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이 요구되는 환자의 약 30%만이 조직적합한 혈연간 공여자를 찾을 수 있다. 더욱이 점차 핵가족화 되어 가는 현대사회에서는 골수 공여자를 구하는 것은 더욱 힘들어 골수이식보다도 더욱 어려운 문제로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비혈연간 조혈모세포이식과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이 시도되고 있다.
자가 조혈모세포이식의 경우 치료에 연관된 합병증 및 사망률이 적어 장점은 있으나 상대적으로 재발률이 높아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비혈연간 조혈모세포이식은 형제간 조혈모세포이식에 비하여 치료에 연관된 사망률, 특히 이식편대숙주반응의 빈도 및 정도가 심하여 이로 인한 사망률이 높으나 이식편대 백혈병효과에 의하여 재발의 가능성이 현저히 감소하는 장점이 있다.
초기 연구는 중증 면역결핍증 환자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런 경우에 공여자와 환자간의 일치된 조직적합성은 면역학적 재구성을 위하여 꼭 필요한 요건은 아니었으며, 비혈연간 조직적합한 공여자로 부터 이루어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런 연구는 연이어 중증 재생불량성빈혈, 급성 백혈병 및 다른 혈액질환으로 응용되었으며,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중증의 이식편대숙주반응의 빈도가 혈연간에 이루어진 이식보다 현저히 증가되었고, 이에 따른 사망률이 발생하였다.
1970년대 후반에 이식되기 전 공여자의 골수로부터 이식편대숙주반응을 유발하는 성숙한 T림프구를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많은 림프구를 제거할 수 있었으며, 이식편대숙주반응의 빈도도 역시 감소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이식편대숙주반응을 예방하는 면에서 효과적이었지만 이식 실패, 이식 거부, 백혈병의 재발 및 이식 후 E-B바이러스와 연관된 합병증 등의 발생 빈도가 뚜렷하게 증가하였다. 따라서 악성 혈액질환에서 현재까지 질환의 재발이 치료실패의 가장 큰 이유로 알려져있기 때문에 이 방법의 응용은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197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적으로 많은 조혈모세포이식센터에서 조직적합성이 일치한 동종조혈모세포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며 보편화되기 시작하였다. 그와 더불어 비혈연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의 사례도 증가하였는데 1985년과 1986년에 전체 동종 조혈모세포이식 중 단지 1-2%에 불과하였으나, 1989년과 1990년에는 10%, 1995년과 1996년의 경우 약 25%에 이른다.(그림 1) 이러한 증가는 여러 가지 진보적인 발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한 환자에 대한 유지치료의 발전, 보다 나은 이식편대숙주반응의 예방법과 항 바이러스 제제를 포함한 새로운 항생제의 발전이 있으며, 보다 정확한 조직적합성 검사술 등이 있었다.
급성 이식편대숙주반응의 빈도 및 정도가 조직적합성의 일치 정도와 연관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조직적합한 혈연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에서 정도 2이상의 이식편대숙주반응이 발생 가능성은 약 35%이지만, 비혈연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의 경우 약 73%에 이른다. 이러한 점이 조직 적합성이 보다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비혈연간 골수공여자 은행의 설립 계기가 되었다.
골수은행의 실태
미국 NMDP의 경우 등록자가 270만 명에 이르는 괄목할 성장을 이루었으며, 비혈연 관계의 정상 골수 공여자를 필요로 하는 환자, 특히 드문 조직형을 갖는 환자에게도 골수이식의 기회를 줄 수 있게 되었다. 실제 골수적합성(HLA-A, -B, -DR)이 일치하는 공여자를 찾을 확률은 90%이상이고, 보다 정밀한 경우(DRB1을 포함한 경우)는 40-50%의 확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국내 실정은 한국골수은행협회와 가톨릭 골수정보은행에 등록된 예가 약 50,000명에 불과하여 극히 일부에서만 그 혜택을 받고 있으며, 더욱이 조직적합한 공여자를 찾는다 하여도 공여자나 공여자의 주위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으로 조혈모세포이식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하여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에게 말할 수 없는 절망감을 안겨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 Fred Hutchinson Cancer Research Center를 중심으로 한 보고들의 성적을 검토하여 보면, 급성백혈병 환자에서 5년간 무병 생존율(5년 이후의 재발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은 1차 관해 상태에서 55%, 2차 관해 상태에서 31%, 3차 관해 상태 이상의 경우 25%, 재발의 경우가 15% 미만이다. 급성 이식편대숙주반응이 발생할 누적빈도는 정도 2이상의 경우가 82%, 3이상 중증의 경우가 47%에서 각각 발생한다. 이 분석을 통하여 조혈모세포이식 당시의 관해 상태 여부가 주요한 예후인자임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식 당시 평균보다 많은 양의 조혈모세포가 투여된 경우가 과립구와 혈소판의 회복이 보다 빠르고, 중증 이식편대숙주반응이 감소하며 재발과 무관한 사망률의 감소가 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서 3년간 무병 생존율은 만성기에서 59%, 가속기에서 39%, 급성기에서 7%이다. 급성 이식편대숙주반응이 발생할 누적빈도는 정도 2이상의 경우가 77%, 3이상 중증의 경우가 35%이었으며,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광범위 만성 이식편대숙주반응60%에서 발생한다.
시기에 따른 이식 성공률
진단 후 이식이 시행된 시기까지 기간도 생존율에 관계되는데, 1년내에 이식이 시행된 경우 5년간 생존율이 74%, 1년에서 3년까지 시행된 경우 62%, 3년 이상 경과 시 시행된 경우 50%이다. 따라서 만성기와 진단된 지 1년내에 이식이 이루어진 경우가 예후가 가장 좋으므로 적극적인 결정이 요구된다. 국내의 비혈연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의 보고는 시행된 예가 많지 않고 충분한 추적관찰기간이 지나지 않아 미미한 실정이다.
비록 이식편대숙주반응의 해결이 문제점으로 남아 있고 환자의 선택에 있어 환자의 나이, 질병종류 및 상태 등이 신중하게 고려하여야 하겠지만 비혈연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은 혈연간 공여자가 없는 경우에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대안이다. 더불어 DNA를 기초로 한 정밀한 조직적합성 검사를 통하여 사전에 이식편대 숙주반응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진균 감염과 CMV 바이러스 감염의 예방을 위한 노력(예방목적의 항진균제 및 항바이러스 사용)을 통하여 조혈모세포이식의 안전성과 성공률을 향상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되며, 아직 미흡한 비혈연간 공여자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이 순간에도 궁극적인 완치법인 조혈모 세포이식을 받지 못함을 탄식할 많은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