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김희태 포천 축구센터 이사장
재단에서는 축구선수, 지도자, 심판 등으로 한국축구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현업에서 은퇴 후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축구인들과 인터뷰를 통한 내용을 꿈나무 축구 가족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그 첫 순서로 박지성과 안정환 등의 축구스타를 배출하고, 현재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는 김희태 포천 축구센터 이사장과의 만남을 가져봤습니다.
중2 때, 헤딩 리프팅 3.300개 돌파하며 축구공의 원리 깨달아
초등학교 시절 몸이 빠르고 운동에 소질이 있었던 김희태 포천 축구센터 이사장(이하 이사장)은 당시 모교인 일동초등학교에 정식 축구부가 없어 학교대표가 아닌 포천 지역대표로 선발돼 전국축구대회에 출전했던 경험이 있다. 이 후 축구보다는 배구에 관심을 두고 당시 배구로 명성을 떨쳤던 대신중학교에 진학했다. 이 후, 1학년 1학기부터 배구선수 활동을 시작했지만 신장이 작고 왜소한 까닭에 배구를 그만두고 2학기부터 다시 축구를 시작했다.
축구선수로서는 다소 늦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축구를 시작한 터라 그는 남들보다 축구기술에서 다소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부족한 축구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중학교 2학년 때 “헤딩리프팅을 100개 할 수 있으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감독의 말에, 개인운동을 시작했고, 그 해 헤딩리프팅을 3,300개 이상할 수 있었다. 그는 헤딩리프팅을 통해 축구공의 원리를 깨달았다고 한다.
축구한지 5년 반 만에 국가대표에 선발
'73년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 참가당시(앞줄 왼쪽 네 번째 김희태 선수)
/포천 김희태축구센터 사진제공/
대신중학교에서 대신고등학교로 진학한 그는 ‘72년 대통령배 전국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상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그는 당시 ‘축구명문’ 연세대학교에 진학했고, 곧바로 아시아청소년축구대회 대표선수로 선발돼 ‘테헤란 대회’에 출전했다. 대회를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국가대표 상비군 ‘충무팀’에 선발돼 자카르타 대회에 출전 후 국가대표 ‘화랑’팀에 선발되는 영광을 얻어 ‘74년 서독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에 출전하게 됐다. 축구를 시작한 지 5년 반 만에 국가대표로 발탁된 것이니 말 그대로 ‘초고속 성장’이었던 셈이다.
왜소했던 박지성, 기초 보완하면 훌륭한 재목될거라 확신
김희태 이사장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지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박지성이라는 ‘숨은 진주’를 발견한 것에서 비롯된다. 그의 박지성 선수 스카우트 배경은 이렇다 . “결론부터 말하면, 박지성 선수는 행운을 타고난 선수예요.
명지대 감독시절 7월 어느 날, 선수 스카우트가 이미 끝난 상태였는데 당시 수원공고 이두철 감독이 내게 와서 한 번만 박지성 선수의 게임하는 모습을 관찰해 달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연습게임을 하는 지성이를 처음 만나게 됐고, 거기에서 지성이의 뛰어난 전술적 감각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지구력이 강하다는 것도 물론 알게 됐고요. 그러나 당시 지성이는 소년이라는 인상을 줄 정도로 왜소했어요. 지성이에게 계속 관심을 갖게 되면서 연습게임을 보게 됐고 세심하게 관찰한 결과 기초를 보완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목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축구부에 없는 정원을 당시 명지대 노갑택 테니스부 감독의 양해를 구해 선수로 뽑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어쩌면 ‘지성이의 행운’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김희태 이사장은 박지성 선수 외에 아주대 감독시절 우성용, 이민성 ,안정환 등의 축구스타를 배출했다. 그에게 자신만의 지도 노하우에 대해 묻자 “대학 선수들은 기초다지기를 할 시기는 지난 때라서, 선수 각각의 특성을 재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스승의 행사에 참여한 박지성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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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그에 알맞은 포지션에 배치하여 선수의 용기를 북돋아 주면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노력을 하게 되고 결국 좋은 선수로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것 또한 감독의 몫이죠.”라고 대답했다. |
승리를 위한 공격축구에서 벗어나 즐기는 클럽축구로 변해야 한다
김희태 이사장은 대학 지도자 시절 선수들의 기본기와 전술 이해도가 세계 축구에 뒤쳐서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축구가 어린 선수 시절부터 승리를 위한 축구교육을 지향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축구는 공격과 수비가 잘 조화돼야 고급의 축구라 말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공을 잘 다루고 패스를 잘하는 공격 축구만을 생각합니다. 수비축구란 공간을 재빨리 확보하고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한국 축구의 문제점이 바로 이 수비축구를 등한시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프로 선수로 성장한 후 어렵게 유럽 프로리그에 진출했음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하는 원인은 기본기 부족과 공간 확보 능력, 수비 문제의 벽을 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는 한국축구의 풍토가 승리를 위한 공격 위주의 반쪽 선수를 성장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꿈나무 곧 유소년 축구대회를 활성화해서 이기는 축구가 아니라 즐기는 축구를 통해 기본기를 기르고 공격과 수비를 아우르는 능력을 배양함으로써 한국축구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지도자 육성 위한 축구연구소 운영할 터
포천시 이동면 관음산 중턱에 자리한 '포천 김희태축구센터'
김희태 이사장은 축구클리닉을 통해 기초가 튼튼한 꿈나무를 육성하여 훌륭한 선수를 확보하는 일과, 축구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반 청소년들에게도 센터를 개방해서 즐기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운영, 이 두 가지를 병행해서 축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일동초, 일동중학교, 일동고등학교를 총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단계별, 연령별 축구프로그램을 개발해 초․중․고를 연계해서 훈련시킴으로써 훌륭한 선수를 만들고, 기초능력 강화와 함께 학업도 병행해 축구 실력은 물론 인성까지 겸비한 선수로 키워내는 한국 유일의 특성을 가진 축구교육기관으로 육성하고 싶다는 야심한 포부를 드러냈다.
아울러 축구클리닉을 통해 기술, 전술, 체력 이 세 분야의 훈련프로그램을 만들어 별도 관리하면서 연구하고 실제 축구에 적용할 생각이다.
그는 향후 지도자 육성과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축구연구소 운영을 통해 한국 축구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소년 축구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MBC꿈나무축구재단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며 한 가지 당부한다면 우수선수 발굴을 위한 지도자 양성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의 훌륭한 지도자가 100명의 훌륭한 선수를 배출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지도자를 위한 교육과 연수를 병행하는 데 MBC꿈나무축구재단이 앞장서서 한국축구가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MBC꿈나무축구재단 사업홍보팀