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마는 세계의 요리 전문가들이 자연에 존재하는 식품 가운데 가장 뛰어난 맛을 내는 재료라고 평가한다. 그런데 막상 다시마를 써 본 주부들은 글쎄, 좀 맛이 나아지는 것 같기는 한데 별로 모르겠다는 말들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다시마에서 맛있는 국물을 내는 요령이 좀 까다롭기 때문인 것 같다.
보통 다시마를 살짝, 혹은 펄펄 끓여서 사용한다. 그래도 전혀 안 쓴 것보다는 낫지만 다시마가 원래 낼 수 있는 맛에는 훨씬 못 미친다.
다시마에서 좋은 맛을 내는 단백질과 미네랄의 복합체는 60~90도 사이의 물에 녹아 나온다. 그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나오지 않고 그보다 온도가 높아지면 비릿한 점액이 나와 이 맛있는 성분을 감싸버리기 때문에 갑자기 맛이 떨어지게 된다.
60도는 물을 냄비에 담아 가열했을 때 바닥에 좁쌀만한 물방울이 송글송글 생기기 시작하는 정도의 온도이다. 90도는 물이 전체적으로 풀룩풀룩 끓어오르려고 할 때의 온도이다. 여기서 그만 펄펄 끓어오르면 다시마 국물은 망치는 것이다.
아무리 맛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그 복잡한 것을 하는가 하실 분이 많을 것 같다. 의외로 간단하게 그 온도를 지키는 방법이 있다.
직경 30cm 이상의 폭이 넓은 냄비를 준비한다. 물을 가득 담고 찬물로 한 번 헹군 마른 다시마를 넉넉히 넣는다. 5L들이 냄비라면 100g 정도가 적당하다. 멸치도 한 줌 넣는다. 냄비 뚜껑을 연 채로 센 불로 가열한다.
수증기가 올라오면서 냄비 옆면으로 조그만 물방울들이 생기기 시작하면 불을 최대한 낮춘다. 그 상태로 4~5시간 둔다. 아주 약한 열로 가열하는 데다가 물 표면으로 수증기가 계속 증가하면서 기화열이 빼앗기기 때문에 다시마 국물은 아무리 오래 두어도 끓지 않는다.
맑은 황갈색으로 물이 잘 우러났으면 다시마만 건져내고 불을 세게 해서 끓인 후 재빨리 체에 받쳐 멸치를 빼낸다. 이제 맛을 보자. 고기 국물보다, 버섯국물보다, 어떤 화학 조미료보다 더 맛있는 다시마 국물이 완성되었다.
국물을 식혀 유리병에 넣어두면 냉장고에서 4,5일은 보관이 된다. 국, 찌개, 볶음, 조림, 김치의 다대기, 어떤 조리 방식에도 쓸 수 있고 어떤 재료와도 맛이 잘 어울린다.
또한 다시마는 두뇌를 맑게 하는 효과가 대단히 뛰어난 식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