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8일 평일 오전시간을 된장찌게에 들어가는 두부 쪼개듯 가르고 갈라 다사모
임원이란 멋쩍은 타이틀을 걸고 차동초등학교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난생 처음 느껴보는 '참관' 이라는 단어는 묘한 뉘앙스를 느끼게 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하여 교감선생님까지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여러 질문에 경청하며
성심껏 답변해 주셨고, 그간 미온적으로 생각했던 차동초등학교의 거점학교 운영에
대하여 어느정도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것 또한 사실입니다.

작고 아담한 학교지만 정원만큼은 넓고 화사했습니다. 아이들의 꿈도 정원처럼 크게 자랄듯 합니다.

꽃들이 만발했네요...30~40년은 족히 넘어보이는 교정건물이 마냥 낯익어 보입니다.

진지하게 경청해 주신 교장선생님의 인상은 묵묵히 교정을 돌보며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던 옛날 '소사 아저씨'를 연상케 했습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겼지만 특별히 말씀이 없으셨는데도 고개를 끄덕이실때마다 알 수 없는 연륜에 계속 작아지는 느낌이 지금도...

저마다 답안지를 번쩍 들었네요. 이 교실에서 찾은 정답은 문화적 상대주의나 거점학교에 대한 특혜시비, 교육환경의 낙후성이나,
뒤떨어진 학습능력이 아닌 선생님들의 강한 열정과 티없이 자라고 있는 평범한 시골 초등학교의 모습이었습니다.

30여년전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납니다. 높고 높은 장학사님이라도 오시는 날이면 의례 대대적인 대청소를 하곤 했습니다.
나무틀 책받침만한 유리창 몇장을 지정받고 신문지를 넓게 접어 하얀 입김에 불고 또 불어 닦았지요. 수업시간에는 내동 꺼내지도
않던 수많은 차트판이 등장하였고, 수업받던 우리들도 뒤에 묵직한 무언가가 지켜보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감개무량하게도 이젠 학부모로서, 한 아이의 가장으로서, 다문화가정의 당사자로서 학교를 직접 방문하였네요.
아쉬운 점은...
다문화라는 특성 교육을 시킴에도 불구하는 외국인 전담교사가 없다는 점이 의외였습니다.
왠만한 시골 초등학교에도 많이 배치되어 있는 걸로 아는데 시간제로 외국인 교사 한분이 계시다고 합니다.
소수이겠지만 멘토역할을 할 다문화가정 및 관련종사자와의 연계가 이뤄지면 어떨까.....
여러 유관기관에서 참관 및 모니터링을 하러 많이 오신다는데 이제 3개월을 넘어서는 시점에서 여러 시행착오와
정착을 위한 진행과정일텐데 여과없이 개방된다는 것은 무리가 있어보입니다.
아이들 교육모습 설명도 가정사나 내력보다는 개선되고 있는 부분이나 교육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 위주로 편성해 주셨으면
더 좋으리라 생각되어집니다.
시내에서는 다소 떨어진 곳이라 줄곧 접근성문제를 의문시했는데 개선되고는 있지만 좀 미흡한것 또한
사실이었습니다. 심지어 선생님들의 승용차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이용한다는 것은 효율성면에서 재고되어야
할듯합니다. 교육장님이 약속하셨듯이 스쿨버스가 아쉽더군요. 속히 등하교 동선이 개선되어 빠른 정착을 기대해
봅니다.
예전에 유방택천문과학관을 둘러보고 근무자의 친절과 시설에 놀란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차원의 홍보와 관련 인프라가 부족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걸 보고 청원했더니 바로 시청 홈페이지에 링크가 걸리더군요.
차동초등학교 또한 주무부서인 교육청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있어야 필적할 여러 라인의 지원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일선에선 노력하시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초등교육부터 다문화에 대한 넓은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는 환경...
우문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명분없는 특혜가 아닌 다문화시대를 준비하는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로서 자리매김하길...
우리에게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고, 우리2세들의 교육에 대하여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었던 계기였습니다.
도움을 주셨던 류순희국장님께도 감사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