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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도 선왕산(255m)
망동~그림산~죽치~선왕산~덕대마을 주능선 종주
비금도의 바위산을 눈여겨본 것은 지난 여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취재 때였다. 깎아지른 바위 벼랑 위로 하늘을 찌
를 듯 솟아오른 침봉들의 현란한 군무. 그 대는 이름조차 알 수 없었던 미지의 산이었는데, 섬을 떠나온 이후에도 그 멋
진 자태가 삼삼하게 떠오르곤 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들며 남쪽의 산들을 찾아 떠날 즈음. 또 다시 그 섬산의 환영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마 이 시기를 놓치면 그 산이 영원히 기억에서 잊혀질 거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탓이기도 했다. 게다가 길
이 없는 섬산은 신록이 피어나기 직전 약간 황량한 3월 초에 오르기 수월하니 지금이 적기였다.
떠나기 전에 비금도의 산사람을 수소문했다. 아무리 멋있고 보기좋은 산이라 할지라도 길이 없다면 고통스런 산행이
되고 말 것이다. 그 지역을 잘 아는 산꾼이 안내해 준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다. 전남연맹구조대 전판성 구조대장에게
비금도를 잘 아는 산악인의 소개를 부탁했고 비금면사무소에도 연락을 취했다. 모두들 긍정적이지만 일단 기다려보라
는 대답이었다.
출발을 이틀 앞둔 3월4일 목포의 등산장비점인 유달산장 대표 황정원(34세)씨가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현재 비금
도에 그 섬이 고향인 후배 산꾼 한 명이 살고 있으며, 비금도 선왕산(255m)은 어릴 때부터 자주 다니던 곳이라 쉽게 안
내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기뻤다. 든든한 가이드가 있으니 미지의 산에 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 있었다. 취재팀은 가
벼운 마음으로 서울을 떠났다. 하지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서울에서 목포까지 시원스럽게 뚫린 서해안고속도로 덕분
에 4시간 여만에 목포까지 도착한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날씨가 우리를 외면했다. 폭풍주의보가 내려 비금도행 배가
출항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섬에 갈 때는 종종 이런 기상변화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하필이면 왜 우리 팀이란 말인가. 답답한 마
음에 목포시내 우달산장에 앉아 여객선터미널과 북항 미금농협철부선 사무소에 전화를 걸어댔다. 하지만 오늘 출발은
불가능하다는 대답만 돌아온다. 하지만 내일 출항여부도 아침이 되어야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발이 묶인 하루동안 취재팀에 새로운 대원들이 합류하는 경사스런 일도 있었다. 유달산
장의 황정원씨는 비금도의 후배 김인웅(32세)씨를 만나기 위해 같이 배를 타기로 했고, 목포 산악인 임연택(48세)씨는
처음 만난 우리 팀과 식사를 하다 의기투합해 함께 행동하기로 했다. 날씨 덕분에 신비의 섬을 향해 떠날 '비금도원정
대'가 결성된 것이다.
섬 산행 일정은 날씨에 크게 좌우
북항의 모텔에서 합숙훈련(?)까지 마친 비금도원정대는 새벽에 일어나 예정대로 비금도행 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하루 동안 배가 뜨지 못해서인지 부두는 새벽부터 몰려든 화물차들로 매우 혼잡했다. 폭풍주의보 해제 후에 배를 타려
면 서둘러야 한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비금도행 철부선은 그다지 차량이 많지 않아 취재팀의 승용
차를 싣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비금농협의 철부선을 이용하면 북항에서 비금도 가산항까지 1시간30분 남짓 걸린다.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하
는 쾌속선을 타면 도초도 불섬나루까지 40분만에 갈 수 있다(비금도와 도초도는 1996년 서남문대교로 연도되었음). 일
반 여객선은 여러 섬을 경유하기 때문에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여러 배편이 있지만 비금도를 처음 찾는 이들은 쾌속선보다는 일반 여객선이나 철부선을 권하고 싶다. 갑판애 나와 다
도해 풍정을 감상하는 맛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주변 섬들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구경하며 가다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닿
게 된다.
오늘은 폭풍이 걷힌 후의 바다라 그런지 유난히 물이 맑고 투명했다. 하늘은 오랜만에 푸른 얼굴을 드러내며 따스한
햇살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바닷바람은 여전히 찼다. 아무리 봄이라지만 아직은 갑판에서 뱃놀이를 즐기는 것은 무
리였다.
오전 8시40분. 우리를 실은 철부선이 비금도 가산항에 닿았다. 북항을 출발한 지 1시간40분만이다. 비금도에서 건설
업을 하고 있는 우리의 가이드 김인웅씨가 마중을 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그의 집으로 향했다. 취재팀은 곳곳에 염
전이 펼쳐진 섬 풍경을 바라보며 10여 분 달려 비금면 소재지인 덕산리에 도착했다.
면사무소 바로 옆 김인웅씨 집에 여장을 풀고 간단히 식사를 마친 후 본격적인 산행을 위해 짐을 챙겼다. 산행 출발점
은 면소재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차량으로 5분여 거리의 망동 마을이 기점이다. 마을 입구에 차를 세운 뒤 취재팀은 마
을 뒤편에 위압적으로 솟아 있는 바위봉우리 그림산을 향해 풀숲을 헤치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제대로 된 길은 없었다. 하지만 일단 능선에 진입하면 희미하게나마 족적을 찾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이 섬
의 토박이 김인웅씨가 선두에 서서 숲을 헤쳐 나갔다.
산으로 접어든지 10분 정도 지났을까. 앞장선 백은식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어이 빨리 와봐. 올무에 걸린 짐승이 있
어" 하며 기자를 불렀다. 깊은 산중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을 섬에서 보다니. 사진기자 이충우씨와 함께 뛰듯이
가보니, 올무에 걸린 고라니 한 마리가 뼈를 드러내고 말라 죽어 있었다.
올무에 걸려 죽은 고라니 발견
섬까지 올무라니 입맛이 쓸쓸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보고 더 놀란 것은 토박이 김인웅씨였다. 비금도 사람들은 올무
를 쓸 줄 모른다는 것이다. 누가 놓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토박이들 짓은 아니라며 불쾌해 했다.
계속해 능선을 따라 10분쯤 오르니 능선 상에 바람막이 돌담을 두른 무덤 몇 기가 나타난다. 이어 커다란 바위봉우리
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는 조망처가 나타나고 20m 가량의 급경사 슬랩이 앞을 막아선다. 그러나 계단처럼 커다란
잡을 거리가 많아 어려움은 없다. 리지화나 경등산화를 신는다면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슬랩을 넘어서니 널찍한 바위지대가 펼쳐진다. 답답한 숲속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 때문인지 가슴이 시원해지는 느
낌이다. 이제부터는 연이은 바위지대가 그림산 정상까지 아기자기하게 연결된다.
가끔 무시무시한 직벽이 앞을 막아서지만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안전하게 산행을 이을 수 있다. 그림산 바로 밑의
40m 직벽을 오른쪽으로 우회해 산 뒤편의 안부로 오르면 정상으로 연결된 산길이 보인다. 안부에서 정상까지는 100m
가량으로 잠깐이면 오를 수 있다.
그림같은 경치가 일품이라는 그림산은 기린산, 혹은 기림산으로도 불리는 바위 봉우리로 정상은 전망대처럼 널찍하
게 형성되어 있다. 정상에 서면 북동쪽으로 펼쳐진 넓은 개펄과 비금도 본섬에 딸린 자그마한 섬들의 모습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명사십리 백사장에 피어나는 하얀 파도의 포말도 장관이고, 그 뒤로 가좌도, 암태도, 팔금도 등 주변의
큰 섬들이 작은 산맥처럼 솟아 있다. 과연 이곳이 목포에서 54km나 떨어진 먼 섬인가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다.
그림산 정상에서 보면 비금도 최고봉인 선왕산에서 뻗어내린 주능선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림산과 선왕산을
이어주는 잘루목 죽치의 푸른 대나무 밭이 눈 시리게 선명하고, 선왕산 정상에서 덕대로 이어진 능선 상에 솟은 형제봉
이 다정하기 그지없다. 높이 255m의 섬산 치고는 무척 많은 볼거리를 갖췄다.
그림산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선왕산 방면으로 본격적인 종주를 시작했다. 안부를 통과해 오르는 첫번째 바
위 봉우리가 그다지 만만치 않다. 이 봉우리 역시 오른쪽으로 우회해 오르는데, 바로 옆이 수십m 절벽이라 고도감이 대
단하다. 초심자가 낀 팀은 안전을 위해 보조자일을 사용해야 하는 구간이다.
조망의 천국 그림산~선왕산 주능선
그림산 서쪽의 바위 봉우리를 오른 뒤 다시 급경사 바위길을 조심스레 내려선다. 잡고 디딜 곳이 많아 어렵지 않게 오
르 내릴 수 있지만, 비라도 내리면 이끼가 살아나 미끄럽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급경사를 내려서면 푸른 대나무가 숲
을 이룬 작은 안부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곳은 죽치가 아니다. 지형도 상의 죽치는 자그마한 봉우리를 하나 더 넘어서야
한다.
대나무 숲을 통과해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면 지금도 비금도 주민들이 넘나드는 고갯마루 죽치에 닿는다. 죽치는 말그
대로 대나무가 밭을 이룬 고개다. 옛날 이곳에 귀향 온 선비가 가꾼 대나무밭이 산으로 퍼지며 숲을 이루었다는 유래가
전해오는 곳이다. 남쪽의 죽치 마을과 북쪽의 덕대 마을을 이어주는 중요한 교통로 역할을 하는 곳으로, 김인웅씨도 이
곳을 넘나들며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죽치에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마친 취재팀은 잠시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정담을 나누다 선왕산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짙은 대나무숲을 오른쪽으로 돌아 15분 정도 오르니 조망이 뛰어난 계단 형태의 바위지대로 나선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등대섬 칠발도를 비롯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비금도 서쪽 해안의 비경이 조망되기
시작한다. 멀리 보이는 칠발도 일원의 해조류번식지는 천연기념물 제332호로 지정된 곳으로, 철새의 이동경로 상 기착
지로 알려져 있다. 바다제비, 바다쇠오리, 칼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가 번식한다고 한다.
계단 형태의 조망처를 지나 10분 가량 평이한 능선길을 따라가면 능선 오른편으로 커다란 참호가 조성된 것이 보인
다. 긴인웅씨의 말에 의하면 일제시대 때 군사적인 용도로 만들어진 인공구조물이라고 한다. 이 커다란 참호를 지나면
서부터 본격적인 주능선의 절경이 펼쳐진다.
칼날 같은 암릉은 아니지만 갈아서 세워놓은 듯한 반듯한 입석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다. 크기도 가
지각각으로 큰 것은 10m가 넘는 것도 있다. 분명히 바위마다 어떤 이름이 있을 것 같았지만 알 수는 없었다. 그저 감탄
사만 연발할 뿐이다.
유달산장 대표인 황정원씨는 "목포에 살면서도 비금에 이토록 뛰어난 산이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네요!" 하며 칭찬이
대단하다. 심심할 때 한번씩 이 산을 오른다는 비금도 토박이 김인웅씨는 "도대체 비금에 산이 있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
지 궁금하네요. 혼자서 살살 다니려했는데, 월간山에 소개되면 망가질까 봐 걱정이네요" 하며 너스레를 떤다. 원정대 모
두의 얼굴에 즐겁고 만족스런 빛이 가득하다.
선왕산 정상은 그림산과 마찬가지로 널찍한 바위 평지다. 비금도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라 어느 곳 하나 막힐 것 없이
시원스레 조망이 터진다. 특히 남서쪽 내촌 마을에서 하누넘 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구불구불한 도로가 산허리를 실금
처럼 갈라놓은 모습은 운치가 있다.
비금도의 비경지대인 하누넘 해수욕장은 선왕산 정상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평탄한 능선을 타고 북서쪽으로 200m쯤
더 나아가면 서쪽 해안 일대의 정경이 적나라하게 펼쳐진 전망대가 나타난다.
하산은 선왕산 정상으로 다시 돌아와 동쪽 능선을 타고 덕대 마을로 이어진 길을 따르는 것이 좋다. 면에서 공공 근로
사업으로 조성한 널찍한 산길이 뚜렷하게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북서쪽 능선을 타고 계속해 산행을 이어갈 수도
있으나, 대중교통편이 빈약한 곳이라 돌아올 길이 막막하다.
하산길은 지금껏 걸은 주능선이 골목길이라면 고속도로에 비유할 만하다. 두세 명이 한꺼번에 어깨동무를 하고 지날
수 있을 정도로 넓게 조성되어 있다. 능선 상에 형제봉이라는 두 개의 커다란 바위를 지나게 되는데, 봉우리라기 보다는
기둥바위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10m는 넘을 듯한 바위기둥이 100m 정도 떨어져 서 있다.
형제바위를 지나 조금만 더 내려서면 능선 오른쪽 아래 두 개의 커다란 동굴이 보인다. 두 동굴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는데, 취재팀이 그곳에 갔을 때는 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이 동굴 역시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동굴을 지나면서 등산로는 급속도로 고도를 낮추며 마을로 파고든다. 정상에서 덕대 마을까지 30분이면 충분히 하산
이 가능하다. 능선 중간에 비금도에서 유일한 사찰인 서산사로 빠져나가는 갈림길이 있다. 갈림길에는 서산사 방향을
표시해둔 자그마한 이정표까지 세워두었다.
오전 10시에 출발한 취재팀이 다시 산행기점인 망동까지 돌아오는데 6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반적인 산행이었다
면 4시간 정도 걸릴 코스다. 산행거리는 6km 남짓으로 짧은 편이지만, 워낙 뛰어난 조망처가 많아 쉬엄쉬엄 구경하며
걷는 맛이 좋은 곳이다. 산행은 끝났건만 해가 중천이다. 이제 어디로 가볼까. 여름이라면 명사십리나 하누넘에서 해수
욕이라도 해볼 텐데 말이다.
*산행길잡이
능선 곳곳이 뛰어난 조망처-가시덤불 헤칠 각오해야
비금도 산행은 보는 맛이 뛰어나다. 그림산이나 선왕산 정상은 물론 주능선 어디서나 멋진 조망을 기대해도 좋다. 하
지만 산행기점인 망동에서 그림산 정상까지의 초반부는 물론 주능선 전 구간의 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단점이다. 특
히 수목이 우거지기 시작하면 가시덤불이 가득찰 것으로 예상된다.
비금면이나 자치단체에서 등산로 정비에 조금만 신경 써도 정말 멋진 섬산 코스가 될 수 있을 텐데 아쉽다. 산행시 반
드시 두터운 긴 소매와 긴 바지 채비를 해야 할 것이다. 낫이나 전지가위를 잘 다루는 분들이라면 챙겨가기를 권한다.
바위가 많기는 하지만 암릉등반이라고 할 수준은 아니다. 도봉산 포대능선 코스를 갈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면 충분
하다. 하지만 안전시설이 없기 때문에 초보자가 낀 그룹은 보조자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오랫동안 사람이 다니지 않
은 곳이라 흔들리거나 뜬 바위들이 많아 낙석에도 주의해야 한다.
비금면 소재지에서 도보로 20분 거리인 망동에서 출발해 그림산~죽치~선왕산~덕대 마을까지 산행시간만 4시간 가
량 소요된다. 산행시간을 짧지만 비금도 산행은 배편 때문에 어차피 1박2일로 잡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섬 안 대중교통
편을 이용할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공용버스가 하루 한두 번 운행할 뿐이다. 택시(신안비금택시 061-
275-4447)를 이용하면 편리하나, 시간 여유가 많으니 명사십리, 원평, 하누넘 해수욕장 등 섬 곳곳을 돌아보려면 아무
래도 승용차를 가지고 가는 편이 낫다.
*교통 및 숙박
비금도로 가려면 일단 목포 여객선터미널까지 가야 한다. 서울의 경우 호남선 열차로 목포역까지 가는 것이 가장 편
하다. 목포역에서 여객선터미널까지는 택시로 기본요금 거리다. 북항은 조금 더 멀다.
서울역에서 오전 7시5분부터 오후 11시40분까지 하루 13회 운행하는 목포행 호남선 열차 이용. 주말(토일) 및 공휴
일 임시 증편 열차 17:25(무), 23:05(무). 무궁화호 5시간30분, 새마을호 5시간 소요. 새마을호 운임 평일(월,금요일
18시 이전) 27,300원, 주중(화,수,목) 24,400원, 주말(금요일 18시 이후 토,일) 28,700원. 무궁화호 운임 19,800원.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목포시외터미널까지 오전 5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80~90분 간격 운행. 5시간20분
소요. 요금 일반 15,300원. 우등 22,800원. 우등심야고속 22:00, 23:00, 24:00 출발. 요금 25,100원.
자가용 차량을 가져갔을 경우, 목포 여객선터미널에 주차해두려면 하루 10,000원, 이후 하루 추가될 때마다 7,000원
씩을 더 내야 한다.
목포항 발 도초 경유 홍도행 쾌속선 07:30, 13:40 출발. 도초항까지 50분 소요. 요금 13,350원. 일반선(대흥페리 3
호, 7호) 07:20, 13:20, 15:00 출발. 2시간40분 소요. 요금 6,800원. 승용차 도선료 26,000원. 도초도와 비금도는 96년
연도교가 개설되어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였다.
목포 북항에서 출발하는 비금행(혹은 도초행) 농협 철부선은 오전 7시와 오전 11시20분에 출항. 비금 발 목포 북항행
오전 9시와 오후 3시30분 출발. 소요시간 1시간30분. 운항 일정은 날씨사정에 따라 변동이 많으므로 비금농협(061-
275-7347)이나 비금농협철부선사무실(061-244-5251)로 반드시 문의. 승용차 도선료 25,000원.
숙박은 비금도 원평 해수욕장이나 도초도 시목 해수욕장 주변의 민박집을 이용한다. 민박료는 대개 3명 기준 20,000
원에 1인당 5,000원 추가. 원평해수욕장 주변 삼거리민박(061-275-4551), 호반민박(275-1251). 도초도 시목 해수욕
장 최영송씨(275-1672), 김길장씨(275-1673) 등.
*비금도
국내 최초의 천일염 생산지-시금치로도 유명
비금도는 목포에서 서쪽으로 54km 가량 떨어진 신안군의 섬이다. 이 섬은 유인도 3개와 무인도 79개로 이루어져 있
으며 동서가 길고 남북이 짧은 형태로 동쪽에는 성치산이, 서쪽에는 선왕산이 자락을 펼치고 있다.
비금도 가산항에 내리면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해안을 가득 메운 염전이다. 소금의 고장으로 잘 알려진 비금도
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천일염을 생산한 곳으로 전국 수요량의 20분의 1을 생산하고 있다. 지금은 중국산 저가 소
금에 밀려 많은 염전이 문을 닫는 상태지만, 아직도 전국 염전의 40% 가량이 신안 지역에 위치해 있을 정도로 대규모
염전이 많다.
비금도가 속한 신안 지역에 염전이 생긴 것은 1946년의 일이다. 본래 강우량이 많은 신안은 일제 때부터 천일염을 만
들기 어려운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평안남도 용강군 주을염전으로 징용을 갔던 박삼만씨가 해방이 되자 고향에
돌아와 개펄을 막아 '구림염전'을 개척한 것이 시초다.
그 이전까지 주을염전 등지에서는 바닷물을 커다란 솥에 끓이는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해 소금을 만들어 왔었다. 때문
에 박씨가 만든 '구림염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천일염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천일염 제조 방법은 주변 신안군의
모든 섬으로 전해졌다. 이 염전사업은 5.16 직후 최고의 호황을 누렸는데, 화폐개혁과 더불어 소금 값이 치솟아 염전의
인부들까지 지갑이 터질 정도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천일염은 각종 미네랄성분이 함유된 해수를 자연적인 방법으로 농축시킨 것으로 인체에 유익한 식품으로 꼽힌다. 신
안 지역에서 생산되는 소금 가운데 최상품은 주로 여름에, 특히 장마철에 만들어진 것을 꼽는다. 중국 및 동남아산 소금
과 달리 최상품 비금도 천일염은 짠맛이 덜하고 혀끝에서 단맛이 나며 쓴맛이 없는 것이 특징. 3년 이상 보관해 간수가
완전히 빠진 것을 더욱 고급으로 친다.
최근 10여 년 사이 비금도는 천일염보다 시금치로 더 유명해졌다. 서울의 백화점 등과 계약되어 직송되는 바람에 비
금 시금치는 목포에서도 구경하기 힘든 귀한 것이 되었다고 한다. 겨울철에도 기후가 온화하여 노지에서 재배해 많은
양을 출하하고 있다.
비금도에 시금치가 들어온 것은 1958년경 비금면 죽림리 최남산씨가 재배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서부 일원
에서 주로 재배하였으나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섬 전역으로 재배지역이 확대되었다. 해풍 등 기후여건이 적합하며 개펄
의 흙으로 객토한 조건이 시금치 재배에 알맞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금도 시금치는 타 지역에서 재배된 것에 비해 당도가 높고 상품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으로 전국 생산량의 30~40%
를 차지 한다.
*명소
하누넘, 명사십리 해수욕장
고운 모래와 멋진 낙조....때 묻지 않은 해변
비금도를 소금과 시금치의 섬으로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산행을 마치고 남는 시간에 찾아봐야할 곳이 바로 해수욕장.
개발되지 않아 자연스런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아름다운 곳들이다. 비금도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은 명사십리(원평)와
하누넘을 꼽을 수 있다.
규모로 보자면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단연 돋보인다. 차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곱고 단단한 모래가 4km 넘게 펼쳐져
있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방대하다. 백사장뒤의 숲은 빈약하지만 6~7월 해당화가 피어날 때면 환상의 해변으로
변한다. 수평선 너머로 빨려드는 황홀한 낙조도 일품이다.
하누넘 해수욕장은 96냔도에 5km 임도가 개설된 이후 그 아름다움이 입소문을 타고 퍼져 매년 탐방객이 기하급수적
으로 증가하고 있는 곳이다. 말발굽 형태로 굽은 해수욕장으로 아담한 크기지만 수려한 주변 경관이 전국 어디에 내놓
아도 뒤지지 않을 곳이다.
길이 500m 폭 60m 가량의 백사장 뒤편에는 짙은 송림이, 양옆은 기암들이 둘러싸고 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
다. 하누넘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천연기념물 제332호인 칠발도와 함께 어우러져 그야말로 장관이다. 비금도
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누넘은 대중교통도 숙박시설도 없는 그야말로 원시 모습 그대로의 해수욕장이다. 원래 해수욕장 뒤편에 위치한 하
누넘농장(061-262-6685)의 사유지였는데, 국립공원관리사무소와 협의해 샤워장과 식수대, 화장실 등을 설치했다.
이 해수욕장은 비금면 소재지에서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끝까지 가면 된다. 이졍표가 있다. 하누넘 해수욕장으로 가
려면 면소재지에서 원평 해수욕장 방면으로 1.2km 정도 진행해 왼쪽의 서산사(사찰) 진입로로 들어선다. 이 길을 따라
800m 정도 가면 서산 마을 입구. 마을 앞에서 왼쪽의 비포장길을 따르면 금천저수지로 가는 길이다. 저수지 둑에서 다
시 오른쪽 제방을 넘어서면 본격적인 임도가 시작된다. 한 줄기로 뻗은 이 산길을 타고 20분 가량 해안을 따라 가면 해
수욕장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