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15)
2015-01-08 19:04:57
2015년 신년 첫산행
산행지 :서울 둘레길 157 km 중에서 5번째 관악산구간 12.7 km
참가: 거훈 규홍 진수 병욱 창선 상욱 재일... 7명
일시: 2015년 1월 3일 (토)
오랜만에 참 많이 걷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산행이었다.
사당역 4번 출구에서 시작하여 석수역 인근까지 12.7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리를 점심시간 포함하여 6시간에 걸쳐 걸었으니 만만치 않은 산행이었다.
낙성대에서 잠시 쉬는 동안 중도에서 그치자는 말이 나오는 것 같더니 이내 그 말은 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산행 내내 별 불만 없이 모두 다 즐거운 마음으로 종주하였던 것 같다.
초입에 헷갈림 없이 진입하기만 하면 편안히 목적지로 갈 수 있도록 안내표시가 잘 정비되어 있었다. 명색이 ‘서울 둘레길’이라 돈과 공을 많이 들인 것 같다. 쉬운 길만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아닌 소위 둘레길인지라, 쉬엄쉬엄 이야기하며 주변경치도 구경하면서 느긋한 겨울날 토요일 하루를 보내기에는 그저 그만이었다. 절도 보고 사당도 보고, 학교도 보고 돌산도 보며, 삼성산 성지가 무슨 뜻인지 그 의미도 확실히 알아가면서, 아주 적은 비용으로 마음껏 힐링 할 수 있었다.
따스한 햇볕 아래 편안하게 자리 잡은 평상은 점심 먹기에 안성맞춤으로, 길 떠난 일곱 사나이를 무척이나 행복하게 해주었다. 평상에 자리를 잡으면서 간이의자에 앉았던 두 사나이는 밥상 자리를 크게 하고자 이내 뒤로 물러나 앉았지만, 간이의자에 앉았던 또 다른 한 사나이는 “나는 안 되는데.”라고 하면서 물러나기를 거부하였다. “나는 괜찮아.”가 아니라, “나는 안 돼”라고 하면서 잠시 버텼으나, 이내 대세에 밀려 뒤로 물러나 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 바람에 서울대 정문 옆 매점에서 사온 막걸리와 소주가 너무나도 맛있게 변해버렸다. 씹으면 씹을수록 맛있고 즐거운 안주거리가 생겼으니 어찌 술 맛이 좋지 않을 수 있었겠나? 이 맛깔 나는 안주 사나이가 누구이겠는가? 이정도면 더 말하지 않아도 산우들은 그 싸나이가 누구인지 이미 알아챘을 것이다.
올라가지 않고, 굽이굽이 돌면서 느긋함을 선사하는 둘레길은 참으로 좋았던 것 같다. 서울의 외사산을 잇는 157킬로미터의 둘레길 8코스 중 이날은 5코스를 종주하였던 것인데, 삼공산우회 2015년 공식 첫 산행지로는 가히 성공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앞으로 기회가 날 때마다 나머지 코스를 하나씩 방문하여 전 코스를 종주하기를 기대해본다. 그 중 한두 번 정도는 일박 종주가 좋으리라.
좋은 산행 끝에는 좋은 음식이 있는 법!
뚱땡이 아줌마가 맛깔나게 장만한 뚱땡이 미꾸라지 튀김과 뚱땡이 미꾸라지 매운탕에 소맥을 먹으니 거나하게 취해가면서 어느새 어둠이 깔린다. 끝까지 남은 다섯 사나이는 그냥 갈 수 없잖아 하면서 한 잔 더하자며 들어가 보니 행정구역은 서울 금천구인 것 같은디 이름은 ‘자갈치 횟집’이라, 뚱땡이 미꾸리 먹다보니 어느덧 몸이 부산 중구 자갈치로 날아가 버린 것인겨? 에라 모르겠다 또 한잔 먹고 일어나 보니 어느새 몸은 서울 집에 와 있네 그려.
모두들 열심히 산행하고 부지런히 소독하여 올 한 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냅시다. 삼공산우회 화이팅!
새해 첫 산행에 부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