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일평생 교회학교(광암교회) 교사로 봉사하는 전제욱 장로
교회, '꿈나무' 가꾸기 43년!
반 학생이 73명이고 20년 전 맡았던 학생들의 교적카드를 보관하고 지금까지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교회학교 교사, 학생들의 가정형편을 속속들이 알고 있고 심지어 학교 담임교사와도 학생에 대해 면담을 하는 교회학교 교사가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16세부터 43년 간 교회학교 아동부 교사로 보아하며 수많은 어린 영혼의 마음에 믿음의 씨앗을 심어온 교사가 있다.
광암교회(이상섭 목사 시무) 전제욱 장로(59)가 그 주인공. 특별히 기독교교육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전 장로는 전도가 어렵다는 요즘 같은 때도 어린 학생들을 교회로 전도하고 이들의 신앙성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사랑으로 양육하는 '교회학교 교사의 참 맛을 아는 평신도'다.
무주리 적상면 여올리, 산골 마을의 여올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한 전제욱 장로는 화려하지는 않아도 자신의 삶을 통해 복음의 달콤함을 전달하는 실천하는 교사이기도 하다.
"교수법이라니요? 저는 그런 거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전 아이들을 만날 때, 그들에게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전할 때마다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의 열정을 잃지 않는 것이 교사에겐 가장 필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한 교수법을 소개해 달라는 요구에 대한 전 장로의 대답이다.
그는 도서관에서 얻은 지식이 아니라 오랜 현장 경험을 통해 교회학교 학생들을 지도하는 '노하우'를 터득한 현장 전문가다. 투박한 뚝배기 같은 느낌의 전제욱 장로에게도 대학 교수가 말하는 그럴듯한 교육이론이 있기는 하다. 바로 '연어이론'. "오랫동안 아이들을 만나다보니 한 가지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어릴 때 신앙생활을 경험한 학생들의 경우 교회를 떠났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죠." 하지만 전 장로는 여기에 단서를 단다.
"반드시 아이들을 사랑을 보살펴야 하고 그들의 고민을 구체적으로 들어주고 성장과정을 유심히 지켜봐야만 합니다"
40여 년 간 헌신해온 전 장로의 입에선 너무도 쉽게 흘러나온 말이지만 막상 듣는 사람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교사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선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듯하다.
전 장로는 젊은 교사 모집에 혈안이 되어 있는 교회학교 현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덧붙인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들을 교회학교의 교사로 모시는 현실은 큰 문제입니다. 이들 중엔 자신의 신앙도 지키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교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교회학교 학생들을 맡긴다는 건 비극적인 결과를 야기할 것입니다."
20년 간 전국 68개 교회 여름 성경학교 강사로 활동했던 전 장로는 지난 98년 이 일을 그만뒀다. 이유는 '시골교회에 더 이상 어린이들이 없기 때문'. 강사로 가봐야 가르칠 아이들이 없다는 말이다.
그는 "교회학교가 총체적 난국에 도달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교회의 미래인 교회학교 학생들이 교회에 없다는 건 한국 교회의 미래가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교회들이 장년들에게만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앞으로 10년, 20년 후 교회를 책임질 주역들은 현재의 교회학교 학생들이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평생 교사로 봉사해 온 전제욱 장로는 한국 교회의 관심이 교회학교 학생들에게서 멀어져 있는 현실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그만큼 전 장로는 교회학교 교사의 사역에 큰 비전을 품고, 어린 학생들과 함께 교회학교 현장에서 한국 교회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교회학교 교육자다.
전제욱 장로는 비록 교회의 중직자지만 교회학교에 가면 평범한 교사일 뿐이다.
"제가 가르쳤던 제자가 우리 부서 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성장해서 교회를 이끌어 간다는 사실이 매우 즐거운 일이죠. 미래 한국 교회도 지금 어린아이들이 충분히 이끌어 갈 수 있다고 봅니다. 대신 교회의 관심이 이젠 교회학교 학생들에게로 옮겨가야겠죠."
교회학교 교사의 자질을 천성적을 타고난 전제욱 장로가 희망하는 한국 교회의 모습이다.
(장창일 기자 한국기독공보 2393호)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