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에 옛 동료 들께 소개하는 추억여행담 하나 !!

본문은 엔터테인먼트.유머 난에 소인이 올린 글을 운영자님 께서 정회원난에 올렸으면... 하시길래 다시 올림니다. 이미 읽으신 동료분들은 그냥 지나치시길....... 벌써 한해가 집니다. 나름대로 일년을 부지런히 달려 오셨을 옛 동료 여러분 들께 금년 한해의 결산준비, 막간을 이용해 잠시, 지금은 쉽게 접할수 없고 (시골에 계시는 분들은 생소하지 않을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 쉽게 생각 할수없는 추억여행담 이 있기에 소개합니다. 쉬이인 세대, 아니래도 누구나 공감 할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만......... 제목 : 경부선의 어느 한적한 간이역 에서. 하루 반나절을 쳐다보아도 변치 않는 주변 풍경, 역무원이 다음 장모 생일 날 서울에 가져가려고 키우고 있는 토종 닭 몇 마리만 철도 침목 사이를 훼집어 모이를 찾고 있는 그런 철도 간이역 말입니다. 사실 지난달에는 철도 간이역이라고 할 수 있는 삼랑진이라는 데를 갔었지요 행정 구역상 경상남도의 어느 작은 읍입니다 이런 시골에 사는 친구들이 다 그렇듯, 오랜만에 들른 서울 친구가 좋아 해줄 것은 많고 , 시간은 없고, 좋아 어쩔 줄을 모르는 친구의 우정이 좋아 당일 밤, 심야 열차를 타고 상경하려는 일정을 바꿔 현지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는데 , 당일 상경을 미룬 또 다른 이유는, 내일이 이곳 삼랑진 장날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장날 장터를 한번 보고싶었습니다 나 어릴 적 아버지 뒤에서 리어커 밀며 수박 팔러 따라 갔다가 읍네 장터의 왁자지껄 분위기에서 얻어먹던 짜장면이 지금도 있을까 ? 읍네 장터만 가시면 도대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다 아시고 계실까 ? 하고 의아해 했던 아버지의 그 폭 넓은 사람 사귐 비법은 지금 사람들도 가지고 있을까 ? 금방 보여 준다던 도께비 불알은 아무리 기다려도 보여주지 않고 벌써 두 시간을 질질 끌며 배 아플 때 활명수, 곪았을 때 이 명래 고약 선전만 늘어놓던 고약했던 그 약 장수들은 지금도 있을까 ? 왼발, 오른 발 옮길 때마다 발바닥에 메어 단 끈으로 등에 짊어지고 있는 큰북을 둥둥 치며, 간이 포장 무대를 누비던 청산유수 그 말 잘하는 약 장수, 그 사람의 지리산 뱀, 백두산 뱀 타령을 한번 배워서 써먹어 보려고 흉내 내다가 나 혼자 멋 적어 두 손을 아래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은 체로 동네 고샅 돌부리를 걷어찼다가 발가락에 피멍이 든 사연은 또 어떻고 ? ................. 이튿날 이른 아침, 낙동강변의 물안개를 바라보며 아침 달리기를 한 바탕 신나게 하고 나서 조반상을 물리자마자 읍네 장터로 갔다. 그 조그만 읍네 장터 뭐 볼게 있어 아침부터 설치느냐는 친구의 말은 귀 뒤로 흘러 보내고 이제 막 전을 펼치는 그 읍네 장터의 분위기를 나는 요모조모로 즐기고 있었다 세상에 ! 지금도 검정 고무줄을 펼쳐 놓고 파는 사람이 있었다 낡은 내의에서 빠진 검정 고무줄을 옷 핀으로 끝을 묶어 손가락 끝으로 조금씩 조금씩 밀며 밀어 넣던 그 검정 빤쓰 고무줄을 지금도 사는 사람이 있을까 ? 정말 의아했다. 정말 세상사는 데에 있어 이렇게 많은 게 필요하고, 또 필요한 건 죄 나와 있는 듯, 졸망졸망한, 기가 막히게 딱 그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각종 소도구들. 호미만 해도 옛날에는 한가지였는데 지금은 폭이 넓은 것, 좁은 것, 끝이 가는 것, 두꺼운 것. 화장실에 물이 안 내려갈 때 후벼 파는 것, 꿰뚫어 휘젓는 것, 등 긁는 대나무 반듯한 것, 대가 삼단으로 접혀 들어 가 휴대하기 좋은 것. 그야말로 천태만상이다. 이 많은 것이 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또 판매가 된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장터의 분위기는 즐거움을 주는 이동 리어카 카셋트 테잎 장사가 아침 장을 선두에서 이끌어 가고 있었다. 제목도 너무 기기묘묘하다. 도대체 이런 테잎들은 누가 만들고, 누가 사서 듣는단 말인가, 알 수가 없다. 낯이 붉어져 거론조차 안 되는 , 젖소 부인 차차차, 딸기 부인 뭐 어쩌고.... 아직은 이른 장 분위기에 마땅한 다른 구경거리가 없어 나는 호기심을 가지고 그 리어카 테잎 장사에게 말을 걸어 보았다 금액은 잊었지만 그 장수는 상당한 벌이를 하고 있었다. 장마다 이동하며 음악 테잎을 판다 ? 멋도 있을 것 같기도 하여 팔리는 테잎의 종류를 물었는데 나를 무지 실망시키었다. 남미 앤디스 음악, 시사이의 테잎도 한번 팔아 보라는 나의 권고에 그는 한마디로 일소에 부쳤다. 그는 시장의 요구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 음악 테잎을 제때에 정확히 대주어 돈을 벌고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남미 앤디스 음악은 그 목록에 있질 않았다 먼지 앉은 리어커에 꽂힌 테잎, CD 목록을 무심결에 훑어 가다가 나는 CD 한 장에 내 두 눈이 고정되었다 . 그리고 그 아저씨에게 물었다. " 아저씨, 이거 진짜에요 ? " " 예, 진짭니다 " " 아니, 그 때는 CD 가 없었으니까, 오리지날을 CD로 다시 구운 것 맞아요 ? " " 예, 진짭니다. 이 바닥에서 거짓말하면 장사 못해요 " " 아니, 내 말은 , 이 노래 부른 가수가 진짜 이 난영 맞아요 ? 뭐, 나 후나의 사랑은 눈물의 씨앗, 채 희준의 하숙생 뭐 이런 비슷한 것 말고... " " 예, 진짜 라니까요 " " 그래요 ? 이거 얼마예요 ? 내가 분명 살꺼니까 한번 뜯어봐 주세요 " 이렇게 해서 나는 이난영의 " 목포의 눈물 " 오리지날 CD를 한 장 건지었다. 서울에서도 구하기 힘든 오리지날 이 난영의 노래를 이 촌구석 삼랑진 장터에서 구하다니, 참으로 감개가 무량했다. 서울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내를 데리고 주차장에 차 있는 데로 내려가 차의 시동을 켜고 그 CD를 넣었다. 우리 집 전축은 지금 다른 것은 다 되는데 CD 변환기만 고장이어서 CD를 들을 수가 없어 차에서 들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아내에게 음악이 나오기 전, 우선 서설을 길게 늘어놓아 분위기부터 먼저 잡았다 " 영희야, 이거 보아. 잘 들어보아. 나는 이 난영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느끼는데 이 가수는 단 한번도 안방에서 밥상에 제대로 된 밥을 못 먹고 산 사람 같애. 목소리가 너무 너무 처량하고 꼭 엄동 설한 길바닥 눈 구덩이에서 다 죽어 가는 참새 같애. 둘이 무슨 연관이 있진 않겠지만 불란서의 샹숑 가스 에디트 피아프와 너무 너무 닮았어. 그 창법도 그렇고, 그 목소리도 그렇고... 슬픈건, 나는 에디트 피아프의 전기는 읽었는데 이 난영의 전기는 읽질 못한 거지. 아마 모르긴 몰라도 전기가 나와 있지 않을 꺼야. 굉장히 일찍 죽어 요절한 가수로 아는데, 데뷔한 나이도 아마 16 살인가 아마 그 정도 일꺼야. 옛날 박정희 대통령이 노래 들으며 술 한잔 하고 싶다 할 때 우리 나라에서 가장 노래 잘 부르는 가수를 데리고 오게 됐겠지. 그 때의 그 선별 기준이 이 난영의 목소리와 가장 가까운 가수가 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군. 그 가수의 목소리나 창법이 이 난영과 제일 가까웠었지. 한번 잘 들어보아. 자, 나간다... " 그리고 아파트 옥외 주차장에 있는 차 속에서의 나의 아내와 나와 이 난영의 기가 막히는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처음에는 트롯의 뽕짝 리듬 때문에 피식 한번 웃던 아내의 얼굴이 조금씩, 조금씩 심각해지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쓰지 않는 노랫말도 이상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방금 지나간 가사를 되묻기도 하였다 우리는 그곳에서 그 노래를 열 번 정도 더 듣고 방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지금도 차의 CD 제 일 번 함에 넣고 아직도 이 난영을 즐깁니다 엄동 설한 길가 눈 구덩이에서 다 죽어 가는 털 빠진 참새 목소리의 이 난영을 즐깁니다 "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며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져진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님 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 유달산 바람도 영산강을 안으니 님 그려 우는 마음 목포의 노래 깊은 밤 조각달은 흘러 가는데 어찌타 옛 상처가 새로워 지는가 못 오는 님니면 이 마음도 보낼것을 항구에 맺은 절개 목포의 사랑 어떠셨는지요 ? 괜찮다면 소감 한마디씩 본란에 올리시면, 보람을 같겠습니다만......... 년말년시 잘 보내시고, 새해에는 더욱 멋진 한해 되리라는 희망 잊지마시길 바랍니다. =====================================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터넷①』 (≫≪) 미군 희생 여중생들의 죽음을 애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