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00
배경: 기원전 480년 스파르타-페르시아 3차 전투
1. 상상초월 빻음
정말 유명한 300
빻았다고 말은 들었지만, 너무나 노골적으로 빻아서 새로운 인물이 나올 때마다 입 벌리고 봤어요
동양의 신비를 담은 악세사리를 주러주렁 매단 예쁜 여자 노예들이 우루루 나왔으면 좋겠고, 예쁜 여자가 못생긴 남자들의 성욕을 해소해주면서 굴욕 받았으면 좋겠고, 남자들은 세계를 정복해서 전쟁 영웅이 되고 싶고, 그러면서 자기 아내에게는 나름 스윗하고, 자기 나라도 노예로 먹고 살지만 그건 생각못하고 동방의 야만인들이 더 나쁘고, 나라를 배신하는 건 장애인의 열등감이고.
여자 성적 대상화, 장애인 혐오, 동양의 신비~ 에 대한 시선이 말 그대로 정말 천박해서 화도 안 났답니다.
진짜 화가 안 나요
그냥 계속 보면서 "어머..." 이러기만 했어요
2. 남자 영웅 서사시
영화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끈 걸 생각하면 어쨌든 이 영화가 먹혔다는건데, 그걸 생각하면 또 그냥 "요즘엔 이런 혐오 작품은 안 나오지~"라는 가벼운 말로 넘기기에도 큰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 개봉일인 2007년은 그렇게 먼 과거도 아니에요.
요즘에는 물론 이 정도로까지 노골적인 혐오를 표현하는 영화가 인기를 끌진 못하겠지만, 인류 문명이 시작한 이래로 거의 5000년동안 남자들에게 통했던 이런식의 여자를 얻고, 이방인을 때려부수는 남자들의 영웅 서사의 많은 요소는 아직도 전 세계의 많은 찐따 남자들 + 정말 올드한 남자들의 (그들이 생각하는)원초적 본능을 건드린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듄의 원작도 이 300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한 혐오를 담은 작품이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영화 각색으로 노골적인 혐오는 뺐다고 들었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도 그런 서사가 통하니까 계속해서 이런 작품이 나오는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자 영웅 서사시는 가부장제의 핵심 요소를 모두 담고 있으니까요. 가부장제가 무너지지 않는 한 이런 영화에 대한 욕망도 멈추지 않겠죠
가깝게는 넷플에서 세계적으로 흥행한 365일과 오징어 게임도 있네요
3. 전투
전투 재밌습니다. 이 당시 전투 특징이 방패 한 개로 자신만 가리는게 아니라 반은 본인 몸을 가려주고, 나머지 반으로 아군 적을 가려주면서 방패로 무슨 지붕을 만들듯 아군을 감싸고, 공격할 땐 방패를 열어 적을 찌르는 것인데, 잘 표현되어서 재미있어요.
근데 페르시아인 너무 전투 멍청이로 나와요 ^^! 제가 하는 게임 NPC보다 멍청함.
고대 역사를 공부하면 페르시아가 끝없이 등장하는데, 그만큼 만만하지는 않았을 것같은데 말이죠.
정말 이렇게까지 전투를 못하고 인해전술로만 밀어붙였을지..? 나중에 확인해보려고요
2. 신들의 전쟁
배경: 기원전 1228년 그리스 테세우스 남성 영웅 일대기
테세우스 영웅 서사시입니다. 일단 사진을 먼저 봐주세요. 아래는 올림포스 신들입니다.
(..................)
아테나가 제일 단정하게 입었다는 점에서 아주 마음에 듭니다.
1. 서사
이들의 복장 말고도 어떻게 이런 스토리가 나왔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사실 스토리가 별거 없어도 영화 알라딘처럼 오락적으로 충분히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데 이 영화는 모든걸 놓쳤어요.
일단 가장 큰 단점은 몰입할 주인공이 없습니다.
메인 주인공은 테세우스와 제우스인데 얘네들이 대체 뭘 원하는지 하나도 모르겠고,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2. 전투
전투도 재미가 없습니다. 가장 볼만했던건 초반에 테세우스가 엄마를 구할 때 했던 전투정도였어요
3. 미술
그래도 참 아쉬운게 이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이나 미장센이나 분위기 전체가 신화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했어요.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오늘 리뷰하는 영화 세 개중 그나마 덜 빻았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너무나 망작이라는 게 슬픕니다.
어차피 세 영화 모두 여자 등장 빈도수는 그게 그거라서 엄청 슬프진 않아요;
돈 많이 들인 티가 나서 눈이 즐거운 장면이 몇몇 있습니다.
3. 알렉산더
배경: 기원전 356년 ~ 기원전 323년
1. 남자 영웅 서사시
하.... 벌써 남자 영웅 서사시 세 번째입니다.
전쟁하고 여자 얻고, 명예와 부를 얻는 것에 지친 것은 저 뿐만이 아니었는지 여기엔 게이 사랑이야기가 나옵니다.
여자들에겐 비극이에요 (....) 이 영화의 결론은 결국 "엄마때문에 알렉산더는 모든 여성을 혐오하게 되었다"이기 때문입니다.
2. 차별점
위 두 개의 남자 영웅 서사시와 차이점이 있다면, 위 두 개는 단연 주인공인 남성 영웅 일대기 위주의 서사이지만 이 영화는 알렉산더 개인의 고뇌에 초점을 둡니다. 그리고 초점의 결론은 앞에 말한 바와 같습니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바는 알렉산더의 업적뿐 아니라 개인적인 고뇌도 영웅의 서사중 하나였다, 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겠지만 너무 우스워요. 영화에서 표현되는 알렉산더 인생의 큰 갈등은 두 가지인데요, 1. 본인이 게이이며, 2. 동서양 융합하는 과정에서 타문화를 존중하고 존경받고 싶은 왕이 되고 싶으나 그의 군대는 그렇지 않음
그리고 이 모든 갈등의 문제는 바로 여자!! 여자가 문제였다는 결론으로 도달합니다!!!
너무나 물음표로 귀결되는 결론이라서 영화 중 안젤리나 졸리의 물음에 대차게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대체 네 엄마가 뭘 했다고 이렇게 미워하니?"
언니... 그게 바로 혐오에요 이유가 있겠어요 ㅠ?
알렉산더의 아빠는 알렉산더의 엄마를 어린 알렉산더 앞에서 강간하려고 했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알렉산더와 엄마를 모욕했고, 부하들은 지 말 안 듣고 배신도 하고 자기 신념을 매일 모욕하는데 ~ 그 모든 것은 엄마탓이고~ 여자탓입니다~
너무나 남성 영웅 서사의 결론이라 뻔해서 웃겼습니다. 차라리 저기 잠깐 나와서 춤추는 무희의 서사가 훨씬 더 궁금했어요.
3. 전투
전투 재미있었어요. 고대 그리스때보다 창이 훨씬 두텁고 길어집니다. 알렉산더의 수만명 군인이 전부 다 창을 내밀고 돌격하는데 그대로 사람이 창에 후두둑 박힙니다.
당시 많이 사용 했던 전차도 등장하는데 전차에도 창을 박아서 돌격한지는 몰랐어요. 그래서 다리우스 왕이 후퇴하다가 자기편도 마차에 달린 창으로 공격해버립니다.
4. 미술!
이 영화 역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건축과 미술입니다. 고대 바빌론이 너무 엄청납니다 하... 진짜 이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어요
바빌론 나올때마다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두근
과거로 돌아가서 바빌론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안전하다는 전제하에)
~통합 리뷰~
가부장제 역사(=인간 역사) = 전쟁사라서 앞으로 또 남성 영웅 서사시를 오조오억개 봐야하는데 벌써 지칩니다.
남자 영웅 서사 다 그게 그거인데 뭐 이렇게 많은지 ㅠㅜ
그나마 배경 눈뽕으로 버티고 있어요 미술팀 화이팅
첫댓글 와 밑에 사진이 바빌론인가요 멋지다
맞아요 ~ 사진 바꾸고 답글 달아야지~ 하고 이제서야 바꾸고 답글 다네요 ㅋㅋㅋㅋ
아 넘 재밋게 읽엇습니다 ㅋㅋㅋㅋㅋ 300말고 못봤지만 ㅎ.ㅎ 뭔가 사진에서도 쇳내 난달까요 금박 주렁주렁하고 흙내랑 땀내가 동시에 나는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쇳내 ㅋㅋㅋㅋㅋㅋ 흙내 땀내 ㅋㅋㅋ
아 맞아요 할리우드는 이런 느낌을 잘 내요. 한국 사극은 아무리 과거 이야기여도 배우 얼굴들이 다 빤딱빤딱하잖아요 근데 얘네는 정말 어디서 검댕같은걸 정말 잘 묻히고 손톱 때도 고증을 잘해서 ㅋㅋㅋㅋㅋ
진짜 옛날 사람 같아보일때가 있어요
여자 성적 대상화, 장애인 혐오, 동양의 신비~ 에 대한 시선이 말 그대로 정말 천박해서 화도 안 났답니다.
진짜 화가 안 나요
그냥 계속 보면서 "어머..." 이러기만 했어요
글스님 이렇게 말할때마다 웃겨요ㅋㅋㅋ 웃긴데 뭔지 넘 잘 알겠고ㅋㅋㅋ
근데 마지막 영화 바빌론…. 진짜 미쳤네요…. 이건…… 게이남 너무 싫은데… 봐야겠다 생각이 드는 화면이네요…..와 저딴 영화에 저만큼 투자받고 개부럽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