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게이 밍규르 린포체 법문: 생활의 기쁨
연화사 묘장스님 주최 밍규르 린포체 초청 법문
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공연장
2011.2.13
여러분 안녕하세요?
한국이 처음인데 오게 되어 행복합니다. 김치도 먹어보았고 환경도 볼 것이 많습니다. 수행과 공부가 잘 갖춰진 사찰이 인상적이었고, 승려들, 법맥이 생생히 살아있는 것을 보니 반가웠습니다. 한국의 살아있는 법맥, 전통이 상당히 훌륭합니다. 사람들도 좋은 마음들을 가지고 어디서든 친절하게 맞아주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수행과 공부하는데 필요합니다.
재가자 여러분들에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손을 들어주십시오.
“여러분은 명상을 합니까?”
“여러분은 명상을 좋아합니까?
“명상을 배워보지 않은 분들이 계신가요?”
(청중 다수가 명상을 하고 명상을 좋아한다고 답하자)
명상하는 방법과 명상의 이익에 대해 어떤 것을 듣고 싶으신가요?
(청중들이 명상방법 쪽에 더 손을 많이 들자, 명상법에 대해 설명을 시작하였다.)
명상에는 두 가지가 중요합니다. 몸과 마음이죠.
몸에 대해서는 자세에 관해 일곱 가지 주의점이 있지만 줄여서 두 가지만 잘 하면 됩니다.
첫째, 척추를 바로 세웁니다. 머리끝까지 똑 바로 세웁니다. 티베트인들의 명상 자세는 몸을 좌우로 흔드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서양인들의 명상 자세는 인위적으로 평화, 행복을 만들어내려 애쓰는 모습이고, 아시아인들의 명상자세는 심각하게 굳은 얼굴로 아무 생각 안하고 집중하려고 애쓰는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명상에 대한 세간의 오해가 있는데 그것은 명상이 모든 감정을 막는 것, 제거하는 것, 또는 어떤 특별한 마음상태를 만드는 것으로 아는 것입니다. 명상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명상은 전적으로 자연스럽고(natural), 평상적입니다(normal). 자세를 바로 하고 손은 앞에 모으거나 무릎에 내려놓습니다. 의자에 앉는 경우에는 두 발이 땅에 닿게 하고 몸의 균형이 잡혀야 합니다.
둘째, 근육을 이완시킵니다. 근육을 이완시킬 때 너무 긴장하지 않아야 합니다. 딱 100% 이완시킵니다. 하지만 만약 100% 이완이 안 되도 좋습니다. 그대로 받아드립니다. 괜찮습니다.
마음에 대해서는 2단계가 있습니다.
첫째는 마음을 이완시키는 것입니다. 이건 아주 쉽습니다. 우리가 매일 하고 있으면서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등산을 하시죠? 처음에 숨차고 힘이 듭니다. 정상에 다다르면 너무 행복하지요? 바위나 풀밭에 주저앉아 하~아~~하며 깊은 숨을 내뱉으며 쉽니다. 그렇게 하면 몸이 편해집니다. 그렇게 몸을 편히 하면 됩니다. 매일 설거지가 많지요? 다 하고 나면 하~아~하고 쉬듯이 그렇게 하면 됩니다. 운동, 프로젝트, 회사 일이 끝났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숨을 코로 깊이 들이마시고, 코나 입으로 천천히 오래 내쉬어보세요. 몸과 마음이 편히 쉬게 됩니다. 어떤 생각이 나도 상관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명상을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쉬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평소대로.
두 번째는 명상을 하는 것입니다. 여기 한 가지 명상의 비밀이 있습니다. 내 책에 이미 다 알려진 것이긴 하지만. 그 비밀이란 “우리가 지금 한 것이 바로 명상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완하는 것을 연습했는데, 그것이 바로 명상이었습니다. 비명상(non-meditation), 즉 명상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명상입니다. 우리는 명상을 하기 위해 명상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경전에는 “명상하지 말라,” “명상이 아닌 것이 최고의 명상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평소처럼 놔두고 마음이 산란하지 않으면 그것이 최고의 명상입니다. 명상은 하지 않지만(비명상), 알아차림의 마음이 있으면 그것이 바로 명상입니다. 마음이 산란하게 왔다 갔다 어지럽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알아차림이 없고, 자신을 잊고 있으면 그것이 마음을 잃은 것입니다(mind get lost).
명상은 생각이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없애려하면 생각이 더 들어옵니다. 그래서 “생각 안돼”하고 생각을 막으려 하면 감정이 점점 커집니다. 마치 하루 종일 놀다 올 생각으로 공원에를 갔는데 누군가가 강압적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하루 종일 놀라고 한다면 당장 떠나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생각을 막지 마세요. 있는 그대로 마음 편히 쉬면 마음이 자유로워지고, 차분해지고, 투명해집니다. 우리는 모두 좋은 본성(good nature), 불성(buddha nature)을 가졌어요. 본성이 좋습니다. 마음의 본성 또한 좋습니다. 물의 성질은 깨끗하고 순수합니다. 물에 먼지를 넣었을 때 먼지는 물의 본성의 일부가 아닙니다. 물을 가만히 두면 물과 모래가 자연적으로 분리됩니다.
자 우리가 마음을 이완시켰고 명상을 했는데 어떤 것이 좋았습니까. 다 좋습니다. 쉬기만 하세요. 경전에 “생각하지 말라”는 말은 생각을 따라가지 말라는 뜻이지, 생각을 막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성취합니다. 마음의 쉼(relax)을 반복하면 자동적으로 자각심, 명징함, 자비, 지혜가 생겨납니다. 인생에 도움이 됩니다.
보통 때 우리의 마음이 너무 좁고 쉬는 것을 모릅니다. 마음이 좁으면 더 실수를 합니다. 목적지까지 빨리 못가고 실수를 더 합니다. 생각과 감정으로 꽉 차 있으면 새로운 것을 배울 공간이 없습니다. 컴퓨터에 바이러스와 프로그램들이 많이 들어 있는 것처럼. 쉬는 것을 연습하면 공부에도 사업에도 좋습니다. 마음이 좁고 바쁘면 짧은 안목 밖에 못 가지고 더 큰 그림을 못 봅니다. 큰 문제를 못 봅니다. 쉬는 것을 어디서나 연습하세요. 짧게, 많이 하십시오. 초보자는 쉬고 있다는 것도 까먹습니다. 걱정이 있어도 마음을 쉬십시오. 단 몇 초만이라도. 미래 계획을 세우려면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런데 좋은 아이디어가 없어요. 그 때 “생각은 하되 생각한 뒤에는 꼭 쉬십시오.”
질문들이 있으면 하십시오.
(명상할 때 처음에는 눈을 감거나 뜨는 질문에 대해) 처음에는 눈을 감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 눈을 뜨는 것이 더 좋습니다.
(졸릴 때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sleeping 명상을 하거나 일어나서 걷는 명상을 하면 됩니다.
(걸으면서도 명상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걷기 명상은 처음에는 10분, 15분 등 짧게 합니다. 그러면 걷는데도 적용됩니다. 일을 하는 동안에도 명상이 가능합니다. 마시면서도 쉴 수 있습니다. 마음이 딴 데 갔을 때 그것을 바로 알아차리면 좀비에서 다시 깨어납니다.
명상은 자각심 안에서 쉬는 것입니다. 명상은 너무 쉽고, 뭐 할 것이 없습니다. 생각을 막을 필요도 없고 따라갈 필요도 없고 특별한 마음의 상태로 만들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고, 쉽고, 좋습니다. 한 가지 문제만 뺀 다면 말입니다. 그 문제란 명상이 너무 쉬워서(too easy) 이것이 명상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너무 가까이 있어서 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눈에 너무 가까이 있으니 보지를 못합니다. 너무 가깝게 있고 쉽다는 것이 명상을 어렵게 합니다.
좀 더 어려운 명상이 있습니다. 그것은 대상을 가지고 하는 명상입니다. 이제까지는 대상이 없는 열린 자각 명상, 자유로운 알아차림 명상이었는데, 이제부터 말하는 것은 대상을 가지고 명상을 하는 것입니다.
그 첫째가 소리(sound)를 대상으로 하는 명상입니다. 소리가 친구가 되고 소리로부터 지혜,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서울의 교통소음이 싫어서 산으로 들어가 명상을 하겠다는 예를 들어 봅니다. 산에 가니 어떻습니까.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가 있지요. 그 소리들을 피해서 밀폐시킨 방안에서 명상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상을 가진 명상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그 대상을 명상의 지원군으로 변환(transform)시킵니다. 그러면 지혜가 생겨납니다. 나는 어렸을 적 공황장애가 심했었는데 공황장애가 주는 두려움을 명상의 지원군으로 삼음으로써 그것이 없어지고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것이 최고의 친구, 스승이었었습니다.
소리를 친구로 만들기 위해 우선 소리를 듣습니다. 귀와 마음이 같이 듣습니다. 그냥 소리를 편안하게 들을 때, 즉 알아차릴 때 이미 자각심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삼매(사마디) 속에 있으면서 명상을 했습니다. 명상의 목적은 '개념을 넘는' (beyond concept) 것입니다. 마음을 편히 쉴 수 없다면 대상을 쓸 수 있습니다. 명상이 아닌 것이 최고의 명상입니다. 공안(화두)명상도 비슷합니다.
다음은 잠자는 명상(sleeping meditation)입니다. 졸음이 오면 마음이 둔해집니다. 졸음과 너무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졸음을 따라가도 안 됩니다. 졸음과도 친구가 되어야 하지요. 이미 소리와 친구가 되었던 것처럼, 졸음과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졸음(sleepiness)이 주는 감정을 다 제시해보십시오. 여러 가지 느낌이 있을 것입니다. 둔함, 피곤함, 불분명, 취한듯한 느낌...이런 느낌들을 소리를 듣는 것처럼 알아차리십시오. 졸음의 느낌들을 알아차립니다. 몸이 무거워지고, 피곤하고, 불분명합니다. 그 불분명한 것을 알아차리고 그 알아차림을 계속합니다. 잠과 알아차림(awareness)이 하나가 될 때까지. 그러면 잠이 알아차림이 되어 명상을 하는 것입니다. 졸음을 명상의 대상으로 합니다. 졸음을 보니 마음이 점점 깨어납니다. 열린 자각 속에서 편하게 쉬는 것, 열린 자각 속에서 쉬면서 졸음을 보지 않는 것 그것이 졸음 명상입니다.
잠 명상에서는 꿈이 없습니다. 일어날 때는 명상을 통해 일어납니다. 너무 상쾌하고 몸이 가볍습니다. 잘 쉬었습니다. 이런 두 가지 싸인이 있다면 잠이 이미 명상이 된 것입니다. 나의 스승 살자이 린포체는 염주와 마하무드라 통을 두 손에 들고 잠 명상을 했습니다. (2011.2.13)
*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는 4.20~4.29 홍콩에서 명상수행 집중수련을 지도한 후 3년간 무문관에 들어갈 예정이다.
첫댓글 지난 일요일 밍규르 린포체님의 법문이 있었네요....ㅠㅠ...이제 보니 달력에 기록해 놓고 까맣게 잊었습니다...
명상....아주 쉬워서 너무 어려운.....
수행....바른 수행의 중요함....
아무리 오랜 시간을 수행한다 해도 제대로,바르게(正) 하지 않으면..지혜를 얻을 수도, 어떠한 청정도 이룰 수 없음을....
이제야 알았습니다....바른 수행, 바른 정진을 해야겠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