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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 강해(11) 2024. 8. 28
솔로몬의 성전 건축 준비
왕상5:1-18
솔로몬이 왕위에 오른지 불과 3~4년 만에 이스라엘은 몰라보게 달라졌습니다.
인구는 계속 늘어났고, 영토는 북쪽 유프라테스강에서부터 남쪽으로 애굽의 경계에 이르기까지 넓어졌습니다.
주변의 모든 나라와 민족들이 조공을 바쳤고, 그의 지혜를 들으려고 각국의 사신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나 솔로몬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사명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 다윗이 유언으로 남겨주신 사명입니다. 곧 성전 건축의 사명입니다. 그러나 성전을 건축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것이 있어 언뜻 시작하기 부담스러웠습니다.
<두로 왕 히람이 사신을 보내오다>
그때 마침 기회가 왔습니다.
1절 “솔로몬이 기름 부음을 받고 그의 아버지를 이어 왕이 되었다 함을 두로 왕 히람이 듣고 그의 신하들을 솔로몬에게 보냈으니 이는 히람이 평생에 다윗을 사랑하였음이라.”
두로의 히람 왕은 평소에 늘 다윗을 좋아하였습니다. 솔로몬이 그의 아버지 다윗의 뒤를 이어 왕으로 기름 부음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솔로몬에게 자기의 신하들을 보내 축하하였습니다.
두로와 시돈(지금의 레바논)은 바다의 제국이라 할 만큼 해상무역으로 명성을 날린 지역입니다. 애굽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실어 나름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습니다. 두로와 시돈은 엘리야 시대에 아합의 처 이세벨의 고향입니다. 이세벨이 시집올 때 두로와 시돈에서 아세라와 바알을 가지고 들어왔습니다. 이스라엘의 멸망에도 한몫하였습니다. 신약시대, 예수님은 지중해 연안 도시들인 두로와 시돈을 두루 다니시며 전도하셨습니다(막 7:31~37). |
<기회를 잡은 솔로몬>
솔로몬은 이 기회를 선용하였습니다.
2~6절 “이에 솔로몬이 히람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르되/ 3 당신도 알거니와 내 아버지 다윗이 사방의 전쟁으로 말미암아 그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고 여호와께서 그의 원수들을 그의 발바닥 밑에 두시기를 기다렸나이다/ 4 이제 내 하나님 여호와께서 내게 사방의 태평을 주시매 원수도 없고 재앙도 없도다/ 5 여호와께서 내 아버지 다윗에게 하신 말씀에 내가 너를 이어 네 자리에 오르게 할 네 아들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리라 하신 대로 내가 내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려 하오니/ 6 당신은 명령을 내려 나를 위하여 레바논에서 백향목을 베어내게 하소서 내 종과 당신의 종이 함께 할 것이요 또 내가 당신의 모든 말씀대로 당신의 종의 삯을 당신에게 드리리이다 당신도 알거니와 우리 중에는 시돈 사람처럼 벌목을 잘하는 자가 없나이다.”
솔로몬은 히람에게 사신을 보내 성전을 짖는 일에 도움을 청합니다.
솔로몬은 먼저 자신이 이 요청을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자신의 아버지 다윗 왕은 많은 전쟁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로 많은 피를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에게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고, 그 성전을 건설하는 사명은 자신에게 돌아왔음을 고백하였습니다.
솔로몬이 도움을 청한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첫째, 성전 건축에 필요한 목재를 요청합니다(6절).
성전 건축에 쓸 레바논의 백향목을 베어서 달라고 요청합니다.
레바논은 고대에 백향목의 산지로 유명했습니다. ‘백향목’은 해발 1,500m 정도에서 40m가량의 높이로 곧게 뻗어 자라는 나무입니다. 견고하고 곧아 궁궐이나 성전을 짓는 데 사용합니다. 목재의 쓴맛 때문에 병충해가 적다는 특징 등으로 해서 매우 값진 건축재였습니다. 당시 육로로는 운반하기 어려웠으므로 백향목은 배에 실어 해양으로 이동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궁궐을 지을 때 사용한 나무 - 조선을 대표하는 나무인 소나무는 당대 중요한 건축물을 짓는 데 사용됐습니다. 소나무는 지금도 우리나라 전체 삼림의 21.9%를 차지하는 대표 수종입니다. 35m 높이까지 자라고, 지름은 1.8m에 이릅니다. ‘전통건축 수리기술진흥재단’이 발간한 '전통건축에 쓰이는 우리 목재'라는 자료집을 보면 "소나무는 척박한 곳에서도 곧게 자라는데, 솔잎의 변함없는 푸른빛은 선비의 지조와 절개의 상징이 됐다"며 "조선이 한양으로 천도하면서 새로운 궁궐과 도성을 건축하기 위해 우량한 소나무를 조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궁궐 건축물 40여 건의 수종을 분석한 결과 95% 이상이 소나무였다"며 "지붕 하중을 기둥에 전달하고 건물을 더 웅장하게 보이도록 하는 공포 부재는 대부분 소나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선 후기 경복궁을 중건하는 과정에서 소나무가 부족해지자 전나무를 기둥과 대들보로 쓰기도 했습니다.
강원도 정선 정암사에 가면 곧게 뻗은 소나무 군락을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백향목을 벌목할 일꾼을 세워달라고 요청합니다(6절).
벌목(伐木)에는 단순히 나무 자르는 기술뿐만 아니라 쓸만한 나무를 골라 적절한 시기에 자르고, 또 이를 적절히 보관하는 등 보다 광범위한 지식이 요구됩니다. 그런데 시돈 사람(베니게인)들 중에는 그러한 건축 기술자들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무역 중심의 생활을 해왔던 관계로 예전부터 선박 건조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이스라엘은 주로 목축 생활을 해왔으므로, 목재를 사용하는 건축 기술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솔로몬도 일꾼을 보내서 벌목하는 일을 도울 것이라고 합니다. 벌목하는 일꾼들의 품삯은, 히람 왕이 정하는 대로 지불하겠다고 합니다. 이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것입니다. 솔로몬의 말에서 그의 부(富)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대하 2:10).
셋째, 재주 있는 사람(장인)을 보내 달라고 요청합니다.
대하2:7 “이제 청하건대 당신은 금, 은, 동, 철로 제조하며 자색 홍색 청색 실로 직조하며 또 아로새길 줄 아는 재주 있는 사람 하나를 내게 보내어 내 아버지 다윗이 유다와 예루살렘에서 준비한 나의 재주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게 하고.”
<성전 건축의 비용> 솔로몬은 어떻게 건축비를 조달한 것일까요? 사실 성전 건축에 필요한 비용과 재료는 이미 다윗이 죽기 전에 모두 준비해 놓았습니다. 대상29:2~4 “내가 이미 내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힘을 다하여 준비하였나니 곧 기구를 만들 금과 은과 놋과 철과 나무와 또 마노와 가공할 검은 보석과 채석과 다른 모든 보석과 옥들이 매우 많으며/ 3 성전을 위하여 준비한 이 모든 것 외에도 내 마음이 내 하나님의 성전을 사모하므로 내가 사유한 금, 은으로 내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드렸노니/ 4 곧 오빌의 금 삼천 달란트와 순은 칠천 달란트라.” 다윗의 생애는 성전 건축을 준비하는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의 고백처럼, 다윗은 ‘힘을 다하여’ 건축에 필요한 재료를 준비했습니다. 거기에다가 사재까지 다 털어서 드렸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다윗은 가문의 지도자들과 지파의 지도자들과 천부장과 백부장에게 성전 건축에 필요한 헌금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습니다(대상29:6). 그러자 모두들 다윗의 말에 순종하여 기쁜 마음으로 그 일에 동참했습니다. 그들이 자원하여 드린 것을 모았더니 자그마치 ‘금 오천 달란트, 은 만 달란트, 놋 만 팔천 달란트, 철 십만 달란트’나 되었습니다(대상29:7). 성전을 짓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한 금액입니다. 솔로몬은 다윗이 준비한 비용을 지혜롭게 사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
<동의하는 히람>
솔로몬의 제안을 들은 히람은 그 제안에 동의하였습니다.
7~8절 “히람이 솔로몬의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여 이르되 오늘 여호와를 찬양할지로다 그가 다윗에게 지혜로운 아들을 주사 그 많은 백성을 다스리게 하셨도다 하고/ 8 이에 솔로몬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르되 당신이 사람을 보내어 하신 말씀을 내가 들었거니와 내 백향목 재목과 잣나무 재목에 대하여는 당신이 바라시는 대로 할지라.”
두로 왕 히람은 솔로몬의 제의를 받고 매우 기뻐하였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 솔로몬이 다스리는 이스라엘이 강력한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오늘 여호와를 찬양할지로다”라는 말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은 히람이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유일신으로 믿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히람이 다스리던 베니게 지역은 다신 숭배, 특히 바알 숭배가 성행했던 곳입니다. 그러므로 히람은 단지 대부분의 고대 근동인들의 신앙 태도처럼 많은 신들 가운데 하나로서 이스라엘의 신 여호와를 인정했던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창26:28~29). 그렇다면 본 절은 히람이, 이스라엘의 신 여호와가 이스라엘의 왕 솔로몬에게 성전 건축을 시작할 수 있으리만치 안정과 부를 주셨음을 크게 인정하는 표현이라 하겠습니다(대하 2:12). 한편 이런 견지에서 70인 역(LXX)은 본 절을 '하나님은 찬양받으실 만하다'로 적절하게 번역하였습니다.
그러니까 히람 왕 입장에서, 강력한 세력을 지닌 이스라엘과 탄탄한 정치적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자신의 나라에도 유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베니게(두로와 시돈) 지역은 좁은 해안지대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작물 재배가 여의치 않았습니다. 따라서 베니게는 이스라엘에 곡물 수입을 의존해야만 했습니다.
둘째, 이미 다윗과의 관계 속에서 성전 건축에 대한 열망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미 다윗이 성전 건축 준비 작업을 할 때부터 도운 바 있었습니다(삼하 5:11, 대상 22:4).
그러니까 히람 왕은 솔로몬이 사신을 보내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금방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궁정의 음식물을 요구하는 히람>
히람 왕은 솔로몬에게 이렇게 응답합니다.
9~11절 “내 종이 레바논에서 바다로 운반하겠고 내가 그것을 바다에서 뗏목으로 엮어 당신이 지정하는 곳으로 보내고 거기서 그것을 풀리니 당신은 받으시고 내 원을 이루어 나의 궁정을 위하여 음식물을 주소서 하고/ 10 솔로몬의 모든 원대로 백향목 재목과 잣나무 재목을 주매/ 11 솔로몬이 히람에게 그의 궁정의 음식물로 밀 이만 고르와 맑은 기름 이십 고르를 주고 해마다 그와 같이 주었더라.”
히람 왕은 자신의 종들이 레바논에서부터 바다에까지 나무를 운반하고, 바다에 뗏목으로 띄워서, 솔로몬 임금님께서 자신에게 말씀하신 곳까지 보내겠다고 합니다. 히람 왕은 솔로몬이 정하신 그곳에서 그 나무를 풀어 놓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솔로몬 임금님께서는 끌어올리기만 하시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값으로 내가 바라는 것은, 나의 왕실에서 쓸 먹을거리를 제공하여 주시는 것이라고 합니다. 레바논은 땅이 좁아서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부족한 양식을 솔로몬이 채워달라고 하였습니다.
솔로몬왕과 히람 왕은 상부상조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서, 히람은 백향목 재목과 잣나무 재목을 솔로몬이 원하는 대로 다 보내 주었다고 합니다. 솔로몬은 히람에게, 왕실에서 쓸 먹을거리로, 밀 이만 섬과 짜낸 기름 스무 섬을 보내 주었습니다. 솔로몬은 해마다 히람에게 이렇게 먹을거리를 공급하였습니다.
<열왕기서 저자의 평가>
히람과의 이러한 거래를 열왕기서 저자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12절 “여호와께서 그의 말씀대로 솔로몬에게 지혜를 주신 고로 히람과 솔로몬이 친목하여 두 사람이 함께 약조를 맺었더라.”
성전을 건축하기 위한 과정이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열왕기서 저자는 분명한 어조로 말합니다. 이는 3:12의 성취로서, 솔로몬이 하나님께로부터 얻은 지혜에 힘입은 결과라는 것입니다. 건축 사업의 조직과 관리에서 솔로몬이 지혜롭게 역량을 발휘한 사실도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주신 지혜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일꾼을 세우는 솔로몬>
약조가 이루어진 이후 솔로몬은 신속하게 일을 처리했습니다.
13~15절 “이에 솔로몬 왕이 온 이스라엘 가운데서 역군을 불러일으키니 그 역군의 수가 삼만 명이라/ 14 솔로몬이 그들을 한 달에 만 명씩 번갈아 레바논으로 보내매 그들이 한 달은 레바논에 있고 두 달은 집에 있으며 아도니람은 감독이 되었고/ 15 솔로몬에게 또 짐꾼이 칠만 명이요 산에서 돌을 뜨는 자가 팔만 명이며/ 16 이 외에 그 사역을 감독하는 관리가 삼천삼백 명이라 그들이 일하는 백성을 거느렸더라.”
솔로몬 왕은 이스라엘 전국에서 ‘역군’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역군’은 ‘징집된 노동자’라는 뜻입니다.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으나 그 수는 삼만 명이나 되었습니다. 그는 그들을 한 달에 만 명씩 번갈아 레바논으로 보내어, 한 달은 레바논에서 일을 하게 하고, 나머지 두 달은 자신의 집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솔로몬 행정부의 ‘노동 감독관’이었던 ‘아도니람’은 그 일꾼들을 감독했습니다(4:6). 세금을 면제해 주었습니다.
그럼으로써 1) 노동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었고, 2) 전 이스라엘의 일상 경제가 정상적으로 유지되었고, 3) 국민 각자는 자신의 가정을 돌아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내에서 일할 사람을 세웠습니다. 짐을 운반하는 사람이 칠만 명이 있었고, 산에서 채석하는 사람이 팔만 명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누구인지 평행본문을 보아야 합니다.
대하 2:17~18 “전에 솔로몬의 아버지 다윗이 이스라엘 땅에 사는 이방 사람들을 조사하였더니 이제 솔로몬이 다시 조사하매 모두 십오만 삼천 육백 명이라/ 18 그 중에서 칠만 명은 짐꾼이 되게 하였고 팔만 명은 산에서 벌목하게 하였고 삼천 육백 명은 감독으로 삼아 백성들에게 일을 시키게 하였더라.”(왕상 9:21~22 이스라엘 자손은 노예를 삼지 않음).
이들은 이스라엘 땅에 남아 있던 가나안 사람들입니다(9:20~21, 대하 2:16).
'짐군'의 임무는 벌목한 나무나 뜬 돌을 일정 지점까지 운반하는 일이었습니다.
‘돌을 뜨는 자’란 '돌을 자르는 사람', '석수'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들의 숫자가 팔만이나 되고 또 산에서 일을 한 것을 보면, 이들의 일은 정교한 기술이 요구되기보다 단순 노동에 가까운 것, 즉 채석공(採石工)으로서의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동 번역의 '돌 깨는 사람'이 적절한 표현이라고 보입니다. 보다 기술적인 작업은 히람의 건축 기술자들이 담당하였을 것입니다. 한편, 목재의 벌목 작업과는 달리 돌의 채석 작업은 아마도 이스라엘에서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목재와는 달리 돌은 먼 거리 수송이 결코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내에서도 채석은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고고학적 발굴 결과, 예루살렘 성 바로 근교에 '솔로몬의 채석장'이라고 불린 대규모의 채석장(採石場)이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성전 기초석을 놓다>
이제 드디어 성전 기초석을 놓게 되었습니다.
17~18절 “이에 왕이 명령을 내려 크고 귀한 돌을 떠다가 다듬어서 성전의 기초석으로 놓게 하매/ 18 솔로몬의 건축자와 히람의 건축자와 그발 사람이 그 돌을 다듬고 성전을 건축하기 위하여 재목과 돌들을 갖추니라.”
왕은 명령을 내려서, ‘크고 귀한 돌’로 성전의 기초석을 놓게 하였습니다.
7:10의 기록에 따르면, 이 '기초석'의 크기는 10규빗 또는 8규빗 되는 정방형의 돌입니다. 대략 일규빗은 팔꿈치로부터 가운뎃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로 약 46cm 정도입니다. 이렇게 환산해보면, 성전 기초석은 각각 거의 4m에서 5m에 이르는 큰 돌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솔로몬의 건축자들과 히람의 건축자들과 그발 사람들은 돌을 다듬었고, 성전을 건축하는 데 쓸 목재와 석재를 준비하였습니다('그발'은 두로, 시돈과 마찬가지로 베니게에 속한 한 도시이다.). 이처럼 성전의 기초석이 놓이게 됨으로써, 솔로몬 성전은 역사적인 기공식(起工式)을 거행하게 되었습니다(6:1, 한편, 70인 역은 이 모든 준비를 하는 데 3년이 걸렸다고 덧붙인다). 이로써 모세 시대 이후 여러 곳으로 옮겨지고, 또 여러 장소에 분산되어 있던 하나님의 성소가 마침내 유일 중앙 성소(신 12:5)인 솔로몬 성전으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배우는 교훈>
저는 오늘 본문을 통해 몇 가지 교훈을 배웁니다.
1.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열립니다.
솔로몬은 늘 어떻게 하면 아버지의 유언인 성전 건축을 완수할 수 있을까를 늘 생각하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히람의 사신이 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솔로몬은 그 기회를 잡았습니다.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준비한 자에게 기회가 오는 것입니다. 15세기 이탈리아의 한 귀족 저택에 정원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스무 살도 안 되는 소년이지만 정성을 다해 정원을 가꾸었습니다. 그로 인해 정원은 하루하루 지날수록 더욱 아름답게 변해갔습니다. 어느 날 그 저택의 주인인 귀족이 몰라보게 달라진 자신의 정원을 발견하고는 그 소년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넌 왜 이렇게 밤낮으로 열심히 일을 하니?” 소년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제가 정원을 맡은 이상 가장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고 싶어서요.” 귀족은 그 소년이 너무 기특해서 소원을 물었습니다. 그는 돈을 벌어 미술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귀족은 평생 그의 후원자 되어주었습니다. 그 소년이 바로 전무후무한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입니다.
일본 전국 고교 야구 대회(고시엔)에서 우승한 한국계 학교 ‘교토국제고등학교 야구팀’ 소식을 감동입니다(한국어 교가).
‘주 안에서’ 거룩한 소원을 품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옵니다.
우리 속담에 ‘우는 아이에게 젖을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예수님도 산상수훈에서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니라”(마7:7~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도 바울 역시 같은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빌2:13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그러나 그 뜻과 소원이 선해야 함은 물론입니다(약4:3 “구하여도 받지 못함은 정욕으로 쓰려고 잘못 구하기 때문이라.”)
2. 우리의 지혜와 거룩한 삶에서 ‘하나님께 영광’이 드러나야 합니다(7).
히람 왕은 솔로몬의 제안을 받고, “오늘 여호와를 찬양할지로다”(7)라고 말했습니다.
솔로몬의 지혜와 그가 세운 강성한 나라로 인해 이방 왕의 입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고백이 나왔습니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셨습니다.
고전10:31~33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32 유대인에게나 헬라인에게나 하나님의 교회에나 거치는 자가 되지 말고/ 33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자신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그들로 구원을 받게 하라.”
3. 어떤 일에 성공했을 때,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지 말아야 합니다(12).
또, 열왕기서 기자는 솔로몬의 지혜의 근본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밝혔습니다.
12절 “여호와께서 그의 말씀대로 솔로몬에게 지혜를 주신 고로 히람과 솔로몬이 친목하여 두 사람이 함께 약조를 맺었더라.”
즉, 솔로몬 개인에게 영광이 돌아가는 것을 경계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무익한 종의 비유’(눅17:7-10)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일꾼인 성도들이 교만해질 것을 경계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꾼에게 가장 필요한 첫 번째 정신은 ‘자기 부정’입니다. 주인이 하라고 한 일을 다 한 후에도 종이 할 수 있는 말은 '무익한 종'이라는 것입니다. 마땅히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의무를 감당하는 어떤 봉사에 대해서 어떤 대가나 상급을 요구할 수 없고 다만 겸손히 섬길 뿐입니다. 바울은 고백하기를 “오직 한일 즉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의 그리스도를 목표로 좇아갈 뿐이라”(빌3:13)고 했습니다. 자기를 부정하는 겸허함이 있어야 주의 종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으며 성숙한 신앙인으로서의 사명도 감당케 될 수 있습니다(딤전1:15).
4.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기초가 되십니다(17).
‘크고 귀한 돌’로 솔로몬 성전의 기초석을 놓았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성전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솔로몬이 지은 성전은 폐하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보내사 그 몸으로 성전을 지으셨습니다.
예수님은 ‘보배로운 산 돌’, ‘보배로운 모퉁잇돌’입니다(벧전2:4~8).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이 곧 교회입니다.
마18:20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5. 모든 성도는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해 함께 연합해야 합니다(18).
18절 “솔로몬의 건축자와 히람의 건축자와 그발 사람이 그 돌을 다듬고 성전을 건축하기 위하여 재목과 돌들을 갖추니라.”
솔로몬은 이방인도 성전을 짓는데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였습니다. 여기에는 귀한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습니다. 솔로몬 성전, 아니 하나님의 성전에 이방인도 와서 기도하는 성전이 되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성전을 가리켜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고 지칭하셨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은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는 자는 남녀노소, 신분과 혈통, 나라와 민족을 초월하여 하나님의 백성이요 권속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역설적으로, 그러므로 갈등의 요소가 늘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피차 믿음 안에서 하나가 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고전1:10 “형제들아 내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모두가 같은 말을 하고 너희 가운데 분쟁이 없이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골2:2)
빌2:1~41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의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 2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3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4 각각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우리는 머리가 아닙니다. 명령에 순종하는 지체입니다. 머리인 양 교만하여 분쟁을 만드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맺는 말씀>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솔로몬의 성전 건축 준비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윗이 준비한 시간까지 합하면 대략 30여 년의 준비 기간이었습니다. 단시일에 후딱 지은 것이 아닙니다. 오랜 준비와 과정이 필요했고,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때를 기다려 성전을 짖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의 영적 성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안에 성령님은 성전을 지어가십니다. 어느 날 갑자기 거룩한 성전으로 변화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랜 연단과 시험을 거친 후에 정금같이 나오는 것입니다(성화의 과정 필요). 바라기는 저와 여러분의 마음속에 성령님이 거하실만한 아름다운 성전이 날마다 지어져 가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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