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의 고전학파는 고전 경제학파라고도 해. 애덤 스미스가 살았던 시대에는 자본주의가 막 싹이 트고 자라고 있었어. 애덤 스미스가 보니까 예전 수공업시대에는 한 사람이 하루종일 핀 하나를 만들었는데, 10명이 작업공정을 18개로 나누어 분업을 하니 4만 8천개가 넘는 핀을 만들 수 있었어. 분업과 협업으로 인해 생산성이 크게 증대된 거야.
애덤 스미스는 사람들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기심을 가지고 있는데, 분업과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면 경제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잘 굴러가고 국부가 커진다고 보았어.
시장에 그냥 맡겨둬. 국가는 시장에서 자유경쟁이 잘되고 있는지 심판의 역할만 하면 되고 치안만 잘 유지하는 야경국가면 된다고 주장했어. 작은 정부면 족하고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면 오히려 시장의 활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1929년에 대공황이 터졌어.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다 해결된다면 왜 공황이 터졌겠어? 애덤 스미스가 말하던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회의가 생겼어. 경제는 자꾸 곤두박질 쳤으며 미국인의 25%가 실직자가 되고 산업생산의 절반이 날라갔어.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자." 케인즈는 극심한 경제침체기에는 국가가 개입하여 재정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어.
정부가 직접 지출을 늘려서 각종 사업을 벌이고 그래서 고용이 늘면 그들이 커피도 사먹고 옷고 사면서 소비가 늘어나 경기가 좋아진다는 거야.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수요를 늘리는 것, 이게 유효수요 이론이야.
큰 정부!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여 '시장의 실패'를 해결하자. 독과점이나 환경문제, 빈부격차 등의 문제에 정부가 적극 개입하자. 야구경기의 심판이 아니라 야구감독이 되자. 케인즈의 정책은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극렬했던 대공황을 이겨내는 데 큰힘이 되었고 이후 케인즈주의자들이 국가경제를 운영했어.
그런데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로 세계 경제는 경기가 침체하는데도 물가가 오히려 급등하는 스테그플레이션이라는 강적을 만났어. 케인즈주의자들은 돈을 풀고 재정지출을 늘렸지만 단기적인 효과만 있을 뿐 경제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오히려 물가만 올랐어.
그러자 신자유주의가 나타났어.
시장에 맡겨, 작은 정부!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모든 것을 시장의 자율에 맡기자, 먼저 인플레이션(물가)부터 잡자, 시장에 맡기면 경기침체로 고용이 안 되니 임금인상이 억제될 거야. 석유 등 원자재 가격도 소비가 줄어드니 시장의 자율 기능에 의해 내릴 거야. 그러면 물가가 잡힌다는 거야. 그런 다음 감세정책으로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자는 거야.
신자유주의가들의 주장은 애덤 스미스의 철학과 잇닿아 있기 때문에 신고전학파라고도 해. 케인즈주의자들이 수요 부문을 중시했다면 신자유주의는 공급 부문을 중시했어. 즉 총공급을 담당하는 기업에 감세정책 등으로 동기를 부여해 기술혁신과 경제를 성장시키고 고용을 촉진하겠다는 거지.
세계화!
신자유주의의 모토야. 세계 각국의 시장을 열고 모두 자유롭게 경쟁하게 놔두면 다 해결된다는 거지. 자유무역협정(FTA)을 하면 두 나라 모두 윈윈 한다고 하면서.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윈윈, 그러나 두 나라의 대다수 국민들의 삶은 어떻게 될까? 양극화가 심해지고 농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은 자유경쟁을 통해 몰락하겠지. 미국식 의료제도가 도입되면 병원 가기도 힘들어질테고. 따지고 보면 경제문제의 뿌리는 정치야.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경제는 스스로 바뀌지 않아.
사실상 신자유주의의 기원을 열어제낀 레이건과 대처의 정책은 오늘날의 경제위기와 관련이 깊어. 이때부터 자본과 노동의 균형이 깨져 버렸거든.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진 거야. 극소수가 부자이고 대다수가 빈자이면 그 나라 경제는 견딜 제간이 없어.
경제는 결국 인구야. 구매력이 있는 인구. 중산층이 몰락해 압정을 거꾸로 돌린 것처럼 계층구조가 변하면 소비가 크게 약화되어 경제는 급격하게 나빠지는 거야. 누가 뭐라고 하든 신자유주의의 결론은 이와 비슷하게 전개될거야.
2008년 또다시 세계금융위기가 터졌어.
"도와다오, 정부!" 신자유주의를 부르짖으며 "국가여, 간섭하지 마라"고 외치던 금융기관과 대기업들이 이제 국가에 손을 벌렸어. 세계 각국은 경기활성화를 위해 각종 경기부양 정책을 발표했어.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 유효수요를 창출해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던 거야. 케인즈가 주장했던 것처럼.
미국은 1차, 2차 양적완화를 통해 약 2조 3,000억 달러, 중국은 9,500억 위안의 돈을 풀었고 EU, 영국, 일본 그리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어. 이런 경제정책의 이론적 토대가 된 것이 바로 케인즈주의야. 정부의 역할이 그만큼 커진 거야.
우리는 짧은 이야기 속에서 경제학의 기조를 매우 간략하게 살펴보았어. 커다란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새로운 조류가 등장하곤 했어. 애덤 스미스의 고전학파 경제학에서 대공황을 계기로 케인즈 경제학으로, 또 오일쇼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신자유주의가 등장하고.
2008년 금융위기는 시장에 간섭하지 않고 각종 규제를 풀고 내버려두었을 때, 금융회사와 글로벌 대기업의 탐욕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똑똑히 보여주었어. 이제 새로운 경제학 조류가 나타날 시점이야. 그런데 아직 멀어 보여. 정부와 은행, 대기업이 쉬쉬하며 현재 경제체제가 변하길 바라지 않기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