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이대로 좋은가’ ,‘죽기전에 살길 찾자’, ‘못참겠다 갈아보자’
25일 오전 부산시 강서구 대저1동 강서구청 앞 도로에는 구청장 후보들이 내건 펼침막들이 펄럭이고 있었다. 후보들의 이름만 적은 다른 선거구와 달리 마치 1970년대 선거판으로 되돌아 간 듯하다. 선거 분위기를 틈 타 이 지역 그린벨트 해제 투쟁위가 내건 ‘뭉치고 또 뭉쳐서 우리 권리 쟁취하자’ 펼침막도 보였다.
강서구청장 선거에는 부산 16개 기초단체장 선거구 가운데 가장 많은 7명이 출마했다. 현직 구청장인 강인길(51)한나라당 후보가 출마를 했는데도 많은 후보가 나선 것은 강서구의 현실을 말해 준다.
낙동강 서쪽에 자리잡은 강서구는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이다. 부산시가 우선 개발제한구역 33㎢(약1000만평)를 풀어 국제산업물류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대저동 등 여러 곳에 신도시를 추진하는 등 부산 최대의 개발붐이 일고 있는 곳이다. 재산권을 둘러싼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개발제한구역에 들어선 불법 건축물이 많아 강서구청은 올해 3500건, 200억원대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현직 구청장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을 수 밖에 없다.
현재는 6명의 후보가 강 후보를 공격하는 양상이다. 출신 지역별로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후보자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전은 ‘소지역주의’ 행태를 띠고 있다. 명지·녹산 지역에서 후보자가 5명이 나와 대저동 출신이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나라당 강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주민들이 야유회를 떠나는 녹산동 산양마을을 찾아가 “동 주민센터가 멀어 불편을 겪는 녹산동 남부지역에 민원센터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민주당 김진옥(43)후보는 “녹산공단사업소가 걷는 41억원을 재원으로 유치원∼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실시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자유선진당 김선곤(51)후보는 “40년간 개발제한에 묶이는 바람에 주민들이 부과받은 과태료, 이행강제금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병해(53)후보는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개발계획을 세우고 개발이 되면 혜택이 주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무소속 김동일(48)후보는 “대저 신도시 개발 방침을 재검토해서 주민들의 뜻대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구대언(55) 후보는 “부산신항·김해공항·철도를 연계한 이상적인 운송체계를 구축해 국제산업물류도시로 가꾸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박광명(67)후보는 “산업단지를 조성해 합법적으로 공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행강제금 부과기간을 유예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