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비공개 입니다
제 8 편
第八篇 : 總擧大西俗尙 而論其傳道之士以不娶之意 幷釋天主降
서양 풍속이 숭상하는 바를 일괄하여 말하고, 서양의 성직자가 결혼하지 않는
까닭의 의미를 논하며, 아울러 천주께서 서양에 강생하신 이유를 해석함
임금자 역
8-1 ◈ 중국 선비가 말한다.
貴邦旣習天主之敎 其民必醇樸 其風必正雅 願聞所向
귀방기습천주지교 기민필순박 기풍필정아 원문소향
서양은 이미 천주교의 교리에 익숙하니 그 백성들은 반드시 순수하고 소박하며, 그 풍속은 반드시 바르고 세련되었을 것입니다. 그들이 숭상하는 바를 듣고자 합니다.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民之用功乎聖敎 每每不等 故雖云一道 亦不能同其所向
민지용공호성교 매매불등 고수운일도 역불능동기소향
백성들이 성스러운 가르침에 공력을 쏟는 것이 각기 다릅니다. 그러므로 비록 하나의 도리라고 합니다만 또한 그들이 숭상하는 것이 모두 똑같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然論厥公者 吾大西諸國 且可謂以學道爲本業者也
연논궐공자 오대서제국 차가위이학도위본업자야
그러나 보편적인 것을 논한다면 우리 서양의 여러 나라들은 또한 그리스도교의 도리를 배우는 것을 기본적인 업무로 삼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故雖各國之君 皆務存道正傳
고수각국지군 개무존도정전
그러므로 비록 각기 다른 나라의 군주라도 모두 그리스도교의 도리를 보존하고 올바로 전파하기에 힘씁니다.
又立有最尊位 曰 敎化皇 專以繼天主 頒敎諭世爲己職 異端邪說不得作于列國之間
우립유최존위 왈 교화황 전이계천주 반교유세위기직 이단사설부득작우열국지간
또한 가장 존귀한 직위를 세워서 “교화황(교황)”이라고 부릅니다. 교황은 오로지 천주를 계승하여 가르침을 반포하고 세상에 밝히 알리는 것을 자신의 직분으로 하며 이단과 사설들이 이들 나라들 사이에서 발붙일 곳을 얻지 못하게 합니다.
主敎者之位 亨三國之地 然不婚配 故無有襲嗣 惟擇賢而立
주교자지위 형삼국지지 연불혼배 고무유습사 유택현이립
이 교리 주관자(主敎者, 교황)의 자리는 세 나라의 영토를 향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결혼하지 않아 그 자리)를 이을 후사가 없기 때문에 오직 현명한 사람을 선택하여 교황으로 세웁니다.
餘國之君臣 皆臣子服之
여국지군신 개신자복지
나머지 나라의 임금과 신하들은 모두 그에게 신하로서 복종합니다.
盖旣無私家 則惟公是務
개기무사가 즉유공시무
그는 이미 사사로운 가족이 없으므로 오직 공적인 일에만 힘쓰는 것입니다.
旣無子 則惟以兆民爲子 是故迪人於道 惟此殫力
기무자 즉유이조민위자 시고적인어도 유차탄력
이미 자식이 없기 때문에 오직 만백성을 자식으로 삼고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을 그리스도교의 도리에로 인도합니다. 오직 그것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躬所不能及 則委才全德盛之人 代誨牧于列國焉
궁소불능급 즉위재전덕성지인 대회목우열국언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이 있으면 재능이 온전하고 덕이 많은 사람에게 맡겨서 자신을 대신하여 많은 나라에서 가르치고 이끌어 가게 합니다.
列國之人 每七日罷市 禁止百工
열국지인 매칠일파시 금지백공
많은 나라의 사람들은 칠일마다 하루는 장사하는 일도 쉬게 하고 여러 가지 만드는 일(工)도 못하게 합니다.
不具男女尊卑 皆聚于聖殿 謁禮拜祭 以聽담道解經者終日
불구남녀존비 개취우성전 알예배제 이청담도해경자종일
남자와 여자, 높은 사람과 천한 사람을 불문하고 모두 성전에 모여 종일토록 예배와 미사에 참여하고 그리스도교의 도리에 대한 말씀과 성경해설을 듣습니다.
又有豪士數會 其朋友出遊于四方 講學勤善 間有敝會以耶蘇名爲號
우유호사수회 기붕우출유우사방 강학근선 간유폐회이야소명위호
또한 활달한 수사와 몇몇 수도회가 있으며 그 동료들은 사방으로 돌아다니며 학문을 강의하고 선을 권장합니다. 그들 중에 저희 수도회는 예수의 이름으로 수도회 이름을 지었습니다.
其作不久 然已三四友者 廣聞信於諸國 皆願 求之 以誘其子弟於眞道也
기작불구 연이삼사우자 광문신어제국 개원 구지 이유기자제어진도야
그 시작은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벌써 서너 명의 동료는 여러 나라에서 명성과 신망이 널리 퍼졌습니다. 모두 그들을 청하여 그 자제들을 참된 도리로 이끌어 주기를 바랍니다.
8-2 ◈ 중국 선비가 말한다.
擇賢以君國 布士以訓民 尙德之國也 美哉風矣
택현이군국 포사이훈민 상덕지국야 미재풍의
현명한 사을 선택하여 나라의 임금으로 삼고 선비들을 보내어 백성들을 훈도하는 것은 덕을 숭상하는 나라입니다. 아름다운 풍속입니다.
又聞 尊敎之在會者 無私財 而以各友之財共焉 事無自專 每聽長者之命焉
우문 존교지재회자 무사재 이이각우지재공언 사무자전 매청장자지명언
其少也 成己德 博己學耳 壯者學成而後 及于人 以文會 以誠約
기소야 성기덕 박기학이 장자학성이후 급우인 이문회 이성약
또한 귀교의 수도회에 있는 사람은 사유 재산이 없고 각 동료들이 재산을 공유하며, 일을 함에 독자로 결정하는 법이 없고, 매번 윗사람(長上)의 명령을 따르며, 이들이 얼릴 때는 자신의 덕을 쌓고 자신의 학문을 넓힐 뿐이며, 장성하여 배움을 완성한 후에는 다른 사람들에 미치어 학문으로써 서로 만나고 성실로써 서로를 기약한다고 들었습니다.
吾中夏講道者 或難之
오중하강도자 혹난지
우리 중국에서 도리를 강구하는 사람들에게도 그것은 아마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然有終身絶色 終不婚配之戒 未審何意 夫生類自有之情 宜難盡絶
연유종신절색 종불혼배지계 미심하의 부생류자유지정 의난진절
그러나 종신토록 색욕을 끊고 평생 결혼하지 않는 계율이 있음은 무슨 의미인지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생물은 자신을 보존하려는 정서가 있으니 완전히 색욕을 끊는다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것입니다.
上帝之性 生生爲本 祖考百千其世傳之 及我可卽斷絶乎?
상제지성 생생위본 조고백천기세전지 급아가즉단절호?
하느님의 본성은 생명을 낳는 것이 근본이며 돌아가신 조상들이 수천 수백 대를 거쳐서 전해 온 것인데 저에게 이르러서 단절될 수 있겠습니까?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絶色一事 果人情所難 故天主不布之于誡律强人盡守
절색일사 과인정소난 고천주불포지우계율강인진수
색욕을 끊는 일은 과연 인간의 정리로서는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천주께서는 그것을 계율로 반포하여서 사람들이 다 지키도록 강제하시지는 않았습니다.
但令人自擇 願者遵之耳
단령인자택 원자준지이
다만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선택하여 원하는 사람만이 그것을 지키게 하셨을 뿐입니다.
然其事難能 大抵可以驗德 難乎精嚴正行
연기사난능 대저가이험덕 난호정엄정행
그러나 그 일은 지키기가 어렵기에 대체로 사람들에게 덕의 유무를 검증해 줄 수 있습니다. 정말로 행동을 알짜로 엄격하고 바르게 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凡人旣引于德 則路定而不易矣 君子修德 不憚劬苦
범인기인우덕 즉로정이불이의 군자수덕 불탄구고
무릇 사람들이 이미 덕으로 인도된다면 가야 할 길이 정해져 있어서 마음이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올바른 선비라면 덕을 닦는데 고통을 겪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吾方寸之志已立 則世上無難事焉
오방촌지지이립 즉세상무난사언
우리들의 마음에 군자가 되려는 뜻이 이미 확고하게 서 있으면 세상에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使以難爲爲非義 則甚難爲義者也
사이난위위비의 즉심난위의자야
그렇지만 만약 독신 생활이 ‘해내기 어려운 일인데도 의로운 일은 아니다’라고 보신다면 의로운 사람 되기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生生者上帝 死死者誰乎? 二者本一 非由二心
생생자상제 사사자유호? 이자본일 비유이심
산 것들을 살게 만드는 분이 하느님이라면 죽는 것들을 죽게 만드는 분은 누구입니까? 이 둘은 근본적으로 하나입니다. 두 개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닙니다.
未開天地 千萬世以前 (若)上帝無生一生者 生生之性 何在乎?
미개천지 천만세이전 (약)상제무생일생자 생생지성 하재호?
천지가 개벽되지 않은 천만세 이전에 (만약) 하느님이 하나의 생명조차도 창생한 적이 없다면 생명을 낳는 본성이란 어디에 있다는 것입니까?
人心之俾暝 寞測尊極之心 矧云咎之哉?
인심지비명 막측존극지심 신운구지재?
사람의 마음은 하찮고 어두워서 (하느님의) 존귀하고 지극한 마음을 추측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하물며 (하느님을 받드는 도리를) 나무랄 수 있습니까?
且人以上帝之心爲心 非但以傳生爲義 亦有隙生之理
차인이상제지심위심 비단이전생위의 역유극생지리
또한 사람들이 하느님을 공경하는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여긴다면 비단 자기 생명을 자손들에게 전하는 일만을 의로운 것으로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또한 생명에 틈을 내는 도리도 인정해야 합니다.
夫天下人民 總合言之 如一全身焉 其身之心意 惟一耳 各肢之所司甚衆
부천하인민 총합언지 여일전신언 기신지심의 유일이 각지지소사심중
무릇 세상 사람들을 통틀어서 말한다면 마치 하나의 몸 전체와 같습니다. 그러나 이 몸의 심의는 오직 하나일 뿐이지만 각 지체들이 할 일은 매우 많습니다.
令一身悉爲首腹 胡以行動
령일신실위수복 호이행동
만약 한 몸이 전부 머리나 배라고 한다면 어떻게 걷고 움직이겠습니까?
令全身皆爲手足 胡以見聞 胡以養生乎?
령전신개위수족 호이견문 호이양생호?
가령 온 몸이 모두 손과 발이라고 한다면 어떻게 보고 들으며 어떻게 생명을 기르겠습니까?
比此而論 不宜 責一國之人 各同一轍
비차이론 불의 책일국지인 각동일철
이런 것에 비견하여 말한다면 한 나라의 사름들 각각이 동일한 궤도를 (따르라고) 요구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습니다.
若云 以此生人 又兼司敎以主祭祀 始爲全備
약운 이차생인 우겸사교이주제사 시위전비
만일 그런 방식대로 결혼하여 자식을 낳고 또한 사제직을 겸하여 제사를 주재하여야만 비로소 완전히 갖추어지는 것이라고 합시다.
竊謂 婚姻之情 固難竟絶 上帝之祀 又須專潔
절위 혼인지정 고난경절 상제지사 우수전결
저는 결혼하고픈 정리란 완전히 끊기란 진실로 어려운 것이고 하느님께 제사 드리려면 또한 반드시 마음을 오롯이 하고 몸을 정결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二職渾責一身 其于敬神之禮 必有荒蕪
이직혼책일신 기우경신지례 필유황무
한 몸이 이 두 가지 직무를 뒤섞어 요구하면 이들이 하느님을 공경하는 예절은 반드시 망쳐질 것입니다.
夫人奉事國君 尙有忍克寸本身者 奉事上帝 詎不宜克己慾心哉?
부인봉사국군 상유인극촌본신자 봉사상제 거불의극기욕심재?
사람이 나라의 군주를 받들어 섬기는 일에도 오히려 자신을 인내하고 극복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하물며) 하느님을 받들어 섬기는데 자기 욕심을 극기하는 것이 어찌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古之民寡而德盛 而一人可二兼職 今世之患 非在人少 乃人衆而德衰耳 圖多子而不知敎之
고지민가이덕성 이일인가이겸직 금세지환 비재인소 내인중이덕쇠이 도다자이부지교지
옛날에는 사람 수가 적었고 덕성은 융성해서 한 사람이 두 가지 직분을 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문젯거리는 사람 수가 적은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람은 많지만 덕성이 쇠퇴한 것일 뿐인데 자식이 많기를 도모하면서도 이들을 가르칠 줄 모르는데 있습니다.
斯乃秪增禽獸之群 但所云廣人類者歟?
사내저증금수지군 단소운광인류자여?
이렇게 한다면 바로 다만 짐승의 무리만을 늘리는 것이 어찌 인류를 넓혀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有志乎救世者 深悲當世之事 制爲敝會規則 絶色不娶
유지호구세자 심비당세지사 제위폐회규칙 절색불취
이에 세상을 구원하는데 뜻이 있는 어떤 사람이 오늘날의 세상 사정을 깊이 슬퍼하여 저희 수도회의 규칙을 제정하여 색욕을 끊고 결혼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緩於生子 急於生道 以拯緩斯世墮溺者爲意 其意不更公乎?
완어생자 급어생도 이증완사세타익자위의 기의불경공호?
자식을 생산하는 일을 늦추고 도리를 살리기를 급히 서둘러 이 세상의 타락한 사람을 구원하는 것으로써 뜻을 삼은 것입니다. 이들의 뜻이 더욱 公道에 합당하지 않습니까?
又傳生之責 男與女均
우전생지책 남녀여균
또한 생명을 전수하는 책임은 남자와 여자가 같습니다.
今有貞女 受聘未嫁 而大卒者 守義無二 儒者嘉之 天子每旌表之
금유정녀 수빙미가 이대졸자 수의무이 유자가지 천자매정표지
지금 결혼 예물은 받았지만 아직 출가하지 않았는데 약혼자가 죽어버린 貞女가 절개를 지키며 다시 결혼하려는 다른 두 마음이 없다면 중국의 선비들은 그녀를 가상히 여기고 천자는 매번 그녀의 집에 붉은 문을 세워서 이를 표창합니다.
彼其棄色而忘傳生者 第因守小信於匹夫 在家不嫁 尙且見褒
피기기색이망전생자 제인수소신어필부 재가불가 상차견포
색욕을 버리고 생명을 전수하기를 잊은 이러한 사람들은 다만 죽은 남편에 대한 작은 신의를 지킨다는 것 때문에 집에 있으면서 결혼하지 않았는데도 오히려 포상을 받은 것입니다.
吾三四友人 因奉事上帝 欲以便于遊天下化萬民 而未暇一婚 乃受貶焉 不亦過乎?
오삼사우인 인봉사상제 욕이편우유천하화만민 이미가일혼 내수폄언 불역과호?
우리 서너 명의 동료들이 하느님을 받들어 섬기는 일로 인하여 천하를 주유하면서 만민을 교화하기에 편리하고자 하여 아직 한 번도 결혼할 겨를이 없었는데 곧바로 비난을 받는다면 또한 너무 지나친 것이 아니겠습니까?
8-3 ◈ 중국 선비가 말한다.
婚娶者 於勤善宣道 何傷乎?
혼취자 어근선선도 하상호?
결혼하는 것이 선을 권하고 도리를 전파하는데 무슨 탈이 있습니까?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無相傷也 但單身不娶 愈靖以成己 惟便以及人也
무상상야 단단신불취 유정이성기 유편이급인야
서로 탈이 될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홑몸으로 결혼하지 않으면 더욱더 안정된 마음으로 자기의 인격을 완성하여 편리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뿐입니다.
吾爲子擖其便處 請詳察之以明敝會所爲有所據否
오위자갈기편처 청상찰지이명폐회소위유소거부
저는 선비님께 그 편리한 점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이를 상세히 살피시어 저희 수도회에서 하는 일이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를 분명하게 이해해 보십시오.
一曰 娶者以生子爲室家耳 卽獲幾子 必須養育 而以財爲置養之資
일왈 취자이생자위실가이 즉획기자 필수양육 이이재위치양지자
첫째로 말하면, 결혼하는 것은 자식을 낳아 가정을 이룰 뿐입니다. 일단 자식 몇 명을 얻었으면 반드시 양육해야 하고 재물로써 양육의 비용을 비축해 두어야 합니다.
爲人之父 不免有貨殖之心 今之父子衆 則求財者衆也 求之者衆 難以各得其願矣
위인지부 불면유화식지심 금지부자중 즉구재자중야 구지자중 난이각득기원의
사람의 부모가 되어서는 재산을 늘리려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날 부모와 자식이 많으니 재물을 구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구하는 사람이 많으니 각자 그 원하는 것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吾以身纏拘於俗情 不能超脫無溺 必將以苟且爲幸也
오이신전구어속정 불능초탈무익 필장이구차위행야
저희 (수도자)들이 세속의 형편에 몸이 묶여서 그곳에서 초탈할 수도 그 속으로 빠져 들지 않을 수도 없다면 장차 그럭저럭 대충대충 사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게 될 것입니다.
欲立之責人於義 豈能興起乎? 夫修德 以輕貨財爲首務
욕립지책인어의 개능흥기호? 부수덕 이경화재위수무
저희 수도자들이 뜻을 세워서 사람들에게 도의를 추구하게 하겠다면서 이렇게 저속하게 산다면 어떻게 사람들을 분발시킬 수 있겠습니까? 덕을 닦으려면 재화를 가볍게 여기는 것을 으뜸가는 의무로 해야 합니다.
我方주愛之 何勤爾輕置之哉?
아방주애지 하근이경치지재?
저희 수도자들이 바야흐로 재물을 중요하게 애착하면서 당신네들에게는 어떻게 그것을 가볍게 보라고 권면할 수 있겠습니까?
二曰 道德之情 至幽至奧 人心未免昏昧 色慾之事 又恒鈍人聰明焉
이왈 도덕지정 지유지오 인심미면혼매 색욕지사 우항둔인총명언
둘째로 말하면, 도덕이나 덕성의 실정은 지극히 깊고 지극히 오묘한데 사람의 마음은 혼미와 몸매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색욕의 일은 또한 사람의 총명을 항상 둔하게 합니다.
若爲色之所役 如以小燈藏之厚皮籠內 不益矇乎? 豈能達于道妙矣?
약위색지소역 여이소등장지후피농내 불익몽호? 개능달우도묘의?
만약 색욕에 따라서 행동하게 되면 마치 작은 등불을 두꺼운 가죽 초롱 안에 넣어 두는 것과 같으니 더욱더 몽매해지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도리의 오묘함을 통달할 수 있겠습니까?
絶色者 如去心目之塵垢 益增光明 可以窮道德之精微也
절색자 여거심목지진구 익증광명 가이궁도덕지정미야
색욕을 끊어 버린 사람은 마치 마음의 눈에 낀 먼지와 티끌을 제거하여 광명을 더욱더 보태준 것과 같아서 도리와 덕성의 정밀하고 미세한 것 까지를 궁구할 수 있습니다.
三曰 天地大惑 稚由財色二欲耳 以仁發憤救世者 必以解此二惑爲急
삼왈 천지대혹 치유재색이욕이 이인발분구세자 필이해차이혹위급
셋째로 말하면, 천하의 커다란 유혹은 오직 재물과 색욕, 두 가지 욕망에서 비롯될 뿐입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써 분발하여 세상을 구하려고 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 두 가지 유혹을 해체시키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醫家以相悖者相治 故熱病用寒藥 寒病用煖藥 乃能療之
의가이상패자상치 고열병용한약 한병용화약 내능료지
의사는 상호 모순 대립되는 것들로써 서로를 다스리게 합니다. 그러므로 열병에는 찬 기운의 약을 쓰고 냉병에는 따뜻한 기운의 약을 씀으로써 바로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玆吾惡富之害 而自擇爲貧者 畏色之傷 而自擇爲獨夫者處已
자오악부지해 이자택위빈자 외색지상 이자택위독부자처이
이에 저희 수도자들은 재부의 해로움을 두려워하여 스스로 택하여 가난한 사람이 되었고 스스로 택하여 독신자로 생활할 뿐입니다.
若此而後 無義之財 邪色之欲 始有省焉
약차이후 무의지재 사색지욕 시유성언
이와 같이 한 연후에야 의롭지 못한 재물들과 사특한 색정의 욕망들을 비로소 성찰하게 됩니다.
苦敝會友 損己義得之財物 以勤人勿于非義之富
고폐회우 손기의득지재물 이근인물우비의지부
그러므로 저희 수도회의 동료들은 자기가 의롭게 얻은 재물을 덜어 내어 줌으로써 남들에게 의롭지 못한 부를 추구하지 말도록 권면합니다.
爲脩道以郤正色之樂 以勤人勿迷于非禮之色也
위수도이극정색지락 이근인물미우비례지색야
도리를 닦기 위하여 정당한 성생활의 쾌락을 물리침으로써 사람들에게 禮 가 아닌 색정에 미혹되지 말도록 권면합니다.
四曰 縱有俊傑才能 使其心散而不專乎一 則所爲事必不精 克己之功 難于克天下
사왈 종유준걸재능 사기심산이불전호일 칙소위사필불정 극기지공 난우극천하
넷째로 말하면, 혹시 재능이 뛰어나고 걸출한 사람이 있다고 하여도 만일 그 마음이 흩어져7 하나로 집중하지 않는다면 일하는 바가 반드시 정치(精致)하게 되지 않습니다. 자신을 극복하는 공부는 천하를 정복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自古及今 史傳英雄 攻天下而得之者多矣 能克己者 幾人哉?
자고급금 사전영웅 공천하이득지자다의 능극기자 기인재?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책에는 천하를 공략하여 그것을 얻은 영웅은 많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자신을 극복한 이는 몇 사람이나 됩니까?
志欲行道于四海之內 非但欲克一己 兼欲防渴萬民私欲 則其功用之大 葛可計乎?
지욕행도우사해지내 비단욕극일기 겸욕방갈만민사욕 즉기공용지대 갈가계호?
온 세상 안에 도리를 행하게 하는 데 뜻을 두고, 단지 자신 하나만 극복하기를 바랄 뿐 아니라 동신에 만민들의 사욕까지도 막고자 한다면 그런 수도자가 공부하고 힘써야할 크기를 우리가 어떻게 다 셈할 수 있겠습니까?
專之猶恐未精 況宜分之他務?
전지유공미정 황의분지타무?
이런 교화의 작업은 전념한다고 하여도 오히려 아직 알짜로 한결같지 못할까 염려되는데 하물며 마음을 분산시켜 다른 일을 하게 하는 것이 의당하겠습니까?
爾將要我事少艾 而育小兒乎?
이장요아사소애 이육소아호?
선비께서는 제가 젊고 예쁜 여인을 맞이하여 어린애를 낳아 기르기를 요구하십니까?
五曰 善養馬者 遇 騏驥驊騮 可一日而馳千里 則謹牧以期戰陣之用
오왈 선양마자 우 기기화류 가일일이치천리 즉근목이기전진지용
다섯째로 말하면, 말을 잘 기르는 사람이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는 기기와 화류”를 만나면 그것들을 정성껏 거두어서 전쟁터에서 쓸 것으로 기약을 합니다.
懼有劣溺於色者 別之於郡 不使與牡接焉
구유열익어색자 별지어군 불사여모접언
이 기마들이 못나게도 색정에 빠질까를 염려하여 다른 무리들로부터 그것들을 구분하여 암컷들과 접촉하지 못하게 합니다.
天主聖敎 亦將尋豪傑之人 能周徧四方之疆界者 以明道禦侮 息異論
천주성교 역장심호걸지인 능주편사방지강계자 이명도어모 식이론
迸邪說 而永存聖敎之正也
병사설 이영존성교지정야
천주의 성교회 역시 재주와 슬기가 뛰어난 사람으로 온 세계의 끝까지 돌아다닐 수 있는 이를 찾아서 이들로 하여금 도리를 밝히고 천주에 대한 모독을 막으며, 이단의 이론을 종식시키고 사특한 말들을 물리쳐서 성스러운 가르침의 올바름을 영원히 보존하고자 합니다.
豈欲愞其心以色樂 而不欲培養其果毅以克私慾之習乎?
개욕나기심이색락 이불욕배양기과의이극사욕지습호?
색정의 쾌락으로써 이들의 마음을 약하게 만들기를 천주께서 어찌 바라실 것이며, 그들의 과감하고 굳건한 마음을 북돋워 길러 줌으로써 사욕의 나쁜 습관을 극복할 것을 어찌 바라지 않으시겠습니까?
故西士之專心續道 甚于專事嗣後者也
고서사지전심속도 심우전사사후자야
그러므로 서양 선비들은 마음을 집중하여 도리를 계승하는 일을 오로지 후손을 잇는데 힘쓰는 일보다 더 중하게 여깁니다.
譬夫斂收五穀萬石 未有 盡播之田中 以爲穀種者
비부렴수오곡만석 미유 진파지전중 이위곡종자
오곡 만 섬을 수확하는데 비유하면, 수확한 만 섬의 곡식을 모두 밭 가운데 파종하여 곡식의 종자로 삼는 사람은 없습니다.
必將擇其一 以貢君 一以藝稼 爲明年之穡
필장택기일 이공군 일이예가 위명년지색
반드시 그 일부를 택하여 임금에게 세금으로 내고 일부는 종자로 가꾸고 길러 내어서 다음 해에 수확할 것입니다.
葛獨人間萬子 皆罄費之以産子 而無所全留 以待他用者也?
갈독인간만자 개경비지이산자 이무소전류 이대타용자야?
어찌하여 유독 인간만이 수많은 자식들을 모두 자식 낳는데 통틀어 써야하고 다른 용도로 쓰기 위해서 온전하게 남겨 두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六曰 凡事有人與鳥獸同者 不可甚重焉 勞身以求食 求食以充饑 充饑以蓄氣
육왈 범사유인여조수동자 불가심중언 노신이구식 구식이충기 충기이축기
蓄氣以敵害 敵害以全己性命也
축기이적해 적해이전기성명야
여섯째로 말하면, 무릇 사람이나 짐승들이 다 같이 하고 있는 일들이란 너무 중시할 것이 못됩니다. 몸을 수고롭게 하여 먹을 것을 구하고, 먹을 것을 구하여 배고픔을 충족시키며, 배고픔을 충족시켜 기운을 축적하고, 기운을 축적하여 자기를 해치려는 것에 대적하며, 해체는 것에 대적하여 자기의 생명을 보전합니다.
咸下情也 人於鳥獸 此無殊也
함하정야 인어조수 차무수야
이런 행위들은 모두 하등적인 모습이며 이런 면에서 사람은 새나 짐승들과 다른 점이 없습니다.
若勤愼以殉義 殉義以檢心 檢心以修身 修身以廣仁 廣仁以答天主恩也
약근신이순의 순의이검심 검심이수신 수신이광인 광인이답천주은야
만일 행동을 삼가고 조심하여 의로운 것을 따르고, 의를 따를 마음을 점검하며, 마음을 점검하여 수신하고, 수신하여 사랑의 마음을 확충하고, 이 사랑의 마음을 확충하여 하느님의 은혜에 보답합니다.
此內生人切事 可以稱上帝之大指
차내생인절사 가이칭상제지대지
이것이 곧 인간으로 태어난 사람들에게 매우 긴요한 일이며 하느님의 큰 뜻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從此觀之 則匹配之情 于務道之意 執重乎
종차관지 칙필배지정 우무도지의 집중호
이렇게 본다면 짝을 구하는 정리와 도리를 수행하는 의지는 그 어느 것이 중요하겠습니까?
天下寧無食 不寧無道 天下寧無人 不寧無敎
천하녕무식 불녕무도 천하녕무인 불녕무교
차라리 세상에 먹을 것이 없을지언정 참된 도리는 없어서는 안 됩니다. 세상에 사람들이 없을지언정 이들을 가르칠 교의가 없어서는 안 됩니다.
故因道之急 可緩婚 因婚之急 不可緩道也
고인도지급 가완혼 혼인지급 불가원도야
그러므로 도리를 가르치는 일이 급한 때문에 결혼을 미룰 수는 있지만 결혼이 급하기 때문에 도리에 힘씀을 미루어선 안 됩니다.
以遵頒天主聖旨 雖弃致己身 以當之可也 況棄婚乎?
이준반천주성지 수기치기신 이당지가야 황기혼호?
하느님의 거룩한 뜻을 받들고 반포하기 위하여 자기의 몸을 내버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하물며 결혼을 포기하는 것쯤이야 말해 무엇 하겠습니까?
七曰 敝會之趣無他 乃欲傳正道於四方焉耳
칠왈 폐회지취무타 내욕전정도어사방언이
일곱째로 말하면, 저희 수도회의 취지는 다른 것이 없고 다만 온 세계의 사바에 올바른 도리를 전하고자 할 뿐입니다.
苟此道於西不能行 則遷其友于東 於東猶不行 又將徙之於南北 奚徒晝身於一境乎?
구차도어서불능행 칙천기우우동 어동유불행 우장사지어남북 해도주신어일경호?
만일 이 도리가 서방에서 행하여 질 수 없으면 저희 동료들은 동방으로 옮깁니다. 동방에서 또한 시행되지 못하면 또 남과 북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어찌하여 몸을 그저 한 지역에만 국한시킬 수 있겠습니까?
醫之仁者 不繫身于一處 必周流以濟各處之病 方爲博施
의지인자 불계신우일처 필주류이제각처지병 방위전시
어진 의사는 자신을 한 곳에 매어 두지 않고 반드시 두루 돌아다니며 각 곳의 병자를 비로소 넓게 의술을 베푼다고 하겠습니다.
婚配之身 纏繞一處 其本責不越于齊家 或迄于一國而已耳
혼배지신 전요일처 기본책불월우제가 혹흘우일국이이이
결혼한 몸은 한 곳에 얽매여 있으니 그의 본래 책임은 가정을 다스리는 것을 넘지 못하거나 혹은 한 나라에까지만 미칠 뿐입니다.
故中國之傳道者 未聞其有出遊異國者 夫婦不能相離也
고중국지전도자 미문기유출유이국자 부부불능상이야
그러므로 중국에서 도리를 전하는 사람은 집을 떠나 다른 나라로 주유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부부는 서로 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吾會三四友 聞有可以行道之域 雖在幾萬里之外 亦卽往焉 無有託家寄妻子之慮
오회삼사우 문유가이행도지역 수재기만리지외 역즉왕언 무유탁가기처자지려
저희 수도회 몇몇 동료들은 도리를 행할 수 있는 지역이 있다고 들으면 비록 수만 리 밖에 있어도 역시 곧바로 갑니다. 저희들은 가사를 부탁하고 처자를 의탁시켜야 할 염려가 없습니다.
則以天主爲父母 以世人爲兄弟 以天下爲己家焉 其所涵胸中之志 如海天然 豈一匹夫之諒乎?
칙이천주위부모 이세인위형제 이천하위기가언 기소함흉중지지 여해천연 개일필부지량호?
그렇다면 하느님을 부모로 하고, 세상 사람을 형제로 하며, 온 세상을 자기 집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뜻은 마치 바다나 하늘과 같이 넓으니 어찌 일개 필부가 그것을 혜량할 수 있겠습니까?
八曰 凡此與彼彌似 則其性彌近 天神予無知色者 絶色者 其情彌乎天神矣
팔왈 범차여피미사 칙기성미근 천신여무지색자 절색자 기정미호천신의
여덟째로 말하면, 이것과 저것이 비슷하면 비슷할수록 그들의 성질도 더욱더 서로 가깝습니다. 천신들이 색욕을 모른다고 한다면 색욕을 끊은 사람의 실제 모습은 천신과 가까운 것입니다.
夫身在地下 而比居上天者 以有形者而效無形者 此不可謂鄙人庸學也
부신재지하 이비거상천자 이유형자이효무형자 차불가위비인용학야
그들의 몸이 비록 땅 아래에 있지만 하늘 위에 있는 이들과 비견되니, 이들은 형체를 가지고 있으면서 형체가 없는 이(천사)들을 본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코 천한 사람들의 못난 배움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似此淸쟁之士 有所祈禱 或天地旱或妖鬼之怪也 或遇水火灾異之求解也 天主大都鑒而聽之
사차청쟁지사 유소기도 혹천지한혹요귀지괴야 혹우수화재이지구해야 천주대도감이청지
이들과 같은 청정한 인물들이 천주께 기도하는 일이 있게 되면 혹시 자연적인 가뭄이나 혹은 요괴들의 괴이한 짓거리이거나 혹은 홍수나 화재 같은 재앙이나 이변들을 만나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면 천주께서는 대부분 다 살펴보시고 (이들의 기도를) 들어 주십니다.
不然 上尊何寵之哉?
불연 상존하총지재?
그렇지 않다면 천상의 지존께서 어떻게 이 같은 사람들을 사랑하신다고 하겠습니까?
然吾此數條理特具 以解敝會不婚之意 非以非婚姻者也
연오차수조리특구 이해폐회불혼지의 비이비혼인자야
그렇다면 저는 이와 같이 열거한 몇 가지 이유를 특별히 갖추어서 저희 수도회가 결혼하지 않는 의미를 해명한 것이요, 결혼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盖順理娶也 非犯天主誡也 又非謂不娶者 皆彌神人也
개순리취야 비범천주계야 우비위불취자 개이신인야
대개 순리대로 부인을 맞는 것은 하느님의 계명을 범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결혼하지 않은 이들이 모두 신과 같은 사람에 가깝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設令絶婚屛色 而不惓惓于秉彛之德 豈不徒然乎?
설령절혼병색 이불권권우병이지덕 개불도연호?
설령 결혼을 하지 않고 색욕을 물리쳤다 해도 타고난 천성의 덕을 닦는데 힘쓰지 않는다면 어찌 공연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乃中國有辭正色 而就狎邪者 去女色取頑童者
내중국유사정색 이취압사자 거야색취완동자
중국에는 바로 올바른 여자를 거부하고 비뚤어진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색을 버리고 소년을 즐기는 것을 취합니다.
此輩之穢汚 西鄕君子弗言 恐浼其口
차배지예오 서향군자불언 공면기구
이런 무리들의 더러움에 대하여 서양의 군자는 그 입을 더럽힐까 두려워하여 말을 하지 않습니다.
雖禽獸之彙 亦惟知陰陽交感 無有反悖天性如此者 人弗赧焉 則其犯罪若何?
수금수지휘 역유지음양교감 무유반패천성여차자 인불난언 즉기범죄약하?
비록 짐승의 무리조차도 음양의 교감만을 알뿐이지 그와 같이 천성을 어기는 짓거리는 없습니다. 인간으로 그런 것이 (부끄러워서) 얼굴을 붉히지 않는다면 이들이 지은 죄가 어떠하겠습니까?
吾敝同會者 收全己種 不之藝播于田畝 而子猶疑其可否 況弃之溝壑者哉?
오폐동회자 수전기종 불지예파우전무 이자유의기가부 황기지구학자재?
저희 수도회의 회원은 자기의 씨를 온전하게 거두고 있으나, 그것을 밭이랑에 다시 뿌려서 기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선비께서는 그것이 옳으니 그리니 하며 아직도 의심하는데 하물며 그 씨를 시궁창에 뿌려버린다면 어떠하겠습니까?
8-4 ◈ 중국 선비가 말한다.
依理之語 以服人心 强于利刃也 但中國有傳云 不孝有三 無後爲大者 如何?
의리지어 이복인심 강우리도야 단중국유전운 불효유삼 무후위대자 여하?
이치에 닿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설복함에 있어 예리한 칼날보다 셉니다. 그러나 중국에는 “불효는 세 가지가 있으니, 그 중 후손이 없는 것이 큰 것이다.”라고 전해 오는 말이 있는데 어떻습니까?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有解之者云 彼一時此一時 古者民未衆 當充擴之 今人已衆 宜姑停焉 予曰
유해지자운 피일시차일시 고자민미중 당충곽지 금인이중 의고정언 여왈
此非聖人之傳語 乃孟氏也
차비성인지전어 내맹씨야
어떤 이는 이렇게 해석하여 말합니다. “그 때는 그 때요 지금은 지금입니다. 옛날에는 백성이 많지 않았으니 마땅히 인구를 충분히 늘려야 했습니다. 지금은 사람이 이미 많으니 잠깐 멈추는 것이 마땅합니다.” 따라서 후손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불효라는 그 말은 성인이 전한 말이 아니라 바로 맹자의 말이라고 저는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或承悞傳 或以釋舜不告而娶之義 而他有托焉
혹승오전 혹이석순부고이취지의 이타유탁언
그런 근거 없는 말은 혹 받아서 잘못 전했거나, 혹은 순임금이 알리지 않고 결혼하였다는 뜻을 해석한 것인데 다른 사람들이 그런 말들에 후사가 없는 것이 불효라고 가탁한 것입니다.
禮記一書 多非古論議 後人集禮 便雜記之于經典
예기일서 다비고론의 후인집례 편잡기지우경전
예기라는 책에는 원래 옛날에는 논의되지 않았던 것이나 후대의 사람들이 예를 모르면서 바로 그 경전에 잡다하게 기록해 넣은 것이 많습니다.
貴邦以孔子爲大聖 學庸論語 孔子論孝之語 極詳 何獨其大不孝之戒 郡弟子及其孫不傳
귀방이공자위대성 학용논어 공자논효지어 극상 하독기대불효지계 군제자급기손부전
而至孟氏始著乎?
이지맹씨시저호?
귀국에서는 공자를 위대한 성인이라고 합니다. 대학, 중용, 논어에는 공자의 효에 대한 말씀이 매우 상세합니다. 어찌하여 그 큰 불효의 계율이 공자의 지계 제자들 및 후손에게는 전하여 지지 않았고 맹자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드러난 것입니까?
孔子以伯夷叔齊爲古之賢人 以比干爲殷三仁之一
공자이백이숙제위고지현인 이비간위은삼인지일
공자는 백이와 숙제를 옛 현인으로 여겼고, 비간을 은나라의 세 어진 분의 하나라고 여겼습니다.
旣稱三子曰 仁 曰 賢 必信 其德皆全而無缺矣
기칭삼자왈 인 왈 현 필신 기덕개전이무결의
공자가 이 세분을 어질고 현명하다고 이미 칭찬했다면 이분들의 덕이 온전하고 결함이 없다고 반드시 믿으신 것입니다.
然三人咸無後也 則孟氏以爲不孝 孔子以爲仁 且不相戾乎?
연삼인함무후야 즉맹씨이위불효 공자이위인 차불상루호?
그러나 이 세 사람은 모두 후손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맹자는 이들을 불효로 여겼고 공자는 어질다고 여겼으니 이것은 또한 서로 모순이 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始古吾謂以無後爲不孝 斷非中國先進之旨
시고오위이무후위불효 단비중국선진지지
이렇기 때문에 “후손이 없음을 불효라고 여기는 것”은 중국의 앞서서 나아가신 분들의 뜻이 결단코 아니라고 저는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使無後果爲不孝 則爲人子者 宜旦多專務生子 以續其後 不可一日有間
사무후과위불효 즉위인자자 의단다전무생자 이속기후 불가일일유간
만일 후손이 없음이 과연 불효라고 한다면 자식 된 사람은 마땅히 아침저녁으로 자식을 낳기에 오로지 힘씀으로써 그 후대를 이어야 하고 하루라도 틈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豈不誘人被色累乎? 如此 則舜猶未爲至孝耳
개불유인피색누호? 여차 즉순유미위지효이
그것은 사람을 잘못 이끌어 색욕에 얽어매어 놓는 것이 어찌 아니겠습니까? 이렇다면 순임금도 오히려 아직 지극한 효를 못했을 따름입니다.
盖男子二十以上 可以生子 舜也三十而娶 則二十逮三十 匪孝乎?
개남자이십이상 가이생자 순야삼십이취 즉이십체삼십 비효호?
남자는 스무 살 이상이면 자식을 낳을 수 있는데 순임금은 서른 살에 부인을 맞이하였으니 스무 살에서 서른 살에 이르는 동안은 효도를 못한 것입니까?
古人三旬已前不婚 則其一旬之際 皆匪孝乎?
고인삼순이전불혼 즉기일순지제 개비효호?
옛 사람이 삼십 이전에 결혼하지 않았다면 그 십 년 간은 모두 효도를 못한 것입니까?
譬若有匹夫焉 自審無後非孝 有後乃孝 輒娶數妾 老于其鄕 生子至多
비약유필부언 자심무후비효 유후내효 첩취수첩 노우기향 생자지다
예를 들어 만약 어떤 필부가 있는데 후손이 없으면 효가 아니고 후손이 있어야 효라고 생각하여 곧바로 여러 명의 첩을 얻어 늙도록 그 공향에서 자식을 지극히 많이 낳았다고 합시다.
初無他善可稱 可爲孝乎?
초무타선가칭 가위효호?
본래 그 사람에게 선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데 자식을 많이 낳았으니 효를 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學道之士 平生遠遊異鄕 輔君匡國 敎化兆民爲忠信 而不顧産子 此隨前論乃大不孝也
학도지사 평생원유이향 보군광국 교화조민위충신 이불고산자 차타전논내대불효야
도리를 배운 선비는 평생 타향을 멀리 돌아다니며 임금을 보필하여 나라를 바로잡고 많은 백성을 교화하여 충성과 신의를 지키면서 자식 낳는 일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앞에서 논한 것을 따르면 바로 큰 불효입니다.
然於國家兆民有大功焉 則輿論稱爲大賢
연어국가조민유대공언 즉여론칭위대현
그러나 나라와 억조창생에게는 큰 공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론은 그를 큰 현인이라고 칭찬합니다.
孝不在內 不在外 由我 豈由他乎?
효부재내 부재외 유아 개유타호?
효를 했느냐 안했느냐는 내심에 있지 밖으로 드러난 것에 있지 않습니다. 본인이 어떻게 했느냐에 달린 것이지 어찌 다른 것들에 말미암는 것이겠습니까?
得子不得子也 天主有定命矣 有求子者 而不得 烏有求孝而不得孝者乎?
득자부득자야 천주유정명의 유구자자 이부득 오유구효이부득효자호?
자식을 얻고 얻지 못함에는 천주께서 정하신 운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자식을 얻으려고 하는 사람이 자식을 얻지 못하는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효도할 길을 찾았는데 효도를 할 수 없었던 일이 어찌 있을 수 있습니까?
孟氏嘗曰 求則得之 舍則失之 是求有益於得也 求在我也 求之有道 得之有命
맹씨상왈 구즉득지 사즉실지 시구유익어득야 구재아야 구지유도 득지유명
是求無益於得也 求在外也
시구무익어득야 구재외야
맹자가 일찍이 말했습니다. “구하면 얻고, 내버려 두면 잃는다. 이런 내재적인 구함은 덕성을 얻는데 유익한 것이다. 구하는 것이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 구하는 데는 도리가 있고, 얻는 데는 운명이 잇다. 이런 외재적인 구함은 덕성을 얻는데 무익하다. 구하는 것이 외부는 있는 것이다.”
以是得嗣無益於得 況爲峻德之效乎?
이시득사무익어득 황위준덕지효호?
이렇게 후사를 얻으려 함은 덕성을 얻는데 무익합니다. 하물며 그것이 높은 덕의 표시라고 하겠습니까?
大西聖人不孝之極有三也 陷親於罪惡其上 弑親之身其次 脫親財物又其次也
대서성인불효지극유삼야 함친어죄악기상 시친지신기차 탈친재물우기차야
서양 성인들은 극단적인 불효에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 첫째는 부모를 죄악에 빠지게 하는 것이고, 다음은 부모를 살해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부모의 재물을 빼앗는 것입니다.
天下萬國 通以三者爲不孝之極 至中國而後 聞無嗣 不孝之罪 於三者猶加重焉
천하만국 통이삼자위불효지극 지중국이후 문무사 불효지죄 어삼자유가중언
천하의 모든 나라는 이 세 가지를 극단적인 불효로 여기는 데는 공통적입니다. 중국에 온 후에 후손을 잇지 못하는 불효의 죄가 위의 세 가지 보다 오히려 더 엄중하다고 들었습니다.
吾今爲子定孝之說 欲定孝之說 先定父子之說
오금위자정효지설 욕정효지설 선정부자지설
저는 지금 선비님을 위해 효라는 말을 정의해 보겠습니다. 효라는 말을 정의하기 위해서 먼저 父子라는 말을 정의하겠습니다.
凡人在宇內有三父 一謂天主 二謂國君 三謂家君也 逆三父之旨者 爲不孝子矣
범인재우내유삼부 일위천주 이위국군 삼위가군야 역삼부지지자 위불효자의
무릇 사람은 세상 안에서 세 아버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천주를 말하며, 둘째는 나라의 임금을 말하며, 셋째는 가장을 말합니다. 세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는 자는 불효한 자식이 됩니다.
天下有道 三父之旨 無相悖 盖下父者命己子奉事上父者也
천하유도 삼부지지 무상패 개하부자명기자봉사상부자야
천하에 도리가 있으면 세 아버지의 뜻은 서로 어긋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낮은 아버지가 자식에게 노은 아버지를 받들어 섬기라고 명령합니다.
而爲子者 順乎一 卽兼孝三焉
이위자자 순호일 즉겸효삼언
이런 방식으로 자식 된 사람이 아버지 한 분에 순명하게 되면 곧 세 분 아버지 모두에게 효도를 한 셈입니다.
天下無道 三父之令相反 則下父不順其上父 而私子以奉己 弗顧其上
천하무도 삼부지령상반 즉하부불순기상부 이사자이봉기 불고기상
천하에 도리가 없으면 세 아버지의 명령은 서로 어긋납니다. 그렇다면 낮은 아버지가 자기 위의 아버지에게 불순하고, 자식을 사유물 취급하여 자신만을 받들게 하고 자기 위의 아버지를 돌보지 않습니다.
其爲之子者 聽其上命 雖犯其下者 不害其爲孝也
기위지자자 청기상명 수범기하자 불해기위효야
그 자식 된 이가 자기의 높은 아버지의 계명을 듣게 되면 비록 자기의 낮은 아버지에게 잘못을 범하더라도 그가 효도를 하는 데에 지장이 없습니다.
若從下者 亦其上者 固大爲不孝者也
약종하자 역기상자 고대위불효자야
만약 낮은 아버지를 따르며 높은 아버지를 거역하게 되면 진실로 크게 불효하는 사람이 됩니다.
國主於我 相爲君臣 家君於我 相爲父子
국주어아 상위군신 가군어아 상위부자
나라의 임금과 제 자신은 서로 임금과 신하가 됩니다. 집안의 가장은 서로 아버지와 자식이 됩니다.
若使比化天主之公父乎 世人雖君臣父子 平爲兄弟耳焉 此倫不可不明矣
약사비화천주지공부호 세인수군신부자 평위형제이언 차륜불가불명의
만일 하느님이 만인의 아버지(公父)인 점에 비견하면 세상 사람들은 비록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차별이 있지만 평등하게 모두 형제가 될 뿐입니다. 이러한 인간관계를 명백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夫萬國通大西之境界 皆稱爲出聖人之地 盖無世不有聖人焉
부만국통대서지경계 개칭위출성인지지 개무세불유성인언
무릇 서양의 지역으로 통하는 모든 나라들은 모두 성인이 나온 땅으로 불리며 대개 성인을 갖지 않았던 세대도 없습니다.
吾察 百世以下 敝士聖人之尊者 咸必終身不娶
오찰 백세이하 폐사성인지존자 함필종신불취
제가 살피건대 모든 시대를 통하여 저희 지역에서 성인으로 존경받는 분은 모두 반드시 종신토록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聖人爲世之表 豈天主立之爲表 而處己於不義之爲哉?
성인위세지표 개천주립지위표 이처기어불의지위재?
성인은 세상의 사표입니다. 천주께서 그들을 일단 사표로 세우셨는데 이들이 어찌 의롭지 못하게 처신하였겠습니까?
彼有不娶 而爲積財貨 或爲糊口 或爲偸安懈惰 其卑賤之流 何足論者?
피유불취 이위적재화 혹위호구 혹위투안해타 기비천지류 하족논자?
저들이 재산을 모으기 위해서, 혹은 먹고 살기 위해서, 혹은 안일을 탐하고 게으름을 위해서 결혼하지 않는 그런 비천한 부류들이라면 무슨 언급할 가치가 있겠습니까?
若吾三四友 一心慕道 以事天主 救世歸元
약오삼사우 일심모도 이사천주 구세귀원
저와 같은 몇몇 동료들은 한결같은 마음으로 도리를 사모하여 천주를 섬김으로써 세상을 구원하며 근원에로 귀의하고자 합니다.
且絶諸色之類 使其專任鄙見 無理可擖 誠爲不可
차절제색지류 사기전임비견 무리가갈 성위불가
하지만 비록 색욕을 끊어버린 부류라고 할지라도 만약 그들이 오로지 천하게 보이는 것들에 자신을 맡기어서 도대체 제시할 만한 도리가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진실로 옳다고 할 수 없습니다.
然而群聖以其身先之 萬國賢士美之 有實理合之
연이군성이기신선지 만국현사미지 유실리합지
그러나 많은 성인들이 몸소 독신을 실천하였고 온 나라의 현명한 선비들이 그것을 찬미했으니 독신주의는 실로 도리에 부합하는 것입니다.
有天主經典奇之 亦可姑隨其志否耶?
유천주경전기지 역가고수기지부야?
천주의 성경에서 그것을 기특하다고 하였으니 이런 뜻을 잠시 따름이 또한 옳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以繼後爲急者 惟不知事上帝 不安于本命 不信有後世者
이계후위급자 유부지사상제 불안우본명 불신유후세자
후손을 잇는 것을 긴급한 일로 보는 이들은 유독 하느님을 섬길 줄 모르고 하느님께서 정해 주신 본래의 운명에 편안해 하지 않으며 내세가 있음도 믿지 않는 이들입니다.
以爲生世之後 己盡滅散 懋有存者 眞可謂之無後
이위생세지후 기진멸산 무유존자 진가위지무후
이 살아있는 세상 뒤에는 몸이 다 사라지고 흩어져 남아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니 이들에게는 참으로 후대가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吾今世奉仕上帝 而望萬世以後 猶悠久常奉事之 何患無後乎?
오금세봉사상제 이망만세이후 유유구상봉사지 하환무후호?
우리들이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섬기고 받들며, 그리고 죽고 난 만세 뒤에라도 오히려 유구하게 언제나 하느님을 받들고 섬기기를 바라고 있다면 어찌 후대가 없음을 걱정하겠습니까?
吾死而神明全在 當益鮮潤
오사이신명전재 당익선윤
우리들이 죽어도 정신의 통찰력은 온전히 존재하며 마땅히 더욱 선명하고 빛날 것입니다.
所遺虛軀殼 子葬之亦腐 則可擇乎?
소유허구곡 자장지역부 즉가택호?
그러나 남겨 놓은 허무한 몸뚱이는 자식들이 장례를 치러 준다고 해도 또한 썩을 것이고, 친구들이 장례를 치러 준다고 해도 또한 썩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식이나 친구들 중에 어느 것을 선택하겠습니까?
8-5 ◈ 중국 선비가 말한다.
爲學道而不婚配 誠合義也 我大禹當亂世 治洪水 巡行九州八年於外 三過其門 而不入
위학도이불혼배 성합의야 아대우당난세 치홍수 순행구주팔년어외 삼과기문 이불입
도리를 배우기 위해 결혼하지 않는 것은 진실로 의로움에 맞습니다. 옛날 우리나라의 위대하신 우 임금도 난세를 당하여 홍수를 다스리느라고 온 나라를 돌아다니며 펼 년이나 집 밖에서 지냈고 세 차례나 자기 집 문 앞을 지나쳤지만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今也當平世 士有室家 何傷焉
금야당평세 사유실가 하상언
그러나 오늘날 태평한 세상에서 선비가 가정을 이루는 것이 어떻게 나쁠 수 있겠습니까?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嗚呼! 子以是爲平世乎? 誤矣! 智者以爲今時之灾 比堯時之灾 愈洪也
오호! 자이시위평세호? 오의! 지자이위금시지재 비요시지재 유홍야
아하! 선비께서는 지금이 태평한 세상이라고 보십니까? 착각이십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현 시대의 재난은 요임금 시대의 재난에 비하여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群世人而盲瞽 不之能視焉 則其殘不亦深乎?
군세인이맹고 불지능시언 즉기잔불역심호?
세상 사람들의 무리는 눈이 멀고 귀가 먹어 그것을 볼 수 없으니 그들의 병신 됨이 또한 심각하지 않습니까?
古之所謂不祥 從外而來 人猶易見而速防 其所傷 不踰財貨或傷膚皮
고지소위불상 종외이래 인유이견이속방 기소상 부유재화혹상부피
옛날에는 이른바 상서롭지 않은 것들이 밖으로부터 오기에 사람들이 오히려 쉽게 발견하고 빠르게 대비하였습니다. 그로인해 손해를 입은 것들도 재물이나 혹은 피부를 다치는 정도를 넘지 않았습니다.
今之禍自內突發 哲者覺之而難避也 況于恒人
금지화자내돌발 철자각지이난피야 황우항인
오늘날의 환난은 내심에서 돌발하니 명철한 사람은 그것을 깨달아도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물며 평범한 사람은 말해서 무엇 하겠습니까?
故其害莫甚焉 如風雷妖怪之擊人 不損乎外 而侵其內者也
고기해막심언 여풍뇌요괴지격인 불손호외 이침기내자야
그러므로 그 해로움은 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마치 바람과 벼락이 요사하고 괴이하게 사람을 쳐서 밖은 다치지 않고 사람의 속을 해치는 것과 같습니다.
夫化生天地萬物 乃大公之父也 又時主宰安養之 乃無上其君也
부화생천지만물 내대공지부야 우시주재안양지 내무상기군야
천지만물을 육화하고 창생하신 바로 가장 보편적(만물과 만인)의 아버지는 또한 때때로 이들 만물을 주재하고 편안하게 기르시니 곧 그보다 더 높은 임금은 없습니다.
世人不仰不奉 則無父無君 至無忠 至無孝也
세인불앙불봉 즉무부무군 지무충 지무효야
세상 사람들이 우러르지도 않고 받들지도 않는다면 아버지도 없고 임금도 없게 되는 것이니 충실할 바 없는데 이른 것이요 효도할 바 없는데 이른 것입니다. 충효가 있지 않다면 온존해야할 덕이 아직 더 있겠습니까?
夫以金水土泥 鑄塑不知何人僞像 而倡愚氓往拜禱之 曰 此乃佛祖 此乃三淸也
부이금수토니 주소부지하인위상 이창우맹왕배도지 왈 차내불조 차내삼청야
쇠붙이나 나무나 진흙으로 누군지도 모르는 가짜 우상을 주조하여 어리석은 사람들에게 그것들 앞에 나가서 경배하고 기도하라고 외쳐대면서 ‘이것이 곧 부처님이다. 이것이 삼청신이다’라고 말합니다.
且興淫辭奸說 以壅塞之 使之氾濫中心 而不得歸其宗
차흥음사간설 이옹새지 사지범람중심 이불득귀기종
또한 부정한 말과 사특한 설법을 일으켜서 양심을 틀어막아 그 부정한 것들이 마음속에서 흘러 넘쳐서 결국 그 근원으로 돌아갈 수 없게 합니다.
且以空無僞物之原 豈非空無天主者乎?
차이공무위물지원 개비공무천주자호?
또한 空이나 無를 사물의 근원으로 삼으니 어찌 하느님을 空이나 無로 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以人類與天主爲同一體 非將以上帝之尊 而侔之於卑役者乎?
이인류여천주위동일체 비장이상제지존 이모지어비역자호?
사람과 천주를 한 몸이라고 한다면 하늘에 계신 하느님의 지존함을 지상의 천한 종들과 똑같이 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恣其誕妄 以天主無限之威靈 而等之於土石枯木
자기탄망 이천주무한지멸령 이등지어토석고목
그 황탄하고 망령된 방자함이 천주의 위력 있는 이성을 이성 없는 흙과 돌이나 말라빠진 나무의 그것과 동등하게 보는 것입니다.
以其無窮之仁覆爲有玷缺 而寒暑灾異 憾且尤之
이기무궁지인복위유점결 이한서재이 감차우지
그분의 무궁한 사랑을 뒤엎어 버리고서 결점이 있다고 보는 것이며, 이 세상의 추위나 더위, 재난이나 이변을 유감으로 여기고 그분을 원망합니다.
侮狎君父 一至于此 盖昭事上帝之學 久已陵夷
모압군부 일지우차 개소사상제지학 구이릉이
임금과 아버지를 모욕하고 업신여기는 것이 한결같이 여기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면 대개 하느님을 밝게 받드는 배움이 무너져 없어진지 이미 오래 된 것입니다.
不思小吏 聊能阿好其民 已爲建祠立像 布滿郡縣 皆是生祠
불사소리 료능아호기민 이위건사립상 포만군현 개시생사
생각이 하찮은 관리들은 그저 백성들과 영합하여 이미 사당을 짓고 우상들을 세웠습니다. 중국의 郡이나 縣들에 가득히 널려 있는 것은 모두 산 사람의 사당들입니다.
佛殿神宮 彌山徧市 豈有天主尊神 無一微壇以禮拜敬事之乎?
불전신궁 미산편시 개유천주존신 무일미단이예배경사지호?
불교의 전각들과 도교의 신궁들이 산에 널려 잇고 저자거리에 두루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지존한 신이신 천주께는 어찌하여 그분을 예배하고 공경하여 받들 만한 미미한 제단 하나도 없는 것입니까?
世人也皆習詐僞 僞爲衆師 以揚虛名 供養其口 冒民父母 要譽取資
세인야개습사위 위위중사 이양허명 공양기구 모민부모 요예취자
세상 사람들은 또한 모두 속임과 거짓을 배워서 거짓으로 뭇사람의 스승이 되고 허망한 이름을 떨치며 잘 먹고 삽니다. 자신을 백성의 부모라고 속여서 명예를 추구하고 재산을 탈취합니다.
至于世人大父 宇宙公君 泯其跡而僭其位 殆哉! 殆哉!
지우세인대부 우주공군 민기적이참기위 태재! 태재!
저들은 또한 세상 사람들의 가장 큰 아버지이며 우주 만물 모두의 임금이신 천주에 이르러서는 그 종적을 없애 버리고 그 지위를 참월하니 위태롭고도 위태롭습니다.
吾意 大禹適在今世 非但八年在外 必其絶不有家 終身周巡于萬國 而不忍還矣
오의 대우적재금세 비단팔년재외 필기절불유가 종신주순우만국 이불인환의
제 생각으로는 위대한 우 임금이 마침 오늘의 세상에 있게 된다면 비단 팔 년만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는 반드시 절대로 가정을 갖지 않고 종신토록 많은 나라를 두루 돌며 차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입니다.
爾欲吾三四友 有子之心 有兄弟之情 視此爲何如時哉?
이욕오삼사우 유자지심 유형제지정 시차위하여시재?
선비께서는 저의 몇몇 동료들이 자식을 가질 마음과 형제의 정리를 가질 것을 바라시는데 지금이 어떠한 시대라고 보십니까?
8-6 ◈ 중국 선비가 말한다.
以是爲亂 則亂固不勝言矣 時賢講學 急其表 而不究其裏 故表裡終于俱壞
이시위란 칙란고불승언의 시현강학 급기표 이불구기리 고표리종우구괴
지금을 난세로 보면 그 혼란스러움을 진실로 다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대의 현인들이 학문을 논하지만 그 겉만 따지기에 급급하고 그 속을 궁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겉과 속이 끝내는 모두 다 망가질 것입니다.
盖未聞 積惡於內 而不遽發于外者也
개미문 적악어내 이불거발우외자야
“안으로 악이 쌓였는데도 언젠가는 갑자기 밖으로 터져 나오지 않는 일이 있다.”는 말을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間有儒門之人 任其私智 附會二氏以論來世 如丐子就乞餘飯 彌紊正學
간유유문지인 임기사지 부회이씨이론래세 여개자취걸여반 미문정학
유가의 문인 중에 간혹 자기의 사사로운 지혜를 믿고서 마치 거지가 먹다 남은 밥을 구걸하듯이 이 둘(불교, 도교)에 부회하여 내세를 논하면서 올바른 배움(正學)을 점점 더 어지럽히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不如貴邦儒者乃有歸元 此論旣明 人人可悟
불여귀방유자내유귀원 차론기명 인인가오
이것은 서양 선비들이 바로 하나의 근원에 귀의함만 못합니다. 이런 서양의 논의가 일단 명백하게 이해가 된다면 사람 사람마다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但肯用心一思衆物之態 必知 物有始元 非物可比
단긍용심일사중물지태 필지 물유시원 비물가비
단지 마음을 써서 뭇 사물들의 양태를 한 번 곰곰이 사색해 보려고 한다면 사물에는 그들과 비견 될 수 없는 하나의 시원이 있음을 반드시 알게 됩니다.
聖也佛也仙也 均由人生 不可謂無始元者也
성야불야선야 균유인생 불가위무시원자야
성인이나 붓다나 신선이나 모두 사람으로부터 생겨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의 첫 원인(始原)이라는 것이 없다고 결단코 말할 수 없습니다.
不爲始元 則不爲眞主 何能輒立世誡
불위시원 즉불위진주 하능첩립세계
그리고 모든 존재의 첫 원인이 될 수 없으면 저들 성인이나 붓다나 신선들은 모두 참된 주재자(眞主)가 아니니 어떻게 곧바로 세상의 계명을 세울 수 있겠습니까?
夫知有歸元 則人道已定 舍事天 又何學焉
부지유귀원 즉인도이정 사사천 우하학언
근원으로 귀의해야 함을 안다면 사람이 가야할 길은 이미 확정된 셈입니다. 그러나 하늘을 섬기는 것을 버리고 또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譬如一身 四肢各欲自存也 然忽有刀鎗 將擊其首 手足自往救護 雖見傷殘 終不能已
비여일신 사지각욕자존야 연홀유도창 장격기수 수족자왕구호 수견상잔 종불능이
한 몸을 비유로 들자면 팔다리 각각은 다 스스로 생존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홀연히 어떤 이가 칼과 창으로 그 몸의 머리를 치려고 한다면 손과 발은 스스로 가서 머리를 구하고 보호합니다. 비록 팔다리가 다치고 못 쓰게 되는 것을 보면서도 끝내 그만둘 수 없는 것입니다.
尊敎洞曉天主爲衆物原則
존교동효천주위중물원칙
선생의 그리스도 교리는 천주께서 만물의 근원적 법칙이심을 환히 밝히고 있습니다.
凡觀惡行 聞惡語 凡有逆于理 違于敎者 若矛刃將刺天主然 亟迫往護
범관악행 문악어 범유역우리 위우교자 약모인장자천주연 극박왕호
무릇 악행을 보거나 나쁜 말을 듣거나 무릇 그리스도교의 이치에 어긋나거나 교의에 위배되는 일이 있으면 마치 그것들이 창과 칼날로 천주를 찌르려고 하는 것처럼 생각하여 급하게 달려 나가서 보호 합니다.
此亦惟知有天主之在上 而寧知天下他物可尙乎?
차역유지유천주지재상 이녕지천하타물가상호?
이는 또한 오직 천주께서 만유 위에 계심을 아는 것일 뿐입니다. 세상에 그보다 더 숭상해야할 다른 것들이 있음을 차라리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입니까?
故不但不念妻子財資 吾身生命 猶將忘之
고불단불념처자재자 오신생명 유장망지
그러므로 천주를 위해서라면 처자와 재산을 염두에 두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생명까지도 오히려 잊어버리려는 것입니다.
吾輩俗心錮結 彷佛慕企 輕淺信從 奚云 捨生命 弃妻子
오배속심고결 방불모기 경천신종 해운 사생명 기처자
그러나 우리 인간들의 세속적인 마음은 뿌리 깊이 굳어 있어서 마치 하느님을 사모하고 바라는 듯이 보이지만 그를 믿고 따름이 매우 천박합니다. “이들에게 어찌 생명을 던지고 처자를 버려라!”하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有因上帝道德之故 彌移半步 遙費一芥 且各惜之矣 嗟哉!
유인상제도덕지고 미이반보 요불일개 차각석지의 차재!
하느님이나 도독 때문에 이것들을 위해서 가깝게는 반걸음 정도 발걸음을 옮겨 놓거나, 멀리로는 풀잎처럼 하찮은 비용을 쓰는 일조차도 또한 각각 “어이구!”하면서 아깝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然吾頻領大敎 稱天主無所不通 無所不能
연오빈령대교 칭천주무소불통 무소불능
그러나 저는 여러 번 다음과 같은 큰 가르침을 들었습니다. “천주라고 통하지 않는 곳이 없으며,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其旣爲世人慈父 烏忍我儕久居闇晦 不認本原大父 貿貿此道途
기기위세인자부 오인아제구거암회 불인본원대부 무무차도도
그분이 이미 세상 사람들의 어지신 아버지라고 한다면 어찌하여 우리 인간들을 오랫동안 어리석고 어두운 가운데 있게 하며, 만물의 본원인 가장 큰 아버지를 인식하지 못하고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어릿어릿 망연하게 있음을 참고 계시고만 있는 것입니까?
葛不自降世界 親引群迷? 俾萬國之子者 明覩眞父 了無二尙 豈不快哉?
갈불자강세계 친인군미? 비만국지자자 명도진부 요무이상 개불쾌재?
어찌 스스로 이 세상에 내려와서 친히 미혹된 무리들을 인도하지 않습니까? 모든 나라의 자식 된 사람들로 하여금 참 아버지를 명확히 보게 하고 숭상할 다른 분이 없음을 이해시키면 어찌 통쾌하지 않겠습니까?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望子此問久矣 苟中華學道者 常詢此理 必已得之矣
망자차문구의 구중화학도자 상순차리 필이득지의
선비님의 이런 질문을 소망한 지 오래 되었습니다. 만일 중국의 도리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 이 이치를 따져 물었다면 반드시 그 답을 이미 얻었을 것입니다.
今吾欲著世界治亂之由者 請子服膺焉
금오욕저세계치란지유자 청자복응언
오늘 저는 세상이 잘 다스려지거나 어지러워지는 까닭을 드러내 보고자 합니다. 선비께서는 잘 들어 주십시오.
天主始制創天地 化生人物 汝想當初 乃卽如是亂苦者歟? 殊不然也
천주시제창천지 화생인물 여상당초 내즉여시란고자여? 수불연야
천주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고 사람과 만물을 창생하기 시작하였을 당초에도 선비께서는 세상이 곧바로 지금과 같이 어지럽고 고통스러웠다고 생각하십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天主之才最靈 其心至人 亭育人群 以迨天地萬物 豈忍置之於不治不祥者乎哉?
천주지재최령 기심지인 정육인군 이태천지만물 개인치지어불치군상자호재?
천주의 재능은 가장 이성적이고 그 마음은 지극히 인자합니다. 사람의 무리를 양육하여 천지 만물에까지 미치고 있는데 어찌 이들을 질서도 없고 상서롭지 못한 곳에 두는 것을 견디시겠습니까?
開闢初 生人無病夭 常是陽和 常甚快樂 令鳥獸萬彙 順德其命 毋敢侵害
개벽초 생인무병요 상시양화 상심쾌락 령조수만휘 순덕기명 무감침해
천지 창조의 맨 처음에는 태어난 사람들은 질병과 요절이 없었고 늘 밝고 평화로웠으며 늘 매우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새와 짐승, 모든 만물에게 사람의 명령을 따르도록 지시하셨고 감히 침해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惟令人循奉上帝 如是而已 夫亂夫灾 皆由人以背理 犯天主命
유령인순봉상제 여시이이 대란부재 개유인이배리 범천주명
오직 사람에게 하느님을 순종하고 받들도록 명령하였습니다. 이와 같을 뿐이었습니다. 어지러움이나 재난은 모두 사람이 도리를 어기고 하느님의 명령을 어긴 것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人旣反背天主 萬物亦反背于人 以此自爲自致 萬禍生焉
인기반배천주 만물역반배우인 이차자위자치 만화생언
사람이 이미 하느님을 배반하였으니 만물 역시 사람을 배반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스스로 행위하고 스스로 자초했기 때문에 온갖 불행이 생겨났습니다.
世人之祖 已敗人類性根 則爲其子孫者 沿其遺累 不得承性之全 生而帶疵
세인지조 이패인류성근 즉위기자손자 연기유누 부득승성지전 생이대자
세상 인류의 조상이 인류의 본성의 뿌리를 이미 망쳐 놓았으므로 그 자손 된 자들은 그 물려받은 잘못에 따라서 본성의 온전함을 계승할 수 없고 (태어나면서) 결함을 지닌 것입니다.
又多相率而習醜行 則有疑其性本不善 非關天主所出 亦不足爲異也
우다상솔이습추행 즉유의기성본불선 비관천주소출 역부족위이야
또한 많은 사람들이 서로 따르면서 못된 짓을 배우게 되면 이들의 본성이 본래부터 나빴던 것은 아닌가 하고 우리들은 의심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악습은) 천주로부터 나온 것과 연관되는 것도 아니며 또한 경이로운 것도 아닙니다.
人所已習 可謂第二性 故其所爲 難分由性由習
인소이습 가위제이성 고기소위 난분유성유습
사람이 이미 (나중에) 배운 것을 재2의 본성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사람의) 행위가 본성에서 비롯되었는지 (후천적으로) 배운 것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분간하기가 어렵습니다.
雖然性體自善 不能因惡而滅
수연성체자선 불능인악이멸
비록 그렇지만 본성 자체는 스스로 선하며 악으로 인하여 없어질 수 없습니다.
所以凡有發舊遷善 轉念可成 天主亦必祐之
소이범유발구천선 전념가성 천주역필우지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발분하여 나쁜 것을 고쳐 선으로 나아가고 생각을 돌려서 자신을 완성할 수 있으면 천주께서도 또한 반드시 그들을 도와주십니다.
但民善性旣滅 又習乎醜 所以易溺于惡 難建于善耳
단민선성기멸 우습호추 소이이익우악 난건우선이
그러나 백성의 착한 본성은 이미 사라졌고, 또한 추악한 것에 습관 들어 쉽게 악에 빠져들기 때문에 자신을 선에 세우기가 어려울 뿐입니다.
天主以父慈恤之 自古以來 大使聖神繼起 爲之立極
천주이부자휼지 자고이래 대사성신계기 위지립극
천주께서는 아버지로서 백성들을 자애하고 불쌍히 여기시어 옛날부터 대대로 선신으로 하여금 사람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이들을 위하여 법도를 세우셨습니다.
逮夫淳樸漸漓 聖賢化去 從欲者一衆 循理者日稀
체부순박점리 성현화거 종욕자일중 순리자일희
후대에 순박함이 점차 흩어지기에 이르러 성현들의 교화가 떠나가니 욕망을 따르는 사람은 날로 많아지고 도리를 따르는 사람은 날로 드물어지게 되었습니다.
於是大發慈悲 親來捄世 普各群品
어시대발자비 친래구세 진각군품
이 때문에 하느님께서 자비를 크게 베푸시어 친히 오셔서 세상을 구원하고 많은 부류의 사람들을 널리 깨우쳐 주셨습니다.
於一千六百三年前 歲次庚申 當漢朝哀帝元壽二年 冬至後三日 擇貞女爲母 無所交感
어일천육백삼년전 세차경신 당한조애제원수이년 동지후삼일 택정녀위모 무소교감
託胎降生
탁태강생
1603년 전인 경신년 漢王朝 哀帝 元壽 2년의 동지 후 3일(즉 12월 25일)에 동정녀를 어머니로 택하여 (남녀의) 교감 없이 잉태되었고 강생하셨습니다.
名號爲耶蘇 耶蘇卽謂捄世也
명호위야소 야소즉위구세야
이름은 예수라 불렀는데 예수란 곧 세상을 구원한다는 말입니다.
躬自立訓 弘化于西士 三十三年 復昇歸天 此天主實蹟云
궁자립훈 홍화후서사 삼십삼년 복승귀천 차천주실적운
몸소 자신의 가르침을 세우고 33년 동안 세상에서 널리 교화하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셨습니다. 이것이 천주의 실제 행적인 것입니다.
8-7 ◈ 중국 선비가 말한다.
雖然 抑何理以徵之? 唐詩之人 何以驗 耶蘇 實爲天主 非特人類也
수연 억하이이징지? 당시지인 하이험 야소 실위천주 비특인류야
비록 그렇다 하지만 어떤 이치로써 그것을 증명합니까? 당시의 사람은 예수가 실제로 천주이며 단지 사람이 아님을 어떻게 징험하였습니까?
若自言耳 恐未足憑
약자언이 공미족빙
만일 스스로 말한 것뿐이라면 아마도 믿기에는 아직 충족한 증거가 안 될 것입니다.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大西法稱人以聖 較中國尤嚴焉 況稱天主耶?
대서법칭인이성 교중국우엄언 황칭천주야?
사람을 성인으로 일컫기로는 서양의 법이 중국에 비하여 매우 엄격합니다. 하물며 천주를 일컬음이겠습니까?
夫以百里之地君之 能朝諸侯 得天下 雖不行一不義 不殺一不辜 鎰天下 吾西國未謂之聖
부이백리지지군지 능조제후 득천하 수불행일불의 부살일불고 이득천하 오서국미위지성
백 리의 땅으로써 임금 노릇을 하면서 제후들을 조정에 모을 수 있어서 천하를 얻은 임금이 비록 불의를 하나도 저지르지 않았으며 무고한 사람을 하나도 죽이지 않고서 천하를 얻었다 해도 우리 서양에서는 그를 성인이라 하지 않습니다.
亦有超世之君 却千乘以修道 屛榮約處 僅稱謂兼耳矣
역유초세지군 각천승이수도 병영약처 근칭위겸이의
또한 세상으로부터 초연한 임금이 있어 천승의 나라를 버리고 도리를 닦으며 영화를 버리고 검약하게 살면 겨우 청렴하다고 일컬을 뿐입니다.
其所謂聖者 乃其勤崇天主 卑謙自牧 然而其所言所爲過人 皆人力所必不能及者也
기소위성자 내기근숭천주 비겸자목 연이기소언소위과인 개인력소필불능급자야
이른바 성자는 바로 하느님을 부지런히 흠숭하며, 겸손하게 스스로를 다스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말하는 바나 행하는 바는 사람들을 뛰어넘어서 모두가 사람의 힘으로는 반드시 미칠 수 없는 것입니다.
8-8 ◈ 중국 선비가 말한다.
何謂過人?
하위과인?
사람을 뛰어 넘는다는 말씀이 무슨 말씀입니까?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誨人以人事 或已往者 或今有者 非但聖而後能之 有志要名者 皆自强而爲焉
회인이인사 혹이왕자 혹금유자 비단성이후능지 유지요명자 개자강이위언
사람들에게, 혹은 이미 과거의 일이건, 혹은 지금에 있는 일이건, 사람이 할 일을 가르쳐 주는 것은 다만 성인이 되고 난 뒤에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유명해 지려고 하는 사람은 모두 스스로 노력하여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若以上帝及未來之事 訓民傳道 皆人力也歟? 惟天主也
약이상제급미래지사 훈민전도 개인력야여? 유천주야
그러나 만약 하느님의 일이나 죽고 난 뒤의 일들을 백성들에게 가르치고 그런 도리를 전수하려고 한다면 어찌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것이겠습니까? 오직 천주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以藥治病 服之卽療 學醫者能之 以賞罰之公治世 而世治 儒者可治
이약치병 복지즉료 학의자능지 이상벌지공치세 이세치 유자가치
약으로 병을 다스릴 경우 약을 복용하면 곧 병이 치료됩니다. 이것은 의술을 배운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상과 벌의 공정함으로써 세상을 다스리면 세상이 다스려지는 것은 선비라면 누구나 이룰 수 있는 일입니다.
玆俱以人力得之 不宜以之驗聖也
자구이인력득지 불의이지험성야
이는 모두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으로써 성인을 징험해서는 안 됩니다.
若有神功絶德 造化同用 不用藥法 醫不可醫之病 復生旣死之民 如此之類
약유신공절덕 조화동용 불용약법 의불가의지병 복생기사지민 여차지류
人力不及 必自天主而來
인력불급 필자천주이래
만약 어떤 이가 신묘한 공력과 뛰어난 덕을 가지고 조화를 함께 사용할 수 있어서 투약의 방법을 쓰지 않고도 치료할 수 없는 병을 치료하며, 이미 죽은 사람을 다시 살려 낼 수 있다면 그와 같은 부류의 일들은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니 반드시 천주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敝國所稱聖人者 率皆若此
폐국소칭성인자 솔개약차
저희 나라에서 일컫는 성인이란 대체로 모두 이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倘有自伐其聖 或朋輩大爲誇伐 或不畏天主 用邪法鬼工爲異怪 以惑愚俗 好自逞而
당유자벌기성 혹붕배대위고벌 혹불외천주 용사법귀공위이괴 이혹우속 호자령이
悖天主之功德 此爲至惡
패천주지공덕 차위지악
만약 어떤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덕성을 뽐내거나 혹은 친구들이 그를 대신하여 지나치게 자랑하거나 혹은 하느님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특한 술법과 마귀의 재주를 가지고 괴이한 짓을 함으로써 어리석은 세상을 미혹시키며, 자기 멋대로 하기를 좋아하고 천주의 공덕에 어그러지면 이는 지극한 악이 되는 것입니다.
大西國防之 如水火 何但弗以稱聖乎?
대서국방지 여수화 하단불이칭성호?
서양에서는 마치 홍수나 화재처럼 이런 괴이한 짓을 막고자 하니, 이런 사람을 어찌 성인이라 부르는데 그칠 뿐이겠습니까?
天主在世之時 現跡愈多 其所爲 過于聖人 又遠
천주재세지시 현적유다 기소위 과우성인 우원
천주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드러난 자취가 대단히 많았고 그 행한 바는 성인을 뛰어넘고 또한 멀리에까지 미쳤습니다.
聖人所爲奇事 皆假天主之力 天主則何有所假哉?
성인소위기사 개가천주지력 천주즉하유소가재?
성인이 행한 기이한 일은 모두 천주의 힘을 빌린 것입니다. 그 자신이 천주라면 무엇을 빌리겠습니까?
西士上古多有聖人 于幾千載前 預先詳誌于經典 載厥天主降生之義 而指其定候
서사상고다유성인 우기천재전 예선상지우경전 재궐천주강생지의 이지기정후
서양의 상고시대에는 성인이 많이 있었습니다. 몇 천 년 전에 예언자와 선지자들이 구약 성경에 상세히 기록하였습니다. 하느님 강생의 의미를 기록하였고 그 예정된 때를 지적하였습니다.
迨及其時 世人爭共望之 而果遇焉
태급기시 세인쟁공망지 이과우언
지상에서 하느님께서 활동하신 때에 이르러서 세상 사람들은 다투어서 그분을 바라보려고 했으며 결과적으로는 그분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驗其所爲 與古聖所記 如合符節
험기소위 여고성소기 여합부절
그분이 행하신 바를 점검하여 보니 옛 성인이 기록한 바와 똑같이 맞아 떨어졌습니다.
其巡遊詔諭于民 聾者命聽卽聽 瞽者命視卽視 瘖者命言卽言 躄者命行卽行 死者命生卽生
기순유조유우민 농자명청즉청 고자명시즉시 음자명언즉언 벽자명행즉행 사자명생즉생
그분은 두로 돌아다니며 백성을 가르치고 깨우치셨습니다. 귀머거리는 들으라고 명하자 곧 들었고, 장님은 보라고 명하자 곧 보았고, 벙어리는 말하라고 명령하자 곧 말을 하였고, 앉은뱅이는 걸으라고 명하자 곧 걸었고, 죽은 자는 살아나라고 명하자 곧 살아났습니다.
天地鬼神 悉畏敬之 莫不聽命也 卽符古聖所誌 旣又增益前經 以傳大敎于世
천지귀신 실외경지 막불청명야 즉부고성소지 기우증익전경 이전대교우세
하늘과 땅, 귀신이 다 그분을 두려워하고 공경하였으며 명령을 듣지 않는 것이 없었습니다. 이미 옛 성인이 기록한 바와 부합하고, 이미 또는 이전의 성경을 더욱 보태어서 큰 가르침을 세상에 전하였습니다.
傳道之功已畢 自言期候 白日歸天
전도지공이필 자언기후 백일귀천
도리를 전하는 일이 끝나자 스스로 말씀하신 그 때, 대낮에 하늘로 되돌아가셨습니다.
時有四聖 錄其在世行實及其敎語 而貽之於列國 則四方萬民群從之 而世守之
시유사성 록기재세행실급기교어 이이지어열국 즉사방만민군종지 이세수지
당시 네 명의 성인이 그분이 세상에서 실제로 행하신 사실 및 그 가르치신 말씀을 기록하였고 그것을 여러 나라에 전파하였기 때문에 온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무리 지어 그것에 따랐고, 대대로 그것을 지키고 있습니다.
自此大西諸邦 敎化大行焉
자차대서제방 교화대행언
이로부터 서양의 여러 나라에서 교화가 크게 행해졌습니다.
考之中國之史 當時漢明帝 嘗聞其事 遺使西往求經 使者半途誤値身毒之國 取其佛經 傳流中華
고지중국지사 당시한명제 상문기사 유사서왕구경 사자반도오치신독지국 취기불경 전류중화
중국의 역사를 고찰해보면 당시 漢나라 明帝는 일찍이 그 사실을 듣고서 사신을 파견하여 서양으로 가서 성경을 구해 오라고 시켰습니다. 사신은 중도에 잘못하여 인도에 도달하였고 그 불경을 가져와 중국에 전하고 퍼뜨렸습니다.
迄今貴邦爲所誑誘 不得聞其正道 大爲學術之禍 皆不慘哉?
흘금귀방위소광유 부득문기정도 대위학술지화 개불참재?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중국은 속임을 당하여 잘못 인도되어서 그 올바른 도리를 들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로 인하여 학술이 불행이 크게 되었으니 어찌 참담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8-9 ◈ 중국 선비가 말한다.
稽其時則合 稽其人則通 稽其事則又無疑也 其願退舍沐浴 而來領天主眞經 拜爲師 入聖敎之門
계기시칙합 계기인칙통 계기사칙우무의야 기원퇴사목욕 이래령천주진경 배위사 입성교지문
그 시대를 살펴보면 일치하고, 그 인물을 따져 보면 통하고, 그 일어난 일들을 고찰해보면 또한 의심이 없습니다. 저도 집으로 돌아가 목욕하고 와서 하느님의 참된 경전을 받들며 선비님을 스승으로 모셔 절하고 성교회에 입문하고자 합니다.
盖已明知 此門之外 今世不得正道 後世不得天福也
개이명지 차문지외 금세부득정도 후세부득천복야
“이 성교회 외에는 이 세상에서 올바른 도리를 얻을 수 없고, 내세에서는 하늘의 복락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명백하게 알았습니다.
不知尊師許否?
부지존사허부?
존경하올 스승께서 저의 입교를 허락하여 주실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 서양 선비가 대답한다.
祇因欲廣此經 吾從二三英友 弃家屛鄕 艱勤周幾萬里 而僑寓異土 無悔也
지인욕광차경 오종이삼영우 기가병향 간근주기만리 이교우이토 무회야
다만 이 성경을 널리 전파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저와 두세 명의 뛰어난 동료들이 가정을 버리고 고향을 떠나 힘들지만 부지런히 수만리를 두루 돌아 낯선 중국 다에 더부살이를 합니다만 후회는 없습니다.
誠心悅受 乃吾大幸矣
성심열수 내오대행의
선비께서 성실한 마음으로 기쁘게 받아들이시니 곧 저에는 큰 행복입니다.
然沐浴止去身垢 天主所惡 乃心咎耳 故聖敎有造門之聖水
연목욕지거신구 천주소악 내심구이 고성교유조문지성수
그러나 목욕이란 때를 씻어버리는 데 그치지만 천주께서 혐오하시는 것은 곧 마음의 허물뿐입니다. 그러므로 성스러운 교회에는 입문하는 성세성사가 있습니다.
凡欲從此道 先深悔前時之罪過 誠心欲遷于善
범욕종차도 선심회전시지죄과 성심욕천우선
무릇 이 도리를 따르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은 먼저 이전의 죄과를 깊이 뉘우치고 진실한 마음으로 선으로 나아가고자 해야 합니다.
而領是聖水 卽天主慕愛之 而盡免舊惡 如孩之初生者焉
이령시성수 즉천주모애지 이진면구악 여해지초생자언
그리고 이 성세를 받으면 천주께서 그를 생각하고 사랑하시어 과거의 죄를 다 면해 주어서 마치 어린아이가 처음 태어난 것과 같습니다.
吾輩之意 非爲人師 惟恤世之錯 回元之路 而爲之一引于天主聖敎 則充之
오배지의 비위인사 유휼세지착 회원지로 이위지일인우천주성교 즉충지
저희들의 의도는 사람의 스승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세상의 잘못을 불쌍히 여겨서 원래의 길로 되돌리고 이들을 위하여 한결같이 천주의 성스러운 교회에로 인도하여 교회를 채우려는 것입니다.
皆爲同父之兄弟 豈敢苟圖 稱名辱師之禮 乎哉?
개위동부지형제 개감구도 칭명욕사지례 호재?
모두 같은 아버지의 형제가 되는 것입니다. 어찌 감히 구차하게 스승이라는 이름을 들먹이며 스승을 욕되게 하는 예식을 도모하겠습니까?
天主經文字異中國 雖譯未盡 而其要已易正字
천주경문자이중국 수역지진 이기요이이정자
천주의 성경의 문자는 중국의 문자와는 다릅니다. 비록 성경의 번역이 아직 다되지 못했으나, 그 요지는 이미 중국 문자로 옮겨 놓았습니다.
但吾前所談論敎端 僉此道之肯綮
단오전소담론교단 첨차도지긍계
단지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것은 (그리스도교) 교의의 실마리이며 모두 이런 도리의 요점들입니다.
願學之者 退而玩味于前數篇事理 了已無疑 則承經領聖水入敎 何難之有?
원학지자 퇴이완미우전수편사리 료이무의 즉승경령성수입교 하난지유?
이런 것을 배우기 원하는 사람은 물러나서 앞에서 말씀드린 몇 편의 사리를 곰곰이 되씹어 보아서 이해를 마치고 의혹이 없게 되면 성경을 받들고 성세를 받아 입교하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 중국 선비가 말한다.
吾身出自天主 而久昧天主之道
오신출자천주 이구매천주지도
우리 인간의 몸은 천주로부터 나왔는데도 오랫동안 천주의 도리에 어두웠습니다.
幸先生不辭八萬里風波 遠傳聲敎 彪炳異同 使愚聆之 豁然深悟昔日之非 獲惠良多
행선생불사팔만리풍파 원전성교 표병이동 사우령지 활연심오석일지비 획혜양다
다행히 선생께서 팔만 리 풍파를 마다하지 않고 먼 곳에까지 와서 성스러운 가르침을 전수하시고 중국의 가르침과 다르고 같은 점을 환하게 드러내어 주시며 어리석은 자로 하여금 그것을 듣고서 지난날의 잘못을 훤하게 깨닫게 하였으니 은혜를 입음이 참으로 많습니다.
且使吾大明之世 得承大父聖旨 而遵守之也
차사오대명지세 득승대부성지 이준수지야
또한 우리 위대한 명나라의 세상에 가장 큰 하늘의 아버지의 뜻을 얻어서 그것을 받들어 지키게 하였습니다.
吾靜思之 不勝大快 且不勝深悲焉
오정사지 불승대쾌 차불승심비언
제가 그것을 고요히 생각하니 큰 기쁨을 이길 수 없고 또한 깊은 슬픔을 이길 수 없습니다.
吾當退于使居 溫繹所授 紀而錄之以志不忘 期以盡聞歸元直道
오당퇴우사거 온역소수 기이록지이지불망 기이진문귀원직도
저는 마땅히 집으로 돌아가서 가르침 받은 것을 온습하고 궁구하며, 그것을 회념하고 기록함으로써 뜻을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근원으로 귀의하는 곧은 도리를 다 듣기를 바랍니다.
所願天主佐佑先生仁指 顯揚天主之敎 使我中國 家傳人誦 皆爲脩善無惡之民
소원천주좌우선생인지 현양천주지교 사아중국 가전인송 개위수선무악지민
천주께서 선생의 어진 가르침을 도우시어 천주의 교리를 현양하고 우리 중국에 그 가르침을 집집마다 전하고 사람마다 읽게 함으로써 모두 선을 닦아 악이 없는 백성이 되기를 원하는 바입니다.
功德廣大 又安有量歟?
공덕광대 우안유량여?
하느님의 공덕이 넓고 크심을 또한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天主實義 下卷 終
천주실의 하권 끝.
.................................................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멘 !!
2015. 6. 30. 화요일. 아침 06시 08분. (2014. 2. 14 - 2015. 6. 30)
순교영성강학 천주실의 종강하는 날에 마치다.
|
출처: 비공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