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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벽, 나는 몰카로 보았다
산허리 더듬는 호수의 흰손을 2005. 11. 전북 진안 용담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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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호(전북 진안)
전북도민의 젓줄과도 같은 용담호는 5년 전 전북 진안군 금강 상류에 용담댐을 건설하며 생겨난 인공호수이다. 본래 수몰 전 용이 승천하는 듯한 비경의 용담소를 지닌데다 물이 차고도 마치 용처럼 굽이치는 물줄기들이 빼어난 경관을 펼쳐보여 '용담호'라는 이름을 얻었다.
용담호의 초겨울 여행 테마로는 단연 물안개를 꼽을 수 있다.
늦가을~초겨울 이른 아침이면 물에 잠겨 섬이 되고 반도를 이루는 물굽이 사이로 피어 오르는 물안개가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호수 둘레를 따라 50㎞에 이르는 포장길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날 아침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가 된다.
아예 차를 세워 두고 물안개를 감상하기로는 용담호반 마을인 상전면 월포리 토지가든 아랫녘과 정천면 갈두리가 좋다. 주변에 수초와 갈대가 멋스럽게 자란데다 반도처럼 튀어나온 지형도 있어 풍광이 근사하다. 게다가 이른 아침이면 그물 걷이 배들도 들락거려 그야말로 한폭의 풍경화를 목도할 수 있다.
진안읍 운산리 삼거리는 용담호 물안개 드라이브의 출발점이다. 정천면 소재지를 지나 용담댐~13번 국도~안천면소재지~30번 국도~불노치터널~월포대교로 이어지는 호반 길을 따라 상큼한 드라이브코스가 이어진다.
호반 곳곳에 마련된 전망대에 오르면 시원스럽게 펼쳐진 호수와 산세를 조망할 수 있다. 정천면 모정리 망향의 광장을 시작으로, 용담-상전-안천 전망대 등 4개의 전망대가 있다. 안천면 소재지에서 30번 국도로 진입하면 불로치(불노티)터널을 만난다. 이른바 '코큰이 고개'로도 불리는 곳으로 6ㆍ25 때 미군 장교(딘 소장)가 포로로 잡힌 곳이라는 데서 유래했다.
호수 주변에는 산줄기를 갈라 물길을 내며 섬이 된 죽도와 죽도폭포 등 절경을 갖추고 있다. 진안군청 문화관광과 (063)430-2228
◇ 충북 제천 청풍호 |
◇ 청풍호 클럽 ES |
일명 충주호로도 불리는 청풍호는 충북 제천시와 충주시, 단양군에 걸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다목적 호수이다. 남한강 물줄기를 가로 막아 내륙의 젓줄 구실을 하고 있다.
청풍호 역시 이즈음 물안개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특히 호반을 따라 운행하는 유람선도 있어 근사한 장면을 포착할 수 있다.
대표적 물안개 감상 포인트로는 옥순대교와 수산 능강계곡 언저리를 들 수 있다. 옥순봉에 올라 아침 햇살이 내리쬘 무렵 옥순대교 아래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환상이다.
남제천 IC에서 나와 우회전, 금성-청풍 방향 따라 호반에 진입하면 드라마 왕건 촬영지~금수산~청풍리조트단지~청풍문화단지 등이 나선다. 청풍문화단지에 이르기 전 청풍대교를 건너지 않고 좌회전해 호반 절경을 따라 산굽이를 10여분 돌다보면 만나는 곳이 수산리. 반도처럼 삐죽 튀어나온 절경에 민가 몇채가 들어서 있어 목가적인 호반의 정취가 펼쳐진다. 고개를 산쪽으로 돌리면 가파른 소나무 돌산에 영화속 알프스의 한 마을을 연상케 하는 클럽 ES의 샬레풍, 지중해풍의 멋진 리조트가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다. 물안개를 가까이서 감상하려거든 수산리 마을 물가로 나서는게 좋고, 호반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며 환상적 분위기를 맛보려거든 클럽 ES의 전망대가 최고의 감상 포인트가 된다. 클럽 ES 모퉁이를 돌아 맑은 청솔숲 사이 계류를 따라 6km쯤 숲길을 걸어 만나는 정방사도 운해에 잠긴듯한 청풍호의 절경을 감상하기에는 그만이다. 제천시 문화관광과(043)647-7003 < 용담호(진안)-청풍호(제천)=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hwkim@>
용담호서 직접 잡아올린
붕어- 쏘가리- 메기 '꿀맛' 청풍호 파노라마 보이는 스위스풍 리조트서 '꿀잠'
여행메모 |
◇진안 용담호=경부고속도로~대전, 대전~진주 고속도로 무주 IC~30번 국도 타고 20여분 달리면, 용담호. 25분쯤 더 가면 진안읍.
◇제천 청풍호=영동고속도로 만종 IC~중앙고속도로~남제천IC~82번 지방도로~제천 방향~청풍호.
▶맛집& 묵을 곳
◇진안 용담호=용담호에서 잡은 붕어, 쏘가리, 메기 등으로 찜과 매운탕을 내는 집들이 있다. 불로치고개의 용쏘나루터(063-432-9973)는 시래기를 넣고 매콤하게 끓여낸 붕어찜(1인 기준 1만원)이 별미이다. 월포리의 토지가든(063-432-5566)은 쏘가리회(1kg 12만원)가 유명하며, 숙박과 함께 전통 홍삼 한증막에서 피로도 풀 수 있다.
정천면 장승마을의 용담호모텔(063-432-3839)은 호숫가에 위치해 운치가 좋다. 용담호를 배경으로 촬영한 영화 '주홍글씨'의 주연배우인 한석규와 이은주가 묵었던 곳. 용담호 어부인 박노규씨가 운영하는 정천면 갈용리의 갈두민박(063-432-5859)에서는 이른 아침 박씨의 고깃배를 얻어타고 물안개 피어오르는 호수를 달려볼 수 있다. 이 집의 은박지에 싸서 굽는 붕어구이와 흑돼지구이도 일품.
부귀면 전북진안여성농업인센터(063-433-1936)에서 내놓는 생명의 밥상(1인 1만원, 20명 이상 가능)은 폐교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음식을 민족생활관 김인술 관장의 강연과 함께 맛볼 수 있다.
◇청풍호=수산리 인근 상천 민속마을 참숯불가마(043-653-5502)의 돼지고기 숯불구이가 일품이다. 뜨끈한 숯불가마에서 찜질을 한 뒤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목살 1인분 7000원. 숯가마 이용료 어른 6000원.
청풍호에는 의외로 잘 꾸며진 숙소가 많다.
대표적 명소로는 각종 영화 CF의 단골 촬영지로 유명한 클럽 ES(02-508-2323ㆍ사진)를 꼽을 만하다. 굳이 잠을 자지 않아도 구경할만한 곳이다. 수산리 언덕위에 자리한 스위스풍의 리조트 마을로 앞으로는 청풍호가 시원스레 펼쳐지고 뒤로는 금수산, 옆으로 능강 계곡이 흘러 운치를 더한다. 친환경 기법으로 나무 한그루 돌 하나의 운치를 살려 집을 지었다.
철저한 회원제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지만 입구에서 신분을 확인하면 산책할 수 있다. 넓은 정원에는 토끼와 토종닭, 거위가 뛰놀고, 염소, 사슴 등도 구경할 수 있다. 전망 좋은 산등성이에 선탠 베드와 수영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