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
는밀라노에 있는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의 도미니코회수도원 식당에
<최후의 만찬>을 그렸다.
이 작품은 1598년에 그렸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실험정신이 녹아 있다.
그는 착시현상을 느끼도록 스푸마토(Sfumato) 기법을 사용했고,
프레스코와 템페라를 혼합하고,
세코 방식도 사용해서 벽화에 혁신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 결과 지금의 작품은 습기 때문에 많이 손상되었다.
또한 그는 원근법과 명암법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
마치 입체적인 작품을 보듯 환영효과에 빠져들게 했다.
원근법의 중심에는 예수님의 머리가 놓이게 하여
어느 곳에서 그림을 보더라도 예수님께서 중심에 있다.
그래서 식사를 하는 모든 수도자들이
예수님과 제자들의 현존을 느끼게 하는 효과를 냈다.
그리고 예수님을 삼각형 구도로 그려 안정감을 느끼게 했지만
전통적인 구성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형시켰다.
이전의 최후의 만찬 그림에서는 그리스도의 반대편에 유다를 그렸다.
그러나 다 빈치는 같은 평면 위에 유다를 그렸다.
또 인물의 얼굴 표정과 역동적인 몸짓을 통해 인간의 감정까지도 묘사했다.
그래서 이 그림에는 분노, 체념, 고통, 충격, 당황, 공포 등의 감정들이 보인다.
그림의 배경이 되는 성경 내용은 예수님께서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마태오 26,21; 요한 13,21)고
말씀하신 구절이다.
그는 예수님의 말씀에 대한 제자들의 반응들을 포착하여 그림으로 그렸다.
열두 명의 제자들은 표정과 몸짓에 따라
세 사람씩 자연스럽게 네 무리를 이루게 된다.
왼쪽부터 사도 바르톨로메오, 야고보(小), 안드레아가 첫 번째 무리다.
이들은 놀라는 반응과 궁금해 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돈주머니를 움켜쥐고 있는 검은 얼굴의 유다와
칼을 들고 요한에게 배신자가 누구인지 묻는 베드로와
차분하게 두 손을 모은 요한이 두 번째 무리다.
손가락을 치켜든 토마스와
양 팔을 벌려 놀라움을 표시하는 야고보(大)와
자기의 결백을 증명하듯이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키는 필립보가
세 번째 무리다.
배반자가 누구일까를 동료에게 묻는 마태오와
자기는 배신자가 아니라고 동료에게 말하는 유다와
배신자가 누구인지 자기도 알 수 없다며 양손을 쳐들고 있는 시몬이
네 번째 무리다.
이 그림에는 예수님과 제자들의 머리에 후광이 없다.
하지만 예수님 뒤에 있는 밝은 창문이 후광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때는 늦은 오후였다.
빛이 오른쪽 벽에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운명도 이제 저물어 가는 것이다.
예수님은 마지막 운명 앞에서 갈등을 한다.
그분은 한손으로는 빵을 잡으려 하고,
다른 한손은 하늘을 향해 손을 편다.
잡을 것인가, 놓을 것인가?
그것이 문제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