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눈’과 외까풀
‘찢어진 눈’에 대해서 인종차별, 성형수술 등 얘깃거리가 많이 있다. 유전과 관련된 말이다. 그렇게 유전이 되었는데 어쩠단 말이냐? 좋고 나쁜 것이 무언데 ... 예쁘고 미운 기준은 무엇이고. 고슴도치는 고슴도치대로, 앵무새는 앵무새대로 미의 기준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자기 편한 대로 하려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언제인가 미국 애틀랜타에 사는 한인 동포 2명이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주문해서 받은 컵 뒷면엔 이름 대신 찢어진 눈이 그려서 있어서 한참 시끄러웠다. 찢어진 눈은 흔히 동양인을 비하하는 것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눈 찢기 제스처’나 '찢어진 눈'은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인 모욕 행위이고 언어이다. 동양인 특유의 쌍꺼풀이 없어서 눈이 작은 것을 비하하는 말인데, 서양인 보다 튀어나온 눈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찢어진 눈’을 비하할 만한 의미가 있을까? 찢어지지 않은 동그란 눈은 우성(優性)일까? 동그란 눈을 가진 백인은 우성이라 할 수 있을까?
인류의 이동: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발상하여 북방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인류 최초의 발생은 남아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북쪽에 있는 '인류의 요람(Cradle of Humankind)이다. 가장 오래된 인류의 화석이 발견된 곳이고 이 화석은 오리진 센터(Origins Centre Museum)에 존치되어 있다. 이 박물관은 인류의 기원을 테마로 구성한 박물관이다. 요하네스버그 중심가인 위츠대학(Witwatersrand University) 교정에 있다. 215만 년 전에 살고 있던 원시인류 '미세스 플레스(Mrs Ples)'의 두개골 복제품을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다(* 필자는 이 대학에서 한국 최초의 교환교수로 한국학을 강의하면서 몇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빙하기를 거치면서 북방계 인류는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체형의 변화를 겪게 된다. 체온의 손실을 막기 위해 키가 작아지고, 코가 길어지고, 콧구멍이 좁아지며, 쌍꺼풀이 없어지며, 눈이 작아지고, 입이 함몰되면서 진화한다. 우리 민족 중 다수의 실눈과 외까풀은 이러한 진화의 결과이다.
우리 사회의 성형풍조는 ‘후천성 획득 형질의 법칙’과 관련된다. 성형한 미남미녀 부부의 자식은 과연 미인일까?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다윈의 사촌인 프랜시스 갈톤(Francis Galton)의 주장이다. 갈톤의 ‘후손퇴행법칙’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극단적이거나 이례적인 자료의 검증한 결과 평균에 가깝게 되돌아오는 경향, 평균으로의 회귀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평균회귀 효과’라고 하는데 집단이 커질수록, 시간이 흐를수록, 시대를 거듭할수록, 세대를 거듭할수록, 자연현상 속의 모든 것은 안정적인 형태인 평균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얼굴형: 조용진 교수(한국얼굴형질연구원장)는 ‘한국의 다빈치’라고 불릴 정도로 미술학과 해부학을 전공한 얼굴 형질 전문가이다. 그는 한민족의 대표적인 얼굴 형태를 북방계와 남방계로 구분한다. 한반도 남쪽 남방계, 북쪽 북방계, 한족 유입으로 한국인 용모 유전자 풀을 형성하게 된다. 그의 주장을 소개해 보자. 그는 우시야(右視野) 선택형의 형질 기반인 한국 사람들 얼굴의 기원을 두 개의 용모 유전자형으로 분류한다. 하나는 동남아 순다열도 기원의 ‘남방계형’이고 다른 하나는 빙하기 시베리아 기원 ‘북방계형’이다(*순다열도는 동쪽의 서태평양과 서쪽의 인도양 사이, 북쪽의 말레이반도에서 남쪽의 아시아 대륙 남동쪽의 몰루카 제도까지 뻗어 있는 열도이다).
한반도에는 남방계가 선주(先住)했고, 그 후 북방계 인구가 증가하면서 북방계 인구의 결핵 전수로 남방계 인구 감소하였다. 한국인 중에서 순도가 높은 북방계는 6%, 고순도 남방계는 20%, 준북방계를 포함하면 북방계가 80% 정도를 차지한다. 북방계 선인들의 생활에서는 체온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흐린 눈썹과 외까풀에 실눈, 속눈썹이 짧고, 동상 방지를 위한 작은 코와 얇은 입술, 칼 귀, 딱딱한 고기를 먹기 위해 어금니가 커지고, 송곳니가 발달하였고,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몸통은 굵어지고 팔다리가 짧게 되었는데 이 모든 변화는 생존을 위한 진화한 것이다. 전형적인 한국인형 특징은 북방계 고구마 형인데 이는 귓구멍에서 정수리까지의 높이가 가장 긴 고구마형 얼굴 윤곽이고 세계에서 가장 납작한 얼굴과 큰 턱, 커다란 치아, 흐리고 가는 긴 눈꼬리(찢어진 눈), 넓은 미가, 두터운 눈두덩에 외까풀, 긴 코에 작은 코끝, 적은 수염, 세계에서 가장 작은 눈과 같은 것들이다. 한편 남방계는 땅콩형 얼굴윤곽에 눈썹이 진하고, 미간이 좁으며, 눈이 크고 쌍꺼풀이며, 코가 짧고 콧방울이 크고 수염(털)이 많다
한국인들의 이러한 체형의 유전자 덕분에 국제 스포츠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낸다. 골프나 양궁을 보면 발상지 국가보다 더 잘 치고 더 잘 쏘고 있다. 작은 눈(찢어진 눈, 실눈)은 단초점, 고심도, 원근 차, 대소 차 측정에 유리하다. 그것도 모자라 한 눈을 감고 조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것은 팔다리의 근육 대비를 보면 짧은 다리인 조선무 다리 형 다리는 역도에 유리하지만 단거리에는 취약하다.
환경과 진화: 일반적으로 북유럽 사람들을 움푹한 눈이 많다. 눈구멍(眼窩)의 윗부분이 솟아있는 모양새인 안와상융기(眼窩上隆起)가 발달하면 눈에 그림자가 생기어 눈이 깊어 보이고, 동양인보다 서양인이 더 발달하였다. 그리고 태양의 고도가 낮아서 자연히 햇빛을 줄이기 위해 얼굴은 숙이게 되면서 눈이 움푹 들어가고 외까풀로 된 것이다. 해가 뜰 때나 질 때 운전하려면 자연히 햇빛이 덜 들어오도록 얼굴을 숙이면 실눈을 뜨는 형태를 만드는 것과 같다.
대신 남방의 어두운 밀림에서는 더 많은 빛이 필요하므로 눈을 크게 떠야 하고 눈을 보호하기 위해 쌍꺼풀이 되고 눈썹이 길고 많아야 한다. 코도 북방계에서는 폐를 보호하고 위해 찬 공기를 데워야 하므로 긴 굴뚝이 필요하여 코가 크고 길게 되며, 남방에서는 공기가 더우므로 열을 식혀야 하니까 콧구멍이 크고 길이가 짧은 벌렁 코, 들창 코, 방울 코가 되는 것이다. 턱은 육식하던 북방계는 채식하게 되어 턱이 치아 변이로 주걱턱, 합죽이 된다고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성형과 한류의 환상적 현상인 효빈(效顰)과 빈축(嚬蹙)같은 시류를 보자니 개탄스럽기도 하다. 신체적 형질의 인위적 변화와 선행학습과 같은 정신적 형질의 변화에 대한 기대는 당대용(當代用)일 뿐이라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예나 지금이나 답답하고 한심스런 현실에 대한 느낌을 일석(一石 李熙昇)은 ‘벙어리 냉가슴(1956)’, ‘소경의 잠꼬대(1962)’, ‘먹추의 말참견(1975)’, ‘메아리 없는 넋두리(1988)’와 같은 그의 수필집 이름 속에 남기어 놓았다.
[참고: 심의섭, 곰곰이 생각하는 수상록 2, <집콕, 방콕, 폰콕 단상>, 한국문학방송, 2021.02.25 : 188~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