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개통 동서고속화철도, 서울~속초 1시간 생활권… 크루즈 뱃길도 3년 5개월만에 열려
2030년까지 5100억 투입, 역세권 미니 신도시 조성
미래 100년 속초시 신청사 건립… 2026년 착공 예정
정성원 기자
입력 2023.06.12. 03:00
지난 2018년 5월 11만 4000t급 크루즈 코스타 세레나호가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에 입항하는 모습. 코로나 여파로 지난 2019년 10월 이후 크루즈 뱃길이 끊겼던 속초시엔 3년 5개월 만인 지난 3월 2만9000t급 크루즈인 아마데아호가 닻을 내리는 등 크루즈 운행이 재개됐다. 올해 6대의 크루즈가 속초항에 입항할 예정이다. / 속초시 제공
강원 속초시가 올해로 시 승격 60주년을 맞았다. 양양군의 한 마을이던 속초시는 1963년 시(市)로 승격된 이후 동해 바다와 설악산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앞세워 전국 최고의 관광도시로 우뚝 섰다. 지난해엔 1943만 6783명의 관광객이 속초를 찾기도 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로 속초시 인구의 235배에 달한다.
속초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미래 100년 속초시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국내 관광도시를 넘어 국제 관광도시로의 도약이다. 속초시는 크루즈 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의 관광산업으로 육성해 국제 관광도시로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오는 2027년 동서고속화철도가 개통돼 수도권 속초시대도 열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강원 속초시 조양동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열린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착공 기념식에 참석해 침목에 서명하고 있다. / 속초시 제공
속초 역세권 개발 사업 조감도.
◇서울~속초 1시간 생활권 열린다.
지난해 10월 강원 춘천시와 속초시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첫 삽을 떴다.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은 춘천부터 속초까지 93.7km 구간을 철도로 연결하는 것으로 오는 2027년 개통이 목표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서울 용산에서 강원 춘천까지 이어지는 경춘선과 연결돼 우리나라의 동서를 잇는다. 시속 260km의 KTX-이음 열차가 달리며 서울 용산에서 속초까지 1시간 39분이면 닿을 수 있다.
특히 동서고속화철도가 개통되면 속초시는 고속도로와 국제크루즈터미널, 양양국제공항 등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춘 동해안 교통 요충지로 부상하게 된다.
동서고속화철도 착공에 맞춰 역세권 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속초시는 국토교통부의 역세권 거점 육성형 투자 선도지구 공모사업을 통해 역세권 개발을 추진한다. 오는 2030년까지 51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며, 속초역과 연계한 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문화·상업·주거 등이 집약된 미니 신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KR(국가철도공단) 등 공기업의 참여로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건폐율 완화를 비롯해 70여개의 규제 특례를 받게 돼 사업 진행 시간도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여기에 각종 세제·부담금 등의 감면 혜택도 제공돼 대규모 민간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청사 조성… 속초시 백년대계 준비
속초시 중앙동에 자리한 속초시청 현 청사는 1967년 건립됐다. 수차례 보수와 증축이 이뤄졌지만, 준공 후 56년이 지나 건물이 낡고 주차장이 좁다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신축 이전 필요성이 제기됐다. 속초시는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시청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문화·복지·교육 등의 기능이 융합된 종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신청사를 꾸밀 계획이다.
속초시는 신청사 건립을 위해 지난 1월 조직개편을 단행, 신청사 건립팀을 신설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지난 2월엔 건립 부지 선정을 위해 건축·법률·재무 등 분야별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신청사 건립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추진위원회는 시민 여론 조사와 현지답사 등의 평가를 통해 오는 8월 신청사 건립 부지를 최종 선정하게 된다. 신청사 건립엔 9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오는 2026년 상반기 중 착공해 2028년 하반기 준공이 목표다.
◇3년 5개월 만에 빗장 풀린 크루즈 뱃길
지난 3월 13일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에 2만9000t급 크루즈인 아마데아호가 닻을 내렸다. 속초항국제크루즈터미널에 크루즈가 닻을 내린 것은 3년 5개월 만이다. 코로나 이후 국내 첫 크루즈 입항이기도 하다. 아마데아호는 프랑스에서 출발해 유럽과 일본, 한국, 동남아를 거쳐 프랑스로 돌아가는 크루즈다. 외국인 승객과 선원 등 800여명이 탑승했다. 승객 400명은 속초관광시장 등 찾아 속초 일대를 관광했다. 속초항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20차례에 걸쳐 크루즈가 입항했다. 그러나 코로나 영향으로 지난 2019년 10월 15일 코스타세레나호 이후 뱃길이 끊겼다. 속초시 관계자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5차례 크루선의 입항이 예고돼 있었지만, 코로나 영향으로 모두 취소됐다”고 했다.
올해 속초항엔 아마데아호를 포함해 모두 6대의 크루즈가 입항한다. 속초시는 크루즈 산업을 지역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단 계획이다. 크루즈가 입항할 경우 최대 4000여명의 다국적 승객이 속초에 체류하면서 지역의 관광지를 둘러보고, 이들의 재방문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속초시는 한정된 정박시간 동안 크루즈 관광객들이 속초지역 곳곳을 즐길 수 있도록 기존 관광상품을 재구성하고, 크루즈 맞춤형 관광 상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입항 환영식과 셔틀버스 등 차별화된 편의제공으로 속초만의 매력도 어필키로 했다.
많은 크루즈가 속초항에 기항할 수 있도록 크루즈 마케팅도 강화하고 나섰다. 속초시는 강원도관광재단과 속초항 크루즈 활성화 유치 마케팅 위탁 협약을 체결, 전문적인 크루즈 마케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크루즈 선사 관계자들을 속초로 초청해 팸투어를 실시하고, 씨트레이드 크루즈 글로벌 박람회 등 국내·외 크루즈 박람회에 참여해 속초항에 대한 포트세일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크루즈를 통한 지역 소비 증대를 체감하려면 많은 크루즈가 속초항을 찾아야 한다. 국제 크루즈 유치 증대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며 “속초항 크루즈 기항 횟수가 부산, 제주에 버금가는 본 궤도에 오른다면 관광뿐 아니라 크루즈 내 필요한 용품 공급 등의 연관 산업도 자연적으로 속초에 뿌리내리게 돼 지역경제 활성화와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