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3-4간 삼각등산동우회의 강원도 평창군 봉평읍 흥정계곡
여행 이야기.
나는 지하철 4호선 길음역에서 오전 08시30분에 전응석씨 차에 탑승했는데 같이 탑승한 일행은 고중경씨 지영태씨 j씨와 운전자 전응석씨까지 해서 모두 5명이었다.우리가 탄 차량은 내부순환도로-강변북로-천호대교-올림픽대로-중부고속도로를 경유해서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에는 두 번째로 도착했다.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에 일행들 차량 6대가 모두 도착한 것은 오전 11시04분경이었다.제일 먼저 도착한 차량은 k씨 차량이었다.뒤이어서 전응석씨 차량,김남규씨 차량,이희섭씨 차량,위동환씨 차량,김종환씨 차량 순으로 문막휴게소에 도착했다.각 차량에 분승한 일행은 모두 25명이었다.
25명의 일행이 분승한 6대의 차량은 영동고속도로 장평인터체인지를 빠져나가 평창군 봉평읍내 고향막국수집 주차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오전 12시20분경이었다.하필이면 이 좋은 날 큰비는 아니지만 계속해서 비가 부슬 부슬 내렸다.고향막국수집에서 일행은 순메밀국수와 순메밀비빔국수로 점심식사를 했는데 그맛은 괜찮았다.반주용 술은 메밀꽃술로 했는데 그 맛이 서울 막걸리와 비슷하다는 것이 일행들의 평가였다.
점심을 먹은 일행은 오늘 저녁 먹거리와 내일 아침 및 점심 먹거리를 봉평읍내 시장에서 장을 본 뒤 약12킬로미터 떨어진 흥정계곡으로 이동했다.맨 선두에 김종환씨 차가 서고 그 뒤로 위동환씨 차,전응석씨 차,김남규씨 차,이희섭씨 차,K씨 차 순으로 이동했다.
흥정계곡은 입구에서 산속으로만 약 8킬로미터가 넘는 비포장 도로였다.비포장 도로변 우측으로는 계곡물이 풍성하게 흘렀고 탁도도 몹시 맑았다.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 양안으로는 낙엽송 숲과 잣나무 숲 등이 장관이었다. 우거진 숲 사이 사이로 화려한 서양풍의 펜션들이 즐비했지만 9월초의 비가 오는 날인데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피서객은 전혀 눈에 띠지 않했다.
약 8킬로미터가 넘는 계곡 길을 따라 덜커덩 거리면서 차량이 도착한 곳은 김종환씨가 운영하는 timeless vill 펜션 앞마당이었다.김종환씨네 timeless vill 펜션은 하얀색 2층 양옥집으로 다른 펜션들과 마찬가지로 화려하게 보였다.그야말로 언덕위의 햐얀집이었다.김종환씨네 timeless vill 뒤쪽으로는‘산마을 풍경’이란 또다른 적황색 펜션이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었고 이들 펜션 앞으로는 계곡물이 흘렀다.흥정계곡 상류인 셈이었다.이슬비가 내리는 한적한 오후라서 그런지 이곳 흥정계곡 양안으로 우뚝 솟아있는 가파른 능선이 우거진 녹음에 덥힌 채 조용하게 버티고 있는 모습이 적막감을 더 해 주는 것 같았다.이런 분위기를 전해주려는 듯이 펜션 이름마저 timeless vill(영원히 시간이 정지된 촌락)이라고 붙인것 같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도 멈췄다.야외에 설치된 깡통 화로위에 임연수 생선과 삼겹살을 구워 술 안주가 마련되자 소주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일행의 즐거운 담소가 그칠줄을 몰랐다.큰 밥통에 별도로 끓인 김치찌개가 다 끓여지자 26명의 일행은 야외식탁에 둘러 앉아 저녁식사를 맛있게 먹었는데 특히 돼지고기 김치찌개는 그 맛이 삼삼한 것이 일품이었다.이 찌개는 요리의 대가인 김승남씨 작품이었다.
저녁식사가 끝나자 야외식탁 앞에 캠 파이어(camp fire)를 피워놓고 노래방기기를 꺼내 놓으니 훌륭한 야외 노래방이 되었다.장작개비가 비에 젖어 캠 파이어 불이 시원치 않자 기름을 쏟아붓고 부채질을 해서 캠 파이어 불이 활활 타오르도록 하느라고 김남규씨가 무척 고생을 하기도 했다.노래방 기기 마이크를 잡은 일행들의 노래는 밤 10시가 넘었는데도 그칠줄을 모르자 강제로 노래방을 종료시겼지만 그 분위기는 밤이 새도록 노래가 계속될 것 같았다.노래방 기기에서 100점이 뜨는 일행으로부터는 만원씩을 받았는데 그 돈이 7만원이 되었다.노래방이 끝나자 일행들은 자기 취향대로 잠자리에 들 분은 잠자리에 들었고 고스톱칠 분은 또 고스톱을 치다가 하루를 마감했다.
이튿날 아침에 일어나니 또 이슬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그런 날씨였다.일행중 희망자들만 08시경에 우산을 바쳐들고 흥정계곡을 따라 잘 정비되어 있는 산림청 국유임도를 따라서 트레킹에 나섰다.약 10킬로미터에 이르는 국유임도는 겨우 차량이 한 대 지나갈 정도였다.경사도도 완만한 오르막길이었다.이 임도변에는 계곡물이 철철 흘르고 좌우측 능선에는 무성한 숲이 고요속에 갇혀 있는 것이 상쾌하기 그지 없었다. 능선 정상에 있는 임도 종점에 도착하니 시간은 09시40분경이었다. 이 능선 정상에 서서 평창군 일대에 한없이 펼쳐지는 산봉우리들과 그 사이 사이에 끼어있는 하얀 구름들을 바라보니 마치 신선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임도 종점에서 하산하는 길에 K씨의 Y담으로 일행은 배꼽을 잡고 웃기도 했는데 그 Y담 내용중 하나는 전라도에서 여자 동창생 19명이 서울구경을 왔다가 그 일행중 한 명이 구경 장소에 서 있는 사진사 아저씨를 보고“아저씨 아저씨 이리 와 봐라우,우리 씹구명을 한꺼번에 확 박아줄라우”라고 말하자 다른 여자 동창생 일행이 뒤에 있는 물 배경이 사진에 나오는가를 묻는다고“그러면 물도 나온다우?”라고 사진사에게 물었다고 해서 한바탕 웃기도 했고 또 다른 Y담 내용은 어떤 부부가 있었는데 불만이 많은 아내가 저녁에 안방에 나란히 누워 잠을 자려는 순간에 남편이 꼴보기 싫어서 옆으로 돌아눕자 남편 하는 말이 “여보 뒤로 하게?”라고 묻자 화가 난 아내가 벌떡 일어나 앉으니 이번에 남편이 다시 묻는 말이“그럼 앉아서 하게?”라고 했다.더욱 화가 치민 아내가 이번에는 벌떡 일어서자 남편 말이“그럼 서서 하게?”라고 했다고 해서 일행은 또 한바탕 배꼽을 잡고 웃기도 했다.
라면을 끓여 점심을 먹은 일행은 김종환씨네 timeless vill 펜션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각자의 차량에 분승해 봉평읍내 국수공장에 들렸다.여기에서 고중경 총무님은 봉평 여행 기념으로 메밀국수 한 다발씩을 일행들에게 사주었다.값이 싸다는 것을 인지한 일행들은 개인적으로 메밀 국수를 더 많이 사는 분도 있고 또 메밀 가루를 포대 채로 사는 분도 있었다.
일행은 영동고속도로 장평 IC까지 같이 나와서 각각의 승용차별로 헤어졌는데 일부는 영동고속도로로 상경했고 김남규씨 차량 일행과 전응석씨 차량 일행은 영동고속도로 둔내 IC에서 6번 국도로 진입해서 횡성과 양평을 거쳐 상경했다.출발전에 김남규씨가 하는 말이 고속도로보다는 국도로 주행하는 것이 훨씬 더 운치가 있고 통행료 부담도 없을 뿐만 아니라 횡성군 관내 도로변에 옥수수 찐빵집이 있는데 그 찐빵집에서는 방부제를 넣지 않고 옥수수 찐빵을 만들어 파는데 그 맛이 안흥 찐빵 맛보다 더 훌륭하니 그 빵 맛도 좀 보고 빵도 좀 사 가자면서 6번국도로 상경할 것을 제안했다.
따라서 전응석씨 차는 김남규씨 차를 따라서 6번 국도로 상경했는데 과연 그 옥수수 찐빵은 맛이 훌륭해서 대부분 일행들은 20개가 들어있는 찐방 한 박스에 6000원씩 주고 샀다.물렁물렁하고 노란빛깔을 띤 주먹만한 찐빵 속에는 팥으로 만든 앙꼬가 들어있는 데 그 맛이 달작지근한 것이 무척 맛이 있었다.나는 이 6번국도를 여러번 지나 다니면서도 도로변에 이런 옥수수 찐빵집이 있는 줄을 몰랐는데 오늘 김남규씨의 소개로 이 옥수수 찐빵집을 알게 됐으니 봉평읍내 흥정계곡의 트레킹 코스도 즐겼고 횡성군 관내의 옥수수 찐빵집도 알게 되었으니 이번 여행은 그야말로 뽕도 따고 임도 본 여행이 아니었나 싶었다.
첫댓글 맛갈맛 나는 정겨운 글에 다시 한 번 감탄 합니다 흥정계곡 그 맑은 물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게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