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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안의 나만의 성지”
이병규
밤바람이 제법 차갑다.
나의 새로운 애마(승합차)에 짐을 싣고, 대구를 기점으로 포 항, 울산을 거쳐 부산으로 내려올 계획을 세우고, 힘차게 달려 본다.
한달전 80만원 주고 구입한 승합차는 힘에 겨운듯 가끔씩 짜증내며 시동을 꺼트리고는, 나에게 앙탈부리듯이 나를 당황케 하는 일이 벌써 몇번째인지 이젠 기억조차 나질 않는다.
애마를 아기 다루듯 달래며, 전국을 누볐다.
내일 목요일, 교리공부가 있는 날이다.
새벽쯤 부산 도착……. 한숨 눈 붙이고,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거래처를 돌때마다 시간과의 싸움이다.
나의 본업은 낚시에 관련된 갖가지 소품과 제품들을 제조 유통하는 업이다.
30년째 가업을 지키면서 참으로 우여곡절도 많았다. 아직도 힘든 현실이지만, 가장 힘들고 내 영혼이 지치고 힘들어 할 때 일으켜 세워 주시는 주님께서 계셨다.
골롬바(나의 아내)를 만나기전에는 운명의 주인은 나 자신이라 믿었고, 학창 시절과 청년기 꽤나 부모님속을 애타게도 했었다.
완고하신 아버님이 ‘달을 보며 비행접시다’라고 하시면 가족들은 비행접시인 줄 알아야만 했었다.
그런 아버님을 내조하시는 어머님의 삶을 지켜보면서, 철들 무렵에 존경심이 우러러 나왔다.
당신께서 원하시는 며느릿감이라며, 중매를 하시면 무조건 따랐다.
아내와의 결혼은 운명적이었으며, 아니 주님께서 미리 정하신 것…….주님의 종으로 삶을 영위케 하기 위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중매를 통해 자리를 마련했을 때, 사업하는 사람과는 결혼의사가 없다며 거절했던 아내가 1년 후 또 다른 중매 주선에 진작 나와야할 남자측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참석 못하는 상황에 내가 맞선을 보게 되었다.
1년 전 맞선 상대가 우리들 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천생연분 인연이란 생각에 서로 결혼조건을 내세웠다.
나의아내 『본인은 성당에 다니고 있으며 결혼 전 혼인강좌와 혼인 서약 후 결혼해야 하며, 결혼 후 성당에 다닐 것.』
나: 『부모님과 같이 살아야 하며, 차후에 돈을 벌면, 복지사업 할 것이니 고생 각오할 생각 있으면 같이 살자.
너하나 죽도록 사랑하며 위해줄게…….』
서로의 의견일치를 보고, 내면이 아름답고 웃는 모습이 부드러운 심성이 착한 아내와 결혼 날짜를 잡고, 초스피드로 맞선을 보고 결혼 골인하기까지 …….27일 만이였다.
하지만, 순탄치 않은 신혼생활 시작 서로 다른 환경속에서 자란 남남끼리 부모님 모시고 4년간 공장일과 영업 기타 여러 가지 일들을 헤쳐나가면서, 열심히 일을 하였지만…….전국 뉴스에 날만큼 큰 화재를 두번이나 겪고나서 골롬바와 상의하여, 괴정 성당에서 97년 1월 26일 베드로라는 세례명으로 주님 앞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다. 시간이 허락할 때 마다 부모님 몰래 주일 미사에 참여하였으며, 저희 부부가 회사일로 출장 갔다 오는 중 무신론자이신 아버지께서 구역 반장 전화를 받으시고, 크게 노하시어 아내 골롬바와 같이 살지 못할 사항까지 분위기가 험악하게 도달하였다.
지혜로운 골롬바의 설득과 인내로 평온을 되찾아 어머니 묵인 하에 아버지 모르게 주일미사도 참석하고, 제가 냉담중일 때 골롬바를 주일미사에 참석 시켰다.
결혼 10년차 2002년 분가하여, 동생과 사업 분리로 나의 소망이며, 내 인생의 마지막 종착지가 될 다대포에 건물을 짓고, 결혼 전 서로에게 약속한 복지 관련 일을 하기 위한 실천들을 하나 하나씩 세워갔다.
알레시오 출신 홍진수 미카엘을 만나, 알레시오 고등학교 졸업생을 위한 사회적응센터를 꾸미면 어떨까하는 의논중, 미카엘이 수녀님 면담 후 안된다는 통보를 받고, 탈북자와 여러 단체, 개인에게 도움을 주며, 생활해오면서, 2007년 아내 골롬바와 상의하여, 우리 건물에 복지사업을 시작하자는 의견일치를 보고, 여러 방면으로 타진해보았다. 그러던중 부산시 복지국장님을 만나 조언을 듣고, 부산기장에 복지법인을 운영하고 계시는 목사님 부부를 소개받아 일처리 과정에서 저희 건물 2동을 처분하여, 빚 청산후 남은 금액을 귀속시키고 같이 운영하자고 하였지만, 단호히 거절…….독자적인 복지 사업을 해 보려고 여기 저기 상의도 해보다 새로운 사업 시작 ,사업성이 있어서 투자를 했지만 연속적인 실패…….건물 하나 처분 큰 빚 정리 후, 이러다 정말 안되겠다 싶어서 건물 한동 남은 것은 꼭 복지사업을 해야 되겠다는 맘으로 몰운대 본당 신동원 다니엘 신부님을 독대하여 결혼 전 본가 사하구 괴정동에 장애우 장 현창 이웃동생이 살았는데, 같이 놀아주고 말벗이 되어주었습니다. 시간날 적 장난치고 뒹굴며 친하게 지내다 결혼 후 바쁜 생활을 하다보니, 장현창 동생을 등한시하고 보지도 못하고 생활해오던중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습니다.
아무도 관심 가져 주지 않고 부모들도 바쁘다는 핑계로 돌보아 주지 않으니 살기 싫다고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예전에 저에게 바닷가 한번 같이 가서 놀아보는 것이 소원이라던 동생…….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뤘던 자신이 동생을 나락의 길로 내몰게 했다는 죄책감이 항상 가슴 한곳에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똑똑하고 총명한 놈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돈 못벌고, 남자구실 못한다고 결혼 10년 만에 이혼당하고 자식 보고 싶어도 못보는 외톨이 혼자가 된 나의 외사촌동생, 찾아가면 살기 싫다고 가끔 이야기 합니다.
돌보지 않은 장애우 모임공동체 사회적응 훈련센터, 장애우 체육관을 만들어 보는 것이 나의 소원입니다.
여러 방면으로 복지사업 진행시켜 보고자 노력해 보았지만, 혼자서는 힘드니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몇달간 시간이 지나, 다니엘 본당 신부님께서 연락오셔서, 카리다스 복지법인 박기흠 신부님, 정호 신부님 수녀님을 만나 뵙고, 저가 추구하는 복지를 말씀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지내온 과정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말씀드리고는 현재 남아 있는 건물시세 2008년 감정가 23억중 부채 11억은 본인이 친환경사업으로 인해 가지고 있는 세라믹돌 재고 물량과 낚시용품 재고를 순차적으로 판매 또는 후원자 모집하여 변제해 나갈 것입니다. 저가 쓸 수 있는 공간만 남겨두고, 교구에 봉헌하려고 수차에 접촉하여 신부님 수녀님 장애우 식구들 모시고 미사도 드리고 했지만, 건물의 일부분을 찜질방으로 하자는 유혹이 들어와 신부님과 여러가지 상담 후 원점으로 돌리고 일상으로 돌아 왔습니다.
찜질방 한다고 세입자들 내보내고 전세보증금 내어주고, 달세못받고 여러가지 일들이 계속 꼬이면서, 아파트 원금 일부 상환 독촉 건물 이자 밀리고, 하는 사업도 안 되고, 찜질방에 투자할 사람이 안한다고 가버리고,,,건물이자 연체되니 경매 들어온다는 통보도 오고…….
우울증 동반되고 여러 상황이 안좋은 쪽으로 흘러갔으며, 찜질방 유혹을 끝내 뿌리치지 못한 욕심의 끝은 참으로 절망적이었습니다.
먹기 싫고, 살기 싫고 몸무게가 한달 보름사이 15kg이 빠지고, 미친 사람처럼 혼자 중얼거리고 3-4시간 자고 나면 잠도 오지 않고 하루 일과 20시간중 15시간은 정신이 나간 상태였고. 5시간은 정신이 든 상태로 생활 했습니다. 정신병원 약을 복용후에도 상태가 계속 안좋아져, 어머니를 비롯하여 온집안 식구들이 정신 병원에 입원시키자고 의논 입원 하라는 것을 뿌리치고 몰운대 본당에서 같이 생활 해오시다가 함양 안의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계시는 골롬바와 친분이 있으시는 율리안나 자매님이 갑짜기 생각났습니다. 아내 골롬바에게 안의만 갔다오면, 모든 것이 잘될 것 같으니 ‘안의 가자’..... ‘안의 가자’....
정신병원 안 간다. 누차 이야기 했습니다.
골롬바 하는 말 사업이 망하고 정신병까지 얻은 상태 베드로는 잘알지도 못하면서 율리안나 자매님께 민폐 끼친다 가지 말자고 하는 것을 제가 자꾸 안의만 갔다오면 나을 것 같으니 ‘안의 가자’ ‘안의 가자’ 재촉했습니다.
안의 가기 전 아파트 48평을 처분하고 21평으로 이사가기로 결정내리고 건물 경매 진행 중 사업하면서 발행한 수표 부도 직전 주위에서 힘들면 카드한도가 많이 남아 있으면, 이참에 카드론 뭉칫돈 만들어 새로이 시작하라는 권유로 6,850만원을 현금화 시켜 놓고 정신병원가서 약을 타고 함양 안의로 출발 하였습니다. 저녁에 도착하여 첫날밤을 지내고 둘째 날 저녁부터 변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율리안나 자매님이 여러 이야기 중 마음이 울적하고 괴로울 테니, 노래방 가자고 하였습니다. 골롬바와 저는 얘기 나누면서 성가 부르고 집에서 조용히 보냅시다. 하고 앞마당 정자에서 좋은 말씀 많이 듣고 성가 부르고 밤늦은 시간 추워서 방으로 옮겨가는 중 하늘을 보라고 하였습니다.
달 주변에 달무리가 멋지게 형성되어 있어서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신다고 하였습니다.
방으로 옮겨 성가도 부르고 마지막에 기도를 드리는 중 율리안나 자매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저는 못 알아듣는데 골롬바가 알아듣고 ‘잘될 것이란다. 걱정하지 말고 다시 시작하자’ 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율리안나 자매님도 본인이 무엇을 말씀하셨는지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모두들 잠자리에 들고 새벽녘에, 어김없이 잠에서 깨어 아내 골롬바에게 하는 첫마디 ‘카드 원점으로 돌려놓자…….부산가자…….’
부산에 올라와서 카드 현금화 시켜 놓은돈 원점으로 돌려놓고 집에 들어와 있으니 율리안나 자매님께 전화가 오셨다. 카드사 금융업에 종사하는 동생분이 저희들 가고 예고도 없이 오랜만에 방문하여 이야기중에 저희 부부 이야기를 하니, 계획적으로 많은 카드 금액을 빼내어 갚지 않으면, 사기로 구속 된다고 하시면서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알렐루야…….카드 막고 나니 은행에서 건물 경매 직전 상황을 지점장님이 강력히 요구하여 보류 상태라고 하여, 동생을 만났다. 사흘 전의 모습과 달라진 나를 보며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밀린 이자와 연체료를 동생과 상의하여, 도움을 받아 해결하고 건물을 원상태로 알렐루야…….
같은 시기 발행한 수표 못 막아 3번 연장 끝에 은행지점장님이 편의를 봐줘서 무사히 어음 막음, 부도위기 모면…….알렐루야.
(카드 대량 현금인출)
(건물은행이자 체납 후 경매직전)
(발행한 수표 변재 못해 부도 3번 연장 끝에 막음)
모든 것이 끝장날 상황에서 주님께서 순한 아흔아홉 마리 양보다 골통 같은 한 마리 어린양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시어, 안의 율리안나 자매님을 만나게 해주시고, 3가지 모든 일을 해결해주셨습니다. 저는 ‘함양 안의’를 ‘저만의 성지’라고 부르며, 율리안나 자매님께서 주신 묵주를 항상 목에 걸고 다니며, 묵주기도를 일상화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찾은 초심 잃지 않고 본인이 잘하는 낚시 유통업을 하면서, 두리하나 희망찾기 복지회를 설립하여 마리아 구호소 일부 식구들 사회적응 훈련센터로 만들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본당 교리 공부방을 찾기 힘든 장애우와 복지회에서 교리 공부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을 선교하여, 본당 신부님 허락하에 교리 교사를 파견하여 매주 목요일 교리 공부도 하고, 식사도 하고 용돈벌이 일도 하며, 운동도 하고, 장애우 쉼터 꾸려 나가고 있습니다.
주님 성모님께서 신부님, 수녀님, 장애우, 형제, 자매님을 모시고 미사 까지 드린 이 장소를 다시 한번 저에게 기회를 주시고 은총을 주셔서 기도로 약속한 일들을 하나하나씩 실천하려고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2012년12월24일 신앙인으로는 무척 뜻깊은 날이지만 나에게 그날은 더욱더 기쁜 날이 될 것 같습니다.
휠체어 장애우들과 다문화 가족들이 세례를 받는 날입니다.
본당은 휠체어 장애우들이 접근성이 어려워 본당에서 특별히 교사분을 파견하여 지금의 두리하나 희망찾기복지회 건물에서 교리 공부를 하게 되었고, 냉담 장애우 교우들도 한분 두분 찾아오시어 교리 공부 다시 시작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건물 사무실을 접근성이 편리하도록 문턱도 없애고, 카리프트를 이용 훨씬 편하게 참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주변에서 처음 복지 복지 외치며 다닐 때 긴가 민가 하던 교우들이 점심 식사를 함께 하는 복지가족들에게 푸짐한 횟감도 보내 주셨습니다.
탁구클럽, 노래교실도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어렵게 힘들게 꾸려가는 두리하나 희망찾기 복지회 이지만, 매일 점심 식탁에 둘러 앉아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복지회 가족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벌써 3년 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기도로 응답 받아 지탱해온 나날들이…….
복지회 건물이 음지의 사람들 삶의 활력소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소로…….
주님 성모님 말씀과 행하신 일들 생각하면서, 조금이라도 근접된 삶을 살아 가고자 가식과 위선을 떨쳐버리고 평생 즐거운 맘으로 ‘두리하나 희망찾기 복지회’에 일꾼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자 노력하겠습니다. 아멘~~!!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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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많은 어려운 시간들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주님의 큰 사랑에 감사하며 사시는모습에서 모든것이 잘되리라는 생각이듭니다. 힘 내세요 베드로 형제님 마리아 기도 할께요
힘내요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