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김준오
하루의 대부분을 딱딱한 핸드폰에 투자하고 있는 내가 안스럽다.
1-6 주우혜
오늘은 평소와 같이 모난 곳 없는 매끄러운 하루였다.
1-6 조혜은
달콤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오늘 하루도 잘 끝마쳤으니 요란한 박수소리를 보내야 마땅하다.
1-6 강다원
<지우개가 남긴 것>
나에게 조그만 몸을 떼어주었다
고무 찰흙처럼
쾌쾌한 냄새가 나는 게
작은 똥 같다
소중한 자신의 몸을
친구라며 떼어주었다.
아뿔싸.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꾹~ 눌러서
휙- 내다 버렸는데,
내 마음 한 구석에
찰싹 달라붙은 지우개 똥
1-6 박서영
월요일은 내게 너무나도 쓰다.
조용하고도 물렁한 하루가 흘러가고 있다.
별 모양의 선생님의 귀걸이를 보고 있는 나는 졸립다.
우리는 지금 끝나지 않을 영화를 찍고 있다.
1-7 이아현
복도로 나갈수록 점점 커지는 이야야아아아~~~
오늘은 너무나도 긴 휴~~~~~였다.
1-6 윤정민
푹신한 빵 위에서 쉬고 싶다.
1-5 전홍주
공부를 할 때는 딱딱한 연필을 써야한다.
오늘 하루는 종혁이의 뒷머리처럼 까칠하다.
1-5 김현민
지난날을 상기시키는 참회의 안경알
수염이 난 인중은 깊게 파여있다
아무 맛도 없는 침은 심심한 것이다
샤프는 딱딱하고 차가운 금속에 싸여있는 것이
겨울이 대지를 보는 것 같다.
이 곳은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이다.
<책>
제 몸에 새겨진 글자 수 만큼이나 알록달록한 종이옷을 입은
투박한 종이 뭉치가 퀴퀴한 종이 냄새를 풍기며 꼭꼭 동여맨 옷을 벗는다.
퀴퀴한 종이 냄새는 사람을 차분하게 하는 은은한 허브향으로 바뀌고
사락사락, 옷자락을 넘기는 소리는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인간이 남기는 그 어떤 흔적보다 위대한,
제 가치를 알지 못하는 듯이
책은 제 몸을 허락하는 자를 가리지 않는다.
1-5 나상원
<교회같은 교실>
매끈한 칠판, 듬직한 앞 사람의 등, 까슬한 책, 차가운 책상, 딱딱한 의자가 있는
이 곳은 교실이다.
이 교실에 있는 친구들은 모두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조용한 선생님의 수업 소리는 아이들이 떠들게 한다.
아이들은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소근소근 떠든다.
나는 잠자코 눈을 감고 친구들이 떠느는 소리를 들어본다.
웅얼웅얼웅얼...
마치 종교인이 자기전, 밥먹기 전 기도하는 소리같다.
그래서 괜시리 웃긴다.
1-5 홍경
슬프고 빳빳한 종이
배고픈 선생님이 있는 교실
우리라는 씨앗이 심긴 흙
<학교>
목소리가 공기를 타고 떠돌아다닌다.
느린 가루들 같다.
이 가루를 마시면 어지러워진다.
내 귀로 이 가루가 들어오면
내 머리 속은 동물원이 된다.
1-5 김동신
<핫팩>
지금은 덥다.
내 몸은 덥지만
꿈에 대한 열정은
그 어느 여름날보다
뜨겁다.
1-5 황현성
어딜가나 따뜻한 안녕
선생님은 매우 이쁘다
향기로운 맑고 고운 소리가 내 마음을 울린다
바다의 파도소리 같은 아이들 떠드는 소리
<꽃>
암흑의 바다로 없어진 그날
파도소리같은 아이들 떠드는 소리를
뒤로하고 울리는 비상벨
그 소리 사이로 새어나오는 비명소리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꽃이여
부디 그 곳에선 활짝 피기를
밝은 노란 리본처럼 밝게 빛나기를
(이 활동을 하기 전과 후, 달라진 점과 알게 된 점)
사람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이렇게 많이 있을 줄 몰랐다.
1-5 노정현
오늘도 어김없이 엎드려 자는 나는 꾸리꾸리한 책냄새를 맡는다.
복도를 지나가면서 맡은 야릇한 라벤더 향은 좋다.
오늘 하루 많은 냄새를 맡은 나의 코는 고약한 은행열매다.
<핫팩>
핫팩은 점점 뜨거워진다.
오랜 기간이 될 수록, 많이 흔들수록 더 뜨거워진다.
그녀 생각을 할 때마다
나의 심장은 점점 뜨거워진다.
핫팩처럼
매우 오래...
1-5 김찬오
월요일은 지옥같은 빨간색이다.
<시계 바늘>
수업 시간에 안들리는 시계 바늘 소리가 들린다.
째깍째깍 소리를 들으니 잠이 쏟아진다
매시간 시계를 보면서 언제 끝날까 생각한다
수업 시간이 거의 끝나가면
시계 바늘 소리가 점점 커지는 것이 느껴진다
수업시간마다 동그란 시계를 쳐다본다
초바늘이 움직이는 게 보인다
이렇게 오늘도 나는 시계를 보면서 하루를 보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