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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석(serpentine)은 광물명이며, 이 광물이 다량 함유되는 암석을 사문암(serpentinite)이라고 하므로 광물자원으로서 경우에 따라 사문석 혹은 사문암으로 혼용하여 불리워지고 있다. 이 사문암(蛇紋岩)은 밤하늘에 빛나는 뱀자리를 Serpens라고 하는데서 유래되었으며, 이 암석의 외관이 여러 색으로 얼룩덜룩하여 뱀껍질의 무늬와 유사하므로 한문으로 蛇紋岩으로 기술하게 되었다. 사문석은 비금속광물이며 점토광물의 일종으로 화학성분과 결정구조에 따라 리짜르다이트(lizardite), 크리소타일(chrysotile), 안티고라이트(antigorite) 등의 여러 광물종이 포함된다. 여기에 속하는 사문석광물에는 판상을 나타내는 것과 침상 혹은 섬유상을 보이는 석면상 광물 등 여러 형태가 포함된다. 이들의 많은 광물종들은 열수작용 및 변성작용 등의 지질학적인 과정에 의해 형성되는데 이러한 지질학적 형성조건에 따라 이러한 광물종의 생성과 조합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사문석광물에 대한 자세한 연구는 산출되는 그 곳의 지질학적 변화과정을 해석하는데 유용한 자료로도 이용되기 때문에 광상의 탐사와 주변 지질의 해석에도 중요한 광물이다. 국내에서도 울산광산과 안동광산 등의 여러 곳에서 사문석이 산출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지질학적 및 광물학적 연구도 일부 이루어 졌다. 사문석은 그 특징적인 결정형태와 물리화학적 특성 때문에 제철소 용제 및 비료 등으로 산업적으로도 용도가 큰 광물자원에 속한다. 그리고 석면광물로서도 환경적 문제가 있지만 오래 전부터 많은 용도로 사용해 오고 있다. 여기서는 사문석의 산상, 광물종, 결정구조, 화학성분 및 물성 등에 대해 일반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그리고 국내 사문석의 특성과 사문석의 활용면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사문석광물(serpentine minerals)은 층상규산염광물에 속하며 점토광물의 일종으로 여러 광물종이 포함된다. 1:1형의 층상구조를 가지며 팔면체층이 삼팔면체형에 속하는 광물로서 표 1에서와 같이 팔면체층내에 포함되는 원소의 종류와 층의 적층양상에 따라 여러 가지의 광물종으로 분류된다(下田, 1985). 그러나 일반적으로 협의의 사문석을 의미할 때는 리짜르다이트(lizadite), 안티고라이트(antigorite), 크리소타일(chrysotile)의 3가지 광물을 총칭한다. 따라서 여기서는 이 세가지 광물에 대해서 주로 기술한다. 이 광물의 일반적인 화학구조식은 Mg3Si2O5(OH)4 이지만 광물에 따라 약간씩 다르다. 크리소타일은 이 구조식과 거의 유사하지만, 안티고라이트는 이 구조식보다도 Mg와 OH가 약간 적으며, 리짜르다이트는 Mg와 Si를 일부 치환하여 약간의 Al 또는 Fe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들 광물은 엄밀한 의미에서 다형의 관계가 아니다(岩生周一 외, 1985). 이들은 결정구조가 서로 다르며, 그 결정 형태도 다르게 나타난다. 안티고라이트는 표면이 파도처럼 굴곡져 있는 판상을 보이며, 크리소타일은 관상 및 섬유상을 나타내고, 리짜르다이트는 일반적인 판상형태를 보인다. 이것은 결정구조내의 원소의 분포에 따라 팔면체시트가 사면체시트보다 큰 만큼의 불일치를 해소하는 방법에 따라 형태가 다르게 나타난다(그림 1). 즉, 사면체시트와 팔면체시트의 확장되는 크기가 서로 약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판상이 되지 않고 만곡하여 나타나게 되는데, 섬유상인 크리소타일은 사면체의 확장크기 보다 팔면체의 것이 약간 크기 때문에 팔면체시트가 외측이 되는 방향으로 만곡하여 말려서 관상 및 침상의 형태를 나타내게 된다. 이 크기는 이온의 반경과 관계되는데 Mg가 Si에 비해 다소 크게 때문이다.
안티고라이트은 사면체시트의 사면체가 주기적으로 반전되면서 분포하기 때문에 완만한 파도 모양의 판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반복주기는 43.3Å의 장주기로 나타나는데 이러한 구조를 초구조(superstructure)라고 한다(Kunze, 1961). 리짜르다이트는 사면체시트에 Al이 일부 치환되어 사면체와 팔면체시트의 크기 차이를 보정해 주어 서로 같은 크기로 발달되기 때문에 평평한 판상을 나타낸다. 크리소타일은 형태가 섬유상이기 때문에 석면광물의 일종으로 일명 온석면이라 부린다. 그리고 안티고라이트는 굴곡진 판상이 아주 긴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를 일명 판석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 사문석광물은 점토광물에 속하며 매우 작은 결정입자를 나타내기 때문에 이들을 식별하는데 X-선회절분석 및 전자현미경의 관찰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 세 광물은 똑같이 7.3Å인 X-선회절의 저면반사를 보이므로 비저면반사의 회절선을 면밀히 조사하여야 식별할 수 있다(Wicks and O'Hanley, 1988). 이들 사문석은 경도는 2 ~5도이고, 비중은 2.5 ~ 3.2이며, 잘 깨지며(brittle), 섬유상인 것은 유연하고(flexible), 탄성적(elastic)이다.
사문석광물은 사문암이라는 암석의 형태로 주로 산출된다. 사문암은 안티고라이트, 리자르다이트, 크리소타일 등의 사문석광물을 다량 함유하는 암석이다. 사문암에는 사문석광물 이외에는 수활석, 활석, 자철석, 방해석, 돌로마이트, 마그네사이트 등과 때로는 크롬철석, 철닉켈광물 등도 포함되기도 한다. 사문석은 일반적으로 감람석, 휘석, 각섬석 등의 Mg가 많은 광물이 열수변질작용을 받아 만들어지는데, 이중에서도 감람석의 변질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가장 흔하다. 사문암은 감람암과 같은 초염기성암이 지각 심부에서 고체상태로 상승하는 도중에 열수작용이나 변성작용을 받아 만들어진 암석이다. 따라서 이 암석은 경우에 따라 변성암의 일종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감람암이 사문석화될 때, 감람암 중의 철분은 자철석이나 적철석으로 변하므로 사문석 광물내에는 철분이 거의 남아있지 않는다(岩生周一 외, 1985). 사문암은 주로 녹색 또는 암록색을 띠지만, 활석이 많이 포함되면 담록색이나 황록색을 나타내기도 하며, 탄산염광물과 같은 백색의 세맥들이 망상으로 발달하는 경우도 많다. 사문암은 지각의 변동지대나 파쇄 및 단층대 등에 따라 관입하여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여러 크기의 각력이나 구형 혹은 렌즈상의 암괴형태로 파쇄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사문암에 포함된 사문석광물이 미립 엽편상이나 섬유상의 형태를 가지므로 작은 미끄럼면의 발달이 많기 때문에 사문암의 노두가 붕괴되기 쉬워 빛나는 미끄러진 면들이 잘 발달되어 있다. 이와 같이 사문암은 연약한 암석으로 수로, 터널, 댐 등의 건설공사에서 이 암석이 나타나면 붕괴되기 쉽기 때문에 난공사가 된다. 토목건설업계에서는 사문암을 산상에 따라 괴상, 엽편상, 점토상으로 분류한다. 괴상의 사문암은 절리를 많이 발달시키고, 엽편상은 엽편상으로 박리하며, 점토상의 것은 물을 흡수하여 이수상태로 변한다(吉田國夫, 1988).
국내의 사문암광산은 경북 안동, 경남 울산, 충남 홍성 및 청양, 부여, 경기도 가평 등지에 있으며, 이들의 지질학적 및 광물학적 연구에 대한 여러 논문도 있다(황진연 외, 1993; 최수용 외, 1990; 김건영, 김수진, 1995; 우영균, 강희주, 1999). 국내 사문암광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산은 안동광산이다. 안동광산을 비롯하여 주요 사문암광산에 대해 구성광물, 산출상태 등의 특성에 대해 간략히 기술한다.
사문암은 제철소의 소결로 용융제 원료, 용성인산비료, 건축재료, 장식용 석재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 중에서 제철소의 고로 및 소결로에 투입하는 원료로 가장 많이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철광석과 코커스 등의 원재료에는 알루미나를 포함하는데 제선작업에서 광재의 알루미나를 약 15%로 조정한다. 이때 알루미나가 많게되면 광재의 점성과 용융점이 변화되어 문제가 생기므로, 마그네시아(MgO)가 풍부하고 탈황효과가 있는 사문석을 투입하여 성분을 조정하도록 한다. 그리고 세립화시킨 사문암을 소결광에 첨가하여 실리카가 적은 소결광을 제조한다. 사문암을 첨가한 소결광은 연화용융대의 폭을 좁히게 하여 고로의 연소비를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에 도움을 주게 된다. 고로에 의한 제철에서는 선철 1톤당 약 300kg의 슬래그가 발생하는데 이것의 일부가 고로시멘트의 원료로 이용하게 된다. 본래 철광석에는 불순물이 포함되는데, 이 불순물을 녹인 철과 비중차를 이용하여 분리하기 위해서 석회석, 규석, 사문암 등이 이용된다. 석회석은 분말상의 철광석을 소결광으로 만들기 위해 다량 이용하며, 사문암은 주성분인 마그네시아가 유동성을 개선하고 탈황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사용한다. 즉 사문암은 성분을 조정하기 위해 투입되며 보통 발생하는 슬래그의 약 10% 정도 사용한다.
사문석광물에는 온석면과 같이 석면에 해당되는 광물이 있기 때문에 석면(Asbestos)으로서 용도도 매우 많다. 천연광물인 석면은 가벼우면서도 강하며, 실과 같이 뽑고 짤수 있으며, 단열성 및 절연성이 크고, 산과 알카리에도 강하며 부식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산업재료로 매우 많이 사용되었다. 지붕재료인 슬래이트, 석면과 시멘트를 혼합한 각종 건축재료, 연통, 수도관, 내화용 피복재, 배관보온재, 자동차의 브래이크 라이닝 및 클러치판, 도료 충진재, 담배 필터, 전기기기의 단열재 등 용도가 매우 많았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부터 석면의 발암성이 알려지게 되면서 급격히 용도가 제한되게 되었다. 그 동안의 많은 용도로 이용되었던 석면물질을 다른 물질 즉 ‘Non-asbestos’ 물질로 대체해 오고 있다. 그러나 상당한 부분에서는 아직 석면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문석 비금속광물이며 점토광물의 일종으로 화학성분과 결정구조에 따라 리짜르다이트, 크리소타일, 안티고라이트 등의 여러 광물종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섬유상의 석면광물도 포함되며, 이러한 결정형태 및 화학성분 등의 광물학적 특성을 이용하여 산업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경북 안동, 경남 울산, 충남 홍성 및 청양, 부여, 경기도 가평 등지에 사문암광산이 분포하며 제철소 슬래그 형성제 및 비료 등으로 국내 산업에 대부분 자급자족하여 활용하고 있다. 이들 사문석은 주로 초염기성암이 열수작용 및 변성작용 등을 받은 특수한 지질학적인 조건에 의해 형성되며, 흥미로운 다양한 광물이 수반되기 때문에 광산 주변의 지질해석에 중요한 광물이므로 지질학적 및 광물학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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