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강해⑥]
입다의 인생역전과 잘못된 서원/사사기11:1-11
기드온이 죽은 후 아비멜렉이 기드온의 아들 70명을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었다가 3년만에 여인이 던진 맷돌에 두개골이 깨져서 죽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뒤로 돌라와 야일이 사사로 활동하면서 45년이란 평화의 시기를 누렸습니다. 그 기간 동안 이스라엘 자손은 영적 갱신을 이루어야 했지만, 사사시대에 그러했던 것처럼 다시 우상을 숭배하면서 하나님을 버렸습니다. 오늘 본문에 그들이 섬긴 우상의 이름이 나옵니다. 바알과 아스다롯, 아람의 신, 시돈의 신, 모압의 신, 암몬자손의 신, 블레셋 사람의 신입니다. 하나님을 떠난 저들의 땅은 온갖 우상의 집결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타락하였습니다.
진노하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블레셋 사람과 암몬 자손의 손에 파셨습니다. 이스라엘의 곤고함이 심해지자 비로소 하나님께 부르짖어 회개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냉담한 반응을 보이십니다. “너희가 나를 버리고 다른 신들을 섬기니 내가 다시는 너희를 구원하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택한 신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라” 하십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 가운데 있던 이방 신들을 제하여 버리고 여호와를 섬겼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저들의 곤고함을 인하여 마음에 근심하십니다.
암몬 자손이 이스라엘을 다시 공격하기 위하여 길르앗에 진을 쳤습니다. 암몬 자손과 싸우려고 길르앗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누가 앞장서서 저들을 지휘하여 싸움을 시작할 것인가 찾아보았지만 누구도 먼저 나서려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이 암몬의 압제에 대하여 아무 대항도 하지 못했으며, 머릿수도 훨씬 많고 무기도 월등한 암몬의 군대가 두려웠던 것입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을 사사로 세우셔서 저들을 구원하실까요?
입다의 인생역전
길르앗 출신의 입다란 자가 있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기생이었습니다. 기생의 아들이란 이유로 집안에서 비웃음과 따돌림을 받으며 성장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본처의 아들들은 아버지 재산 상속이 돌아가지 않도록 그를 내쫓았습니다. 입다는 자신의 힘으로 제압할 수 있었지만 울분을 삭이며 꾹 참았습니다. 길르앗의 장로들도 은근히 본처 자식들의 편을 들었습니다.
입다는 길르앗으로부터 130km 떨어진 돕 땅에서 살았는데 돕 사람은 그의 용맹함을 보고 큰 용사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건달들이 그에게 몰려들었습니다. 입다는 그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습니다.
한편 길르앗의 장로들은 이스라엘을 공격하러온 암몬 족속과 맞서 싸울 사람은 입다뿐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런 결론을 내리기까지 입다를 내쫓았던 그의 형제들의 반대가 심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길르앗 사람들도 입다가 본처의 자식으로부터 쫓겨갈 때 동조하였기에 입다를 볼 낯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워낙 다급하고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입다를 찾아간 것입니다. 만약 암몬과 싸우러 나간다면 우리의 지도자로 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입다는 그 사실을 여호와의 이름으로 맹세하게 한 후에 사사로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기생의 아들이라고 멸시받고, 돕 땅에서 건달들의 두목으로 있던 입다가 인생역전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아비멜렉은 기드온의 아들 70명을 죽이고 스스로 왕이 되려하였지만, 입다는 과거 자신을 배척하고 외면했던 사람들이 자신을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하고, 자신들의 지도자로 삼았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누구에게든지 서로 원망이나 시비가 될 수 있는 일을 하면 언젠가 부끄러움을 당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지니라”(갈6:9-10) 여러분에게도 입다와 같은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암몬 왕과의 담판
이스라엘의 사사가 된 입다는 먼저 암몬 왕과의 평화적인 타협을 시도합니다. 암몬 왕에게 이스라엘을 침략한 이유를 묻습니다. 그러자 저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기들로부터 빼앗은 아르논江에서 얍복江에 이르는 전 지역과 요단江에 이르는 땅을 돌려달라는 것입니다.
입다는 암몬 왕에게 이스라엘은 결코 저들의 땅을 빼앗지 않았다는 사실을 역사적인 사실과 함께 반박합니다. 저들이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요단 동편은 원래 모압에게 속한 것이었으나 이스라엘이 가나안으로 들어올 당시 아모리 족속이 거주하고 있었고, 그들이 먼저 대적하였으므로 싸워서 취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땅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며,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미 이곳에서 300년 이상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암몬 왕은 입다의 말을 듣지 않고 협상을 거절합니다. 싸워서 취하겠다는 것입니다. 군사적 우위에 있다고 이스라엘을 얕잡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빼앗겠다는 것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행위였습니다.
입다의 경솔한 서원
그 순간 하나님의 영이 입다에게 임하였습니다. 입다가 군대를 이끌고 암몬 군대를 공격하기 전 하나님께 한 가지 서원을 합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암몬 족속을 넘겨주시어 승리를 거둔 후 무사히 집으로 귀환하게 된다면 가장 먼저 달려나와 나를 맞이하는 그를 주님께 번제물로 바치겠습니다.” 서원(誓願)이란 하나님께 자신의 헌신을 표현하기 위하여 가장 소중한 것을 바치겠다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그 서약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네가 하나님께 서원하였거든 갚기를 더디게 하지 말라 하나님은 우매한 자들을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서원한 것을 갚으라”(전5:4) “네 하나님 여호와께 서원하거든 갚기를 더디하지 말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반드시 그것을 네게 요구하시리니 더디면 그것이 네게 죄가 될 것이라.”(신23:23)
입다가 왜 그런 경솔한 서원을 한 것일까요? 사람을 번제로 드리는 행위는 이방 우상종교에 있는 것이지 하나님께서는 이를 철저히 금하셨습니다. 입다가 하나님을 섬겼지만 이방 돕 땅에 거주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악한 풍습에 영향을 받았던 것입니다. 입다는 자신의 입으로 그 땅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므로 암몬 족속이 결코 차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 이번 전쟁은 하나님께서 승리를 주실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다는 암몬과의 전쟁에서 주님의 도우심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경솔하고 어리석은 서원을 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는 이 서원이 나중에 얼마나 고통스러운 결과를 초래할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서원을 갚은 입다
입다는 선봉에 서서 이스라엘 군대의 공격을 총지휘하여 암몬 족속과 싸웁니다. 여호와의 영이 강력하게 입다를 사로잡고 있었기에 전혀 두려움 없이 용감무쌍하게 전쟁터를 종횡무진 누볐습니다. 그날 하나님께서는 암몬 군대를 입다의 손에 넘겨주셨습니다. “여호와께서~붙이시매” 입다는 아로엘에서 민닛에 이르기까지 20개의 성읍을 쳐부수고 아벨그라밈까지 계속 진격하여 암몬 군대를 크게 무찌르고 마침내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입다가 큰 승리를 거두고 그의 집으로 귀환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집에서 가장 먼저 달려 나와 입다를 반갑게 맞이한 사람은 다름아닌 그의 무남독녀였습니다. 외동딸이 작은 북을 손에 쥐고는 기쁘게 춤을 추면서 큰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아버지를 맞으러 달려나온 것입니다. 딸을 본 순간 입다는 옷을 찢으며 크게 울부짖었습니다. “어찌할꼬 내 딸이여 너는 나를 참담하게 하는 자요 너는 아를 괴롭게 하는 자 중의 하나로다. 내가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열었으니 능히 돌이키지 못하리로다”(35절)
영문을 알지 못하고 있던 입다의 딸은 아버지의 서원을 듣고난 후 얼굴이 사색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딸은 아버지의 서원대로 자신에게 행하라 하였습니다. “나의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여호와를 향하여 입을 여셨으니 아버지의 입에서 낸 말씀대로 내게 행하소서. 이는 여호와께서 아버지를 위하여 아버지의 대적 암몬 자손에게 원수를 갚으셨음이니이다”(36절)
입다의 딸은 번제로 바쳐져야 할 것에 대하여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담담하게 순종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입다의 딸은 하나님께 서원한 것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번제로 드려지기에 합당하도록 준비하는 기간을 요청합니다. “이 일만 내게 허락하사 나를 두 달만 버려 두소서 내가 내 여자 친구들과 산에 가서 나의 처녀로 죽음을 인하여 애곡하겠나이다”(37절) 입다는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참으로 딸에게 두 달의 말미를 허락했습니다. 딸은 결혼도 못한 채로 바쳐져야 하는 것에 대하여 크게 울었습니다. 두 달 후 딸이 돌아오자 입다는 하나님께 서원한 대로 딸을 번제물로 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신학자들 사이에 논쟁이 있습니다. 입다의 딸이 번제의 제물로 드려진 것이 아니라 평생 결혼하지 못한 처녀로 성막 안에서 몸종으로 보냈다는 주장입니다. 그 배경으로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고 하신 것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레위기에 자기 자녀를 우상인 몰렉에게 제물로 드리는 행위를 악하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레20:2-3) 입다의 서원이 잘못된 것은 분명하지만 입다는 그 서원을 이행했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께 서원한 것이라면 해로울지라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말씀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역전의 명수이십니다. 기생의 아들이라 멸시받았던 입다가 이스라엘의 사사가 되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환경이 어렵고 힘들어도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인생을 역전시키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일을 원망과 시비가 없게 하시고, 모든 사람들에게 선을 행하시기 바랍니다.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갚아주시되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지 말고 날마다 주신 은혜를 감사하면서 믿음으로 살아가시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