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세지면의 용궁지에서 봄시즌을 기다리지 못한 성급한 겨울붕어들이 낚이고 있다.
용궁지는 1940년에 준공된 12만평 규모의 준계곡형지로 세지면에서는 가장 큰 저수지이다.
수면이 넓어 쉽게 결빙되지 않고 겨울에도 불색이 탁도를 유지하며 무엇보다 주차여건이 좋아 짐을 들고 걸어야 하는 번거러움이 없다.
지척에 영산강이 있어 배스와 블루길은 기본으로 서식하고 있고, 저수지 아래의 만봉천에서 거슬러 올라온 붕어들도 많고 잉어와 가물치, 떡붕어까지 서식해 민물고기 백화점이라 보면 된다.
겨울에 가장 돋보이는 포인트는 제방 중간 정도에서부터 좌측으로 연결된 연안이다. 이 지역은 몇 해전에 준설을 했기 때문에 바닥에 앙금 없이 깨끗해 붕어가 많이 몰린다.
제방 중간에 좌대를 설치하고 수심을 보니 3.5m나 나왔다. 너무 깊은 것이 아닐까?
이틀 전 영상의 기온에서 마릿수 붕어가 낚였다지만 오늘은 한낮에도 영화권에 머물러 있는데다 산발적으로 눈까지 내려 과연 붕어가 낚일까 의문스러웠다.
그러나 붕어는 눈 속에서도 어김없이 입질했다. 나와 더불어 제방에 앉은 순천 낚시인 오승효씨가 먼저 붕어를 낚아냈다. “입질이 엄청 까다롭네요. 분명히 반응은 오는데 반 마디 정도 올리려다 뱉어버리는 입질이 많아요.” 오승효씨가 말했다.
지렁이 미끼를 두세 마리 꿰는 것보다 한 마리만 꿰는 것이 더 깨끗한 입질을 표현해준다고 했다.
나는 집어 목적으로 많은 양의 글루텐과 어분을 섞어 계속 밑밥질을 해주었지만 좀처럼 입질이 없었고 결국 옥수수 미끼에 8치급 붕어를 낚았다. 바늘도 최대한 작은 것으로 바꾸고 옥수수 알갱이를 한 알만 바늘에 달았더니 비로소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밤낚시로 접어들면서 눈은 계속 내리고 기온은 더 내려갔다. 새벽 4시까지 집중해 찌를 응시해봤지만 별다른 조황이 없었고, 함께한 회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아침시간 따뜻한 해가 떠오르면서 기대를 해봤지만 유남진씨와 이유미씨가 각각 붕어 한 마리씩 낚아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조황이 기대에 못 미치자 이곳을 추천해준 장영철씨가 안절부절 못하는 눈치다.
“이틀 전 상황과 완전 딴판으로 변해버린 조과를 어디 한두 번 격어 봤소? 붕어낚시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조황을 보여주는 것이 다반사인데 마음 쓰지 마시라”고 위로를 해줬다.
그 후 보름 정도 지난 2월 첫째 주에 인천 낚시인 이성규씨가 전화를 걸어서 호남권의 유망터를 소개해 달라기에 용궁지를 소개해줬더니 며칠 후 ‘마릿수 붕어를 낚아냈고, 진한 손맛을 봤다’고 답신이 왔다. 지렁이 미끼로 월척에 육박한 붕어들을 낚아냈고 밤낚시보다는 밪낚시에 조과가 좋았다고 했다. 최근 들어 전남지역 붕어들이 많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시 계절이 변화는 물고기들이 먼저 느끼나보다. 길고 지루한 겨울의 끝자락을 보이고 있다.
◆가는 길→ 광주∙무안간 고속도로 나주I.C를 나와 나주∙영암방향으로 12km를 가면 영강사거리가 나오고 좌회전하여 영산대교를 건너 1.4km진행후 이창동 삼거리에서 보성∙장흥 방향 23번 국도를 이용해 7km를 가면 우측에 버스정류장이 있고, 이곳에서 농로 길로 우회전하여 내려가면 용궁지 상류에 닿는다.
◆내비게이션 주소→ 전남 나주시 세지면 대산리 205-22
눈 내린 용궁지에서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
용궁지는 겨울에도 좀처럼 결빙이 되지 않고 마릿수 조과까지 좋은 낚시터다.
용궁지 제방 포인트.
겨울낚시 최고의 포인트로 꼽힌다.
필자와 동행한 순천 낚시인 유남진씨.
필자가 용궁지에서 사용한 천류의 한반도 낚싯대.
바람과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쳐 잠시 회수해 둔 채비.
눈이 내려 주위가 설원으로 변한 용궁지.
난방용품을 완벽하게 갖춘 유남진씨의 낚시 자리.
한 낚시인이 찌를 응시하며 입질을 기다리고 있다.
용궁지에서 거둔 조과.
촬영 당일에는 중치급 붕어들이 주로 올라왔다.
제방에 설치한 대물좌대 위에서 아침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필자.
따뜻한 겨울 햇살을 받으며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낚시인들.
인근 식당에서 즐긴 장어구이.
장어구이로 저녁식사를 즐기며 낚시 애기를 꽃피우고 있는 화보촬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