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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이은주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②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는 큰 규모의 실내 광장 ‘플라자’가 있다. 여기저기 대형 조각 작품이 보이는 가운데 가장자리엔 상점과 식당들이 늘어서 있다. 유럽 오래된 도시의 광장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아니나 다를까, 최윤정 이사장은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에서 영감을 받아 이곳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피렌체 시뇨리아 광장에서 영감 얻어 건립된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예전에 남편과 함께 시뇨리아 광장에서 우리에게도 삶과 문화가 하나가 된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어요. 건축물과 조각이 어우러지고, 사람들은 자유롭게 쉬다가 어디에나 있는 미술관으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요. 저희가 상상해 오던 곳을 여기에 만들었습니다.”
파라다이스그룹의 컬렉션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가 알려지면서 미술 작품을 보기 위해 해외에서 찾아오는 신규 고객들이 많아졌다. 최 이사장은 “우리 컬렉션이 해외 미술 애호가들 사이에서 회자될 만큼 그 수준을 인정받을 때 가장 큰 보람과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필립 회장과 최 이사장 부부의 사(私)적인 취향과 더불어 컬렉션을 둘러싼 이야기를 더 들어 보았다.
앤디 워홀의 판화 작품 앞에 앉은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작품 수집 과정에서 만난 특별한 경험은 어떤 게 있나요.
생각해 보면 좋은 작품들을 만난 데에는 주변 분들의 도움이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작품을 소장하게 되면서 참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고요. 작가들과의 만남도 특별했습니다. 특히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는 여전히 저희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제프 쿤스는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를 개관할 때 직접 참석했는데요. 저는 제프 쿤스의 영리하고, 대범한 작가 특유의 유머를 정말 좋아합니다.
파라다이스 아트스페이스에 두 작가의 작품이 나란히 있죠.
허스트 작가와의 인연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허스트가 ‘센세이션(Sensation)’전으로 현대 미술계에 등장한 이후 꾸준히 관계를 이어오며 작품도 여러 점 소장하고 있고요. 파라다이스시티 개관을 준비하며 그에게 아트스페이스를 위한 작품을 부탁했습니다. 허스트는 기념비적인 작품을 선사해 주겠다고 약속하고 세로 3m, 가로 9m에 달하는 그 당시 가장 큰 닷(점) 페인팅(‘Aurous Cyanide’)을 완성해 줬습니다. 그런데 작품이 너무 커서 설치 전 잠깐 작품을 보관하기 위한 수장고를 찾느라 굉장히 애먹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개인 소장품과 법인 소장품 색깔이 좀 다를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개인 소장품엔 아무래도 사적인 취향이 좀 더 많이 반영돼 있지만, 파라다이스시티에 설치된 대부분의 작품은 법인 소장품으로 파라다이스그룹의 비전과 철학에 무게를 둔 것이 많습니다. 개인 소장품 중엔 미국 출신의 팝 아티스트 에드 루샤의 회화, 제가 존경하는 이우환 화백의 작품, 그리고 양혜규 작가의 작품 등이 있습니다.
소장품 중 개인적으로 특별히 여기는 작품이 있으세요.
프랑스 화가 장 엘리옹(Jean Hélion, 1904~87)의 회화 ‘흰 구두를 신은 남자(L'Homme a la chaussure blanche)’입니다. 제가 결혼하기 전부터 아버님(전락원)께서 소장하고 계셨던 작품인데, 우리 집에 늘 걸려 있었죠. 결혼해 아버님과 한집에 살았는데 아버님 몸이 많이 편찮으셨어요. 그때 제가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아주 많았죠. 당시 아버님과 더불어 제가 가장 오랫동안 마주한 게 바로 이 작품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아트 바젤이 파리에서도 열리면서 프랑스 모던 페인팅이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이더라고요. 저희가 소장한 엘리옹 그림은 1940년대 작입니다. 가장 높은 가격대를 형성한 1930년대 작품은 아니지만, 작가가 1944년 반(反) 나치 운동으로 뉴욕으로 추방된 이후에 제작한 것으로,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작가의 시장이 움직이는 시점이라서 그런지 여러 번 판매를 제안받았지만, 엘리옹의 그림은 제 눈에 정말 익숙하고 우리 가족에게는 함께 공유하는 추억 속에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소장하고 있을 생각입니다.
최윤정 이사장이 개인적으로 특별한 추억이 담긴 작품으로 꼽은 장 엘리옹의 회화.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처음엔 매력을 잘 몰랐다가 시간이 흐르며 관심을 기울이게 된 작가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게 그렇게 다가온 작가로는 엘리자베스 페이튼(Elizabeth Peyton·58)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좋은 작가라고 추천도 받았었는데, 이상하게도 지나쳤던 작가입니다.
그런데 지난 2월 LA 프리즈에 갔을 때 이 작가의 작품이 한눈에 들어왔어요. 참 이상하죠. 페이튼이 그린 아주 작은 작품인데, 엘리자베스 여왕의 옆모습을 그린 작품이었습니다. 특유의 속도감 있는 가벼운 터치로 표현된 그 작품 앞에서 홀린 듯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작품을 소장하게 됐어요.
재미있는 사실은 저의 영어 이름도 엘리자베스라는 거예요(웃음). 그것은 이제 세 명의 엘리자베스가 얽힌 하나의 작품이 됐습니다.
세계적인 초상화가 엘리자베스 테이튼이 그린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의 옆모습.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소장품을 매각하는 경우도 있으신가요.
기업 컬렉션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있어요. 소장품을 들일 때도 더 이성적으로 할 수밖에 없고, 필요한 경우엔 매각도 해야 하고요. 매각해서 생긴 자금으로 또 새로운 작품들을 들이기도 하는데, 그런 때는 타이밍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어야 해요. 매각하기로 한 경우엔 작품의 가치가 가장 높이 평가될 때 내놓아야 하고요.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경매 시장을 항상 주시하고 있어야 합니다.
소장품 말고 다른 얘기도 여쭤볼게요. 최근에 본 것 중 특히 인상적인 전시가 있었는지요.
지난 4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본 세실리 브라운(Cecily Brown·54) 전시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보수적인 편이어서 세실리 브라운의 직접적인 표현들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 내용은 불편하지만, 그녀의 강렬한 에너지와 대범한 구성, 복잡한 서사, 그리고 특유의 색채는 좋아합니다. 사실 저희가 소장하고 있는 작가의 전시를 볼 때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미술관 전시를 볼 때는 한 점 한 점 작품을 보기도 하지만, 작품의 배치나 공간과의 관계 등도 눈여겨봅니다.
컬렉션으로 인해 삶에 변화가 생겼나요.
‘미술’을 매개로 많은 분과 연결된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미술품을 직접 보고 구입해야 했기 때문에 국내외 할 것 없이 다니며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거든요.
미술계 분들과 모이면 늘 작가 작품, 전시 구입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누느라 바쁘죠. 이만큼 재미있는 공동의 관심사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늘 만나면 즐겁고 반갑고요. 그리고 서로 중요한 정보도 교류하죠.
제게 새로운 커뮤니티가 만들어진 건데요. 이 커뮤니티는 의외로 미술계에서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좋은 작가를 서로 추천하기도 하고, 그 작가가 좋은 미술관 전시를 하는 것도 보게 되니까요. 이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또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한국 미술시장 보고서 출간
2018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이배 작가 전시 전경. 사진 파라다이스문화재단
도예 작가 이가진의 조각 설치 작품. 파라다이스 티 라운지&로비에 있다.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지난해 12월 말 영문으로 한국 미술시장 현황을 정리한 보고서를 냈다. 서울대 경영연구소와 함께 예술경영지원센터 후원으로 발간한 ‘코리아 아트마켓 2022’다.
보고서는 ‘아트페어’ ‘경매’ ‘컬렉터 트렌드’ ‘작가론’ ‘전시 동향’ 등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술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한국 현대 미술시장의 경향을 살펴봤다. 기업이 운영하는 문화재단이 나서서 한국 미술시장 현황을 정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어떻게 한국 미술시장 보고서까지 내셨어요.
해외 미술계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큽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자료가 별로 없다는 게 문제죠. ‘한국 미술’ 하면 단색화는 아는데 그 이상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늘 안타까웠어요. 한국에 어떤 작가들이 있는지, 시장 규모는 어떤지, 한국 컬렉터는 또 어떤지를 제가 일일이 붙잡고 설명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보고서를 만들어 우리 재단과 예술경영지원센터 홈페이지에 무료로 공개했어요.
최 이사장은 “한국 미술이 해외로 뻗어가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 저에게는 이 일이 굉장히 중요하고 또 보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작가들을 선정해 뉴욕 레지던스 경험을 지원하는 ‘뉴욕 아트 오마이(Art-OMI)’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추진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을 거쳐간 대표 작가로는 정연두, 김범 작가 등이 있다.
또 ‘파라다이스 아트랩(Paradise Art Lab)’, 복합문화공간 ‘파라다이스ZIP’ 운영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중 ‘파라다이스 아트랩’은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의 대표 프로젝트다. 지난해 열린 3회까지 총 29개 작품을 지원했고, 관객 5만6000여 명이 관련 전시를 봤다. 올해 아트랩 전시는 9월 1일부터 10일까지 파라다이스시티 플라자에서 열린다.
2019년 아트랩 전시에서 증강현실을 생생하게 체험한 기억이 있습니다. 아트랩은 첨단 미디어 아트 작품을 많이 소개한다는 느낌인데요.
맞습니다. 아트랩은 한국 작가의 역량을 알리기 위한 전시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미디어 아트는 한국 작가의 역량이 특히 부각되는 분야죠. 인공지능, 증강현실, 미디어 파사드 등 기술과 예술을 융합하며 작업하는 작가들이 꽤 많아요. 아트랩을 거쳐간 권하윤, 김윤철, 콜렉티브에이, 태싯그룹, 조영각, 장지연, IVAAIU CITY 등이 현재 모두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트랩이 이들 작가를 꾸준히 지원하며 대중에게 기억에 남는 예술 경험을 주는 축제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9월 1~10일)
아트랩 페스티벌에서 선보일 듀오 아티스트 룸톤의 작품. 가상현실과 디지털 게임을 매체로, 실제와 가상의 감각 사이에서 발생하는 몰입 경험을 선사한다. 사진 파라다이스문화재단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이 장르에 경계를 두지 않고 기술과 융합하는 예술 작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018년부터 해오고 있으며 미술 분야뿐만 아니라 예술 전체 장르를 대상으로 작품을 선정해 제작 과정을 지원하고, 그 결과물을 페스티벌에서 전시나 공연으로 선보인다.
올해 4회를 맞는 아트랩 페스티벌은 9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 간 열린다. ‘운석’을 테마로 아티스트 7팀의 다양한 아트앤테크 작품을 선보인다. 아티스트 룸톤, 박근호(참새), 양민하, 윤제호, 전병삼, 조영각, YALOO&WONWOORI가 참가한다. 올해엔 설치와 오디오 비주얼, 가상현실(VR) 등 두 가지 이상의 분야가 혼합된 작품도 다수 포함돼 있다.
“작가 발굴과 후원은 오랜 전통”
더 좋은 작가, 더 좋은 작품을 만나기 위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요.
제일 중요한 것은 작가를 후원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컬렉터가 지녀야 할 자긍심과는 별개로 작가를 발굴하고 후원하는 것은 파라다이스의 오랜 전통이자 자부심이었어요.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후원하며 지원하는 것이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을 가장 확실하게 그리고 먼저 만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숨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오랜 시간 곁에서 후원하며 작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의 최고 작품을 소유하는 데에서 오는 기쁨과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파라다이스그룹은 본사 사옥이 있는 서울 장충동에 5성급 신규 호텔을 준비 중이다. 부산과 인천에 이은 세 번째 호텔이다. 이에 대해 최 이사장은 “신규 호텔은 2018년 착공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계획보다 많은 시간이 지연됐다”며 “현재 건립이 다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서울에 특급 호텔이 더 많이 생길 예정이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 같다. 그 가운데서 우리는 한국 브랜드로서 보여줄 콘텐트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이 존경하는 백남준
백남준, HITCHCOCKED, 186x134x56㎝
아트 파라디소 호텔에 설치돼 있는 백남준 작품 'HITCHCOCKED'.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은 ‘미디어 아트 선구자’ 백남준 작가를 특별히 사랑한다고 한다. 그런 전 회장이 특별히 사랑하는 소장품 중 하나가 바로 백남준의 '히치콕드’. 이미 몇 점의 백남준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 작품은 2017년에 구입했다. 히치콕의 영화 ‘새’와 ‘이창’ 등을 연상시키는 요소들로 구성돼 있다.
백남준 작가는 본인에게 영감을 준 인물을 주제로 여러 작품을 창조했는데, 그 중에서 이 작품은 히치콕 감독을 주제로 만든 것이다. 히치콕은 영화 ‘사이코’, ‘새’, ‘이창’등의 영화로 인간의 공포와 불안감을 가장 탁월하게 표현한 감독으로 꼽힌다.
백남준의 '거북이',1400x550x330cm,1990. 계원예술대학교 창조관 1층 로비에 있다.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주목할 만한 한국 작가 작품
최정화, 골든 크라운(Golden Crown), 360x360x300㎝
최정화의 '골든 크라운'. 파라다이스 호텔 컨벤션 입구에 있다.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최정화는 진짜와 가짜, 작품과 상품 그리고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그 간극을 즐기는 작가다. 현수막, 생활용품, 바가지, 이태리 때 밀이 타올, 트로피, 비닐, 쿠킹 호일 등 흔한 일상용품이 그의 작품 재료가 된다. 작가는 미술관이 아닌 보다 일상적인 장소에서 작품을 마주하기 바라며 한국의 근대화가 만들어 낸 대량생산과 소비를 과잉 집착과 과잉 소비라는 키워드로 해석하여 특유의 한국적 팝(POP)을 창출했다.
최정화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였으며, 1987년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비롯, 2005년 일민예술상, 2006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베니스 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등 세계적인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양혜규, Sonic Rotating Geometry Type1-Brass Plated #26
양혜규 작가의 설치 작품. 놋쇠방울을 재료로 활용했다. 100x94x8㎝.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양혜규의 놋쇠 방울 설치 작품이다. 놋쇠 방울은 토속적이면서도 주술적인 느낌을 주는 것으로, 빛에 반짝이며 마치 다른 세계로 이끄는 듯한 독특한 소리를 낸다.
양혜규는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작품에 녹여내는 작가는 현재 독일과 서울을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 대표 작가로 선정되면서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다양한 조각, 평면, 설치 등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세현, Between Red - 016NOV, 335x400㎝
파라다이스 호텔 VIP 출입구에 설치돼 있는 이세현 작가의 회화.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군복무시절, 군사분계선 근처 전략지대에서 야간 보초를 서곤 했던 작가가 당시 야간 투시경을 통해 본 풍경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이다. 온통 붉고, 아름다우면서도 두려움과 공포가 가득한 풍경이 비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이세현은 거제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서양학과와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 런던 첼시예술대학원 미술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암스테르담, 뉴욕, 밀라노, 취리히 등 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다.
제여란, USQUAM NUSQUAM, 280x390㎝
제여란,USQUAM NUSQUAM, 280x390cm. 파라다이스호텔 컨벤션 입구에 있다.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제여란은 스퀴지라는 인쇄용 도구를 사용해 강렬한 색깔을 유화물감으로 캔버스에 담아낸다. 작가의 몸이 역동적으로 지나간 흔적들은 그림이 되고, 관객에게는 그 그림을 통해 다양한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제여란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8년 윤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2016년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14번째 개인전을 개최했다.
김홍식, Flâneur in Museum_Duomo, Louvre, Toledo, Catalunya
김홍식의 회화. 각 150.8x135.8㎝. 텔 파라다이스 3층에 작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 파라다이스그룹
박물관 내부를 촬영한 사진 이미지를 스테인리스 스틸에 옮기고, 부분 채색을 한 뒤, 그 위에 액자를 금박으로 출력하여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눈앞에 보고 싶었던 명작들을 두고도 핸드폰, 사진기를 통해 바라보는 사람들을 주목했다. 작품 속 미술관과 그 안의 관람객을 바라보는 관람객이라는 독특한 경험을 한다.
김홍식은 이화여대 서양화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석·박사) 졸업했다, 미국 Wright State University, 한가람미술관, 금호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대판화공모전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 다수의 기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에디터
중앙일보 문화선임기자
중앙일보 문화부에서 책과 건축 관련 기사를 써왔고, 중앙일보가 발간하는 영화주간지 magazine M 편집장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미술과 공예, 디자인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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