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상계1동의 한 임대아파트. 아들과 단둘이 살아가는 82세 노인 이북술(안나)할머니는 서울 수락본당(주임 강송수 신부) 의료봉사회 봉사자들의 말에 팔을 내민다.
이 할머니는 노환으로 움직임도 불편하고 식사도 제대로 못했었지만 지난 1월 본당 의료봉사회와 인연을 맺은 후 진료도 받고 영양주사도 맞은 뒤 한결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한 달에 두세 차례씩 꼬박꼬박 집으로 찾아와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손을 잡아주며 안부를 건네는 간호사와 봉사자가 고마울 따름이다.
수락본당은 지난 2000년 지구(제7지구 노원지구) 차원에서 시작한 의료사목에 참여하다가 지난 5월 간호사 1명과 봉사자 4명으로 본당 차원의 의료봉사회(회장 임명희)를 정식 발족,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구 차원의 의료사목 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과 호스피스·간병인 교육 등 철저한 준비가 지역내 환자들에게 신속하고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말기 암환자들을 주 봉사 대상으로 찾아 다니면서 병원 검진과 약처방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고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건강상태를 확인한다. 신자 환자들에게는 성가와 기도로 하느님의 사랑을 일깨우고 믿음 안에서 용기를 잃지 않도록 북돋아 준다. 봉사회의 활동에 대상자들의 자녀들이 세례를 받겠다고 하기도 하고 냉담하던 가족들도 다시 성당을 나올 정도로 확실한 ‘선교효과’도 얻고 있다.
봉사회는 현재 10여명의 환자들을 돌보면서 필요에 따라서는 성가복지병원, 도티병원 등과 연결해 환자의 수술과 검진을 돕고 있는데 상계8동의 김재면 내과 등 뜻있는 지역 의료진들이 무료 진료를 맡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 활동에 큰 힘을 얻고 있다.
강송수 주임 신부는 “지구 차원의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지역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은 상황을 감안할 때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지역 내에서 그 활동을 비신자들에게 더욱 확대시켜 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