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절기에 들어서며 본격적으로 무더위와 장마가 시작되고 있다. 여름철에 잊어 버릴만 하면 한번씩 발생하여 귀한 생명을 앗아가는 것이 질식사고이다.
지난해 6월30일 경기도 의왕시에 소재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4명의 작업자가 하수 유입구 보수작업을 시작하던 중 작업자 2명이 6m 깊이의 맨홀 내부로 내려가다가 순서대로 맨홀 바닥으로 떨어져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한 나머지 작업자 2명이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맨홀로 진입하다 모두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였다. 장기간 밀폐돼 있던 맨홀내부에서 발생한 유해가스를 알아채지 못하고 무작정 들어가다 질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같은해 2월 8일. 인천 남동공단 소재 도로변 우수박스 관로 보수를 위해 작업자 3명이 작업 사전조사를 위해 맨홀로 진입하다 지하 폐수에서 발생한 유해가스 청산염에 중독되어 모두 질식하여 사망한 사고가 발생해 우리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여름철만 되면 기온상승과 잦은 호우로 맨홀, 오폐수처리장, 저장탱크 등에서 미생물 번식이 활발해지고 유해가스가 발생하여 산소 결핍현상이 생긴 작업장에서 작업자들이 부지불식간에 질식사고로 희생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질식사고로 180여명이 희생되었고 이중 절반이 하절기인 6~8월에 발생하였으며, 특히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발주공사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79%의 질소, 21%의 산소가 섞여있는 공기가 없으면 잠시라도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우리 인체는 평상시 분당 0.2~0.3ℓ의 산소가 필요하고 노동 등으로 활동량이 많아지는 경우 3~4ℓ의 산소를 필요로 한다.
인간이 어떤 요인으로 인하여 산소가 소비되어 버리거나 산소이외의 다른 유해가스가 발생하거나 누설되어 산소농도가 감소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 처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뇌가 활동을 정지하게 된다. 2분이 경과하면 대뇌피질세포가 붕괴되고 점차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세포붕괴로 이어져 생명을 잃게 되는데 이것이 산소 결핍에 의한 질식이다.
질식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산소결핍 위험작업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데 있다.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하청업체가 영세하여 체계적인 작업관리를 하지 못하고 발주업체인 원청사의 관심 부족도 문제이다. 맨홀과 같은 밀폐공간이나 장기간 방치되어 있던 탱크 등의 보수 청소작업시 반드시 필요한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측정기, 공기호흡기 등과 같은 기본적인 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제라도 이런 정도의 후진국형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작업전에 산소농도와 유해가스 존재여부를 측정하고 환기를 시킨 후 공기호흡기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작업을 시작하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의 준수가 중요하다.
지자체, 공공기관 등 발주업체 및 감리업체에서는 체계적인 안전관리를 통해 하청업체의 작업을 감독해야 한다. 산소결핍 위험작업을 실시하는 하청업체에서는 교육을 통해 산소결핍작업자를 전문화시키고 산소결핍작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장비와 비상용 기구를 완비한 후 작업을 진행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장비를 갖추고 표준작업절차를 교육시키는데 필요한 투자를 하고, 작업자는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작업에 임하는 안전문화를 정착시켜 더 이상 질식사고로 인해 귀중한 생명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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