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의 풍요로운 바람, 햇살 그리고 맑은 물이 빚었답니다.
‘순천미인 쌀’
순천시 해룡면 선월들에서 지난 4월 12일 전국 첫 모내기 행사를 가졌다. 이 마을 허만재씨의 논 3,000여 ㎡에 조생종으로 밥맛이 좋은 고시히까리 품종을 심었으며 조기햅쌀재배는1959년 해룡면 구상마을 신준호씨에 의해 시작하여 올해까지 52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121일 만인 8월 11일 올해 첫 벼베기가 실시되어 추석이전에 전국 대형할인점을 통해 ‘하늘아래 첫쌀 햅쌀’이라는 브랜드로 절찬리 판매되고 있다. 시 관계자에 의하면 해룡면, 별량면 등 총 75ha에서 조기햅쌀 300t을 생산 판매해 5억 6천만원의 농가소득을 올릴 예정이라고 한다. 봄, 가을이면 어김없이 매스컴을 타는 순천의 또 다른 소식이다.
‘순천미인 쌀’은 세계 5대 연안습지이며 흑두루미 철새 도래지인 순천만 간척지, 주암호와 상사호의 맑은 물, 왕우렁이 농법의 무농약으로 재배한 친환경 인증 쌀이다. EM발효퇴비를 사용하고 쌀겨와 키토산 및 순천에서 생산되는 미나리, 쑥, 칡넝쿨, 갈대순, 솔순, 죽순, 아카시아꽃, 당밀 등 16가지의 재료로 발효시켜 만든 청초액비를 화학비료 대용 및 병해충 예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순천과 별량농협에서 최고품질의 벼만 수매하여 품종별로 15°C이하의 저온에서 보관하고 즉시 도정하여 공급한 쌀이며 단백질 함량 6.5% 이하, 아밀로스 함량 18% 이하, 완전미율 95% 이상의 재배부터 저장에 이르기까지 최신과학기법을 동원하여 철저히 관리되는 이상적인 쌀이다. 2008년 전국 브랜드 쌀 품평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한 최고품질의 명품 쌀이라고 감히 소개하고 싶다.
도내만도 약 300여개의 쌀 브랜드가 존재할 만큼 전남 쌀은 예전부터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순천 역시 높은 지명도를 가진 브랜드 쌀이 생산되어 경향각지로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 순천농협 쌀은 철새도래지 순천만의 간척지에서 생육.재배 생산된 친환경 무농약 쌀로, 정상립 90% 이상의 고품질 쌀인 ‘순천미인쌀’, 맑은 물, 비옥한 토양에서 우수한 품종만을 엄선하여 철저한 재배지도와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생육재배된 쌀로 현대식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엄격한 기준으로 가공되어 맛 좋고 품질이 우수한 쌀인 ‘나누우리’, 멥쌀과 찹쌀을 90 : 10의 비율로 혼합한 쌀로, 밥맛이 쫄깃쫄깃 하며 찰기가 있는 쌀로 식당 및 일반가정에서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인 ‘순천사랑궁합미’ 등의 브랜드가 있다. 별량농협 쌀 역시 친환경 무농약으로 재배된 쌀인 ‘컴앤씨쌀’, 친환경 저농약 인증미인 ‘풍성원쌀’, 순천만간척지에서 계약재배하여 생산한 일반미 ‘순천만갈대쌀’, 학교급식용 무농약쌀인 ‘허수아비와 학동들’ 브랜드가 있다. 그 외에도 팔마미인쌀, 가족사랑쌀, 풍광수토골드 등의 개인농가에서 직접 생산하는 고품질 쌀 브랜드도 존재하며 순천사람들은 시장에서 쌀을 고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순천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묘미이다.
하지만 ‘진지 드셨습니까’하는 정겨운 아침인사가 어느 날인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농경민족이었기에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하루일과를 잘 보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도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무한경쟁, 고도 효율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삶도 식사 형태도 개별적이며 다양화된 사회로 진화되었다. 이를 증명 하듯이 09년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4.0kg으로 2000년 대비 20.9%가 감소되었으며 쌀 재배면적 역시 09년 92만4천ha로 2000년 대비 13.8%나 줄어들었다. 웰빙으로 인한 다양한 식사선호나 맞벌이 부부 증가 등 대체식품의 소비가 증가됨에 따라 발생되는 사회 현상 중의 하나이다. 한편 사료용을 제외한 곡물자급률이 08년 소맥 0.4%, 옥수수 0.9%, 대두 7.1%가 고작이며 05년부터 07년 3개년 평균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7%로서 OECD 31개국 중 28위에 그치고 있다. FTA 등 세계 곡물 시장은 계속 우리나라에게 자국의 쌀을 포함한 잉여농산물을 판매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이웃 일본(07년 61.4kg), 대만(07년 47.5kg)에 비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월등한 우리나라는 식량강국들의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농민들이야말로 안으로는 쌀 소비량이 계속 줄어들고 밖으로는 값싼 외국 쌀이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흔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소위 진퇴양난의 형국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그 중 하나는 기능성 쌀의 등장이다. 알레르기 방지 쌀, 게르마늄 쌀, 저아밀로스 쌀, 거대배아미 등 재배육종 공정, 버섯 배양액을 접종하여 일정조건에서 배양한 쌀로 영지, 상황, 동충하초 등의 버섯쌀 공정, 홍국, 칼슘, 키토산, DHA, 클로렐라 심지어 금, 은까지 효능이 검정된 기능성 물질을 쌀에 입히는 코팅 공정 등을 한 고부가가치 쌀이 이미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다. 친환경 재배 쌀도 있다. 오리농법, 우렁이농법, 키토산농법 등 다양한 유기농법을 이용하여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아 시장에서의 반응이 뜨겁다. 최근 이러한 다양한 농법으로 차별화하여 재배한 쌀을 브랜드 쌀이라고 통칭한다.
쌀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도 눈에 띤다. 지난 1999년 출시했던 모음료회사의 쌀음료는 최단 기간 1억병을 판매하여 쌀 제품의 가능성을 예고했고 즉석밥, 쌀떡볶이, 쌀빵, 레토르트떡, 쌀과자, 쌀아이스크림, 쌀주류 등이 개발되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특히 쌀막걸리는 다른 주류 생산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에서도 내수 및 수출 역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순천 역시 ‘나누우리’, ‘친구사이’, ‘대대포’ 등의 막걸리 브랜드가 즐비하며 타 지역이나 전국적 브랜드가 시장을 공격하는데도 순천사람들의 지역막걸리 사랑은 식을 줄을 모른다. 참으로 멋으로나 맛으로나 빼어난 성품을 지닌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쌀은 쌀비누, 세안제, 샴푸, 린스, 팩, 엣센스 등에 이르기까지 생활용품의 재료로도 이용이 늘고 있다. 지난 01년부터 ‘쌀소비 촉진 범국민 운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서구에서 조차 다이어트와 성인병 예방 식품으로 각광받으며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쌀의 우수성을 강조하면서 ‘아침먹기 생활화, 쌀 선물하기, 쌀간식 만들기’ 등을 호소하고 있다. 이외에도 09년 41만톤에서 12년 96만톤까지 가공용 쌀 소비량을 확대시킬 예정이며 식품제조 원료로 쌀가루 소비 확대, 무균밥 등의 쌀제품 확산, 쌀 이용 즉석 조리기계 보급과 함께 다양한 소비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쌀은 우리의 생명이자 희망이다. 적극적인 쌀 소비가 바로 지역사랑이자 나라사랑의 출발이다. 지역농가도 살리고 위기에 처한 한국농업도 보호하고 국가경제도 힘을 보태며 더하여 국민건강 증진까지 영향을 미치는 위대한 쌀의 힘을 깨닫는 순간이다.
‘우리 모두 밥 먹고 힘냅시다.’,
이왕이면 ‘순천의 풍요로운 바람, 햇살 그리고 맑은 물이 빚어낸 ‘순천미인 쌀’을 드십시다.’
(월간 순천인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