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운탄고도 1330 기행, 정선 4-1길(예미역~타임캡슐공원) 걷기
강원(江原)을 걷는 운탄고도 1330길에는 석탄을 실어 나르던 차도뿐만 아니라 석탄을 운반하던 철길도 있다. 제천과 태백을
잇는 태백선과 예미역과 조동역을 잇는 함백선(咸白線)이 그것이다. 태백선과 함백선은 지난날 우리나라 석탄산업을 꽃 피우
게 한 노선으로 특히 함백선은 함백탄전의 개발 원동력이 되었다. 예미역에서 시작하는 운탄고도 1330 정선 4-1구간은 함백
선 철길 곁을 따라 걷는다. 예미역과 함백역과 조동역을 잇는 총 6,3km의 함백선은 주로 석항천(石項川)을 따라 거슬러 오르
고, 태백선은 또 그 북쪽 산록에서 함백선을 마주 보고 조동역까지 달린다. 석탄산업이 쇠락한 오늘날 함백선은 이 구간 태백
선의 복선구간(複線- -)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주말 이 구간을 걷고 왔다.
9월이 오자마자 맞는 첫 주말, 아직은 잔서(殘暑)의 열기가 식지 않았지만 하늘은 초가을답게 벌써 높고 맑았다. 정선군 신동
읍 예미리, 예미역을 찾았다. 예미리는 행정구역 상 읍촌(邑村)이지만, 산 높고 골 깊은 산촌이다. 이곳의 중심은 예미역이다.
옛 한 때, 함백탄전이 본격 개발될 때는 함백선의 시발역으로 불야성을 이루던 곳, 그러나 지금은 꽃 피는 조용한 산촌마을로
변해있었다. 길마다 집집마다 예쁘게 단장한 꽃밭에는 다알리아. 맨드라미. 과꽃 등 빛깔 곱고 화사한 가을꽃들이 활짝 펴 길
손들을 반겨주었다. 또한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을 위한 특별한 숙박시설을 갖추고 라이더들을 환대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산골짝을 흐르는 석항천 변 함백로(421번 지방도)를 거슬러 조동리를 찾았다. 석항천은 두위지맥 두위봉을 발원해 함백 예미
석항을 거쳐 영월 계족산 자락에서 동강(東江)에 유입되는 하천으로, 두위지맥(斗圍枝脈) 북쪽 계곡의 산모퉁이들을돌고 돌
아 흐르는 골 깊은 하천이다. 조동리 또한 폐광촌이지만 읍촌 답게 가구수가 많고 고등학교(함백)도 있었다. 맑고 깨끗한 석항
천을 사이에 두고 태백선과 함백선이 마주 보고 달렸다. 조동철교도 볼거리다. 태백선의 특성상 무거운 하중을 견디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라멘식 공법으로 놓은 다리라 전한다. 교각과 보, 상판이 일체화된 격자식 다리가 특별스러웠다.
함백농공단지 위 용화마을 삼거리에서 운탄고도 1330 길은 이제 질운산(일명 織雲山. 1,174m) 을 향해 비탈길을 올라가야 한
다. 타임캡슐공원 안내탑을 깃점으로 해발 850m에 위치한 정선 타임캡슐공원으로 이어지는 5.2km의 길 이름은 엽기소나무
길이다. 영화 촬영지였던 타임캡슐공원 광장의 엽기소나무를 가차해 붙인 길 이름은 그 발상조차 또한 엽기적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해묵어 울울한 이 소나무길은 청량한 솔바람 쉼 없이 불어와 사색하며 걷기에 더없이 좋았다.
정선 타임캡슐공원을 찾았다. 두위지맥 으뜸산인 두위봉(斗圍峰. 1,466m)을 내려선 지맥은 다시 천(千)의 준봉 질운산을 곧추
세우고, 이 산이 북서쪽 사면에 펼치는 고랭지 채소밭은 별천지를 이루고 있었다. 단곡계곡을 품은 두위봉은 까칠하게 높은데
반하여, 질운산은 정작 반달 같은 정상 아래에 백두대간 귀네미 마을. 매봉산 등 우리나라 4대 고랭지(高冷地) 채소밭에 버금
가는 광활한 고원분지를 펼치고 있었다. 타임캡슐공원은 그 중턱 850 높이에서 정선군의 수려한 천산들을 바라보며 있었다.
캡슐이 묻힌 공원 중앙에 소나무 한 그루 서 있었다. 엽기소나무다. 이름과 달리 우듬지 없는 버섯모양을 한 나무는 명품이 아
닌 평범한 나무였다. 그러나 이름에서 풍기는 아우라 때문인지 질운산 고랭지 채소밭과 함께 뭇 시선을 끌며 모델이 되어주기
바빳다.
부언-
운탄고도 1330 4길은 예미역과 두위봉 아래 화절령 사이 28km 이르는 긴 거리라서 그 사이 타임캡슐공원을 깃점으로 4-1과
4-2 길 둘로 나누어 진행합니다.
촬영, 2023, 09, 02.
▼운탄고도 4 - 1길 개념도
▼ 운탄고도 1330 4-1길 지도
▼ 정선군 신동읍 예미리, 예미역 앞 4길 들머리
▼ 태백선 예미역
▼ 예미 MTB 마을 숙소
▼ 예미리와 조동리 경계지역의 '예미산 생수(샘터)'
▼조동리 신동야구장과 기초과학연구원
▼야구장 앞에서 본 '타임캡슐공원' / 4-1구간 날머리.
▼ 조동 1교
▼ 조동 2교에서 본 석항천
▼ 조동 파출소 앞 삼거리
▼많은 하중을 견디기 위해 교각, 보, 상판이 일체형으로 지어진 '태백선 조동철교'
▼ 함백초교와 교교.
▼ 조동리, (주)오미오코리아(석회석)
▼ 조동 3교
▼ 조동리, 용화마을
▼ 용화마을 함백로 변 - 1 / 호박
▼ 용화마을 함백로 변 - 2 / 배초향 꽃과 남반제비나비
▼ 용화마을 함백로 변 - 3 / 배초향 꽃과 호랑나비
▼ 용화동 삼거리, 타임캡슐공원(엽기소나무 길) 입구 - 1
▼ 용화동 삼거리, 타임캡슐공원(엽기소나무 길) 입구 - 2
▼ 엽기소나무길 입구 이정목
▼ 방금 걸어온 조동리, 함백선과 용화동
▼ 조동리, 용화동
▼ 엽기소나무길에서 본 두위봉
▼ 엽기소나무길 / 타임캡슐공원 올라가는 길)
▼ 참취꽃
▼ 쑥부쟁이
▼ 물봉선화 홍화
▼ 물봉선화 황화
▼ 흰씀바퀴 꽃
▼ 위에서 내려다본 엽기소나무 길
▼ 엽기소나무 길
▼ 질운산 자락 조동리 고랭지채소밭 / 멀리 타임캡슐공원이 좌측에 보임
▼ 엽기소나무 길의 간벌
▼ 해발 800m 엽기 소나무길에서 본 질운산 자락 방제리 고랭지 채소밭
▼ 타임캡슐공원으로 이어지는 엽기소나무길과 고랭지 채소밭
▼ 수확 끝낸 양배추 밭
▼ 신동읍 방제리 고랭지채소밭 마을
▼ 고랭지 배추밭
▼타임캡슐공원 입구
▼타임캡슐공원 엽기소나무
▼ 타임캡슐공원 초승달
▼ 타임캡슐공원 아띠엔 솔 카페
▼ 타임캡슐공원에서 내려다본 조동리 신동야구장
▼ 두위지백 두위봉과 질운산
▼ 타임캡슐공원을 찾은 회원들
▼ 타임캡슐공원 엽기소나무와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