는 만족한 고객이 불만족한 고객보다 더 많다는 조사결과로 고객만족경영의 핵심 가치제안이 흔들리고 있다. 그렇다면 현행 고객만족경영은 왜 겉돌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향후 개선을 위해 고객만족경영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 봄으로써 고객만족경영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한 인사이트(Insight)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성공적인 고객만족경영이 되기 위해서는 목표가 분명하게 설정되어야 한다. 둘째, 고객만족은 기존고객의 재구매를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되지 못하므로, 만족한 고객도 떠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고객만족경영은 고객이 제공받게 되는 총체적 가치의 관점에서 재조명되어야 하고, 재구매를 위해서는 고객과의 관계관리, 즉 CRM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목차>
I. 고객만족이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Ⅱ. 고객만족경영은 왜 겉돌고 있는가? Ⅲ. 고객만족경영의 개선을 위한 제언
기업들이 고객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고 고객만족경영(Customer Satisfaction Management)을 시작한 90년대 초반 이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수 많은 기업들이 고객만족경영을 도입하여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고객의 소리도 듣고 고객만족 서베이를 통해 개선영역과 구체적 개선점을 도출하여 이를 실행으로 옮기는 노력을 해왔다. 이렇게 고객만족경영은 기업의 구성원들을 고객 중심적 사고로 전환시키는데 이바지했을 뿐 아니라, 고객과의 접점을 포함한 여러 영역에서 어느 정도는 실질적인 개선을 이루는데 공헌을 해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현실을 돌아보면 고객만족경영의 성공사례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최근에는 기업들의 고객만족경영에 대한 열정도 과거와 같이 뜨거워 보이지 않는다. 고객은 만족하면 다시 구매할 것이라는 고객만족경영의 본원적 가치제안이 만족한 고객들의 이탈 현상으로 흔들리고 있다. 만족한 고객들도 떠난다면, 고객만족경영은 필요 없다는 볼멘소리도 종종 들린다. 실상이 이렇다면 고객만족경영은 겉돌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고객만족경영은 무엇이 문제인가? 성공적인 고객만족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 글에서는 먼저 고객만족경영의 가치제안이 담겨있는 기본틀을 구축하고 올바른 고객만족경영을 하기 위해서 지켜져야 할 원리를 정리해 본다. 아울러 이러한 원리에 비추어 현행 고객만족경영의 실태를 점검해 보고 고객만족경영이 왜 겉돌고 있는지를 살펴 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객만족경영의 문제점 해결을 위해 필요한 고객만족경영의 개선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I. 고객만족이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고객만족경영을 올바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고객만족이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고객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도록 고객의 구매행위, 사용행위, 그리고 재구매행위를 고객만족과 더불어 생각해 보도록 한다. 다음 페이지의 <그림 1>에서와 같이, 일반적으로 고객은 구체적 니즈를 갖게 되면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또는 서비스)을 찾게 된다. 시장에서 정보수집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상품들을 인식하게 되면 특정상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해 사전적으로 평가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시용도 해보고 이를 통해 형성된 상품에 대한 기대치와 더불어 구매를 결정하게 된다. 이런 상품 구매프로세스를 거쳐 구매하게 되면, 고객은 사용하면서 기대 대비 사용후 상품평가를 하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특정 수준의 만족도가 형성된다. 그리고 이 만족도 수준이 고객의 재구매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고객의 구매프로세스와 고객만족을 통한 재구매를 생각해보면, 고객만족을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고객만족이란 고객이 상품/서비스를 구매하여 사용해 본 후, 구매 전에 형성된 기대 대비 실제 성과(Actual Performance)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는 지를 평가한 결과이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구매해서 사용해 본 상품에 대해 만족하게 되면 다시 구매하거나 주위 사람에게 추천하기도 한다. 반면, 만족하지 못하면 대체상품을 찾기 마련이다. 기업의 관점에서 고객만족이 중요한 이유는 고객이 구매한 상품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다면, 재구매로 이어지기 어려워 고객을 잃게 되고 결국 그만큼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만족했더라면 그 고객의 추천을 통해 얻을 수 있었을 신규고객과 이로부터 생겨나는 추가매출까지도 잃게 되므로 기업은 매출의 증가를 통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더욱이,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공급과잉으로 포화상태인 레드 오션에서는 신규고객을 획득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서는 신규고객을 획득하는 비용보다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비용이 훨씬 낮으므로 고객만족을 통한 기존고객 유지는 기업의 전략적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한 기업의 전략적 대응으로 고객만족경영이 대두되었고, 수 많은 기업들이 이를 도입하면서 널리 확산되었다. 앞의 논의에 비추어 고객만족경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자 한다.
고객만족경영이란 상품/서비스를 구매한 고객이 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고객만족의 개별 요인(CS Driver)들에 대해 만족하게 함으로써 전반적 만족도를 높여, 재구매(또는 추가구매/반복구매)를 통한 고객 유지와 만족한 고객의 추천을 통한 신규고객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경영방식이다.
다음으로 앞에서 언급한 고객의 구매/재구매 행위와 고객만족을 위한 기업의 활동을 연결하여 <그림 2>에서와 같은 고객만족경영의 기본틀을 구축해 보았다.
또한 위에 제시된 기본틀에 비추어 성공적인 고객만족경영이 되기 위해서 지켜져야할 고객만족경영의 기본원리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6page 박스기사 참조).
과연 기업들은 이러한 고객만족경영의 원리가 지켜지는 고객만족활동을 하고 있을까?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고객만족경영의 기본원리를 기준으로 현행 고객만족경영의 실태를 점검해 봄으로써 문제점을 진단하고, 고객만족경영이 왜 겉돌고 있는 지를 밝혀보고자 한다.
II. 고객만족경영은 왜 겉돌고 있는가?
기업들의 고객만족경영 현황을 살펴보자. 기업은 일정 기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고객만족 서베이를 실시하여 전반적 고객만족도와 개별 요인들에 대한 만족도를 측정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에 계량 모델을 적용하여 인과관계를 밝혀 개선영역과 개선점을 도출하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만족의 개선 방안을 실행으로 옮기고 있다. 또한 많은 기업들은 전반적 고객만족 점수나 동일 업종내의 순위를 중요시하여 주요 경쟁사 대비 자사의 고객만족 수준을 평가하곤 한다. 이러한 활동들이 고객만족경영의 일반적 실행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현행 고객만족경영의 실행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아,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보고자 한다.
1. 전사적으로 공유되어야 할 기본틀(Framework)의 미비
고객만족경영에서 상품/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해 본 고객, 즉 기존고객을 대상으로 그들을 만족시킴으로써 얻고자 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재구매(또는 추가구매/반복구매)의 형태로 기존고객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만족한 기존고객들이 상품/서비스를 잠재고객들에게 추천할 수 있으므로, 구전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추천구매 형태로 신규고객을 획득하는 것이다. 위의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두 가지가 바로 고객만족경영의 가치제안이며 고객만족경영을 하는 직접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고객만족경영을 실행하고 있는 기업에서도 고객만족경영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며 왜 하는지에 대한 뚜렷한 의식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어느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객만족경영은 어떠한 것이고 왜 하는가를 질문한 적이 있는데, 놀랍게도 응답자마다 다른 답변이 나왔다. 나온 답변 중에는 고객만족은 고객서비스부서가 하는 것이라거나, 고객만족은 상품품질을 높이는 것이라거나, 심지어 고객만족을 왜 추구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응답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고객만족경영의 출발점이 되어야 하는 구체적 기본틀이 없거나, 있더라도 전사적으로 공유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성공적인 고객만족경영이 되려면 고객만족 활동의 주체가 되는 기업의 구성원들 사이에 고객만족경영은 어떠한 것이고, 달성하고자 하는 구체적 목적이 무엇이고, 구성원들이 하는 업무와는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가를 명확히 제시해 주는 기본틀이 제시되고 공유되어야 한다. 그러나 수 많은 기업들은 이러한 기본틀도 없이 서베이를 통해 고객만족 점수를 측정하고 경쟁사/경쟁상품과 비교하여 평가하고 점수면에서 앞서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이 실상이다. 경쟁사보다 높은 고객만족 점수를 얻는 것이 고객만족경영의 목적은 아니다. 고객만족경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객만족경영의 목표가 명확하고 측정 가능하게 설정되어야 한다. 목표가 없다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수 없다. 또한 목표나 사후결과를 측정할 수 없다면 실행 후 성공적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목표를 포함한 기본틀이 없다면 고객만족경영은 겉돌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 갖추어야 할 체계의 미비
기업이 품질경영, 브랜드경영, 디자인경영 등 어떤 경영을 추진하던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올바른 실행이 될 수 있는 경영체계가 적절히 갖추어져야 한다. 실행을 지원할 수 있는 경영체계에는 일반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 실행전략, 실행솔루션, 실행프로세스, 성과측정체계, 성과보상체계, 교육과 훈련, 담당하는 추진조직,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 등이 포함된다. 고객만족경영도 절대 예외가 될 수 없다.
고객만족경영은 고객을 만족시킴으로써 고객이 재구매(또는 추가구매/반복구매)형태로 계속 거래하도록 유도하여 고객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이루고자 하는데 그 핵심이 있다. 그러므로 고객만족경영의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서는 <그림 3>에서 제시된 것과 같은 고객만족 활동의 구체적 실행목표, 고객만족 전략, 고객만족을 위한 실행솔루션, 실행프로세스, 성과측정체계,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 고객만족 활동을 위한 교육/훈련, 고객만족경영의 추진조직,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를 포함하고 있는 고객만족경영 체계가 올바로 갖추어져야 한다. 우선 고객만족경영의 구체적 목표가 정해지면, 어떻게 목표에 도달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실행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이 실행전략에 따라 일관성있게 전개될 수 있는 고객만족 솔루션 또는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져 실행으로 옮길 수 있다. 고객만족경영은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고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반복되어야 하므로 실행프로세스가 갖추어져야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또한 기업에서 어떠한 경영을 강조하거나 실행으로 옮길 때 최고경영진의 공감과 추진의지가 없다면 지속적으로 실행되기 어렵다. 고객만족경영도 전사적으로 힘있게 추진되려면 최고경영진의 실행의지가 뒷받침되어 전담 추진부서가 만들어져야 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자원이 배분되고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가 구축되어야 한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고객만족경영을 위해 이러한 실행 요건들이 잘 갖추어져도 실행상의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현재 대다수의 기업들은 이러한 경영체계가 매우 미비한 실정이기 때문에, 고객만족경영이 잘 되기 어렵고 그래서 성공사례를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3. 구체적으로 설정된 목표가 없어 표류하는 현행 고객만족경영
위에서 제시한 고객만족경영의 기본틀에서 명확하게 볼 수 있듯이, 고객만족경영의 목적은 기존고객들이 재구매/추천구매를 하도록 유도하여 고객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성공적인 고객만족경영이란 주어진 목적/목표를 달성한 고객만족 활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목적이나 구체적 목표도 정해지지 않은 채 고객만족 활동을 한다면 사후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성공적인 고객만족경영이란 있을 수 없다. <그림 3>에서와 같이 고객만족경영의 목적/목표가 갖춰져야 할 경영체계의 하나가 되는 이유는 사후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공적인 고객만족경영을 하기 위해서는 고객만족경영의 목적이 되는 재구매(또는 고객유지/고객 이탈)를 직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지표로 목표가 주어져야만 한다. 그런데 현행 고객만족경영 실상을 보면, 측정 가능한 수준의 고객유지(또는 고객이탈) 목표조차도 설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거나, 고객유지/이탈에 관련된 지표가 아닌, 서베이를 통해 얻은 고객만족 점수에 기반하여 자사의 고객만족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
고객만족 점수에 기반한 성과 평가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서베이 데이터로 형성되는 고객만족 점수는 해석이 어렵고, 점수의 증감이 고객유지나 이탈을 직접 대변해주지 못한다. 둘째, 서베이를 통해 얻는 고객만족 데이터는 만족하여 나타나는 실제 재구매행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재구매의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만족 점수가 보여주는 재구매의향과 고객만족경영의 목적이 되는 실제 재구매 사이에는 작지 않은 차이가 있다. 고객들의 구매의향과 실제 구매 행위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Nagle, Holden and Holden, 2002)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재구매 의향이 표현되는 서베이 시점과 실제 재구매 행위가 이루어지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이유로 재구매 의향과 실제 재구매 행위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서베이 설문에 응답할 시점에 고객이 반드시 재구매할 정도로 만족하여 반드시 재구매하겠다고 답변했다 하더라도, 이 응답이 향후 실제 재구매 상황에서 접할 모든 변화를 충분히 예측하여 나온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기대하지 않았던 신제품의 출시, 예상치 못했던 호소력있는 경쟁사의 판촉행사 또는 응답자의 구매능력이나 소득의 변화 등에 의해 실제 재구매 의사결정은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설문조사 시점에서 고객이 표현하는 재구매의향은 실제 재구매 행위와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시각에서 본다면, 서베이데이터에 기반한 고객만족점수로 기존 고객들의 실제 재구매 행위를 예측하는 것은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고객만족 점수가 고객유지를 직접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만족 점수로는 목적인 고객 만족으로 인한 실제 재구매를 측정할 수가 없다. 따라서,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해 아무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해도 고객만족경영의 구체적 목표와 성과를 올바로 나타내는 지표가 없다면 고객만족경영은 잘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4. 고객만족 점수 측정에서의 이슈
고객만족경영 하에서 전개되는 활동들의 성과를 점검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결과를 측정하여 개선점을 도출해야 한다. 현재 이러한 고객만족 활동의 성과 측정은 고객만족 점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고객만족 점수가 고객만족경영의 목표인 재구매를 직접 나타내주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은 일단 차치하고, 여기서는 먼저 현행 고객만족 점수의 측정에 관련된 이슈를 논의해보고자 한다.
고객만족 점수는 기존 고객을 대표할 만한 표본집단을 선정하여 이들에게 설문을 통해 전반적 만족도와 고객만족을 이끌어내는 개별 요인(Driver)들에 대한 만족도를 측정한다. 현재 사용되는 측정 척도는 주로 5점, 7점, 10점, 11점 척도 등이고, 개별고객의 만족도 질문에 대한 응답을 데이터로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된 개별 고객 만족도 점수들의 평균을 내고 이를 다시 100점 척도로 환산하여 최종적인 고객만족점수를 산출한다.
여기서 생각해 볼 부분은 과연 고객만족도를 측정하는데 사용하는 질문과 척도가 고객이 응답하기에 용이하고 적절하며, 고객의 관점에서 구성된 것인가 하는 것이다. 측정하려는 개념과 이에 대한 질문이 고객이 정확히 구분하거나 명확히 답변하기 쉬운 질문이 아닐 경우가 많다. 미국의 ACSI(American Customer Satisfaction Index)나 국내의 NCSI(National Customer Satisfaction Index) 등의 조사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전반적 만족도(Overall Satisfaction), 기대 불일치(Confirm!/Disconfirm! Expectation), 그리고 이상적인 제품/서비스 대비 만족수준(Performance versus the Customer’s Ideal Product/Service in the Category) 등에 대한 질문들은 고객들이 쉽게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필자가 고객만족 조사를 실시하며 직접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고객에게 전반적 만족도에 대해 묻게 되면 고객은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던 기대치와 비교하여 기대대비 만족도에 대한 응답을 준다는 것이었다. 또한, 이상적인 제품/서비스 대비 만족수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이상적인 상품/서비스에 대한 개념은 개인마다 다르고 명확하지 않아 응답자도 자신있게 답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만족도 질문과 더불어 측정을 위해 사용되는 척도를 보면, 5점 척도일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5점은 매우 만족, 4점은 만족, 3점은 보통, 2점은 불만족, 1점은 매우 불만족으로 각각의 점수가 나타내는 의미를 부여하기는 한다. 그런데, 예를 들어, 10점척도의 경우에는 개별 점수마다 그 의미가 명확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척도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응답자가 되는 고객이 4점과 5점 또는 7점과 8점의 차이를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고객만족도를 측정하는데 사용되는 질문이나 척도가 때로는 지나치게 고객의 관점보다는 측정자의 관점 또는 측정하려는 기업의 관점에서 구성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고객의 관점에서 질문과 척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고객들은 고객만족 설문에 정확히 응답할 수 없으므로, 결국 측정이 부정확하게 되고 측정오차가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고객만족 점수의 산출은 개별고객의 만족도를 수집하고, 이를 다시 100점 척도로 환산한 후 평균을 내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렇게 산출된 평균점수를 고객만족 활동결과의 측정치로 사용하는 것은 과연 적절한가? 예를 들어, 올해 고객의 만족도 평균점수가 82점이라면 이는 어떤 의미가 되는가? 실제로 해석은 가능한가? 그리고 지난 해의 점수가 80점이었다면, 지난 해 대비 올해 2점이라는 고객만족 점수의 증가는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실질적인 변화를 나타내는가?
더욱이, 고객만족 점수인 평균이 높아진다 하더라도, 불만족하다고 응답한 고객의 수, 분포, 그리고 그들의 불만족 정도의 분포는 실제로 더욱 악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객만족 점수로 사용되는 평균점수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이와 더불어 개별고객들의 만족도 분포를 함께 고려하여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5. 고객만족 점수 활용의 이슈
고객만족 서베이를 통해 산출되는 고객만족 점수는 크게 두 가지 부분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고객만족 활동의 성과평가가 그 중의 한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후속활동을 위한 개선점 도출이다.
우선, 성과 평가에 활용하는 부분을 보면, 기업들은 지난 기간 대비 고객만족 활동의 성과 변화나 같은 기간동안 경쟁사 대비 고객만족 성과를 비교하여 평가하는데 고객만족 점수를 자주 사용한다. 때로는 경쟁사 대비 고객만족 점수가 관련 경영진 또는 실무자들의 성과 평가에 반영되어 보상이 주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고객만족 점수를 평가에 활용하게 되면 피평가자가 고객만족 점수에 민감해질 수 밖에 없어, 자칫하면 실질적인 개선보다 점수만을 높이는데 활동이 치중되는 경향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진정 고객을 만족시키려는 것보다는 높은 고객만족 점수를 얻으려는 여러가지 형태의 왜곡된 피평가자의 행동들이 실제로 관찰되고 있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재현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비스를 제공한 후 고객만족 점수를 후하게 줄 고객들을 찍어 고객만족 평가를 받기도 한다. 또는 고객들에게 높은 고객만족 점수를 달라고 부탁/호소/강요하는 서비스 직원들이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행태가 계속된다면 고객에게 오히려 불쾌감과 부담을 주게 되며, 이는 고객만족에 역행하는 것이 된다. 실제로 이러한 왜곡으로 인해 고객만족 점수를 올바로 얻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부작용이 통제될 수 없다면, 자사의 고객만족 점수를 경쟁사와 비교하여 고객만족 활동의 성과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주어지는 보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또 다른 고객만족 점수의 활용면을 보면, 고객만족 서베이를 통해 얻게 되는 전반적 만족이나 개별요인 만족에 대한 점수는 개선영역, 구체적 개선점, 그리고 개선활동을 위한 우선순위를 도출하는데도 자주 활용된다. 전반적 고객만족도 점수를 종속변수로 하고 고객만족을 이끌어내는 개별 요인들을 독립변수로 설정하여 구축되는 계량 모델을 통해 이들간의 인과 관계와 개별 요인들의 효과를 정량적으로 밝혀낸다. 이러한 모델을 통해 얻어지는 개별 요인들의 현수준(때로는 경쟁사와의 격차수준)과 상대적 중요도에 대한 정보를 <그림 4>에서와 같이 2차원의 공간에 사분면으로 나누어 개선 활동에 대한 전략적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이에 따라 개선활동이 전개되곤 한다. 이때, 보통은 상대적으로 중요하지만 현수준이 낮은 고객만족요인들을 중심으로 개선을 위한 우선순위를 설정하여 실행으로 옮기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활용되는 고객만족 계량 모델을 보면, 많은 경우 모든 고객은 동일하다는 암묵적인 가정하에 총량적 모델(Aggregate Model)을 주로 사용하여 개선점을 도출한다. 이런 모델의 문제점은 고객들의 불만족 요인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모델의 기본 가정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현실에 맞게 세그먼트별 또는 가능하다면 개별 고객에게 적절한 개선점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 실제로 시행착오나 개선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아니라 효과적일 수 있다. 의미있는 개선점 도출을 위해 총량적 모델로 접근하는 방법은 수정이 필요하다. 추가적으로, 고객만족경영을 하고 있는 수 많은 기업들이 개선활동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는 <그림 4>와 같은, 분석도구는 보완이 필요하다. <그림 4>에 있는 분석도구는 요인의 상대적 중요도와 현 수준을 기준으로 우선 순위를 설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앞의 두 가지 변수 못지 않게 현실적으로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은 실행상의 용이성이나 실행을 위해 요구되는 비용(자원/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변수들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다면, 실행상의 우선 순위가 비현실적이거나 잘못 설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선점 도출에 관련된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슈는 고객만족 계량 모델에서 종속변수가 전반적 고객만족도이므로 모델을 통해 도출되는 개선안은 결국 전반적 고객만족 점수를 높이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분석과 노력은 고객만족 점수를 높이는데 상대적으로 중요하며 동시에 현수준이 낮은 요인에 대한 개선점을 찾아 실행하여 고객만족 점수를 높이려 하는 것이 된다. 그런데 과연 고객만족점수가 높아지면 고객이탈율이 줄어 고객유지율이 개선될 수 있을까? 하나의 예로, 서비스업종인 어느 기업의 고객만족 점수와 고객유지 수준을 보여주는 고객이탈율을 연도별로 <표 1>에 정리해 보았다.
<표 1>이 보여주는 데이터는 3년 동안의 고객만족 점수와 이탈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아직은 일반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소한 이 관찰기간 동안에는 고객만족 점수와 고객이탈율간에 기대되는 부(負)의 상관관계가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 이는 고객만족 점수가 높아진다는 것이 반드시 고객의 이탈율을 줄여 고객유지 수준이 개선된다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고객만족경영의 가치제안이 시사하는 것과는 달리, 고객만족 점수는 높아졌지만 오히려 기업의 시장점유율이나 매출/이익과 같은 재무성과는 악화된 사례도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GM 자동차(Reichheld, 1996)와 Volvo 자동차(Dahlsten, 2003)의 경우를 보면, 고객만족 점수는 상승했지만 시장점유율이나 이익이 감소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서도 고객만족경영의 목적이 고객만족 점수의 측정이나 점수개선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더욱 명확해 진다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고객만족 활동이 고객만족 점수에 치중된 개선활동이 되는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분명한 목표 설정과 이에 맞는 측정체계의 수립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6. 만족한 고객은 왜 재구매하지 않고 이탈하는가?
고객은 상품/서비스를 구매하여 사용해보고 만족하면 다시 구매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주로 구매 후의 사용행위에 초점을 맞추어 고객만족을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상품을 사용하면서 느끼게 되는 상품의 품질, 접점에서 접하게 되는 고객서비스, 그리고 고객을 향한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고객만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을 중심으로 기업은 개선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많은 기업에서는 실제로 고객만족도 수준도 높아졌고 만족한 고객수도 늘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고객만족을 기업이 기대하는 바와 같이, 고객들은 만족하면 실제로 재구매하거나 또는 이탈하지 않고 상품/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일까? 한 연구보고서(Reichheld, 1996)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산업의 경우에는 업계의 90% 정도의 고객이 사용하고 있는 제품에 대해 만족하거나 매우 만족한다고 하는데, 실제 재구매율은 30~40% 정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이탈 바로 전에 실시한 고객만족 서베이에 의하면 보통 60~80% 정도의 이탈고객들은 만족했거나 매우 만족했다고 응답했다.
국내의 한 서비스기업이 이탈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만족도 서베이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도 <표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탈고객의 58% 이상이 만족 또는 매우 만족한 상태였다. 또한 이탈 고객 중에 전혀 만족하지 않거나 만족하지 않는 편이라는 고객은 15%에 불과하여 이탈고객중에는 만족한 고객이 불만족한 고객보다 훨씬 많았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고객만족경영의 핵심 가치제안과는 달리, 많은 수의 만족/매우 만족한 고객들이 재구매하지 않고 이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만족한 고객은 왜 재구매를 하지 않고 떠나는가? 고객만족 경영의 실태를 생각해 보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도록 하자. 고객만족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은 구매 고객들이 상품/서비스에 대해 전반적인 만족도와 함께 고객만족을 이끌어내는 개별요인(CS Driver)에 대한 만족도를 측정하고 있다. 고객만족을 이끌어내는 이들 개별요인은 주로 전반적인 만족도를 높이는데 관련된 변수들로써, 이 변수들에 대한 개선노력을 실행하면 전반적인 만족도를 제고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만족도를 높이는 이러한 개별 요인들과 실제 고객들이 재구매할 때 고려하는 재구매요인과는 다르다는 것이 현실이다. 다시 말하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개별 요인이 실제 재구매할 때 고객이 고려하는 구매 요인(Buying Factor)을 포괄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고객만족 활동이 직접적인 재구매 요인 중심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고객의 재구매를 유도하는데 있어서는 현행 고객만족 활동이 미흡하고 불충분할 수 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현행 고객만족 점수 중심의 활동을 통해 만족한 고객을 늘리는 것이나 고객의 만족도 수준을 높이는 것이, 고객의 재구매를 늘려 고객유지를 개선하는 형태로 고객만족경영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현행 고객만족활동의 한계이고, 만족한 고객도 재구매하지 않고 떠나갈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좀더 구체적인 예를 가지고 생각해보면, 앞에서 언급한 고객만족 개선을 위한 계량 모델에서는 상품/서비스의 사용단계에서 중요한 상품 속성과 서비스 속성을 중심으로 고객만족을 이끌어내는 개별 요인을 선정한다. 물론, 재구매 결정단계에서도 이러한 고객만족의 개별 요인도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재구매 결정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고객이 직접 접하게 되는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 판촉, 오퍼 등 실제 구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재구매결정을 위한 요인들일 것이다. 따라서 고객은 만족하지만, 실제 재구매 상황에서는 사용단계에서 느꼈던 만족 요인이외에 다른 재구매 요인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현 제품에 만족하지만 경쟁사로 이탈하는 고객들이 얼마든지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만족한 고객이 이탈하는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인간의 본원적 속성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성 추구 경향(Variety-seeking Tendency)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고객이라면 사용단계에서 만족했더라도 과거에 써보지 않은 다른 상품/서비스를 선택함으로써 다양성을 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도, 고객의 만족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는 고객만족의 개별요인과 재구매를 위해 고객이 고려하는 재구매 요인/동기는 다르기 때문에 고객은 만족하더라도 재구매를 하지 않고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요컨데, 고객만족 활동의 개선을 위해 주로 사용되는 고객만족의 개별요인들이 재구매 결정요인을 모두 포함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고객만족 개별요인 중심의 활동은 재구매 유도를 위해서는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물론, 고객만족경영을 하지 않았더라면, 고객만족도나 만족고객의 수가 훨씬 더 낮았을 것이고, 고객만족의 개선이 어느 정도는 재구매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개별요인들과 고객의 재구매 요인들 사이에 거리가 존재하는 한, 고객만족이란 재구매를 위한 필요조건이 될 수는 있겠지만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고객만족경영이 겉돌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III. 고객만족경영의 개선을 위한 제언
지금까지 고객만족경영에서 지켜져야 할 기본원리에서 벗어난 실행상의 문제점을 진단해 보고 현재 기업들이 고객만족경영이 왜 겉돌고 있는지를 밝혀 보았다. 이하에서는 앞에서 논의한 주요 내용을 정리하고, 현행 고객만족경영의 개선을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로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째, 고객만족의 활동성과를 서베이데이터와 고객만족 평균점수로 측정하는 것은 고객만족경영의 목적인 재구매(또는 추천구매)를 통한 고객유지에 대한 실제 (재구매/추천구매) 성과를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고객만족경영이 등장했던 1980년대 말경에는 컴퓨터의 기술수준이나 관련 데이터 인프라스트럭처가 오늘날과 같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아 거래데이터를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따라서 그 당시에는 시장조사를 통한 서베이데이터의 수집을 통해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형태로 고객만족 점수를 측정하고 이에 의존하여 고객만족성과를 확인하려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렇게 시작된 성과측정에 대한 프랙티스가 굳어지고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어 오지 않았나 추측된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훨씬 용이하게 모든 기존 고객의 재구매나 이탈을 측정할 수 있는 거래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에는 서베이데이터와 더불어 거래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만족경영의 목적인 재구매나 고객이탈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이 서베이에서 응답하는 재구매의향은 실제 재구매 행위와 크게 다르다는 사실을 고려해 본다면, 고객만족 서베이는 고객의 (재구매/추천구매) 의향만을 측정하는 것으로 불완전하다. 그러므로 서베이데이터의 보완을 위한 거래데이터의 활용은 절실하다고 하겠다.
둘째, 기업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고객만족 개별요인(CS Driver)과 재구매시점에 고려되는 재구매 요인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만족한 고객이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객만족경영의 현행 프랙티스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현재 기업들이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고객만족의 개별 요인 뿐 아니라, 재구매 의사결정 요인도 포함하여 고객이 재구매 시점에서 경쟁사로부터 제공받게 될 총체적 가치의 관점에서 새로운 접근방법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실제 재구매 상황에서 고객의 선택을 예측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고객의 관점에서 쉽게 구성된 서베이를 이용하여 자사가 제공하는 고객만족을 포함한 재구매 요인들의 총체적 가치를 선행적으로 측정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측정된 자사의 총체적 제공 가치를 경쟁사가 제공하는 가치와 비교/분석하여 가치경쟁력을 높여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야만 만족한 고객이 떠나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셋째, 불만족한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기업이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고객만족경영의 기본이다. 일단 고객이 만족한 상태가 되면, 이러한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늘리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시켜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재구매를 결정할 시점에, 고객이 자사를 떠날 때 포기해야 할 총체적 혜택이 경쟁사로 옮겼을 때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혜택보다 크다고 느낄수 있도록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시켜 나가는 고객관계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가 필요하다. 고객이 사용하는 상품/서비스를 포함한 거래의 폭을 넓히고, 기업과의 상호작용을 위해 여러 채널을 사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 고객의 재구매/추가구매의 가능성을 높이고 지속사용의 기간을 확대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
Fredrik Dahlsten, ‘Avoiding the Customer Satisfaction Rut’, MIT Sloan Management Review (2003)
Frederick F. Reichheld, ‘Learning from Customer Defections’, Harvard Business Review (1996)
Nagle, T. Thomas, Holden, Reed K., and Holden, Reed, The Strategy and Tactics of Pricing: A Guide to Profitable Decision Making (3rd Edition), Prentice Hall, 2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