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진안 고원길 기행, 2 들녘길(마령면사무소↔백운면사무소) 걷기
5년 여 주말마다 둘레길이나 고원길을 찾아가 걷는 게 어느덧 일상이 되었다. 대간과 정맥, 해파랑길은 물론 높고 큰 여러 산
의 둘레길이나 지방의 몇몇 군들을 잇는 특별한 길들을 찾아 많이도 걸었다. 서해랑길은 지금도 한창 걷고 있는 중이다. 올해
는 지난해에 마친 운탄고도에 이어 다시 진안 고원길을 걷기 시작했다. 고원(高原)은 해발고도가 높고 주변지역과는 급경사
면으로 구분되며 표면의 높낮이 기복이 작고 넓은 땅이다. 흔히 호남의 지붕이라 불리는 진안고원은 백두대간과 금남호남정
맥 사이 무주, 진안, 장수에 걸쳐 있는 산간 고원으로 평균고도가 500m에 이른다. 마이산을 품은 진안군을 한 바퀴 에돌아 잇
는 진안 고원길은 진안의 자연환경과 문화를 찾아보는 길이다.1월 6일에 이어 지난 주말 다시 진안 고원길 제2구간을 걸었다.
마령뜰엔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한겨울의 중심인 대한이 무색하게 혹한이 아니라 궂은비가 내렸다. 일기예보에는 북
설 남우(北雪南雨), 북쪽 강원 산간엔 폭설이 내리고 중부 이남은 비가 내린다 하여 우의까지는 미리 준비했었다. 제2 구간은
섬진강 상류의 본류가 굽 돌아 흐르며 펼치는 마령과 백운 들판을 차례로 걷는 길이다. 평지리 산기슭 둑 높은 남악제를 찾았
다. 발치에는 산간에 펼쳐지는 고원의 들녘이 한눈에 펼쳐졌다. 섬진강이 돌아 내리는 둑방 건너편엔 강서리 부락이 마주하
고, 들녘은 물길 따라 거슬러 멀어지고 있었다. 원평지 마을의 들길을 가로질러 계남교를 건너고, 강서리 산록 마을들을 돌아
쌍계루가 있는 섬진강 강변을 찾았다. 운교리 삼각주 퇴적층이 있는 이곳은 지질 명소, 규모는 작아도 어엿한 진안의 국가지
질공원이었다. 켜켜이 층을 이룬 퇴적암이 산기슭을 파고드는 물길에 침식되어 억년 세월의 더께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리
고 암벽에 붙은 정자는 주위와 어우러져 한 폭 그림이었다.
마령면과 백운면 어름의 백마교를 건너 백운들을 찾았다. 원운과 하장평으로 이어지는 들의 중심엔 마치천과 상표천도 있었
다. 노촌리 산록으로 이어지는 들길엔 고원의 산바람이 더 심해지고, 휘몰아치는 비바람 앞에 들길의 서정과 목가적인 풍경
을 찾기는커녕 몸을 가누기 바빴다. 노촌리 미재천 변 영모정을 찾았다. 이 고을 출신의 옛 효자를 기리는 정자다. 정자 옆엔
효자각과 그를 기리는 유적비들이 있었다. 한 사람의 효행이 400여 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선 그 고을의 품격까지 높이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
영모정 미재천은 종일 내린 비로 물살이 불어서 세찼다. 대한(大寒)을 맞은 한 겨울의 개울이, 그것도 고원의 개울이 얼음이
아닌 황톳물이라니! 놀랍기도 했다. 개울 건너 미룡정을 찾는 이들은 추위에 입을 앙당 물었다.모두 말이 없었다. 이제부터는
산길을 올라야 한다. 잊혀 있던 옛길을 찾아 이은 해묵은 산넘이 길을 가는 사람들, 그들의 청승은 이제 한계를 넘어 빌런이
되어야 했다. 걸으면서 무엇을 찾아보겠다기보다는 오직 코스 날머리까지는 걸어가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그렇게 묵묵히 닥
실고개를 넘고, 또 배우개재를 넘었다. 재 넘어 맞은 백암리의 백운천도 물이 많이 불어 탁했다. 그렇지만 아름다운 백운 계
곡을 흘러온 물길이라 눈길을 돌리니 이제는 다 걸었다는 안도감에서 일까 거친 물살도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촬영, 2024, 01, 20.
▼진안 고원길 2구간 들녘길 안내도
▼진안 마령면사무소
▼마령들
▼들길 옆 매의 둥지
▼마령 평지리 남악제
▼남악제에서 본 마령 원평지 들
▼평지리 원평지 마을
▼원평지 앞 들녘길
▼마령 섬진강과 강 건너 계서리
▼평지리 섬진강 둑에서 본 원평지 마을
▼섬진강 계남교와 계서리
▼계서리 갈마 버스 정류장
▼계서리 계남정미소
▼계서리, 방화 마을 회관
▼운교리 섬진강변 퇴적층 지질 명소 일원 / 산 기슭
▼쌍계정
▼운교리 퇴적암 지질명소
▼운교리 퇴적층 안내
▼지질 명소 암벽 만취정
▼백마교 / 마령면과 백운면 경계
▼백운면 운교리 마치천 운교1교 앞
▼평장리 상동 마을 회관
▼노촌리 가는 길
▼노촌리 솔숲 길
▼노촌리 신의련 효자각과 유적비
▼영모정과 미재천 - 1 / 미계 신의련을 기리기 위해 1869년(고종6)에 세움
▼ 영모정과 미재천 - 2 / 돌너와로 이은 영모정 지붕
▼영모정 앞 노촌리 표석
▼미재천 미룡정 앞 인증
▼미룡정과 미재천
▼백운면 노촌리
▼노촌리 닥실고개 가는 산길
▼닥실고래
▼운교리산골, 신전 마을
▼신전 마을회관
▼산골짝 둘레길 옷닭집
▼백운면 백암리, 배우개재 길 - 1
▼ 백운면 백암리, 배우개재 길 - 2
▼백암리 상백 마을 앞들
▼백운 계곡 입구, 상백 마을
▼중백 마을
▼중백 마을 동구
▼백운면 소재지 마을 길
▼진안 백운면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