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봉 멤버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그 기억을 가장 진하게 갖고 있는 건 바로 그 시절 거기서 함께했던 친구들일터 세시봉 음악 감상실에서 MC로 활동했던 이상벽이 그 시절 애기를 들려줬다.
"그러니까 그게 나 대학 3학년 때인데,세시봉에서 아르바이트로 MC를 했어요.주말마다대학생의밤이라는 코너를 진행했거든요. 내가 홍익대 학예부장이었고,그때 우리학교에 뻔질나게 드나들면서 노래하던 송 창식을 거기 초대했어요.방청객으로 왔던 조 영남을 무대로 부른것도 나예요.
주인 아저씨가 음악 애호가들이랑 같이 젊은 가수들을 불러 모았는데 저도 늘 거기 드나들면서 나이가 비슷비슷하니까 금세 친해졌죠.그 시절 세시봉 정서를 이해하려면 가난을 좀 알아야 되는데,그래야 사람들이 왜 굳이 거기서 노래를 들었는지 알수 있죠.요즘이야 스피커에서 음악이 나오는 게 신기한 일이 아니쟎아요 하지만 그때는 음악을 들을수 있는공간도 없고 그럴 기계도 없었어 전축이나 TV,피아노 있는집이 거의 없었으니까.
광석 라디오라고,라디오보다 배터리가 더 큰 기계가 있어야 겨우 음악을 들을수 있는데 굉장히 귀했지.그 당시에 기타하나 들고 다니면 그야말로 폼나는 유세였어요.노래를 들을 방법이 귀한 시대였으니까.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젊은 가수들이 자연히 죄다 이리로 모였어요. 우리 멤버들은 죄다 그때 만났어요.
창식이랑 익균이는 지방에서 올라왔으니까 세시봉에서거의 먹고 자다
시피 했어요.밤에 문닫으면 의자 붙여놓고 피아노 커버덮고 잤어요.
그때 애들이 죄다 스물한두살이었는데 밤에 뭐 딱히 할건 없으니까
모여서 노래나부르고 가사만들고 그랬지.주인 아저씨 무서워서
술은 못 먹었어요.기본적으로 술 사 먹을 돈도 없었고(웃음).
형주는 아버지가 교수님이었고는,세환이도 집이 좀 괜찮았는데
나머지는 다 가난했거든요.조 영남은 만날 장화 신고 다니고
송 창식은 낡은 군화를 잘라서 그걸 일년내내 신었어.나도 하얀 고무신
하나만 줄기차게 신고 다녔고요.
송 창식이랑 윤 형주,김 세환,김 민기,조 영남,전 유성,이 장희,사진작가
김 중만,기타리스트 한명이랑 홍대교수 한명 거기에 나까지 거의다 세시봉에서 만났죠. 사실 스무살이 넘어서 만난 친구들이랑 관계를 오래 가져간다는게 쉽지는 않거든요.서로 다른일 하다 보면 잘 못만나고
그러니까.그래도 우리는 자주 만나요.주로 장희가집합을 시키는데
그때마다 격의없이 만나서 놀죠.딴따라들이 개성도강하고 그래서
잘 안 뭉치는데 우리는 늘그막에 잘 지내서 다행이야.문턱 닿도록
드나들면서 공유한그 시절 추억 덕분인 것 같아요."
<출처-여성중앙>
♬ 추억을 부르는 7080 가요모음 34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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