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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독심술
황근기 지음
▣ Short Summary
이 책은 상대의 표정과 몸짓으로 마음을 읽는 법을 알려준다. 이성의 마음을 알아채면 즐거운 연애를 할 수 있고, 상사의 대체행동을 알면 직장생활이 편해지고, 부하직원의 마음을 헤아리면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 사람들은 어떤 일정한 심리 상태에 빠졌을 때 똑 같은 표정이나 몸짓을 취하곤 한다. 무의식적으로 속마음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표정과 몸짓을 잘 파악하면 그 사람의 심리상태를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다. 이는 커뮤니케이션에서 큰 역할을 한다. 본문은 표정과 몸짓으로 남녀, 상사, 부하직원, 지인, 타인의 마음을 읽는 방법을 자세히 안내한다. 특정한 상황에 처한 인간들이 어떤 표정과 몸짓을 하는지, 그 표정과 몸짓의 의미는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동공의 변화로 내게 마음이 있는지 파악하는 법, 팔짱끼는 방식을 보고 상대의 마음을 판단하는 법, 눈동자의 방향에 따라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법, 손동작을 보고 거짓말하는 사람을 구별해 내는 법, 운명을 바꾸는 앉는 위치, 부하직원의 마음을 움직이는 면담 각도, 상대의 시선을 읽는 기술 등을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들려준다.
▣ 차례
1장 표정과 몸짓으로 남녀의 마음 읽기
동공을 보면 마음이 보인다
120cm로 이성의 마음 읽기
여자가 남자에게 보내는 접근 신호
남자가 여자에게 보내는 구애 신호
여자들은 왜 다리를 꼬았다 풀었다 하는 걸까
남자와 여자는 거짓말을 하는 이유가 다르다
남자에게 마음을 준 여자들의 행동양식
여자의 미소 속에 숨어 있는 의미
Tip1. 손가락신호 속에 숨어있는 세계사
2장 표정과 몸짓으로 상사의 마음 읽기
상사의 ‘대체행동’을 알면 직장생활이 편해진다
상사는 왜 순종적 제스처를 좋아할까
담배연기로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안경 뒤에 숨은 상사의 마음 읽기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 상사의 마음 엿보기
상사는 책상 앞에서 손으로 말한다
상사는 왜 자리 때문에 불쾌한 표정을 지을까
악수를 하면서 어깨를 가볍게 치는 몸짓의 의미
Tip2. 인사법 속에 숨어있는 세계사
3장 표정과 몸짓으로 부하직원의 마음 읽기
부하직원의 ‘의도동작’ 알아내기
웃고 있는 부하직원들의 마음 읽기
귀를 눈여겨보면 부하직원의 마음이 보인다
지루함을 표현하는 몸짓을 읽어라
눈 깜박할 사이에 부하직원의 마음 읽기
팔을 건드려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앉는 위치에 따라 운명이 바뀐다
사람의 마음은 앉는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내 행동과 몸짓을 흉내내는 부하직원의 마음 읽기
면담하는 각도에 따라 부하직원의 마음은 움직인다
Tip3. 스킨십 속에 숨어있는 세계사
4장 표정과 몸짓으로 지인의 마음 읽기
거짓말하는 사람 판별법 / 머리 움직임 속에 숨어 있는 긍정과 부정의 신호
눈동자의 위치로 지인의 마음 읽기 / 위안을 필요로 하는 분명한 몸짓 신호
서 있는 자세로 알아보는 사람의 심리
뒷짐을 지는 몸짓 속에 숨어 있는 사람의 심리
허리에 손을 올리는 몸짓에 닮긴 의미
Tip4. 긍정과 부정의 몸짓 속에 숨어있는 세계사
5장 표정과 몸짓으로 타인의 마음 읽기
손으로 등을 가볍게 누르는 동작의 의미 / 상대방의 시선을 읽는 기술
거짓 표정 구별하는 법 / 악수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의 심리 1
악수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의 심리 2 / 대화 의 타이밍을 잡는 법
팔짱을 끼고 있는 사람의 심리 읽기
앉아 있는 사람의 다리 모양 속에 숨어 있는 심리
머리의 움직임으로 읽는 인간의 다양한 심리
Tip5. 여자를 향한 몸짓 속에 숨어있는 세계사
동공을 보면 마음이 보인다
“눈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사람의 얼굴 표정은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꾸밀 수 있다. 문제는 동공의 변화다. 연기가 직업인 배우라 할지라도 동공의 크기만큼은 조절이 힘들다. 동공의 크기는 빛과 깊은 관련이 있다. 밝은 햇빛 아래서 동공은 최대 바늘귀 정도의 크기로 줄어든다. 반면에 밤에는 햇빛 아래 있을 때보다 3~4배 정도까지 확대된다. 동공의 크기에 영향을 주는 것은 빛뿐만이 아니다. 우리 눈의 동공은 감정의 변화에 따라 그 크기가 수시로 변한다.
모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김 대리는 직장동료인 J에게 마음이 끌렸다. 이를 눈치 챈 지점장이 물었다. “자네, J를 마음에 두고 있는 거 아냐?” “전 직장동료에게는 관심이 없습니다.” 김 대리는 정색을 하며 말했지만 ‘응시의 본능’까지 뿌리칠 수는 없는 법이다. 아무리 자기제어능력이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며칠 전, 회식 자리에서 지점장은 김 대리의 마음을 확실하게 읽었다.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간 김 대리는 앞에 앉아 있는 J를 자꾸 쳐다보기 시작했다. 술에 취해 긴장이 풀리면 동공의 움직임은 평소보다 더 솔직해진다. 김 대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동공이 커졌던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면 상대의 마음까지 읽을 수 있다.
천 년 전 동양의 비취상인들은 자신의 마음을 숨기기 위해 손으로 눈을 가린 상태에서 거래를 했다고 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성사시키려면 물건에 관심이 없는 척해야 하는데, 겉으로 아무리 관심이 없는 척해도 동공의 움직임만큼은 감출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에 드는 것을 보면 동공이 팽창한다. 좋아하는 물건을 손에 넣은 아이의 눈을 들여다보라.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엄마의 눈을 들여다보라.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연인의 눈을 들여다보라. 그들이 지금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말해 줄 것이다. 반면에 불유쾌한 것을 바라볼 때는 동공이 수축되고, 입은 약간 앞으로 튀어나오며, 미간에는 주름이 잡힌다.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는 사람이라면 동공의 크기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눈이 얼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데, 그 큰 눈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기분이 좋을 때는 동공이 점점 커지면서 보석처럼 반짝이고, 슬플 때는 극단적으로 동공이 축소된다.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 전달은 주로 동공의 크기로 표현된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거짓말탐지기보다 동공계측기가 더 확실하게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거짓말탐지기는 참과 거짓을 구분할 뿐이지만, 동공계측기는 감정의 내용까지 알려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눈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대개 사랑에 빠진 남녀가 서로를 응시할 때는 다소 부자연스럽게 목을 곧추세운다. 얼굴에는 우는 듯 찡그린 듯 미묘한 경련이 일고, 피부는 붉어지거나 혹은 창백해진다. 그리고 동공은 눈에 띄게 팽창한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감, 실망감, 싫은 느낌, 분노, 피곤한, 지루함 등의 감정을 표현할 때 본능적으로 눈을 사용한다.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는가? 그렇다면 그와 자주 눈을 마주쳐라. 응시는 가장 쉽게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인 동시에 가장 강렬하게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상사의 ‘대체행동’을 알면 직장생활이 편해진다
언젠가 신문사에 들렀다가 복도에 길게 늘어선 사람들과 마주친 적이 있다. 면접을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기자 지망생들이었다. 하나같이 긴장한 모습이었다. 면접시간이 다가오자 긴장감은 초조함으로 바뀌었다. 한 여자는 반지를 뺐다 꼈다 하는 동작을 반복했다. 또 어떤 남자는 계속해서 넥타이를 매만졌다. 내가 보기에 넥타이는 완벽했다. 그런데도 그 남자는 연신 넥타이를 매만졌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동작을 ‘대체행동’이라고 표현한다. 대체행동이란 내적 갈등이나 욕구불만에 빠졌을 때 생기는 것으로, 상황에 걸맞지 않은 불필요한 행동을 말한다. 대체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넥타이를 매만지고 있는 남자의 머릿속에는 ‘면접을 잘 봐야 할 텐데’라는 생각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자신의 이름이 불릴 때까지는 면접을 볼 수 없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의 마음속에서는 면접을 잘 봐야 한다는 생각과, 지금 이 상황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부딪치고 있다. 그는 ‘넥타이를 매만지는 대체행동’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갈등을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그러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범부의 경지를 벗어난 초월적인 존재일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긴박한 상황과 맞닥뜨리면 쓸데없는 대체행동으로 내적 갈등을 해소하려고 한다. 사실 그러한 대체행동은 마음을 어느 정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비행기가 이륙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은 대개 무엇인가에 열중한다. 책을 보거나 여권을 확인하거나, 가방을 뒤적이거나, 탑승권을 확인하는 등의 행동을 한다. 나는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입국신고서를 한 자 한 자 정성스럽게 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들은 매번 똑같은 대체행동을 반복한다는 사실이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아내가 잡지를 뒤적이고, 내가 정성스럽게 입국신고서를 작성하는 것처럼 말이다. 다른 대체행동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각자의 패턴을 고수한다.
상사의 대체행동을 알면 직장생활이 편하다고 말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잡지사 기자인 L은 나의 절친한 친구다. 그 잡지사 직원 치고 그가 모시는 데스크의 잔소리를 듣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하지만 L은 입사 이후 한번도 그 잔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어느 날, 술자리에서 그 비법을 나에게 넌지시 알려주었다. “상사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 둔 덕분이지. 우리 데스크는 신경이 날카로워지면 안경을 벗어서 손수건으로 안경알을 닦는 버릇이 있어. 안경알이 깨끗한데도 말이지. 이게 바로 신호라고.” “무슨 신호?”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있다는 신호지. 이럴 때는 잠시 자리를 뜨는 게 좋아. 괜히 그 자리에 앉아 있다가는 십중팔구 잔소리를 듣게 된다니까.” L은 상사가 내적 갈등이 일어나면 손수건으로 안경알을 닦는 행동을 한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다. 사람은 내적 갈등이 생겼을 때 언제나 일정한 대체행동을 한다. 이것이 굳으면 ‘습관’이 된다. 따라서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상대가 언제 내적 갈등을 일으키는지 금세 파악할 수 있다. 당신의 상사는 내적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떤 대체행동을 하는가? 상사의 이러한 대체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면 당신의 직장생활은 그만큼 더 수월할 것이다.
안경 뒤에 숨은 상사의 마음 읽기
안경 하나로 사람의 마음을 훔쳐볼 수 있을까? 안경을 낀 사람들 중에는 의외로 안경 끝을 깨무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많다. 안경 끝을 깨무는 이유는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서다. 프로이드의 말을 인용하면 ‘구강쾌락’ 때문이다. 구강쾌락은 유아기 젖꼭지 빨기와 관련이 있다. 안경 끝을 깨물거나 담배를 피우는 행위를 하는 사람은 엄마의 젖꼭지에서 경험했던 안정감을 다시 한 번 경험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유아기에 엄마의 젖꼭지를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아이나 경험이 적은 아이는 어른이 되어 골초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유아기 때 엄마의 젖꼭지 대신 젖병을 빤 아이들도 어른이 되어 골초가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는 유아기 때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다. 아이가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지고 성장하지 못하면 손톱을 물어뜯거나 연필 끝을 빨거나, 담배를 피울 확률이 높다. 그 원인이야 어떻든 구강쾌락은 심리적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를 한다.
둘째, 뜸을 들이기 위해서다. 흡연과 안경 끝 깨물기 등은 대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한 사람은 담배를 피우고 다른 한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이 말을 멈추면 자연스럽게 발언권은 상대방에게 넘어간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잠시 말을 멈추는 경우는 어떤가? 그런 경우 비흡연자는 그것이 담배를 피우는 동작의 일부라고 여기기 때문에 상대방이 계속 발언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다. 즉, 흡연이 발언권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상사들이 안경 끝을 깨물거나 안경 끝을 입술 근처로 가져가는 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자신이 계속 발언권을 가지고 싶다는 의사표현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결정을 잠시 뒤로 미루고 싶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며칠 전, 기획회사에 다니는 J씨는 상사에게 보고서를 올렸다. “이번 기획에 대해 부장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J씨는 상사가 보고서를 다 읽을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잠시 후 보고서를 다 검토한 상사는 피곤하다는 듯이 안경을 벗은 후 안경 끝을 입술 근처로 가져갔다. 그리고 부장은 얼른 대답하지 않고 한동안 안경 끝만 깨물고 있었다. 이럴 때 J씨는 과연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옳을까? 보고서에 대해 보충 설명을 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좋을까? 상사가 이런 행동을 할 때는 그 자리에서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왜냐하면 상사는 지금 잠시 결정을 뒤로 미루면서 자신의 발언권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눈치 없이 뭔가 말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 침묵을 계속 유지한 채 상대가 안경 끝을 입술 근처로 가지고 간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하는지 유심히 관찰해 보라. 안경 끝을 입에 문 다음에 이어지는 몸짓이나 행동에는 그 사람의 마음이 드러나 있다.
예를 들어 상대가 안경 끝을 입에 물고 있다가 다시 안경을 쓴다면 긍정적인 신호다. 안경을 다시 쓴다는 것은 다시 한 번 현재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안경을 다시 쓰지 않고 책상 한 켠으로 밀어 놓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것은 부정적인 신호다.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안경다리를 접어 내려놓는다거나 안경을 안경 케이스에 넣는 행동은 그것으로 대화를 그만하고 싶다는 의미다. 상사가 이런 행동을 할 때는 눈치껏 대화를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현명하다.
안경 낀 사람들 중에는 안경을 매만지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곤란한 질문을 받았을 때나 뭔가 곧바로 대답하기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저절로 손이 안경 쪽으로 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따라서 안경을 낀 상대가 안경을 매만지는 횟수가 늘어날 때는 질문을 바꾸거나 대화 주제를 바꿔야 한다. 안경을 안 낀 상대와 대화할 때도 마찬가지다. 불안을 느낀 사람은 손으로 뭔가를 매만지는 습관이 있다. 남자는 대부분 와이셔츠 단추나 넥타이 등을 만지작거리고, 여자는 핸드폰이나 지갑, 목걸이, 반지 등을 만지작거리며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려고 한다. 프로 바둑 기사들 중에는 대국을 하며 부채나 지압봉을 손에 쥐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바둑 기사들이 손에 이러한 물건을 들고 대국에 임하는 것 역시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정감을 찾기 위해서다. 따라서 상대가 안경이나 장신구를 매만질 때는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이 좋다.
부하직원의 ‘의도동작’ 알아내기
어떤 행동을 취하기 전에 무엇을 하려는지 단서를 제공하는 동작을 ‘의도동작’이라고 한다. 무엇인가를 시작하려고 할 때 사람들은 반드시 의도동작을 취한다. 육상경기에서 스타트를 기다리는 선수들은 두 손을 땅에 대고 엉덩이는 하늘을 향해 치켜든다. 수영선수는 두 손을 발쪽에 모으고 머리를 무릎 쪽에 바싹 붙인 채 금방이라도 앞으로 튀어나갈 자세를 취한다.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려는 아이는 몸을 곧게 세우고 한쪽 주먹을 꽉 쥔다.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면 손을 들기 위해서다. 이러한 의도동작을 오랫동안 접해 본 사람들은 사소한 몸짓 하나만으로도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교직에 종사하는 선생님들이 대표적인 예다. 학생이 손을 들기도 전에 “그래, 질문 있으면 해 봐”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오랫동안 개개인의 의도동작을 관찰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부하직원은 상사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에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뿐이다. 상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 몸을 앞으로 숙인 채 의사 팔걸이를 꽉 잡는다거나 두 손으로 양 무릎을 감싸는 행위는 의자에서 일어설 때 하는 최초의 동작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부하직원은 거의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복해서 이러한 자세를 취하게 된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말이다. 만약 당신이 부하직원의 의도동작 속에 담겨 있는 의미를 간파한 눈치 빠른 상사라면 서둘러 이야기를 마무리할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사들은 그 뜻을 읽지 못하고 제멋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강 사장은 부하직원들의 의도동작을 간파하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매주 월요일마다 기획회의를 주재한다. 일반적으로 월요일 오전에 하는 회의는 비능률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회사 직원들은 월요일 회의가 매우 능률적이라고 생각한다. 우연한 기회에 강 사장에게서 그 비법을 전해들었다. 강 사장은 회의를 하면서 항상 직원들의 몸짓을 관찰한다고 한다. “나는 우리 직원들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회의를 진행해요. 그렇게 하면 직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지요.” “어떻게요?” “직원들이 회의에 흥미를 느낄 때는 모두 내 얼굴을 바라봐요. 하지만 지루해지면 머리를 숙이거나 다른 곳을 보는 횟수가 많아지지요. 그러면 전 미련 없이 회의를 접습니다.” “참으로 기발한 발상이네요.” “직원들은 회의가 흥미로우면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고 양발을 의자 쪽으로 당깁니다. 그러나 회의에 흥미를 잃으면 한쪽으로 비스듬히 앉거나 몸을 뒤로 젖히며 양발을 앞으로 뻗지요. 직원들 대부분이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으면 회의를 해도 별 효과가 없어요. 그럴 때는 커피타임 등으로 분위기를 바꾸거나 아예 회의를 끝나 버립니다.”
‘몸을 앞뒤로 흔드는 동작’ ‘어깨를 축 늘어뜨리는 동작’ ‘한 손으로 턱을 괴는 동작’ 등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고 싶다는 의사를 내포한 의도동작이다. 선 상태로 복도나 사무실에서 상사의 일장연설을 듣고 있는 부하직원들이 구하는 의도동작으로는 ‘얼굴은 상사를 향한 채 약간 뒷걸음치기’, ‘몸을 옆으로 돌리기’, ‘상의 단추를 채우거나 옷 단정하게 매만지기’ 등이 있다. 당신은 부하직원들의 이러한 의도동작을 미리 간파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부하직원들에게 센스 있는 상사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팔을 건드려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결혼식 때 신부가 들고 있는 부케는 신부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려는 목적과 함께 또 다른 목적이 있다. 부케는 수줍어하는 신부의 심리 상태를 안정시키는 데 매우 큰 효과가 있다. 신부는 결혼식 내내 양손으로 부케를 꼭 들고 있다. 만약 부케를 신부의 손에서 빼앗는다면 신부는 부케를 들고 있을 때보다 훨씬 더 심한 초조함과 불안감을 맛볼 것이다. 인간의 손은 항상 뭔가를 찾는다. 지하철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손에 책, 핸드폰, 신문 등을 들고 있다. 그리고 손에 어떤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팔짱을 끼거나 눈을 감고 있다.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은 사람은 심리적으로 편안하지가 않은 것이다.
왜 사람들은 손에 뭔가를 들고 있을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낄까? 물건을 양손에 쥐면 저절로 자신을 방어하는 자세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으로 자신의 가슴이나 사타구니 쪽을 가리고 있으면 누구나 편안한 심리상태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항상 손에 물건을 들고 있거나 자신의 가슴을 방어하고 있을 순 없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 몸은 교묘하게도 여러 가지 알리바이를 만든다. 즉, 심리적 불안함을 느꼈을 때 한쪽 팔이 몸을 가로질러 반대쪽 팔 쪽으로 갈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자들의 경우 핸드백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이런 행동을 취할 수 있다. 마치 핸드백을 만지는 척하면서 반대쪽 팔 가까이 손을 가져가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잠시나마 팔짱을 끼고 있을 때와 엇비슷한 심리적 안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남자들도 마찬가지로 여러 사람 앞에 설 때 오른쪽 팔로 왼쪽 팔에 찬 시계를 만지는 몸짓을 자주 한다. 팔소매 단추를 만지는 사람도 있는데 이 역시 팔로 자신의 가슴을 가려서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기 위한 동작 중 하나이다.
직장인들은 주로 주변의 소품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슴을 가리는 동작을 취한다. 결재를 맡기 위해 사장실로 향하는 직장인들의 행동을 잘 관찰해 보면 그들 대부분이 서류를 몸 안쪽으로 들고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보디랭귀지를 읽는 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자세는 불안감을 감추기 위한 몸짓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것이다.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 방어막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흔한 방법은 컵을 양손으로 드는 자세다. 직장인들 중에 컵을 양손으로 들고 차를 마시는 동작을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동작을 한 채 차를 마시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직장인들은 무의식중에 양손을 이용해서 차를 마신다. 물론 양손을 이용해서 차를 마시는 이유는 자신의 연약한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정작 본인들은 자신이 왜 양손으로 차를 마시는지 알지 못한다.
당신이 이러한 몸짓의 특성을 알고 있으면 부하직원들의 심리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부하직원에게 어떤 제안을 해야 할 때는 차를 대접해 보라. 당신의 제안을 다 들은 오른손잡이 부하직원이 잔을 왼쪽 팔 근처에 내려놓고 몸 앞에 팔을 ‘ㄴ’ 자로 구부리고 있으면 당신의 제안을 거절할 확률이 높다. 반면에 오른쪽에 찻잔을 내려놓고 양쪽 팔이 수평을 이루고 있다면 그 부하직원은 당신의 제안을 받아들일 확률이 매우 높다.
어떤 제안을 할 때는 상대의 이런 자세를 눈여겨 관찰해야 한다. 만약 상대가 부정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제안의 수위를 조절하는 게 좋다. 얼른 한 발짝 물러서서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상대의 입에서 “죄송합니다만 그런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는 말이 나온 후에 상대를 설득하기란 무척 어렵다. 사람은 누구나 한번 내뱉은 말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바꾸지 않으려는 특성이 있다. 잘해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라는 말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리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고 말을 통해 거절의 의사를 밝히기 전에 당신 스스로 제안의 수위를 조절하면 상대는 제안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따라서 상대에게 어떤 제안을 할 때는 차나 음료수를 대접하라. 그리고 상대의 팔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지켜보라.
상대가 시종일관 부정적인 자세를 취할 때는 상대의 팔을 슬쩍 건드려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속담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말을 그냥 상징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과 옷깃이라도 한번 스친 사람과 더 많은 친밀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실험은 여러 나라에서 이루어졌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는 아주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식당 종업원에게 손님들의 팔을 아주 잠깐 만지게 했다고 한다. 팔을 만졌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손님들이 팁을 얼마나 주는지 그 차이를 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결과는 놀랍게도 종업원이 손님들의 팔을 아주 잠깐 만진 경우 약20%나 팁을 더 주었다고 한다. 따라서 상사는 부하직원들의 팔을 자연스럽게 만지는 기술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예컨대 지쳐 있는 부하직원이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부하직원과 대화를 할 때는 자연스럽게 팔을 만져 보라. 그렇게 하면 좀 더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거짓말하는 사람 판별법
말로는 누구나 쉽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몸도 거짓말을 할 수 있을까?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우리 신체는 우리 스스로 지배하기 쉬운 부분과 지배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우리 신체 중에서 지배하기 가장 쉬운 부분은 얼굴이다. 거짓말을 하면서도 얼굴은 얼마든지 거짓표정을 지을 수 있다. 반면에 손동작이나 몸통, 하체 등은 우리 스스로 지배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거짓으로 손동작이나 몸짓을 꾸미기는 힘들다.
뇌는 동시에 여러 기관에 다양한 명령을 한꺼번에 전달하기 어렵다. A라는 사람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A라는 사람의 뇌는 “그럴듯하게 거짓말에 해야 해”, “상대가 믿도록 표정에 신경 써야 해”, “떨지 말아야 해” 등의 명령을 내린다. 또한 그와 동시에 뇌에서는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나빠”라는 등의 명령도 함께 내린다. 이를 ‘양심의 목소리’라고 하자. 누구나 거짓말을 할 때는 이러한 양심의 목소리와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욕망 사이에서 갈등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뇌는 “손은 어떻게 움직여야 해”, “몸은 어떻게 움직여야 해”라는 식으로 일일이 명령을 내릴 겨를이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손동작이나 몸짓은 우리의 지배에서 벗어나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고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따라서 손동작이나 몸짓을 잘 관찰하면 거짓말쟁이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얼굴에 손을 대는 횟수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거짓말쟁이를 쉽게 판별할 수 있다.
미국의 전 대통령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기 전 닉슨은 연일 매스컴으로부터 추궁을 당하고 있었다. “지금 하신 말씀이 사실인가요?” 이런 추궁을 당할 때마다 닉슨은 수도 없이 자신의 턱을 손으로 문질렀다. 미국의 전 대통령인 빌 클린턴 역시 법정에서 이와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 “모니카 르윈스키와 어떤 관계입니까?”라는 질문에 “나는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습니다”라는 대답을 하면서 클린턴은 무려 26번이나 코를 만졌다고 한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한 사람들이라면 이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았을 것이다.
거짓말을 할 때 손을 입이나 코로 가져가는 이유는 양심의 목소리 때문이다. 양심의 목소리는 “거짓말을 멈추라”고 명령한다. 그러면 손은 무의식적으로 입을 가리는 행동을 하려고 한다. 이는 어린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다가 탄로 났을 때 보이는 행동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거짓말을 한 것이 탄로 난 어린이는 대개 양손으로 자신의 입을 꽉 막아 버린다. 하지만 뇌가 양심의 목소리를 낼 때에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뇌 한쪽에서는 계속해서 거짓말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입을 틀어막지 못하고, 대신 손으로 입 주위와 코를 잠시 더듬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손짓을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손짓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실을 얘기하는 사람의 손짓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거짓말을 하는 사람의 손은 왠지 모르게 부자연스럽게 굳어 있다. 법정에 선 피고인들을 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대개 양손을 꽉 깍지 끼고 앉아 있다. 어떤 피고인은 한쪽 손으로 다른 한쪽 손을 잡고 있다. 두 손을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더라도 그들의 손은 눈에 띄게 축 처져 있다. 이들이 이렇게 손을 통제하고 있는 이유는 손으로 인해 거짓말이 들통 나는 것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부자연스러운 동작 덕분에 우리는 거짓말쟁이가 누군지를 확실하게 판별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거짓말을 할 때에는 말하는 동안 몸을 움직이는 횟수가 평소보다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 역시 어린아이들의 움직임을 생각해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부모에게 거짓말을 한 아이에게 “너, 거짓말하는 거 아냐?” 하고 호통을 쳐 보라. 그럼 아이는 안절부절못하고 빨리 그 자리를 떠나려는 몸짓을 보일 게 분명하다. 어른들의 경우는 아이들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완전히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는 힘들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 보면 거짓말을 할 때에는 미묘하지만 상황에 적절하지 않은 몸의 움직임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공공의 적> 중에 자기 부모를 살해한 범인과 경찰이 경찰서에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 있다. 범인은 부모가 돌아가신 게 슬프다는 듯 매우 슬픈 표정으로 울고 있고, 그가 범인인 줄 모르고 있는 경찰들은 안타깝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볼펜이 밑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주인공 역을 맡은 형사가 범인이 위아래로 다리를 덜덜 떨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다. 눈물을 흘리면서 다리를 떨 수 없다고 생각한 형사는 그가 수상하다고 여긴다. <공공의 적>에 등장한 범인은 얼른 자리를 뜨고 싶다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그런 몸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외에도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덥지도 않은데 땀을 많이 흘린다. 말하는 속도가 평소보다 느려지거나,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타이밍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느린 것도 의심해 봐야 한다. 말의 높고 낮음으로도 거짓말을 판별할 수 있다. 대개 목소리가 높거나, 문장의 말꼬리가 부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경우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 대화가 끊기는 것을 싫어하고 대화 중간 중간에 찾아오는 어색한 침묵을 못 견뎌 하거나, 평상시보다 유난히 조용하거나 침착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거짓말을 할 때의 증후다. 얼굴은 웃고 있는데 몸이 굳어 있는 상대와 마주하고 있다면, 얼굴 표정보다는 몸 쪽의 반응을 믿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얼굴은 애원하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손이 공격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 손의 자세를 신뢰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다. 왜냐하면 말과 표정보다는 몸짓과 손짓 속에 진심이 묻어나기 때문이다.
머리의 움직임으로 읽는 인간의 다양한 심리
상대방의 머리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만 잘 관찰해도 심리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머리의 움직임은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머리를 똑바로 든 자세’다.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사람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중립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자세를 취하고 있는 사람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손을 뺨에 가져가면서 상대의 이야기를 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문제는 그런 행동을 얼마나 지속하느냐인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것은 상대의 이야기에 찬성한다는 표현이라기보다는 ‘당신의 말을 듣고 있으니 말을 계속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둘째, ‘옆으로 비스듬히 머리를 기울이는 자세’다. 이 자세는 상대에게 목의 측면을 드러내 보여 자신을 작게 만들고, 상대에게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취하는 자세다. 또한 눈앞에 관심이 있는 대상이 나타났을 때 취하기도 한다. 애완견들에게 관심을 끌 만한 물건을 보여주면 그 물건을 보는 즉시 고개를 옆으로 기울인다. 인간도 개와 마찬가지로 본능적으로 관심이 있는 것을 보면 이런 자세를 취하는데,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자주 이 자세를 취한다. 여자들이 이 자세를 주로 취하는 이유는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다. 그럼 여자의 이런 자세는 왜 매력적으로 보이는 걸까? 고개를 옆으로 기울여 약한 목을 드러내는 것은 복종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목은 인체의 중요한 부위다. 뭔가 끔찍한 일을 당했을 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목을 잡고 살짝 헛기침을 한다. 이는 우리가 목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다. 따라서 목을 옆으로 기울여 자신의 목을 상대에게 보여주는 것은 ‘나는 당신에게 복종하겠어요’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청중 앞에서 연설을 할 때 머리를 옆으로 기울인 사람이 많다면 관심도가 높다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머리를 옆으로 기울이는 자세는 상대의 말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셋째, 턱을 아래로 당겨 ‘고개를 숙인 자세’다. 이 자세는 목을 상대에게 보이지 않게 하는 자세인데, 불만이나 비판적인 마음 상태를 의미한다. 선생님에게 혼나는 아이들을 자세하게 관찰해 보면 대개 이런 자세를 하고 있다. 흔히 아이들이 고개를 숙여서 반성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턱을 아래로 당겨 목을 안 보이게 함으로써 불만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가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는 상대의 고개를 들게 하는 게 최우선이다. 고개를 들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선을 위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손동작을 위쪽으로 해서 상대의 시선을 위쪽으로 유도하는 게 좋다. 손에 들고 있는 펜을 이용하는 것도 상대가 고개를 숙이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인간의 생각은 바뀌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만약 대화 상대자가 ‘고개 숙인 자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면 우선 손에 쥐고 있는 펜을 상대의 눈과 당신의 눈 사이에 위치시킨 다음, 펜을 약간 위로 들어 올리며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상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펜을 따라 움직이고, 그러다 보면 고개 숙인 자세를 풀 가능성이 높다. 이때 펜을 들지 않은 다른 손은 손바닥이 보이도록 펼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넓게 펼친 손바닥을 보여야 더 개방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넷째, ‘고개 움츠리기 자세’다. 양어깨를 위로 약간 들어 올려 목을 위협에서 보호하려는 자세다. 이런 몸짓은 ‘당신의 말을 잘 알아들었습니다’라는 의미이거나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라는 의사를 표현할 때 주로 한다. 때로는 상대에게 복종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할 때 쓰이는 몸짓이기도 하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상사에게 결재를 맡으로 갈 때 부하직원들이 주로 이 자세를 취하는데, 이 자세는 자신감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자칫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따라서 직장에서는 이 자세를 취하지 않는 게 좋다.
다섯째, ‘턱을 앞으로 내밀고 머리를 약간 뒤로 젖히는 자세’다. 이 자세는 자만심과 우월감을 상징한다. ‘고개 움츠리기 자세’나 ‘고개를 숙인 자세’ 등은 무의식중에 하는 몸짓인 데 비해, 이 자세는 주로 의도적으로 하는 몸짓이다. 상대가 이런 몸짓을 할 때는 상대를 설득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의도적으로 취하는 몸짓과 무의식중에서 취하는 몸짓의 의미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무의식중에 취하는 몸짓은 당사자의 속마음이 무의식중에 겉으로 들어난 경우여서 노력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상대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턱을 앞으로 내밀고 머리를 약간 뒤로 젖히는 자세를 취하는 상대는 마음을 바꿀 여지가 거의 없다. 이외에 ‘고개 끄덕이기’와 ‘고개 젓기’ 등이 있는데, ‘고개 끄덕이기’는 앞에서 따로 다루었기 때문에 생략한다. 다만 끝으로 ‘고개 젓기’에 주목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고개 젓기는 선천적인 몸짓이다. 갓 태어난 아이도 배불리 먹으면 고개를 저어 음식을 더 먹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한다. 누군가를 설득하려고 할 때는 “예, 잘 알겠습니다”라는 상대의 말에 현혹되면 안 된다. 이런 말을 한 후 상대의 고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주목해야 한다. 대개 제안을 거부한 사람들은 입으로는 “예, 잘 알겠습니다”라고 하더라도, 그 말이 끝난 다음에는 아주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고개를 가로저을 확률이 높다. 이럴 때는 상대의 말을 100% 신뢰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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