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균은 대한민국 태극기를 처음 디자인한 사람으로 근대 한국을 개국하는데 목숨을 바친 영웅입니다. 이 영웅이 어찌하여 조국에서 보낸 자객에게 살해되어 사지가 잘려 고국으로 돌아와 잘린 머리가 한양 땅에서 전시되는 비참한 최후를 겪었을까요
조흔파의 [소설 한국사]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 역사의 주요 장면을 총 16권의 대하소설로 그려낸 대작입니다. 소설이 너무 길어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역사 현장을 실감나게 그려내어 해당 사건 부분을 찾아 부분적으로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소설에서 갑신정변을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습니다.
청군의 운형궁 출동으로 김옥균 일생은 일본 공사 다케죠에를 따라 일본 공사관으로 도피한다.
다케죠에 공사는 청군의 공격을 두려워 하며 일본으로 귀국할 계획을 세운다. 다케조에가 말한다.
“우리 일인들은 당초의 예정대로 내일은 인천으로 떠나겠소.”
김옥균이 바로 응답했다.
“우리도 인천으로 가야겠소.”
다케조에 공사는 난색을 표명하며 불가하다고 말했다. 박영효는 분노하며 소리쳤다.
“우리더러 어쩌라는 거요? 우릴 버려 두고 당신네들만 가겠다는 말이요?”
타케조에가 반박했다.
“당신네들은 조선 사람이지 않소. 그러니 조선땅에 남아서 처신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고?”
박영효는 흥분하여
“뭐라구? 당신같은 변덕꾸러기 소인배를 미고 일을 저질렀다가 이꼴이 된 우리가 잘못이랄 수 있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제 와서 뭐가 어째?”
카케조에도 성을 내며 반박했다.
“왜 책임을 남게게 전가하려고 하시오? 이번 거사의 실패가 내 탓이란 말이요?”
김옥균은 어떻게든 일단 타협을 하고 우선 일본으로 일시 망명을 했다가 다시 일을 도모할 기회를 찾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들은 일인 일행을 따라 서소문을 간신히 빠져 나와 천신만고 끝에 제물포에 도착했다. 타케조아 공사 일행과 김옥균 일행은 제일은행 인천 지점장 키노시타 집에 숨어들었다.
- 조흔파<소설 한국사> 中 -
김옥균 일행이 제물포항에 정박해있는 ‘치토세마루’호에 숨어있을 때 청나라 묄렌도르프가 제물포항으로 와 김옥균 일행을 체포하려고 하자 일본 공사 다케조에는 지레 겁을 먹고 김옥균 일행에게 배에서 내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치토세마루 호 선장 ‘쓰지 카큐사부로’가 거부하여 묄렌도르프는 한양으로 되돌아갔고 김옥균 일행은 일본 나카사키로 넘어가 망명했습니다.
복거일 소설 [미추홀 제물포 인천]에서는 김옥균이 승선한 배 이름을 ‘센자이마루’로 쓰고 있지만 ‘겐카이마루’를 잘못 표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겐카이마루의 한자 표기가 ‘玄海丸’이니 현해탄을 건넌 일본 배를 일컫는 일반명사라고 보는 게 맞을겁니다.
묄렌도르프는 겐카이마루를 타려고 거룻배에 오르는 일본 공사 ‘다케조에’에게 소리쳤다.
“우리는 국왕의 명을 받아 역적들을 체포하러 왔소. 당신들 지금 저 배로 가려고 하는 것이지오? 저 배 겐카이마루에 그 역적들이 숨어 있다는 것은 우린 알고 있소.”
다케조에는 표정이 굳어졌고 입을 다물고 우물쭈물하고만 있자 뫼렌도르프가 다시 소리쳤다.
“정변을 일으켜 대신들을 살해한 중죄인을 숨겨준다면 당신은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오. 빨리 협조하시오. 그러지 않으면 내 가만두지 않을 것이오. 협조하시오”
다케조에는 거부할 명분을 찿아내지 못해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그들과 함께 거룻배를 타고 같이 겐카이마루로 갔다. 선상에 오르자 묄렌도르프가 데리고 온 병사들이 함상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어수선한 틈에 다케조에는 함선 연료 창고에 들어가 석탄 더미 사이에 숨어있는 김옥균 일행들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지금 상황이 심각하오. 여러분을 제대로 돕지 못해 유감스럽지만 어쩔 수가 없소. 지금 하선해야 할 것 같소.”
깈옥균 일행은 바짝 얼어붙어 항의했다.
“이런 배신이 어디 있소. 우린 당신만 믿고 여기까지 따라오지 않았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소.”
다케조에는 인상이 굳어져 입을 다물고 외면했다. 그때 선장 ‘쓰지 가쓰사부로’가 벌떡 일어나서 다케조에를 향해 소리쳤다.
“내가 이 배에 조선의 개화당 인사들을 태운 것은 공사의 뜻을 존중해서 저에게 닥칠 위험도 무릅쓰고 내린 결정이오. 이분들은 공사의 말을 믿고 일을 벌였다가 잘못되어 쫓기는 모양인데,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일들 보고 내리라고 하는 것. 아런 무도한 일이 어디 있소. 이 배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선장인 내 책임이오. 인간의 도리로 도저히 이들을 배에서 내리게 할 수 없소.”
공사는 얼굴이 붉어지며 입을 다물었고 주변에 섰는 승객들이 “옳소” 소리치며 박수를 쳤다.
선장은 각판 난간 너머로 묄렌도르프를 내려다보며 소리쳤다.
“공사님한테서 당신들이 찾아온 목적을 들었소. 그러나 당신들이 찾는 사람들은 이 배에 없소.”
선장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 묄렌도르프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우리가 찾는 놈들은 조선인 중죄인들이오. 그들이 이 배에 숨어있다는 제보를 받았소. 지금 당장 귀하의 선박을 수색해 보겠소. 당신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 조사를 받아 주시오.”
선장을 태연하게 대답했다.
“당신들은 일본 정부 소유인 이 배를 수색할 권한이 없소. 만일 당신들이 선장인 나의 동의 없이 이 배를 강제로 수색한다면 나는 본국에 알리어 외교 문제로 제기하겠소.”
선장이 당당하게 맞서자 묄렌도르프는 당황했다. 다케조 공사가 별다른 저항 없이 수색에 동의했으므로 일이 잘 풀릴 것이라 별걱정이 없었는데 선장이 나서서 일이 이렇게 꼬이리라고는 짐작을 못했다. 함부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임오군란 때 일본이 아주 강하게 외교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그는 직접 겪었던 것이다. 묄렌도르프는 빙긋이 웃으면서 무드럽게 말했다.
“알겠소. 선장의 확언을 믿고 우리는 이만 돌아가겠소. 별일 없이 잘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켄카이마루 선장 득분에 김옥균 일행은 무사히 일본으로 도피했지만 가족들은 처참하게 화를 입었다. 남정내들은 모두 처형이 되었고 여성들은 자결하거나 노비가 되었다.
- 복거일 소설 [미추홀 제물포 인천] 中 -
■ 참고 ■
조흔파 작 [소설 한국사] 해당 부분 읽기
https://blog.naver.com/jongdo2n/223947463862
안소영 장편소설 [갑신년의 세 친구]
복거일 장편소설 [미추홀, 제물포, 인천]
조흔파 대하소설 [소설 한국사]
조재곤 저 [그래서 나는 김옥균을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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