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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방사선은 얼마나 위험한가?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고 또 느끼지도 않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아원자(亞原子) 입자들이 사방에서 사정없이 우리의 몸에 집중 사격을 가하고 있다. 마치 소형 기관총 탄환과도 같이, 매일 우리의 신체 세포를 직접 가격하는 이 입자들의 수는 엄청나다. 크기와 모양이 다르고 또 우리 몸에 와닿는 속도와 영향도 각기 다르지만, 이것들을 통털어서 원자력 방사선이라고 한다. 이러한 방사선은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간단한 질문이 아닌가? 아마 당신은 간단한 대답을 듣고 싶어할 것이다. 유감스러운 말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간단한 대답을 기대할 수가 없다. 오늘날 방사선이 사람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문제는, 현대 과학, 의학 및 심지어는 정치계에서 가장 열띤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이다.
아마도 당신은 지난 1979년에 ‘펜실베이니아’ 주 ‘드리마일’ 섬에서 고장을 일으켰던 미국의 원자로를 상기할지 모른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아무도 직접적인 상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그 사고의 결과로 다음 며칠 동안 얼마의 방사능이 새어나왔다. 어떤 과학자들은 이 방사능으로 말미암아 결국 그 지역의 수천명의 주민들이 암으로 죽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대통령 직속의 ‘드리마일’ 섬 핵 누출 사고 조사 위원회의 공식 보고서는 이러하였다. “암의 발병은 없을 것이며, 있다 해도 그 수는 극히 적을 것이기 때문에 이를 알아낼 수는 결코 없을 것이다.”
어느 쪽이 옳은가?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주된 이유는, ‘드리마일’ 섬 부근의 주민들이 이 사고로 말미암아 받게 된 방사선의 조사량(照射量)이 비교적 적었기 때문이다. 많은 양의 방사선에 쐬었을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과학자들은 대체로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고준위(高準位) 방사선에 노출되면 금새 중병에 걸리게 될 것이며, 살아남는다 해도, 장래에 암에 걸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저준위 방사선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어쨌든, 방사선이란 무엇인가?
모든 방사선이 다 같은 것은 아니다. 방사선은, 기본적으로, 전자와 같은 원자의 미세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거나 광자(光子)라고 불리우는 작은 ‘에너지’ 다발로 이루어져 있다. 일부 원자핵은 불안정하여 붕괴되는데, 이 과정에서 방사선을 방출한다. 이러한 불안정한 핵을 일컬어 방사성이라고 말한다. 총알이 날아와 목표물을 때릴 때 얼마의 ‘에너지’가 방출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원자 입자가 세포를 때릴 때도 얼마의 ‘에너지’가 방출된다.
보통 세포는 이러한 돌발적인 충돌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세포는 여러 종류의 극히 복잡한 분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것들은 서로 완전한 조화를 이룬 가운데 기능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원자력 방사선 입자 하나는 흔히 이들 복잡한 분자들 가운데 하나의 분자를 때려 거기서 전자 하나를 벗겨내어 그 분자를 ‘이온’으로 변화시키곤 한다. ‘이온’은 상실한 전자를 대체시키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으로 다른 분자들과 격렬한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세포에 극히 위험할 수 있다. 분자들 사이에 벌어지는 이러한 “강도질”은 세포에 재난을 초래할 수 있다. 세포의 수리 기능이 제대로 작용하여 사태를 수습하지 않으면 세포 내의 조화가 깨지고, 그리하여 분자들이 위험스럽게 결합하게 되며, 세포가 죽을 수도 있다.
이처럼 위험스런 ‘이온’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사선을, 이미 짐작했을지 모르지만, ‘이온’화 방사선이라 칭한다. ‘마이크로’파와 같은 저(低) ‘에너지’ 방사선은 ‘이온’화 작용을 하지 않는다.
일부 원자력 방사선은 무게가 없고 극히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러한 것들에는 고 ‘에너지’ 광자 또는 ‘감마’선이 있다. 이와 비슷한 고 ‘에너지’ 광자를 방사성 물질을 이용하지 않고 인공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이것을 보통 X선이라 칭한다. 아마 당신은 의사 또는 치과 의사에게서 X선 사진을 찍은 적이 있을 것이다. X선과 ‘감마’선은 고속도의 ‘라이플’ 총알에 비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동일한 광자이면서도, 때로는 ‘감마’선처럼 위험한 것이 있는가 하면, 일정한 한도 내의 저 ‘에너지’ 상태에서는 무해한 것도 있다는 점이다. 가령 빛도 광자로 이루어져 있지만 약간의 빛을 쬐는 것을 마다할 사람이 있겠는가! ‘에너지’가 이보다 더 적은 광자는 ‘마이크로’파라고 칭하는데 이것은 ‘이온’화 작용을 하지는 않지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베타’ 입자로 이루어진 원자력 방사선은 그 특성이 이와는 매우 상이하다. 이 입자들은 광자보다 무거우며 속도도 보다 느리다. 사실상, ‘베타’ 입자는 빵 굽는 기계의 전선에 흘러 열을 내는 전자와 동일한 전자이다. 차이가 하나 있다면 그것은 이 고 ‘에너지’ 전자가 방사성 핵에서 맹렬하게 쫓겨 나왔다는 점이다. ‘베타’ 입자와 ‘감마’선은 사람의 세포를 때릴 때 비슷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
위의 둘과 더욱 성질이 다른 것은 ‘알파’ 입자이다. ‘알파’ 입자는 ‘베타’ 입자보다 수천 배나 무겁다. 따라서 이것들은 대개 ‘베타’ 입자만큼 빨리 또는 멀리 달릴 수 없다. 그러나 ‘알파’ 입자가 당신의 세포를 때린다면, 주의하라! ‘감마’선 입자와 ‘베타’ 입자를 ‘라이플’ 총알에 비한다면 ‘알파’ 입자는 포탄에 비할 수 있으며, 세포 내부에 극심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세포는 ‘베타’ 입자나 ‘감마’선으로 말미암은 손상은 제법 잘 복구할 수 있지만, ‘알파’ 입자로 말미암은 손상을 치료하기란 훨씬 더 어렵다. ‘알파’ 입자는, 방사성 원자가 두개의 양자와 두개의 중성자를 방출할 때 형성된다. 이 때 이 양자와 중성자들은 모두 함께 밀착한다.
때때로 방사선은 양자와 중성자 자체로만 이루어져 있을 수 있다. 우주로부터 지구를 포격하는 우주선은 주로 고 ‘에너지’ 양자로 말미암은 것이며, 중성자탄은 고 ‘에너지’ 중성자가 건물이나 ‘탱크’를 통과하여 사람을 죽이도록 설계된 폭탄이다.
원자력 방사선은 그 종류에 따라 사람의 세포에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저준위 방사선을 서로 어떻게 비교할 것인지에 대해 과학자들의 의견은 모두 일치하지 않는다. (일반 원자를 방사성 원자로 만들 수 있는) 중성자는 사람의 세포에 ‘감마’선보다 두배 더 해로운가, 아니면 8배 해로운가? ‘알파’ 입자는 ‘감마’선보다 8배 해로운가, 아니면 20배 해로운가? 과학자들은 확실한 대답을 모르고 있다.
상이한 사람들이 종류가 다른 원자력 방사선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것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X선 사진을 찍는 사람은 주로 한 가지 종류의 방사선을 받으며, ‘우라늄’ 광부는 다른 종류의 방사선을 많이 받을 수 있으며, 방사선 낙진의 희생자는 또 다른 종류의 방사선을 받는다.
자연 방사선
모든 사람이 예외없이 받고 있는 방사선이 하나 있다. 이것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자연” 방사선이다. 이것은 우리가 밟고 다니는 흙, 미량의 방사성 원자를 포함하고 있는 가옥의 벽돌 따위에서 방출된다. 약간 더 많은 방사선이 지구의 대기를 때리는 우주선에서 온다. 또 얼마는 바로 우리 몸에서 방출된다! 사람의 몸에는 다량의 탄소와 ‘칼륨’이 함유되어 있는데 그 중 미량은 방사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북‘아메리카’의 일반인은 ‘브라질’이나 인도에 사는 사람들의 약 4분의 1가량 자연 방사선을 받는데, ‘브라질’이나 인도의 흙에는 방사성 물질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이나 인도에 있는 가외의 방사선은 위험한가? 그럴지도 모른다. 반면에, 미국 ‘콜로라도’ 주의 자연 방사선은 ‘뉴우요오크’ 주보다 높은데도 암 발병율은 더 낮다.
미량의 방사선이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미량의 방사선은 기분을 나쁘게 만들거나 머리칼을 빠지게 하지는 않지만, 언젠가 암에 걸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암에 걸렸다고 가정한다 해도, 그것이 방사선 때문에 생긴 것임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것은 몇가지 원인으로 말미암아 일어난 것일 수 있다. 핵 공학자인 ‘카알 모르간’ 박사가 지적한 바와 같다. “한 종류의 백혈병이 발병하려면 (3개의 전기 ‘스위치’를 직렬로 연결하는 것과 비슷하게) 세가지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이들 ‘스위치’들 중 얼마는 ‘바이러스’, ‘박테리아’, 화학 물질, 기계적 손상 또는 방사선으로 말미암아 연결될 수 있다.”
다른 사람에 비해 미량의 방사선이 훨씬 더 위험한 사람이 있다. 심한 ‘알레르기’성 체질의 아이는 정상아에 비해 암에 걸릴 가능성이 3, 4배가 될 수 있다. 제 3의 아이는 어머니가 임신중에 X선을 쬐어 방사선에 노출되었다고 하자. 이 아이가 백혈병에 걸릴 위험성은 정상아의 그것에 비해 50‘퍼센트’가 높다. 그런데 ‘알레르기’성 체질의 아이가 모태에서 X선에 노출되었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가 암에 걸릴 위험성은 이제 정상아에 비해 3, 4배 또는 6-8배가 아니라 무려 50배가 된다!
“가외”의 방사선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통 받는 자연 방사선에 더하여 “가외”의 방사선을 받는다. 미국의 경우 연평균 방사선 조사량은 이 가외의 방사선들로 인하여 거의 2배가 되었는데 그 대부분은 진료상의 X선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당신이 지난달에 찍은 흉곽 X선은 앞으로 5년 후에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는가? 가능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공포에 질릴 것이 아니라, 모든 진료—심지어는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일까지도—에는 얼마간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X선의 유익이 약간 증가되는 암의 위험성을 능가한다면 당신의 의사가 X선 처방을 내리는 것은 타당하다.
또한, 가옥의 절연이라는 형태로 행해지는 ‘에너지’ 절약으로 말미암아 가외의 방사선이 점증하고 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대부분의 일반 건축 재료에는 방사성 ‘라듐’ 원자가 약간 포함되어 있다. 이 원자들은 서서히 붕괴하여 납으로 변하는데, 납으로 변하기까지 몇가지 단계를 거친다. 일정한 시점이 되면 ‘라듐’ 원자는 방사성 ‘가스’인 ‘라돈’으로 변한다. ‘라듐’ 원자들이 ‘라듐’ 상태로 있는 한 그것들은 당신의 집벽돌 또는 돌 속에 있는 결정체 내에 갇혀 있다. 그러나 이것들이 ‘라돈’으로 변하면 증발되게 되며, 그 중 일부는 당신 집의 공기 중에 퍼지게 된다.
‘라돈’ 원자가 포함된 공기를 마시면 ‘라돈’ 원자의 일부는 당신의 폐에 갇히게 될지 모르는데, 여기서 이 원자들은 신속하게 붕괴하여 납으로 변하면서 ‘알파’ 입자들을 방출한다. ‘알파’ 입자가 무엇인지 기억하는가? 이것은 아원자의 “포탄”처럼 당신의 세포에 많은 손상을 가할 수 있는 것이다. ‘라듐’ 원자가 집의 벽 속에 갇혀 있는 상태에서 납으로 붕괴된다면 그것이 방출하는 ‘알파’ 입자는 결코 당신 몸에 들어올 수 없을 것이다. ‘알파’ 입자는 공기 중에서도 멀리 여행하기가 힘이 든 그런 물질인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라듐’ 원자였던 ‘라돈’이 일단 몸 속으로 흡입됨으로써 이들 ‘알파’ 입자들이 체내로 발사되었다고 하면 극히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라돈 가스’의 위험성은 ‘우라늄’ 광부들의 수세대에 걸친 경험으로 확증되었는데, 이들은 높은 폐암 발병율로 고통을 겪어왔던 것이다. ‘우라늄’ 광부들의 암 발병률이 높다는 것에 대해서는 다들 당연하게 여기겠지만, 왜 폐암인가? ‘우라늄’광은 ‘라돈 가스’의 농도가 높은데 (현대식 광산은 이제 환기 장치가 훨씬 잘 되어 있다) 이 ‘라돈 가스’에서 나오는 ‘알파’ 방사선이 폐암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방사선이란 단순히 당신의 지방에 있는 핵 발전소에서나 방출되는 그러한 것이 아니다. 당신은 약간의 방사성을 띤 당신 자신의 뼈에서, 의료용 X선에서, ‘컬러 텔레비’(약간의 X선을 방출한다)에서,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는 데서 (우주선은 고도가 높을수록 강도가 높아진다) 그리고 절연 장치가 잘된, ‘에너지’ 효율형 가옥에서 방사선을 받는다.
저준위 방사선은 얼마나 위험한가? 이를 확실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조심하는 것은 유익할 것이다!
X선과 ‘감마’선을 세포 내를 고속도로 달리는 ‘라이플’ 총알에 비한다면, ‘알파’ 입자는 포탄에 비할 수 있다
X선의 유익이 약간 증가되는 암의 위험성을 능가한다면 의사가 X선 처방을 내리는 것은 타당하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예방 조처
손목 시계든 탁상 시계든 발광 ‘라듐’칠을 한 시계들을 멀리하라. ‘라듐’은 ‘알파’ 입자를 방사하며 ‘라돈 가스’를 방출한다. 수정 뚜껑이 깨졌을 경우, 이런 시계는 버리도록 하라.
방사성이 있는 신분증이나 운전 면허증은 적절한 보호 덮개 속에 보관하라.
당신이 찍은 X선 사진을 알아 둘 것이며, 의사가 X선이 필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면 X선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하지 말라. X선 사진을 찍을 경우에는 적절한 차폐를 해 달라고 요구하라.
‘컬러 텔레비’를 가지고 있다면 잘 수리된 상태로 보존할 것이며 좀 떨어져서 보도록 하라.
방사선 주변에서 일하지 않으면 안 될 경우는 안전 수칙을 철저히 따르도록 하라.
‘라돈 가스’가 축적되는 일이 없도록 집에 적절한 환기 장치가 되어 있는지 확인하라. 열 교환기를 이용하면 열의 효율성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그렇게 할 수 있다.
<출처: A 82 7/1 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