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은 2월 27일 첫발을 내딛은 지리산만인보가 여섯번째 걷는 날이다.
5월 8일은 5월 9일로 이어져 '지리산만인보, 공존과 협력의 지혜를 나누다.'를 주제로 1박2일 진행되었다.

성당에서 같이 간 분들. 모두 10명이 참석했다.

출발 전 , 걷는 이의 약속을 하고있다.

걷는 이의 약속을 확인한 후 쌍계사 입구 주차장을 출발하여 쌍계초등학교와 목압마을 길을 걸었다.
주변은 온통 차밭이었다.

녹차잎 따기가 한창이다.


차밭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어 조심스레 걷고 있는데 일손을 멈추고 손을 흔들어주셨다.

골짜기를 지나니

또 펼쳐지는 녹차밭


수 천년 세월이 만들었을 작품

맥전마을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출렁이는 옛 화랑교를 건넜다.
화랑, 한자로 花浪이다. '물에 떠가는 꽃'이란 뜻이란다

화개천에 접한 여러 마을길을 걸어온 지리산만인보는
뜨거운 햇살 아래 반짝이는 화개천변을 걸었다.





화개천을 건넌 후 언덕길을 올라 아스콘 포장길을 걸었다.
5월 22일 지리산만인보가 걸은 1023도로는 화개천을 따라 의신마을까지 난 도로이다.
도로 양쪽에 심어진 벚나무 터널과 그 사이로 부는 바람이 가슴을 시원하게 했다.
바람과 함께 봄은 가고 여름이 오고 있었다.

화개천변과 아스콘 포장길 걷는 길이 길어지자 모두들 힘들어 했다.
낮밥은 범왕천가 빈 산장에서 낮밥을 먹었다.
낮밥 후 화개천에 살고 있는 남난희 님 (여성산악인, 지리산 주민)의 이야기를 들었다.
남난희 님은 차 작업을 하다가 달려왔다고
17년 전 지리산으로 내려왔는데 차 작업을 할 때면 이곳 사람이 된 것 같아 기분 좋다 하였다.

다시 만인보는 길을 걸어 당재를 넘었다.
당재는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넘어가는 고개다.
사람의 흔적은 없고 숲의 기운은 넘쳐나는 오래된 옛길은 꽃 천지였다.

피나물이다. 줄기를 꺽어면 피 색깔의 진액을 낸다. 먹지는 못한단다.

재정상에서 숲 너머에 있는 목통마을가는 이정표를 만났다.

잠시 쉬고있는 걷는 이들. 김헬레나, 이안드레아, 구크리스티나, 윤바실리오님

농평마을이다. 이곳도 하늘아래 첫동네 란다. 마을 이름의 유래는 풍수지리설의 노호농골(老號弄骨)의 대지 근처에 평평한 곳이란 의미에서 유래되었단다.
농평 마을주민 집에서 양재성 사무총장 (기독교환경연대)의 이야기를 들었다.
함양에서 15년 살았다는 그는
지리산, 자연과의 소통을 통해 인간세계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일들을 접했다고
지리산, 자연 앞에서는 한없이 겸손해진다 하였다.
열정적으로 4대강 사업 반대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4대강사업은 이 시대의 범죄행위라고, 시작부터 끝까지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하며
천주교 주교회의도
대한불교조계종 종회도
기독교 NCC 실행위원회도
원불교 교무 190명도 연명하여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을 전해주었다.

1박을 하는 피아골로 내려가고 있다.

피아골 주차장에 모여 오늘일정과 내일 일정에 대하여 듣고.

정글라라, 오안젤라 모녀

이안드레아, 김헬렐나 부부

윤바실리오, 구크리스티나 부부

6일째 일정이 마무리된 후 1박2일 참가자들은 직전마을에 있는 불곰산장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밥을 먹고 문화마당을 진행하였다.
광주에서 온 가객 정용주 님이 5월이면 불러야 하는 노래들을 불렀다.
피아골에 살고 있는 함태식 선생님 (지리산만인보 공동대표)과 김병관 단장이 지리산과의 인연을 이야기하였다.
구례에 살고 있는 성기영 님이 적벽가를 불렀다.

지리산피아골 자리잡고 있는 연곡사
불곰산장에서 아침밥을 먹은 후 연곡사로 움직였다.
연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본사 화엄사의 말사다.
연곡사란 절 이름은 연기조사가 이곳에 왔을 때
큰 연못에서 제비 한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 법당을 세운 데서 유래되었다.
연곡사는 임진왜란 때 소실된 뒤 복원되었으나, 1910년 고광순이 왜군과 싸우는 과정에서 다시 불타버렸다가 중건되었고,
다시 한국전쟁 때 폐사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절이다







일곱 번째 마닌보는 연곡사 관음전에서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는 지리산'을 주제로 원탁모임을 시작으로 진행하였다.
백무동에 살고 있는 이태수 님이 기억 속의 반달가슴곰 이야기를,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정승준 팀장이 반달가슴곰 복원이야기를 하였다.

오랫 만에 온 가족이 즐거운 걷기를 했다.






연곡사를 출발하여 피아골을 따라 걸어 연곡분교에 도착했다.
토지초등학교 연곡분교는 전교생이 10명밖에 안 되는 구례에서 가장 작은 학교다.
토지동초등학교였던 것이 1997년 3월 1일 토지초등학교에 편입되었으며, 작은학교 통폐합정책으로 사라질 위기에 있는 학교다.
토지초등학교 연곡분교에서 반달가슴곰 사진도 보고, 반달가슴곰 발자국도 만들고, 반달가슴곰 똥도 만져보았다.
반달가슴곰이 우리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왔다.



남산마을과 신촌마을을 지나 목아재로 걷는다. 아들 녀석이 앞장 기수가 되었다.



목아재 초입에서 예정되어 있던 이야기손님과 예정에 없던 문화마당이 펼쳐졌다.
황풍년 편집장 (전라도닷컴)은 오늘 걸었던 길의 의미를 남다르게 느끼고 있었다.
고광순 의병장, 매천 황현 선생, 칠의사 석주관 등 민족과 민중을 위해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았던 여러 선인들을 기억하며
이 시대를 한탄했다.
황풍년 편집장의 이야기가 끝나자
얼떨결에 문화마당 초대손님이 된 김종국 님 (대구추계예대 객원교수)이 피리연주를 시작하였다.



한때 반달가슴곰이 다녔던 길이며
얼마 전까지 마을 주민들이 걸어 다녔던 목아재를 넘어 섬진강으로 다가갔다.

지리산만인보 7일째 날은 섬진강이 바라보이는 언덕길에서 마무리하였다.

진주로 돌아오는 길에 주일미사를 봉헌하러 하동성당엘 갔다.
하동에서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저녁으로 먹고 기분좋게 집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